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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4명의 마리오, 유로 2012 빛낼까?

 

마리오(Mario). 일본의 대표적인 게임 캐릭터입니다. 다수의 20~30대 분들은 어렸을적에 '슈퍼 마리오' 게임을 하셨을 겁니다. 마리오는 악당 쿠퍼를 제압하기 위해 걸어다니면서, 공중을 날면서, 파이프를 타면서, 버섯과 별 아이템을 따면서, 동전 100개를 먹으면 목숨을 늘리게 됩니다. 이렇게 온갖 행동을 취하며 여러판을 깨면 쿠퍼와 대결합니다. 최근에는 마리오가 주인공인 어느 모 레이싱 게임 시리즈가 출시되었죠. 마리오라는 캐릭터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존재입니다.

축구 선수 중에서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선수들이 있습니다. 마리오 괴체(20, 도르트문트) 마리오 고메스(27, 바이에른 뮌헨. 이상 독일) 마리오 발로텔리(22, 맨체스터 시티)가 그들입니다. 국내에서는 세 명과 관련해서 슈퍼 마리오라는 수식어가 항상 등장합니다. 세 명에 비해서 인지도가 약하지만 마리오 만주키치(26, 볼프스부르크)라는 또 다른 마리오가 있습니다. 4명의 마리오는 유로 2012에서 조국의 선전을 이끌고 싶어할 겁니다. 게임속의 마리오가 쿠퍼를 깨는 것이 목적이라면 축구 선수 4명의 마리오가 지금 이 시점에서 바라는 것은 유로 2012 우승 또는 예상 밖 선전입니다.

마리오 괴체, 유로 2012 빛낼 영 플레이어

독일 대표팀은 2년 전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승에 실패했지만 젊은 세대들의 등장에서 비롯된 공격 축구에 힘입어 호평을 받았습니다. 그 중심에 외질이 있었습니다. 창조적이면서 역동적인 경기 운영으로 팀 공격을 지휘하며 기존의 독일 대표팀 색깔을 바꿨습니다. 유로 2012에서는 외질과 더불어 화려한 발재간과 능숙한 볼 처리, 특유의 천재성으로 지구촌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을 선수가 한 명 더 있습니다. 도르트문트 분데스리가 2연패 멤버로 활약했던 괴체입니다. 올 시즌에는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지난 4월에 복귀하면서 실전 감각을 회복했습니다.

괴체는 18~19세였던 2010/11시즌 33경기 6골 11도움을 기록하며 도르트문트 우승을 공헌했습니다. 공격형 미드필더 또는 오른쪽 윙어로 출전하면서 저돌적인 돌파력과 빼어난 볼 키핑으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는 기술에 능숙합니다. 너른 시야로 동료 선수에게 킬러 패스를 찔러주면서 결정적인 골 기회를 연출하거나 연계 플레이에 적극적입니다. 괴체의 최대 장점은 동료 선수에게 볼을 받을때의 움직임이 많습니다. 늘 예상치 못한 공간에 등장하면서 상대 수비를 곤혹스럽게 하죠. 볼을 다루는 솜씨까지 예사롭지 않습니다.

독일 축구의 신성으로 주목받는 괴체는 18세였던 2010년 11월 17일 스웨덴전에는 후반 32분에 교체 투입하면서 통독 이후 A매치 최연소 데뷔 선수가 됐습니다. 2011년 8월 10일 브라질전에서는 후반 22분에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며 팀의 3-2 승리를 기여했습니다. 유로 2012에서는 외질과 포지션이 겹치지만, 경우에 따라 외질이 오른쪽 윙어로 옮기거나 또는 괴체가 오른쪽 측면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초에 걸쳐서 프리미어리그 여러 빅 클럽들의 영입 관심을 받았으며 3000만~50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운운하는 잉글랜드 언론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만약 괴체가 유로 2012에서 남아공 월드컵 시절의 외질과 비슷한 포스를 발휘하면 몸값이 커질 것임에 분명합니다.

마리오 고메스, 유로 2012 최고의 선수로 떠오르나?

고메스에게 유로 2012는 중요합니다. 2012년 유럽 최고의 선수에 이어 올해 FIFA-발롱도르 수상을 위한 마지막 기회입니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33경기 26골 3도움(득점 2위) UEFA 챔피언스리그 12경기 12골(득점 2위) 기록했음에도 소속팀 우승을 이끌지 못했습니다. DFB 포칼컵까지 포함하면 뮌헨이 3개 대회 모두 준우승 했습니다. 고메스는 득점 1위 등극에 실패했죠. 무엇보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첼시전 부진이 뼈아픕니다. 그 경기에서 뮌헨 우승을 이끄는 골을 넣었다면 유럽과 세계 최고의 선수로 떠오르는데 있어서 딱히 걸림돌이 없었겠죠. 유로 2012에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합니다.

