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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호날두 무득점 그리고 메시 해트트릭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독일전 무득점, 그리고 리오넬 메시의 해트트릭. 현지 시간으로 9일 저녁에 벌어진 일들입니다. 물론 호날두와 메시는 같은 경기에 뛰지 않았습니다. 호날두는 유로 2012 본선 첫 경기 독일전에서 골이 없었고 팀이 0-1로 졌다면, 메시는 브라질과의 친선전에서 3골을 퍼부었으며 아르헨티나는 4-3으로 승리했습니다. 메이저 대회와 평가전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비교가 틀리지 않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비교가 마냥 좋은 존재는 아니니까요.

그러나 호날두와 메시는 200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줄곧 비교 대상 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 입니다. 두 선수는 아직 20대이며 적어도 몇년 동안 최상의 축구 실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호날두가 속한 레알 마드리드가 다음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연패 및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하는데 있어서 메시의 FC 바르셀로나는 반드시 넘어야 할 존재입니다. 메시로서도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타이틀을 계속 지키려면 호날두보다 뛰어난 기록을 세워야 합니다. 대표팀으로 넘어오면 두 선수 모두 월드컵 우승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펠레와 마라도나, 지단과 호나우두에 뒤지지 않을 커리어를 달성하려면 월드컵 우승은 꼭 필요합니다.

지난 3년 동안 두 영웅의 대결 구도는 '메시 1인자vs호날두 2인자' 체제였습니다. 2011/12시즌 활약만을 놓고 보면 저는 무승부라고 봅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를 꺾고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획득했으며, 지난 4월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는 호날두가 결승골을 넣으며 더 이상 바르셀로나에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반면 메시는 프리메라리가 득점왕(37경기 50골) 챔피언스리그 득점왕(11경기 14골)을 달성하며 호날두를 앞섰습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두 선수가 속한 팀들이 나란히 4강에서 탈락했죠.

호날두가 올해 메시를 넘을 유일한 기회는 유로 2012 뿐입니다. 유로 2012 우승 또는 대회를 화려하게 빛낼만한 임펙트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독일전 무득점 및 포르투갈의 패배가 걸립니다. 경기 내용에서는 심각할 정도로 부진하지 않았습니다. 왼쪽 윙 포워드로서 패스와 돌파를 위주로 팀 공격을 살리기 위해 나름 노력했습니다. 후반 36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 선방에 막혔습니다. 근처에서 연계 플레이를 도와주거나 헌신적인 선수들이 즐비했다면 골 생산에 주력했을지 모릅니다.

결과적으로는 골이 없었습니다. 호날두 무득점이 부각되는 이유는 팀이 졌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메시라도 매 경기마다 골을 넣을 수 없지만 팀 승리를 돕는 활약이었다면 이야기는 다릅니다. 더욱이 호날두는 큰 경기에 약한 기운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습니다. 강팀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적이 여럿 있었지만 침묵에 빠진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특히 독일과 악연 있습니다. 유로 2008에서는 8강 독일전에서 부진한 끝에 포르투갈이 탈락했으며 유로 2012 본선 첫 경기 독일전에서도 팀이 패했습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과의 4강 1차전에서는 필립 람에게 봉쇄 당하면서 레알 마드리드가 졌으며, 2차전에서는 승부차기에서 실축하면서 팀이 결승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유로 2012에서는 앞으로 본선 2경기 남았지만 포르투갈이 '죽음의 조' B조를 넘을지 의문입니다. 8강 진출을 위해서 네덜란드-덴마크를 넘어야 하는데 네덜란드는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힙니다. B조에서 전력이 가장 떨어질 것으로 보였던 덴마크는 네덜란드를 1-0으로 제압하는 파란을 연출했죠. 포르투갈의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반면 메시는 브라질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프리메라리가-챔피언스리그 우승 좌절 속에서도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타이틀을 지키려면 자신이 출전하는 경기에서 꾸준히 골을 터뜨려야 합니다. 챔피언스리그 4강 탈락 이전까지는 프리메라리가 득점 순위에서 호날두에 밀렸지만, 그 이후 프리메라리가 4경기에서 9골 몰아치면서 호날두를 제치고 득점왕을 달성했으며 50골 고지까지 올랐습니다. 브라질과의 친선전에서는 3골 넣으며 여전히 기량이 건재함을 알렸습니다.

마리오 고메스(독일) 로빈 판 페르시(네덜란드) 사비 에르난데스(스페인) 같은 선수들이 유로 2012에서 조국의 우승을 이끌면 올해 FIFA-발롱도르 수상 구도가 예년과 다를 겁니다. 지금까지는 '메시vs호날두' 비교 체제였지만 올해는 유로 2012 우승을 이루는 제3의 선수가 수상 대열에 가세합니다. 호날두가 4년 만에 세계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하려면 이제부터 포르투갈의 기적을 연출해야하며 메시는 지속적인 득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