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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지성-윤석영-박주영을 보는 걱정의 시선

 

한국 축구팬 입장에서 바라보는 2012/13시즌 유럽축구 후반기 화두는 강등권 싸움이다. 유럽 빅 리그에서 활약중인 한국 선수 8명 중에 6명이 소속팀에서 힘겨운 강등권 탈출 전쟁을 펼치고 있다. 선수 본인의 활약과 관계없이 소속팀이 끝내 강등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다음 시즌 2부리그에서 뛰거나 다른 팀으로 떠나야 한다. 소속팀이 다시 1부리그로 올라온다는 보장도 없다.

축구판에서 강등은 악몽같은 존재다. 2부리그 추락은 소속팀의 1부리그 잔류 실패에 따른 징벌을 의미하는 것. 아울러 유럽파들의 강등권 싸움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선전을 꿈꾸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잠재적인 불안 요소로 떠오를 수 있다. 그나마 임대팀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중인 구자철과 지동원(이상 아우크스부르크) 19세 유망주 박정빈(퓌르트)은 걱정이 덜하다. 반면 박지성과 윤석영, 박주영은 이들과 사정이 다르다.

박지성-윤석영에게 챔피언십 추락이란?

잉글랜드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에 소속된 박지성과 윤석영은 최악의 경우 다음 시즌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뛸 수 있다. 한국 축구의 영웅 그리고 한국 축구의 촉망받는 기대주가 2부리그에서 뛰는 것은 머릿속으로 떠올리기 싫은 시나리오다. '프리미어리그에 있어야 할' 이청용(볼턴)이 2부리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우리들이 안타까워하는 것 처럼 말이다.
 
QPR의 강등권 탈출 확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20위(2승11무13패, 승점 17)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꼴찌 탈출 조차 버겁다. 19위 위건(5승6무15패, 승점 21)과의 승점 차이는 4점이다. 해리 레드냅 감독은 지난 18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승점 37점을 얻으면 강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으나 앞으로 남은 12경기에서 승점 20점을 얻을지 의문이다. 5~6경기 정도 이겨야 가능한 일. 그러나 QPR은 지난 26경기에서 단 2승에 그쳤다. 게다가 이번 주말에는 프리미어리그 선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격돌해야 한다.

만약 QPR이 강등되고 박지성과 윤석영이 소속팀에 남으면 다음 시즌 챔피언십에서 활약하게 된다. 특히 윤석영은 한국과 잉글랜드를 오가며 대표팀 일정을 병행해야 하는 체력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챔피언십은 프리미어리그보다 8경기 더 많은 46경기를 치른다. 정규리그를 40경기 이상 소화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무리한 일정을 거듭할 수록 경기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부상 위험까지 높아진다. 대표팀에서 최상의 활약을 펼칠지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더욱이 대표팀에서는 최재수(수원) 박주호(FC 바젤) 등 몇몇 경쟁자와 주전을 다투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박지성은 윤석영에 비해 유럽 커리어가 풍부하다. 이전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7시즌 동안 205경기에 뛰면서 '강팀 킬러', '수비형 윙어' 등으로 맹위를 떨쳤던 경험이라면 QPR 강등 이후 다른 1부리그 클럽의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등시 팀을 떠날 수 있는 이적 조항이 없을 경우 소속팀에 남을 수도 있다. 이적 조항 삽입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윤석영과 더불어 QPR의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공헌해야만 한다.

박주영, 새로운 소속팀 찾아야 하나?

박주영이 몸 담고 있는 셀타 비고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8위(5승5무14패, 승점 20)를 기록중이며 강등권에 속했다. 17위 레알 사라고사(7승3무14패, 승점 24)와의 승점 차이는 4점.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많은 승점을 얻어야 잔류를 보장 받으나 최근 프리메라리가 6경기 2무4패의 성적으로는 앞날이 불안하다. 박주영은 지난해 11월 30일 알메이라전 이후 80여일 동안 골을 넣지 못하면서 풀타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최근 3경기에서는 선발 출전이 불발된 상황. 임대 팀에서 주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만약 셀타 비고가 강등되면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할지 모른다. 원 소속팀 아스널에 복귀해도 일정한 출전 시간을 보장 받을지 의문. 셀타 비고의 성적을 떠나 현재 흐름으로는 올 시즌 종료 후 완전 이적을 확신하기 어렵다. 이아고 아스파스와 달리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오는 3월과 6월에 펼쳐질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다. 현 소속팀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여파가 실전 감각 저하에 이은 경기력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따른다. 특히 최강희호 출범 이후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친 경기가 없었다. 한국 대표팀 간판 공격수로 이름을 떨쳤던 허정무호, 조광래호 시절과 대조적이다. 박주영에게 필요한 것은 터닝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