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이셔널' 손흥민(21, 함부르크)을 향한 빅 클럽들의 영입 관심이 뜨겁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도르트문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아스널-토트넘-리버풀에 이어 이번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영입 관심을 받게 됐다.
손흥민 맨유 이적설은 잉글랜드 주간지 선데이피플이 지난 16일 "맨유와 첼시가 한국의 떠오르는 스타 손흥민 영입을 위해 접전을 펼칠 것이다"고 보도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맨유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스카우트들은 이번 여름 1000만 파운드(약 167억 원)에 이적할지 모를 흥미로운 젊은 공격수(손흥민) 영입을 위해 함부르크에 진을 쳤다"라고 언급됐다. 이어 "퍼거슨 감독은 최근 손흥민을 지켜보기 위해 팀내 최고 스카우트를 파견했다"고 밝혔다.
맨유는 다른 프리미어리그 빅 클럽들에 비해 아시아 선수 영입이 활발했다. 덩팡저우(중국, 현 후난 빌로우스) 박지성(한국, 현 퀸즈 파크 레인저스)에 이어 지난해 여름 카가와 신지(일본)와 계약했다. 박지성과 카가와 신지는 전력 강화 차원에서 등용했지만, 아시아 출신 선수의 영입을 통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며 스폰서 계약을 통한 상업적인 수익을 얻었다. 실제로 아시아에는 맨유를 지지하는 축구팬들이 많다. 손흥민 맨유 이적설이 제기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그럼에도 맨유가 손흥민에 관심을 나타낸 것은 팀의 공격력 보강을 위한 목적이 더 강하다. 올 시즌 측면 미드필더들의 활약이 저조했으며 카가와는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윌프레드 자하(크리스탈 팰리스, 여름에 합류)와 계약했지만 유망주 한 명의 영입으로는 팀의 약점을 완전히 개선하기 어렵다. 자하는 잉글랜드 국적이라는 매리트가 있으나 1부리그에서 검증된 선수가 아니다. 반면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의 기대주로 떠오른 차별성이 있다.
다른 관점에서는, 손흥민 맨유 이적설은 맨유 구단의 관심 여부를 떠나 현지 언론들이 전하는 주요 이적설 대상이 된 것으로 보여진다. 유럽 리그에서 걸출한 경기력을 과시하는 영건이 현지 언론을 통해 이적설로 주목을 끄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기성용은 지난해 여름 스완지 시티에 둥지를 틀기 이전까지 토트넘, 아스널, 퀸즈 파크 레인저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여러 클럽들의 이적설로 주목을 끌었다. 이들이 기성용에 얼마나 눈독을 들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지 언론을 통해 이적설이 불거진 공통점이 있다.
손흥민은 올해 여름에 잔류해도 함부르크에 오랫동안 머물지는 의문이다. 함부르크는 분데스리가 전통의 명문 클럽이나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같은 유럽의 거대한 빅 클럽에 비해 팀 성적과 규모에서 밀린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 단골로 모습을 내미는 클럽도 아니다. 손흥민이 유럽을 호령하는 축구 스타로 발돋움하고 싶다면 그에 걸맞는 소속팀의 주축 멤버로 거듭나야 한다. 함부르크와 재계약을 맺을지라도 그것이 소속팀 롱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손흥민에게는 공격수로 활약중인 특징이 있다. 공격수는 다른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들에 비해 골을 통해 언론의 높은 주목을 끌게 된다. 손흥민은 시즌 8,9호골을 성공시켰던 지난 9일 도르트문트 원정을 전후로 복수의 유럽 빅 클럽들의 영입 관심을 받게 됐다. 지금의 추세라면 시즌 15호골까지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도 현지 언론에서 '어느 빅 클럽이 손흥민에 관심있다'는 형식의 이적설을 제기할 것임이 분명하다. 그동안 손흥민 이적설과 관련 없었던 빅 클럽이 새롭게 언급될 수도 있다.
이러한 흐름이라면 손흥민의 '이적료 폭등'을 기대할 수 있다. 올 시즌 함부르크의 에이스와 분데스리가의 샛별로 떠오른 21세 유망주, 공격수로서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할 수 있는 역량과 잠재력, 빅 클럽들의 잇따른 영입 관심이 이적료가 높아지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다음 시즌 함부르크에 남더라도 분데스리가에서 지속적인 맹활약을 펼칠 경우 예상 이적료가 지금보다 인상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손흥민 영입에 공을 들이는 빅 클럽이라면 다른 클럽과의 경쟁에서 지지않기 위해 높은 이적료를 투자할 여지가 있다. 영건 계약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최근 유럽 축구 이적시장의 추세를 놓고 볼 때 손흥민 이적료 폭등은 비현실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다. 지난해 여름 첼시에 입성했던 에당 아자르, 오스카 이적료는 각각 3200만 파운드(약 536억 원) 2500만 파운드(약 419억 원)였다. 두 선수의 당시 나이는 21세였다.
손흥민은 아직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다. 21세의 나이를 놓고 볼 때 군대가 빅 클럽으로 이적하는 걸림돌이 되지는 않겠지만 '유럽 롱런을 위해' 내년 9월에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야 한다. 다만, 9월은 유럽 축구의 시즌 초반이며 소속팀이 차출을 허락할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병역 문제를 떠나 손흥민을 향한 유럽 빅 클럽들의 관심은 앞으로도 계속 될 전망이다. 만약 손흥민이 함부르크를 떠날 경우 차기 행선지와 더불어 이적료가 얼마나 될지 참으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