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퀸즈 파크 레인저스 이적이 임박한 가운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박지성과 포지션 경쟁을 펼쳤던 루이스 나니가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이적설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스타>는 현지 시간으로 8일 "맨시티는 맨유의 나니 상활을 지켜보고 있다. 25세의 포르투갈 윙어는 재계약을 하지 못했으며 알렉스 퍼거슨 감독 체제에서 미래가 의심된다. 그래서 맨시티는 아담 존슨을 이적 시장에서 떠나보낼 것이라고 알렸다"고 언급했습니다.
현지 언론 보도만을 놓고 보면 나니의 맨시티 이적설은 단순한 루머입니다. 나니가 맨시티로 이적하면 나스리-실바와의 주전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나스리-실바는 지난 시즌 맨시티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기여했던 선수들입니다. 아무리 나니가 맨유 로테이션상 애슐리 영-발렌시아보다 비중이 떨어지더라도 붙박이 주전을 위해서 맨시티로 떠날 것 같지 않습니다. 아울러, 맨유와 맨시티는 지난 시즌 치열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다투었던 라이벌 관계입니다. 맨유는 팀의 주력 선수가 맨시티로 떠나는 것을 원치 않을 겁니다.
나니의 맨시티 이적설이 제기된 배경은 주급 때문입니다. 나니는 최근 맨유와의 재계약 과정에서 더 많은 주급을 원했지만 구단이 제시한 금액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끝내 재계약 난항에 빠졌지만 이러한 경우는 다른 팀에서도 흔히 벌어지는 풍경입니다. 현지 언론에서 맨시티가 등장한 것은, 맨유보다는 맨시티가 인건비 지출이 많기 때문입니다.
2010년 가을에는 웨인 루니가 "맨유 떠난다"고 선언하면서 재계약 난항에 빠졌습니다. 선수 본인은 돈이 아닌 맨유의 야망을 의심했다고 표현했지만 그 시기 맨시티 영입 관심을 받았습니다. 맨시티는 거액의 주급을 약속했었죠. 일주일 뒤에는 맨유 잔류가 결정되면서 주급이 껑충 뛰었지만요. 루니의 전례라면 나니의 재계약은 충분히 이루어질 사안입니다. 단지 주급을 이유로 맨유를 떠나 맨시티로 둥지를 트는 무리수를 둘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나니의 이적설은 맨유에서의 입지가 튼튼하지 않음을 뜻합니다. 로테이션 경쟁에서 애슐리 영-발렌시아에게 밀리는 양상입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29경기 8골 10도움은 준수했지만 여전히 기복이 심했으며 수비력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2010/11시즌 프리미어리그 33경기에서는 9골 14도움 기록했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FC 바르셀로나전에서는 박지성-발렌시아에게 선발 자리를 내줬습니다. 두 명의 윙어보다 수비력이 취약했기 때문이죠. 유로 2012에서는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과시했으나 앞으로 맨유에서는 더욱 끈질길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맨유의 상징' 등번호 7번을 달았습니다. 퍼거슨 감독으로부터 팀 전력의 핵심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동시에 올 시즌 꾸준한 선발 출전을 보장받게 됐습니다. 왼쪽 측면에서는 박지성이 떠날 예정임에도 이적생 카가와 신지가 등장했습니다. 카가와는 공격형 미드필더지만 맨유 4-4-2 포메이션상 쉐도우와 왼쪽 윙어를 겸할 수 있습니다. 결국, 나니는 올 시즌 로테이션 비중이 약화 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나니는 맨유 전력에 없어선 안 될 선수입니다. 지난 두 시즌 동안의 공격 포인트를 놓고 보면 맨유 공격력에 적잖은 도움을 안겨줬습니다. 특히 득점력에 있어서는 카가와를 제외한 맨유 미드필더 중에서 가장 좋습니다. 맨유가 지난 시즌 무관에 그쳤던 아쉬움을 이번 시즌에 해소하려면 최소한 팀 전력에 도움이 되는 선수의 이탈을 막아야 합니다. 더욱이 나니는 아직 20대 중반 윙어라는 점에서 무궁한 성장이 기대됩니다. 그러나 나니가 맨유로부터 엄청난 주급을 받고 싶다면 애슐리 영-발렌시아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