토트넘의 맨체스터 시티전 3-1 승리는 극적이었다. 후반 30분부터 7분 동안 3골 몰아치는 역전극을 펼친 것. 후반 30분 클린트 뎀프시, 후반 34분 저메인 디포, 후반 37분 가레스 베일의 골에 힘입어 승점 3점을 따냈다. 특히 팀의 에이스 가레스 베일은 1골 1도움 기록했다. 후반 30분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로 컷백을 시도하며 뎀프시 동점골을 엮었으며, 7분 뒤에는 페널티 박스 오른쪽 바깥에서 톰 허들스톤의 전진 패스를 받아 문전으로 달려든 뒤 왼발 슈팅으로 쐐기골을 쏘아 올렸다.
베일은 자신의 부상 복귀전에서 토트넘 승리를 공헌했다. 토트넘은 베일이 빠진 두 경기에서 2무를 기록했으나 프리미어리그 5위 추락과 유로파리그 8강 탈락(승부차기)이라는 쓴잔을 마셨다. 반면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는 베일 효과에 의해 승리했다. 그러면서 '베일 의존증'이 높은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토트넘은 베일의 향후 경기력에 따라 빅4 재진입 여부가 결정 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에게 빅4 재진입은 중요하다. 진정한 빅 클럽으로 도약하는 발판이기 때문. 프리미어리그 빅6에 포함되는 것은 사실이나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횟수가 단 1회(2010/11시즌)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4위를 기록했으나 6위였던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의해 올 시즌 유로파리그 출전에 만족했다. 1년 전의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4위 이내의 성적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빅4 재진입에 실패하면 또 다시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좌절된다. 그와 더불어 베일을 잔류시킬 명분이 부족하다. 베일은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8골 4도움으로 PFA(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오르며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파리 생제르맹) 라다멜 팔카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과 함께 인간계 최강을 다투는 레벨로 진화했다. '제2의 호날두'로 시선을 끄는 만큼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원할 것이다. 토트넘의 최종 순위가 베일의 앞날을 좌우할 수 있다.
토트넘은 지난해 여름 루카 모드리치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허용했다. 챔피언스리그 출전 무산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만약 첼시가 유럽 제패에 실패했다면 모드리치는 올 시즌 토트넘의 일원으로 챔피언스리그에 참여했을지 모를 일이다. 태업 논란을 놓고 볼 때 토트넘의 빅4 재진입에도 불구 북런던을 떠났을 수도 있었으나 챔피언스리그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뛰는 것은 매리트가 크다. 만약 올 시즌 4위권에 포함되지 못하면 모드리치에 이어 베일을 잃을 수 있다.
물론 토트넘은 베일의 잔류를 원할 것이다. 베일과의 계약 기간이 2016년까지이며 다음 시즌을 위해 팀 전력에 필요하다. 하지만 다른 팀으로부터 거액의 이적료 제안을 받으면 베일과 작별할 수도 있다. 2008년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 현 풀럼) 2012년의 모드리치가 그 예다. 두 선수는 토트넘의 반대로 이적이 무산되었으나 각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에 의해 이적료가 폭등하면서 화이트 하트레인을 떠나게 됐다. 토트넘은 베일을 떠나 보내면 두둑한 이적료를 챙길 것으로 보이나 팀의 전략 약화를 걱정해야 한다.
따라서 토트넘은 베일이 잔류를 선택할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 프리미어리그 4위 확정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베일이 맨체스터 시티전 역전승 주역으로 활약하여 팀의 빅4 재진입 희망을 품게 했다. 베일에게 챔피언스리그 출전은 인간계에서 신계로 도달하기 위한 커다란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웨일즈 대표팀의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챔피언스리그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도약하기 위한 유일한 무대가 됐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앞으로 남은 프리미어리그 5경기에서 베일의 맹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토트넘은 맨체스터 시티전 승리로 3위 아스널, 4위 첼시를 각각 승점 2점과 1점 차이로 추격하게 됐다. 첼시와 더불어 아스널보다 1경기를 덜 치른 이점이 있으며 유로파리그 8강 탈락으로 남은 5경기에서 체력적인 부담이 덜하다. 다음달 9일 첼시 원정은 빅4 재진입을 가늠하는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베일은 지금까지 첼시 원정에서 골 넣은 경험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