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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라이프

정재승 교수가 말하는 스마트 시대의 리더란?

 

부제 : 삼성 스마트 TV와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 서울편(1)

지난 12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15층 소강당에서 <삼성 스마트 TV와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가 개최됐습니다. 미래 트렌드인 스마트 시대에 대하여 명사, 전문가들이 2030에게 말하는 취지로 티엔엠미디어(TNM)가 주관하고 삼성전자가 후원한 행사입니다. 대구-부산-대전-광주에 이어 마지막으로 서울 일정이 남았습니다. 이 날은 많은 대학생들이 토크 콘서트를 방청하면서 행사가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정재승 KAIST 교수가 '스마트 시대의 주인이 되자'라는 주제로 첫번째 강연을 했습니다. 정재승 교수는 현재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2001년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를 출간하여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2009년에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차세대 글로벌 리더로 선정되신 분입니다.

콘서트 시작에 앞서 정재승 교수와 토크 콘서트 기자단이 점심식사를 같이 했습니다. 식사가 끝난 뒤에는 정재승 교수 즉석 사인회가 있었으며, 저는 정재승 교수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를 허락해주신 정재승 교수님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효리사랑 : 제가 생각하는 스마트 시대의 단점은 스마트 기기를 주로 젊은 세대들이 이용하지만,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장년 분들에게는 스마트 시대가 생소합니다. 세대간의 정보 격차가 벌어진다는 느낌인데요.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정재승 교수 : 같은 느낌입니다. 당연히 테크놀로지로부터 기기를 잘 못다루는 사람들이 소외 받겠죠. 디지털 디바이드 현상이 당연히 심화 될 것이라고 생각이 되고 걱정이긴 합니다.

한편으로는 스마트 디바이스 특징이 직관적이어서 나이가 드신 분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점점 테크놀로지가 (향상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디바이드가 상대적으로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기대하는 부분도 있고요. 저는 우려스럽긴 합니다만 희망을 걸어볼 필요가 있고, 더 중요한 것은 소셜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고 스마트 디바이스를 잘 쓰는게 스마트 시대를 잘 살아가는 방법은 아니거든요.

사람들이 스마트 시대가 되면서 소셜 인터렉션이 정말 중요하구나. 그리고 예전에는 만나거나, 전화하거나, 혹은 알거나 모르거나, 이렇게 단순한 인간관계가 전부였는데, 다양한 방식의 인간관계를 맺게 되고, 여러층의 인간관계를 맺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세상을 바꾸기도 하고, 뜻을 모아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에 옮기기도 하고, 예전에 없던 현상들이 보이니까 그런 것을 잘 활용하는 사람. 소셜한 능력, 사회적 지능 이런 것들이 정말로 중요한 것을 자각하고 내가 꼭 스마트 디바이스를 안쓰더라도 인간관계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사실은 스마트 시대에 스마트 하게 사는 사람들인 거죠. 저는 이번 기회에 사회적 지능이 사람들 사이에서 중요성을 인정받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거죠. 디바이스의 문제가 아니라.

효리사랑 : 요즘 SNS보면 사람들이 비방하거나 깎아내리는 것에 대하여 일각에서는 SNS를 심의하겠다, 규제하겠다는 그런 반응이 있습니다. 반면 SNS 심의나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SNS 심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정재승 교수 : 당연히 반대하고요. 물론 악영향이 있죠. 이름이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영향받고 피해입을 가능성도 높고, 올바른 문화를 정착시키거나 그런 식의 악플을 일종의 폭력처럼 우리 사회가 간주하는건 나름의 의미가 있을수도 있어요. 그런데 인터넷 문화의 핵심은 익명성과 자유로운 표현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막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그것은 허용해주되 사회적 장치나 자정능력. 사실 학교 교육에서 어떻게 인터넷을 써야 하는지 안가르쳐 주잖아요. 애들이 완전히 무방비 상태에서 거기서 감정 배설을 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고 교육이 필요한 거죠.

어떤 사람들이 SNS를 잘 운영할까?

그동안 블로그와 SNS를 운영하면서 이런 말을 들을때가 있습니다. "블로그 조회수 높이는 방법 있나요?", "트위터 팔로워는 어떻게 늘리나요?"라고 말입니다. 저는 지난 3년 동안 트위터를 운영했지만 팔로워 숫자가 만명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축구를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월드컵때 빼고) 저는 꾸준히 축구를 좋아했기 때문에 축구에 대한 맨션을 집중적으로 올리는것이 저 나름으로서 트위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비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트위터 상에서 활발한 의사소통 관계를 나누면서 축구 정보를 얻게 됩니다.

