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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첼시의 맨유전 승리, 예측 불허의 난타전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맞붙었던 '리턴 매치'는 예측 불허의 연속이었다. 맨유가 골을 터뜨리면 첼시가 동점으로 따라잡는 장면이 세 번이나 반복됐다. 맨유가 3-2로 앞설 때는 첼시가 후반 종료 직전에 동점골을 넣었다. 두 팀은 연장전에서 총 3골 넣으면서 난타전이 벌어졌다. 결국 첼시가 웃었다.

홈팀 첼시는 11월 1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캐피털 원 컵 16강 맨유전에서 5-4로 이겼다. 전반 22분 라이언 긱스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전반 31분 다비드 루이스가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었다. 전반 43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게 실점했지만 후반 7분 게리 케이힐 동점골로 따라잡았다. 후반 14분 루이스 나니에게 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49분 에당 아자르 페널티킥 골로 패배를 모면했다. 연장 전반 7분 다니엘 스터리지, 연장 후반 10분 하미레스가 골을 터뜨리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4분 뒤 긱스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줬으나 5-4 리드를 지켰다.

이로써 첼시는 지난 주말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맨유전 2-3 패배를 복수했다. 당시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승점 획득에 실패했으나 리턴 매치에서 난타전 끝에 지난 경기의 아쉬움을 해소했다. 맨유는 첼시 원정 2연승이 확정되기 직전 아자르에게 페널티킥 골을 실점한 것이 뼈아팠다.

[전반전] 맨유의 2골, 첼시 실수에서 비롯됐다

첼시는 경기 초반부터 수비 라인을 올리면서 맨유 선수들을 압박했다. 맨유의 측면 역습을 끊겠다는 의지였다. 지난 주말 맨유의 선 수비-후 역습에 의해 고전하면서 이를 대비한 작전을 새롭게 설정했다. 실제로 맨유는 공격 활로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때때로 긱스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연계 플레이를 도우려했으나 뚜렷한 효과는 없었다.

하지만 첼시의 공격도 원만하지 못했다. 맨유가 첼시의 작전을 간파했는지 수비수와 미드필더 라인의 간격을 좁히면서 첼시의 공격 옵션들을 압박했다. 맨유 골문쪽 그라운드 상태도 미끄러웠다. 전반 7분 스터리지, 18분 모제스가 퍼스트 터치를 시도하거나 개인기에 의한 돌파를 노렸으나 스텝이 꼬이면서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두 팀 모두 압박에 충실하면서 신중한 경기를 펼쳤다.

소강 상태였던 두 팀의 침묵이 깨진 것은 전반 22분 이었다. 첼시의 로메우가 박스 부근에서 긱스와 안데르손의 포어체킹에 의해 볼을 제대로 소유하지 못했고, 긱스는 빈 공간으로 굴절된 볼을 받아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그러나 맨유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30분 뷔트너가 왼발로 모제스의 다리를 걸면서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1분 뒤 루이스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주면서 스코어는 1-1이 됐다. 그 이후에는 두 팀 모두 압박에 비중을 높였다. 상대팀에게 빈 공간을 내주지 않는데 안간힘을 썼던 것.

하지만 첼시는 전반 43분 공격 과정에서 또 실수를 하면서 추가골을 헌납했다. 루이스가 수비 지역에서 하프라인쪽으로 전진하는 과정에서 맨유 선수에게 볼을 빼앗겼다. 공격권을 얻은 맨유는 에르난데스가 문전 쇄도 과정에서 안데르손의 스루패스를 받아 왼발로 골을 터뜨렸다. 첼시의 2실점은 선수들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전반전 점유율에서는 59-41(%)로 앞섰으나 슈팅에서 5-6(유효 슈팅 1-5, 개)으로 밀리면서 맨유의 압박에 고전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전] 아자르 페널티킥 동점골, 승부는 연장전으로

두 팀은 후반전이 되면서 선수 교체를 했다. 맨유는 뷔트너 대신에 포웰, 첼시는 미켈의 대체자로 하미레스를 투입했다. 후반 7분에는 첼시의 케이힐이 동점골을 넣었다. 마타의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슛으로 득점했다. 전반전에 실책으로 2실점 허용했지만 다시 동점골을 얻으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두번째 골은 세트 피스 상황이었다. 공격 옵션들의 연계 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한 상황에서 손쉽게 골을 터뜨렸다. 후반 10분에는 피아존을 빼고 아자르를 교체 투입했다. 맨유를 이기겠다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또 다시 수비 불안에 발목 잡혔다.

