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본래 목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은퇴입니다. 2007년 맨유에서 은퇴했던 올레 군나르 솔샤르처럼 빅 클럽에서 화려한 나날을 거듭하면서 은퇴하는 시나리오는 한마디로 멋집니다. 아시아 출신 선수라면 상징성이 크겠죠. 하지만 박지성의 현 소속팀은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입니다. 맨유 은퇴라는 꿈은 사라졌지만 이제는 선수 생활의 종착지로서 어느 리그와 팀이 적절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인터넷 어딘가에서 박지성이 맨유를 떠나는 것을 희망하면서 다른 리그 진출을 권유하는 글을 봤었습니다. 새로운 리그에서 뛰면서 유럽 축구의 노하우를 다양하게 익힐 수 있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럼에도 박지성이 프리미어리그에 남은 것을 봐선 언어적인 간편함(?)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독일-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포르투갈-러시아 리그로 진출하기에는 새로운 언어를 익혀야 하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박지성을 영입하겠다는 QPR 공도 빼놓을 수 없었죠.

하지만 QPR은 박지성이 커리어를 화려하게 마무리할 팀으로 어울리지 않습니다. 구단주의 재력과 이적시장에서의 적극적인 선수 영입을 봐선 앞으로 발전할 클럽임에 틀림 없지만 맨체스터 시티처럼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으로 올라오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현재의 프리미어리그 중상위권은 상위권 못지 않게 경쟁이 치열합니다. 박지성의 계약 기간인 2년 동안 QPR은 중위권에 머물 가능성이 많습니다. 기대치에 못미치면 하위권이겠죠. 맨유처럼 우승의 매리트가 있는 클럽도 아닙니다. '그저 그런' 이미지가 다분합니다.

박지성은 2014년 여름이면 QPR과의 계약이 끝납니다. 그때 나이가 33세 입니다. 미드필더로서 요구되는 엄청난 체력 소모와 과거의 무릎 부상 이력을 볼때 30대 후반 혹은 40대 초반까지 현역 선수로 활약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33세에 은퇴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마도 QPR과의 계약을 마친 뒤 다른 팀으로 떠날 것으로 짐작됩니다. 아마도 그 팀에서 선수 생활의 대미를 장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름다운 은퇴를 위한 방법은 3가지 입니다. K리그 진출, 교토 퍼플상가(현 교토 상가) 복귀, 미국 진출을 꼽을 수 있습니다. 축구 행정가의 능력을 쌓고 싶다면 미국이 좋습니다. 과거의 홍명보, 지금의 이영표는 축구 행정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미국을 선수 생활의 마지막 종착점으로 설정했습니다.(홍명보 감독은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지만) 박지성의 은퇴 후 진로는 축구 행정가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축구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의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선거 낙선 이후 축구 외교력이 약화됐습니다. 능력이 뛰어난 축구 행정가 등장이 절실합니다. 교토 상가는 J2리그 소속이라 2년 뒤 성적을 지켜봐야겠죠.

축구팬들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는 박지성의 K리그 진출이 아닐까 싶습니다. 박지성 본인이 국내 무대에 선보일 의사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K리그 입장에서는 국민적인 시선을 사로잡을만한 전국구 스타가 필요합니다. 2005년 FC서울에 입단했던 박주영이 신드롬을 몰았듯이 말입니다.

K리그는 지난 10년간 흥행 성공을 위해서 여러가지 방법을 취했으나 뿌린만큼의 결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근본적으로 산업국가이자 교육열이 높아서(BUT 입시 부담이 많은) 여가 시간의 충족함을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휴일에는 피로함을 느낄 수 밖에 없죠. 또 하나의 이유는 프로야구 영향력에 완전히 밀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K리그보다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현실입니다. 프로야구에 호의적이면서 K리그에 부정적이었던 언론의 보도가 한 몫을 했죠. 악의적인 K리그 보도는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K리그가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으려면 국민적인 축구 스타의 존재감이 절실합니다. 만약 박지성이 K리그에 등장하면 2005년 박주영 신드롬보다 열풍이 더욱 지속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박주영은 2006년에 폼이 떨어지면서 신드롬이 약화되었죠.(무리한 대표팀 차출에 따른 혹사가 없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지만 박지성은 다른 케이스 입니다. 그의 현역 선수 마지막 활약상을 직접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언론에서는 당연히 박지성을 주목하겠죠. K리그의 승강제 효과와 박지성 열풍까지 더해지면 프로야구의 인기와 대등한 위치에 놓일 수 있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K리그 올스타전 현장에서 관중들의 가장 많은 환호를 받았던 사람은 박지성입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영웅보다, 거스 히딩크 감독보다, K리그 슈퍼스타보다 환호 소리가 컸습니다. 박지성이 2년 뒤 K리그 그라운드를 밟을지는 그때 봐야겠지만, 지구가 멸망하는 그날까지 영원히 한국 축구의 영웅으로 기억될 박지성을 K리그에서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을 겁니다. 물론 선수 본인의 결정을 존중해야겠죠.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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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12 09: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수원사랑 2012.07.12 09: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QPR에서 2년간 활약한 후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지원 스태프의 일원으로 참가하고(남아공 월드컵 잉글랜드 대표팀의 데이비드 베컴처럼요..) 나서 수원으로 입단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K리그 팀에 입단한다면 수원이 가능성이 제일 높겠죠..

  3. 날아라뽀 2012.07.12 10: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K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상상만해도
    가슴이 벅찰것 같네요^^

  4. 다독다독 2012.07.12 1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디서든 좋은모습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5. 모피우스 2012.07.12 1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운동선수는 항상 마지막이 중요한데... 박지성의 앞날에 축복이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