정재승 교수는 저와 같은 예를 들면서 "여행에 관해서 아주 호사스러운 여행을 하고 돌아온 것을 구구절절 자랑하거나,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드러내거나, 나만의 경험을 공유하려할 때, 사람들은 그 사람을 팔로잉 해야 하는 즐겨찾기 해야 하는 친구로 맺어야 할 정보원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람들은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해서 때로는 위험에 빠질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열심히 자신의 삶을 담아내는 것이죠"라고 말했습니다. 축구장이나 야구장에 입장한 팬들이 SNS에 경기장 현장 사진을 올리는 것이 대표적이죠. 사진을 본 사람은 사진 찍은 사람의 위치가 S석에서 찍은 것인지, 아니면 1루 관중석 밑에서 촬영한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겠지만 SNS 열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한때는 많은 사람들이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이용했고 불과 얼마전까지는 파워블로거 열풍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니홈피와 블로그는 SNS 열풍 속에서 침체되었다는 느낌입니다. 과연 SNS는 롱런할까요? 정재승 교수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미래는 어두울지라도, 3~4년 후의 사람들은 지겨워서 다른 곳을 떠나더라도, 소셜 네트워크 자체에 대한 갈망은 계속 이어지리라 생각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스마트 시대에 촉망받는 리더는 어떤 유형인가?

한국 축구 대표팀을 보면 우리 사회에서 촉망받는 리더의 유형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었을때 당시 주장은 홍명보입니다. 홍명보 카리스마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 기억속에 잊혀지지 못합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이끌어가는 성향입니다. 홍명보가 대표팀을 떠난 이후에도 유상철-이운재-김남일 같은 또 다른 카리스마형 리더들이 존재했습니다. 그 시절에는 어느 분야에서든 카리스마가 강한 분들이 리더로서 인정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 달성 당시에는 박지성이 대표팀 주장을 맡았습니다. 카리스마와는 거리감이 있지만 2년 넘게(2008년 10월~2011년 1월) 대표팀 주장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이유 중에 하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기 때문입니다. 젊은 선수들이 박지성 활약에 힘을 얻으며 실전에서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습니다. 그때 당시에 '쌍용' 이청용-기성용이 등장했었죠. 2011년 아시안컵 이전에는 선수들이 박지성 은퇴를 원치 않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박지성과 계속 뛰어보고 싶었던 것이죠. 박지성 리더십의 또 다른 강점은 선수들과 소통이 활발합니다. 선수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면서 신뢰를 얻게 됐습니다.

[사진=명승은 TNM 공동대표, 정재승 KAIST 교수]

그렇다면 정재승 교수가 말하는 스마트 시대의 리더는 어떤 유형일까요? 우선 "20세기에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굉장히 추앙받는 리더였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카리스마의 정의에 대해서는 "그가 갖고 있는 거부할 수 없는 권위나 인간적 매력 때문에 우리가 따르게 되는 리더십을 카리스마라고 부른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시대를 오히려 들여다 보니 자신의 권력을 다른 사람들에게 분산시키고, 권력 이양을 잘하고, 분산된 리더십을 갖거나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고 잘 소통하고 그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그러한 리더를 훨씬 더 중요한 리더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입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처럼 시대에 맞는 리더 유형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재승 교수는 구성원과 소통하고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리더의 대표적 특징에 대해서 "전혀 상관없는 것을 읽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들의 뇌를 들여다보면 평소에 잘 연결되지 않던, 멀리 떨어져 있는 부위들이 서로 연결되는 경험들을 다른 사람들과 다르긴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들은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내가 지금 하는 것과 상관없고, 내 전공과 동떨어진 것에 대한 정보들을 끊임없이 섭취하거나, 그런 것들이 들어올 수 있는 채널들을 열어놓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면 "그들은 독서를 열심히 하는데 독서의 범위라든가 책의 분야들이 폭 넓고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한다고 치면 내가 팔로잉하는 사람, 결국은 내가 편집한, 내가 디자인한 세상인데 이 안에는 나와 정치적 의견, 관심사, 경제적 위치가 다른 사람의 의견도 다 수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 맞아. 이런것을 내가 평소에 못해봤는데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구나', '지구 반대편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구나', 혁신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받을 수 있는 그런 채널들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 시대에 촉망받는 리더에 대한 결론을 이렇게 내렸습니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않은 세상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이러한 사람들이 스마트 리더라는 것이죠. 전혀 상관없는 것을 연결해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퍼포먼스를 높이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스마트 리더라고 부릅니다. 상관없는 것을 연결하다보니 기발한 제품들도 나옵니다"

이 포스팅은 'SMART 토크 콘서트'의 후원을 받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