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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과연 이청용은 EPL에 복귀할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여름 이적시장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블루드래곤' 이청용(24, 볼턴)이 위건 이적설로 주목 받고 있다.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현지 시각으로 26일 "위건은 볼턴의 윙어 이청용 영입을 따져보고 있다. 이청용은 지난해 다리 부상을 당했으며 700만 파운드(약 125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잉글랜드 <피플>에서도 "케빈 리브스 위건 수석 스카우트는 이청용이 출전한 시즌 3경기를 지켜봤다. 900만 파운드(약 161억 원)에 첼시로 이적한 빅터 모세스 대체자로 보고 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이청용 영입에 1000만 파운드(약 179억 원)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이청용은 2011/12시즌 이었던 지난 5월 6일 웨스트 브로미치전에서 10개월 부상 공백을 딛고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볼턴은 18위에 그치면서 챔피언십리그(2부리그)로 강등됐다. 볼턴과 2015년까지 계약된 이청용은 2012/13시즌 초반을 챔피언십리그에서 보냈다. 올 시즌 3경기 연속으로 풀타임 출전하면서 실전 감각을 회복했으며 프리미어리그의 이적시장 마감이 임박하면서 위건의 영입 관심을 받게 됐다.

볼턴 에이스 이청용을 데려오려는 위건은 국내 축구팬들에게 '생존왕'이라는 수식어로 유명하다. 지난 몇 시즌 동안 중위권과 중하위권을 오갔던 취약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십리그에 강등되지 않았다. 2011/12시즌 후반에는 당시 리그 선두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15위로 잔류했다. 3백과 5백을 번갈아가며 선 수비-후 역습을 펼치는 팀으로서 공격 옵션의 역량에 팀 득점이 좌우되는 편이다. 모세스가 첼시로 떠나면서 새로운 오른쪽 윙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데일리 메일은 이청용 위건 이적설을 제기하면서 "위건은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자유 계약을 얻은 툰카이 산리에 관심이 있다"고 보도했다. 산리는 올해 30세의 터키 공격수이며 지난 시즌 볼프스부르크에서 볼턴으로 임대되면서 프리미어리그 16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16경기 중에 선발 출전은 3경기에 그쳤으며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2010/11시즌 스토크 시티와 볼프스부르크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기량이 내림세에 접어들었다. 위건의 모세스 대체자로서 산리보다는 이청용에 무게감이 실려 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위건에서 지난 몇 시즌 동안 오른쪽 윙어로 뛰었던 선수들이 빅 클럽으로 진출했다.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2008/09시즌까지 위건에서 활약한 뒤 1800만 파운드(약 322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났다. 최근에는 모세스가 첼시로 둥지를 튼 상황. 발렌시아와 모세스는 위건에서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며 빅 클럽 선택을 받게 됐다. 만약 이청용이 위건으로 이적하여 부상 이전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면 빅 클럽의 영입 제안을 받을거라 의심치 않는다. 한때 리버풀 이적설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이청용 위건 이적이 쉽게 성사될지 의문이다.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노리는 볼턴 입장에서 시즌 초반 주력 선수가 다른 팀으로 떠나면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이적시장 마감이 얼마 안남은 상황에서 이청용 대체자를 보강할 시간이 부족하다. 이청용이 오언 코일 감독의 총애를 받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현지 언론에서 제기하는 이청용 예상 이적료 700만 파운드, 1000만 파운드는 중소 클럽 위건에게 거액의 돈이다. 모세스 첼시 이적으로 900만 파운드를 받았지만, 그 중에 일부를 모세스 이전 소속팀 크리스탈 팰리스에 지급해야 한다.

이청용에게 챔피언십리그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챔피언십리그는 프리미어리그보다 거칠고, 경기 수준이 떨어지며, 경기 횟수가 더 많다.(프리미어리그 38경기, 챔피언십리그 46경기) 국가 대표팀 발탁 가능성이 있는 이청용의 체력 부담을 가중 시킨다. 그리고 볼턴의 프리미어리그 복귀를 장담할 수 없다. 챔피언십리그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내지 못하면 승격이 힘들어진다. 이청용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실제로 이청용 위건 이적이 성사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 현지 언론의 루머에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분명한 것은, 아직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의 존재감이 잊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록 2011/12시즌 거의 대부분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2009/10, 2010/11시즌 오른쪽 측면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볼턴을 빛냈다. 그때의 임펙트가 미미했다면 현재 프리미어리그 복귀설이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 일주일 뒤 이청용은 어느 팀 유니폼을 입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