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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주영 조기 교체, 그러나 부진하지 않았다

 

박주영이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6일 오전 4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비고의 에스타디오 발라이도스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7라운드 세비야전에서 후반 13분까지 뛰었다. 셀타 비고는 후반 15분 이아고 아스파스의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얻었고 후반 40분 엔리케 데 루카스 추가골에 힙입어 세비야를 2-0으로 제압했다. 리그 성적은 8위(3승4패)로 뛰어 올랐다. 박주영은 A매치 이란 원정을 위해 최강희호에 합류한다.

셀타 비고 승리가 값진 이유

우선, 셀타 비고의 승리는 승점 3점 이상의 의미가 있다. 8~10라운드에서 레알 마드리드-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지역 라이벌 관계)-FC 바르셀로나로 이어지는 힘겨운 접전을 펼칠 것이기 때문. 현실적으로 스페인의 두 거인을 쓰러뜨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전에서는 라이벌에게 질 수 없다는 전투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만약 세비야를 이기지 못했다면 8~10라운드에서 승점 4~6점 따내야 하는 부담감과 함께 하위권 추락까지 걱정했어야 한다. 이번 승리로 당분간 중위권을 지킬 명분을 얻었다.

셀타 비고는 세비야와의 슈팅(11-11, 개) 점유율(50-50, %)에서 동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전반 43분까지 점유율에서 57-43(%)로 앞서면서 세비야보다 공격 기회가 더 많았다. 세비야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못하면서 의도적으로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마두로-콘드비아 더블 볼란테 조합은 포백과의 간격을 좁히면서 압박 수비를 형성했다. 셀타 비고가 공격을 펼칠 기회가 많을 수 밖에 없었다.

홈팀 셀타 비고는 로페즈, 오비냐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원활한 볼 배급에 의해 경기를 풀어갔다. 두 선수의 패스 성공률은 각각 89%, 87%였다. 측면에서는 크론-델리와 페르난데스가 공간을 부지런히 누볐고, 아스파스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2선과 함께 호흡하면서 몇차례 크로스를 띄웠다. 이날 아스파스는 슈팅 5개(유효 슈팅 3개)를 날리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22분에는 세비야에게 공격권이 넘어갔을 때 전방에 있는 선수들이 포어체킹을 펼치면서 상대 수비수가 소유했던 볼을 빼앗아 다시 공격을 전개하는 장면이 있었다.

반면 세비야는 미드필더쪽에서 원톱 네그레도 쪽으로 연결되는 패스 횟수가 적었다. 바바-캄파냐-나바스로 짜인 2선 미드필더들의 연계 플레이도 활발하지 못했다. 전반 36분에는 나바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네그레도에게 침투 패스를 연결했으나 볼이 셀타 비고 수비수에게 차단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바바를 빼고 레예스를 투입하면서 공세를 펼쳤으나 후반 15분 아스파스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허용한 이후 공격 전개가 조급해진 기색을 보였다. 네그레도의 후반전 슈팅 3개도 소용 없었다. 후반 막판에는 추가 실점을 내주면서 패했다.

박주영 플레이를 더 보고 싶었지만...

박주영은 셀타 비고의 원톱으로 나섰다. 경기 라인업에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되었으나 실제로는 아스파스보다 윗쪽에서 자리 잡았다. 전반 8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정확한 크로스를 띄웠고 14분에는 2선에서 오른쪽 공간으로 패스하면서 동료들과 발을 맞췄다. 전반 23분에는 전방에서 로페즈에게 백패스를 이어준 것이 로페즈 슈팅으로 이어졌다. 이날 패스 성공률은 67%에 그쳤지만 핵심 패스는 팀 내 1위(3개)였으며 전체적인 연계 플레이는 이전 경기보다 좋아졌다. 포어체킹과 수비 가담도 마다하지 않았다.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전반 19분에는 박스 오른쪽으로 치고들 때 상대팀 선수를 제치고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세비야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골 운이 따랐다면 시즌 2호골을 성공시켰을 것이다. 전반 44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와 마주했을 때 드리블이 길어지면서 공격 기회를 날렸다. 볼을 침착하게 다루었다면 문전에 위치했을 동료에게 골 기회를 찔러줬을 것이다.

만약 박주영의 에너지가 충만했다면 후반전 대부분의 시간을 채우면서 많은 장면을 보여줬을 것이다. 하지만 후반 13분에 조기 교체 됐다. 공격수 또는 공격 옵션의 이른 교체는 질책성인 경우가 많지만, 박주영은 부진보다는 선수 보호에 의해 이른 시간에 교체 된 것으로 보인다. 세비야전을 앞둔 훈련에서 왼쪽 무릎에 밴드를 착용했던 것. 에레라 감독이 박주영을 무리하게 출전시킬 필요가 없었다.

그럼에도 박주영은 세비야전을 통해 팀에 제대로 녹아들었음을 알렸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동료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공격 기회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비록 후반 13분에 교체 되었지만 이 때부터 아스파스 페널티킥 골과 맞물려 셀타 비고의 공세가 주춤했다. 박주영이 세비야 수비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뜻이다. 며칠 뒤 A매치 이란 원정을 마치고 팀에 복귀할 때의 컨디션이 좋으면 레알 마드리드 원정에서 맹활약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벌써부터 호날두와의 맞대결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