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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브라질 네이마르, 거품론 잠재우려면?

 

브라질 축구의 기대주 네이마르(21, 산투스) 이적설은 유럽 축구의 단골 이적 루머다. 일본인 선수 혼다 케이스케 이적설과 더불어 줄곧 루머만 제기 되었을 뿐 영입 관심 수준에 그쳤다. 곧 다가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산투스를 떠나 유럽에 진출할지 아니면 소속팀 잔류를 택할지 알 수 없다. 오로지 차기 행선지와 관련된 이야깃거리가 언론을 통해 전해질 뿐이다. 언론에서 제기되는 네이마르의 예상 이적료는 천문학적 금액이다. 이적료 액수는 그때마다 달랐지만 바이아웃은 6600만 파운드(약 1111억 원)로 알려졌다. 2011년 11월 재계약을 통해 바이아웃이 크게 인상된 것.

 

네이마르는 2000년대였으면 지금쯤 유럽에 있었을 선수였다.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카카 같은 브라질의 최정상급 축구 스타들이 유럽에서 활동했던 시절으며 당시 슈퍼 유망주였던 알렉산더 파투는 18세의 나이에 조국을 떠나 AC밀란에 입단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브라질의 경제가 좋아지면서 브라질리그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의 몸값이 올랐다. 호나우지뉴를 포함하여 유럽 무대에서 활동했던 브라질 선수들이 조국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있었으며 네이마르는 지금까지 산투스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네이마르가 과연 어느 정도의 레벨에 도달한 선수인지 단정짓기 어려웠다. 2011년 산투스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의 일등 공신으로 활약했으며 그 해 남미 U-20 챔피언십에서는 득점왕과 최우수 선수를 동시에 달성하면서 브라질 우승을 이끌었다. 우루과이 일간지 <엘 파이스>가 선정하는 '아메리카 대륙 올해의 선수'를 2년 연속(2011, 2012년) 제패했다. 남미 리그에서 활동하는 최고의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의 라이벌로 부각되는 것은 결코 어색하지 않다. 두 선수의 국적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축구는 라이벌 관계다.

 

그러나 네이마르가 큰 대회에서 브라질 대표팀 에이스 답지 못한 활약을 펼쳤다. 2011년 코파 아메리카와 FIFA 클럽 월드컵 결승 바르셀로나전에서 고전한 것. 특히 바르셀로나전에서는 메시와의 맞대결에서 완패했다. 이듬해 런던 올림픽 6경기에서는 3골 넣었으나 당초 목표였던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메시처럼 세계 축구를 주름잡을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유럽 축구에서 루머로 제기되는 거액 이적료와 달리 '거품'이 아니냐는 외부의 목소리가 점점 설득력을 얻게 됐다.

 

네이마르의 미래가 어찌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메시를 뛰어넘는 초월적인 존재가 될지 아니면 과대평가된 유망주의 틀에서 벗어나는데 어려움을 겪을지 알 수 없다. 오직 앞으로의 활약이 자신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하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국의 우승에 중요한 기여를 하지 못할 경우 지금까지 쌓아왔던 명성에 흠집이 생길 수 있다. 브라질은 자국에서 개최되는 월드컵을 우승하고 싶어할 것이며 네이마르는 그 역할의 선두 주자가 되어야 하는 기대를 받고 있다. 펠레, 호마리우, 호나우두 같은 브라질 축구의 영웅들도 월드컵 우승을 통해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했다.

 

관건은 '네이마르가 과연 브라질 월드컵에서 팀의 우승을 이끌 경쟁력이 있는가?'라는 점이다. 브라질의 월드컵 우승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월드컵 최다 우승 경험과 자국에서 대회가 치러지는 강점이 있으나 현재 FIFA 랭킹이 18위에 불과하다. 남미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순위. FIFA 랭킹 1위를 밥 먹듯이 했던 시절은 과거의 추억이 되었을 뿐이다. '메시 효과'를 기대하는 아르헨티나, 유럽 최강이자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을 넘을지 의문이다. 중요한 대회에서 번번이 고개를 떨궜던 네이마르에게 월드컵 우승은 벅찬 과제다.

 

네아마르가 월드컵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더 나아가 자신을 향한 거품론을 잠재우려면 빠른 시일내에 유럽에 진출해야 한다. 남미와 유럽 축구의 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놓고 볼 때 유럽 진출 후 첫 시즌에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으나 그 과정에서 자신의 내공을 길러야 한다.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같은 당대 최고의 축구 스타들도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물론 메시는 소속팀이 바뀌지 않았으나 바르셀로나는 세계 최정상급 클럽이다. 반면 산투스는 2년 전 FIFA 클럽 월드컵 결승에서 바르셀로나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네이마르의 유럽 진출이 올해 여름에 이루어질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네이마르를 잔류 시키겠다는 산투스의 자세가 완강하다. 유럽의 특정 빅 클럽이 바이아웃을 제시할 가능성이 없지 않으나 금액이 매우 어마어마하다. 네이마르로서도 유럽 진출은 모험이다. 브라질 월드컵을 1년 앞두고 유럽에 둥지를 틀었으나 자칫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경기력 저하를 걱정할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려면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유럽 진출은 자신의 축구 인생의 새로운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