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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지성 떠나보낸 맨유의 앞날 밝을까?

 

박지성이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로 이적하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향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차 멀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맨유를 지지하는 축구팬들도 있겠지만 국민적인 관심은 사그라들 것 같습니다. 적어도 국내 프리미어리그 TV 방송에서는 맨유 위주의 중계 편성이 이루어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을 봐도 맨유-선덜랜드보다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QPR 생중계가 옳았습니다. 박지성 선덜랜드전 결장은 예상된 수순 이었으니까요.

2012/13시즌을 앞둔 맨유의 화두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맨시티에게 빼앗긴 우승컵을 되찾느냐, 또 하나는 카가와 신지 활약 여부입니다. 불과 며칠전까지는 박지성 다음 시즌 전망 및 애슐리 영과의 경쟁, 같은 팀원이 된 카가와와 실전에서 호흡이 맞을지, 카가와와 함께 친분을 나누는 이슈가 사람들의 주목을 끌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박지성 이슈는 QPR로 넘어갔죠. 카가와를 향한 축구팬들의 여론은 대체적으로 호의적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일본을 향한 국민 감정을 봐도) 맨유의 앞날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맨유는 지금까지의 이적시장 행보가 순탄치 못합니다. 에당 아자르 영입전에서 첼시에게 패하면서 플랜B였던 카가와를 수혈했고, 루카 모드리치(토트넘)를 영입하려 했으나 오히려 선수 본인은 레알 마드리드 이적으로 기울어진 모양새입니다. 최근에는 파리 생제르맹이 모드리치 영입전에 합류했다죠. 또 하나의 중앙 미드필더 대안이었던 주앙 무티뉴(FC 포르투)도 토트넘 이적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습니다. 무티뉴 소속팀 포르투는 '거상'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다른 클럽에게 거액의 이적료를 받으며 선수를 넘깁니다. 맨유는 포르투가 원하는 수준의 이적료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맨유에게 어색하지 않습니다. 2010년 1월-2010년 여름-2011년 1월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 영입을 보강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2010년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선수 영입은 없을 것이다"라고 언급하면서 포르투갈 유망주였던 베베 영입에 740만 파운드(약 131억원)를 들였으나 정작 베베는 맨유 역사에 남을 '최악의 영입' 중 하나로 남게 됐습니다. 2011년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애슐리 영-다비드 데 헤아-필 존스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했으나 전문 중앙 미드필더를 보강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그 여파는 지난 시즌 무관으로 치닫았습니다.

이번 이적시장에서도 다를 바 없습니다. 카가와를 올드 트래포드로 데려오는데 1400만 파운드(약 249억원) 지출했으나 아자르 영입 실패에 따른 대안이었을 뿐입니다. 모드리치에 이어 레이턴 베인스(에버턴)까지 데려올 계획이었으나 두 선수 몸값이 비쌉니다. 에버턴이 원하는 베인스 이적료는 2000만 파운드(약 355억원)로써 맨유가 감당할 수 있는 액수지만, 베인스+A급 중앙 미드필더 영입이라면 맨유가 막대한 이적료 지출을 감수해야 합니다. 여전히 적자가 쌓여있는 현 상황에서는 앞으로도 선수 영입이 원만하게 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궤양성 대장염을 앓으며 결장을 거듭했던 대런 플래처는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병이 호전되지 못했으며, 올 시즌은 플래처가 없는 중원 구성을 염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카가와가 프리미어리그의 전형적인 중앙 미드필더 치고는 수비력이 취약함을 고려하면 중앙 미드필더 영입은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원하는 선수를 데려올지, 그 선수가 맨유에 순조롭게 적응할지 여부는 아직 모릅니다. 이미 팀 훈련이 시작하면서 이적생과 기존 선수가 호흡을 맞출 시간이 짧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맨유의 중원 문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지만요.

맨유 미래를 낙관하는 관점에서는 지난 시즌 무관의 설움을 이번 시즌에 극복하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강할 것으로 보입니다. 맨유는 그동안 많이 우승했던 팀이라 무관이 어색합니다. 통산 20번째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는 동기부여까지 충만합니다. 지난 두 시즌 동안에는 꾸역꾸역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경기력에서 강력한 임펙트를 과시하지 못했으면서 승점 3점을 따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퍼거슨 감독의 전술과 팀 장악력, 선수들의 단합, 그동안 우승을 반복했던 클래스가 합쳐진 결과였습니다. 적어도 퍼거슨 감독이 존재하는 이상, 맨유는 쉽게 무너질 팀은 아닙니다.

그런 맨유가 프리미어리그를 다시 제패하려면 맨시티가 부진해야 합니다. 지난 시즌의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행보만을 놓고 봤을때 거의 완벽에 가까운 팀이었으나 일부 주전 선수(실바-야야 투레-아궤로-콤파니)에 의존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선수들이 올 시즌 과부하에 빠지거나 부상에 시달리면 팀 전력이 약해지면서 맨유 우승이 힘을 얻게 됩니다. 2010/11시즌의 경우 맨유가 우승했으나 실질적으로 첼시-아스널 기복이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19번째 우승을 돕고 말았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맨유는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후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