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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QPR, EPL 잔류시킬 구세주 필요하다

 

유럽 축구의 1월 이적시장이 개장하면서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의 행보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QPR은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박지성을 포함한 12명을 영입하면서 많은 돈을 투자했음에도 불구 프리미어리그 꼴찌(2승7무12패)로 처지면서 강등 위기에 빠졌다. 지난 3일 첼시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켰으나 강등권 탈출까지 가야할 길이 멀다. 1월 이적시장에서 수준급 선수들을 영입하여 전력을 보강해야 하는 상황.

QPR은 1월 이적시장에서 2000만 파운드(약 342억 원)의 자금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거론되는 영입 대상 후보군은(임대 포함) 조 콜(리버풀) 니콜라 아넬카(상하이 선화) 로익 레미(마르세유) 얀 음빌라(렌) 대런 벤트(애스턴 빌라) 마이클 도슨(토트넘) 로비 킨(LA 갤럭시)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 등이다. 강등 위기에 빠진 클럽치고는 후보군들의 네임벨류가 전반적으로 화려하다. 지난 4일에는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 등에서 뛰었던 수비수 탈 벤 하임을 자유 계약에 영입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꼴찌로 추락한 팀 성적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현지에서 거론되는 영입 대상 후보군 중에서 QPR 계약을 반가워할 선수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QPR이 시즌 내내 강등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을 이적 대상자들이 모를리 없을 것이다. 아무리 QPR에 걸출한 이적생이 가세해도 팀이 끝내 강등되면 해당 선수에게 손해다. QPR로서는 자금력을 내세울 수 있으나 돈을 많이 쓴다고 팀 성적이 무조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스네이더르 측에서는 QPR 이적에 관심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QPR 이적설로 주목받는 조 콜, 아넬카, 로비 킨, 케이힐의 경우 전성기가 지난 30대 선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경험은 풍부하나 팀 전력에 얼마만큼 힘을 불어 넣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조 콜은 2009년 십자인대 부상 여파로 과거의 번뜩이는 재능을 되찾지 못했으며, 아넬카는 2010/11시즌 전반기 첼시에서 팀 내 입지가 축소되면서 2011년 12월 중국 리그에 진출했고, 로비 킨은 지난 시즌 애스턴 빌라에 2개월 단기 임대되면서 7경기 3골 기록했으나 이번에는 임대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케이힐은 지난 시즌 에버턴에서 부진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여름 미국 리그로 떠났다.

그럼에도 QPR이 강등권을 벗어나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하려면 뉴페이스의 맹활약이 필요하다. 기존 선수들과 지난해 여름에 데려왔던 이적생들을 또 믿기에는 좀처럼 19~20위를 벗어나지 못했던 한계를 떠올려야 한다. 누군가 미쳐야 다른 선수들이 힘을 얻으며 팀의 잔류를 위해 똘똘 뭉치게 된다.

QPR에는 2012년 상반기의 구자철 같은 선수가 필요하다.(그렇다고 구자철을 영입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구자철은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에서 붙박이 주전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1월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당시 17위로 강등권에 머물렀던 아우크스부르크로 임대됐다. 이전보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경기에 임한 끝에 5골 1도움 기록하며 팀의 위기를 탈출시킨 구세주로 떠올랐다.

이러한 구자철의 전례라면 QPR의 대형 선수 영입이 결코 능사는 아니다. 보싱와-그라네로-호일렛 같은 지난해 여름 QPR 유니폼을 입게 된 선수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기존 선수 또는 이적생 중에서 누군가 팀 전력에 지속적인 활기를 불어 넣어야 다른 동료들이 그 선수를 중심으로 뭉치게 된다. 과연 QPR의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이끌 구세주가 등장할지, 그 선수는 누구일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