고메스는 2010/11시즌 뮌헨에서 클로제와의 주전 경쟁에서 이긴 경험이 있습니다. 유로 2012에서도 클로제를 제치고 주전 원톱으로 뛸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유로 2008에서 부진했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4경기 교체 출전에 그쳤지만, 월드컵 이후 A매치 12경기 9골로 절치부심 했습니다. 클로제가 지난 10년 동안 독일 대표팀을 주름 잡았다는 점에서 쉽게 주전을 내줄만한 선수는 아니지만, 고메스에게 있어서 클로제는 유로 2012 맹활약을 위한 일종의 자극제 같은 존재입니다. 독일 대표팀의 풍족한 미드필더진을 감안하면 고메스와 클로제 중에 한 명은 주전을 내줘야 합니다.

그럼에도 고메스에게 무게감이 실리는 이유는 득점 기계로서 꾸준히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뮌헨이 준우승했던 2009/10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2경기 출전 1골 1도움에 그쳤지만 이제는 챔피언스리그 12골을 계기로 유럽 정상급 골잡이가 됐습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분데스리가에서 54골 터뜨린 괴력을 놓고 보면 유로 2012 최고의 선수로 떠오를 잠재력이 풍부합니다.

마리오 발로텔리, 이탈리아 부활 이끌까?

발로텔리의 또 다른 별명은 '악마의 재능' 입니다. 뛰어난 축구 실력에 비해서 온갖 구설수와 돌발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많았습니다. 지난 4월초 아스널전에서는 상대 선수를 위협하는 거친 행동을 남발하며 퇴장당한 끝에 만치니 감독의 분노를 샀습니다. 맨시티에서 방출 위기에 몰리면서 만치니 감독에게 사과했지만 그의 악동적인 기질이 종지부를 찍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동안의 행적을 놓고 보면 언젠가 감정 컨트롤이 안 될 것 같습니다. 그 시점이 유로 2012일지 모르겠지만 이탈리아 대표팀 입장에서는 폭탄을 안고 있죠.

하지만 발로텔리의 비범한 재능이 유로 2012에서 만개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탈리아가 남아공 월드컵 조별 본선 탈락을 뒤집고 유럽 최고의 팀으로 부활할 계기를 마련하니까요. 다른 우승 후보들에 비해서 공격력이 취약한 이탈리아로서는 발로텔리의 분발을 믿어야 합니다. 상대 수비를 제끼는 기술력, 다부진 체격을 앞세운 강력한 몸싸움, 빠른 스피드, 공격수로서의 뛰어난 골 결정력, 2선 미드필더로서 활용 가능한 연계 플레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점을 갖췄습니다. 멘탈 빼고는 부족함이 없는 선수죠. 1968년 이후 44년 동안 유로 대회 우승 경력이 없는 이탈리아로서는 발로텔리가 오직 축구에 전념하기를 바라겠지요.

마리오 만주키치, 크로아티아 돌풍 일으킬까?

크로아티아 축구하면 골잡이 수케르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3위를 이끈 주역이죠.(어린 축구팬들은 모드리치를 떠올리겠지만) 당시의 크로아티아 돌풍은 매우 신선했습니다. 유로 2012에서는 스페인-이탈리아-아일랜드와 C조를 형성하면서 8강 진출이 쉽지 않지만 예상외 선전을 거듭하려면 수케르 같은 골잡이의 존재감이 필요합니다. 만주키치의 분발이 절실한 이유죠.

만주키치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 32경기에서 12골 8도움 기록했습니다. 2010/11시즌 24경기 8골 3도움에 비해서 공격 포인트가 늘었습니다. 그때는 분데스리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즌 전반기 무득점을 거듭했습니다. 지난해 3월 마가트 감독 부임을 전후로 8골을 몰아치면서 볼프스부르크에 필요한 선수임을 각인시켰죠. 소속팀에서 헤딩 골이 여럿 있으며 문전에서 주어진 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성향입니다. 볼프스부르크에 기량이 뛰어난 2선 미드필더들이 즐비했다면 만주키치가 골 넣을 기회가 더 많았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타겟맨치고는 활동량이 많으며 동료 선수의 골을 도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토트넘과 리버풀 영입 관심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