맨유는 후반 14분 나니 득점에 의해 3-2로 달아났다. 나니는 첼시 문전 중앙쪽을 쇄도하는 과정에서 오른발 로빙 슈팅으로 팀의 세번째 골을 해결지었다. 이번에는 역습이 아닌 공격 옵션들의 연계 플레이 과정에서 골을 얻었다. 첼시의 수비 집중력이 불안했다. 특히 루이스는 나니의 돌파를 놓치면서 또 다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또한 첼시는 맨유전 최근 4경기 연속 3실점 허용하게 됐다. 맨유와 상대할 때 수비력이 불안했다.

다급해진 첼시는 공격에 올인했다. 후반 20분 스터리지와 모제스가 연이어 슈팅을 날렸으나 볼은 골대 바깥으로 향했다. 후반 24분에는 아스필리쿠에타가 헤딩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로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 26분에는 로메우를 대신해서 오스카가 투입하면서 교체 카드 세 장을 모두 썼다. 프리미어리그 1위 질주의 원동력인 아자르-오스카-마타로 짜인 2선 미드필더 라인이 가동됐다. 1분 뒤에는 마타가 왼쪽 공간에서 크로스를 띄운 볼이 맨유 수비수 킨의 손에 맞았지만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킨이 팔을 뻗었기 때문에 페널티킥으로 판정할 수 있었지만 주심은 핸드볼 파울로 인정하지 않았다. 첼시로서 아쉬운 순간이다.

3-2로 앞선 맨유는 공격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공을 펼치면서 점유율을 늘리려 했다. 동점골이 필요한 첼시 선수들의 조급함을 이용하면서 상대팀의 수비 부담을 키우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후반 종료를 앞두고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우튼이 하미레스를 뒷쪽에서 넘어뜨리는 실수를 범한 것. 첼시는 아자르가 후반 49분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키면서 스코어는 3-3이 되었고 양팀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 스터리지-하미레스 골, 첼시의 대역전극

첼시는 연장 전반 7분 스터리지 역전골에 의해 4-3으로 앞섰다. 맨유 센터백 우튼이 머리로 잘못 걷어낸 볼을 가로채면서 문전 쇄도에 의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97분 동안 4개의 슈팅을 놓쳤으나 5번째 시도 끝에 맨유 골망을 흔들었다. 맨유로서는 우튼-킨으로 짜인 센터백 라인의 경험 부족이 끝내 독이 되고 말았다. 일부 1군 센터백들이 부상으로 신음하거나 체력 안배에 의해 결장하면서 어린 선수 두 명을 내세웠으나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연장 전반 14분에는 킨이 스터리지를 거칠게 밀으면서 경고를 받았다.

연장 후반 10분에는 하미레스가 추가골을 터뜨리면서 첼시가 승리를 굳혔다. 아자르가 맨유 박스 바깥 중앙에서 맨유 선수 두 명과 겨룰 때 근처에서 침투했던 하미레스에게 패스를 밀어줬고, 하미레스는 맨유 골키퍼 린데가르트까지 따돌리고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연장 후반 4분에는 긱스가 페널티킥 골을 넣었지만 첼시가 5-4 승리를 확정지으면서 캐피털 원 컵 8강에 진출했다.

-첼시vs맨유, 출전 선수 명단-

첼시(4-2-3-1) : 체흐/버틀란드-루이스-케이힐-아스필리쿠에타/미켈(후반 0분 하미레스)-로메우(후반 26분 오스카)/피아존(후반 10분 아자르)-마타-모제스/스터리지
맨유(4-4-2) : 린데가르트/뷔트너(후반 0분 포웰)-킨-우튼-하파엘/긱스-안데르손(후반 36분 터니클리프)-플래처-나니/에르난데스-웰백(연장 전반 3분 마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