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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첼시, 토레스 경쟁자 영입해야 한다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으나 프리미어리그 6위에 그쳤던 첼시의 여름 이적시장 행보가 뜨겁습니다. 시즌 종료 전에 베르더 브레멘(독일)에서 활약했던 마르코 마린을 영입했으며, 2시즌 연속 프랑스 리게 앙 최우수 선수에 선정된 에당 아자르(릴) 영입전에서 사실상 승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자르는 29일 새벽(한국 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 "I'm signing for the champion's league winner.(나는 챔피언스리그 우승팀과 계약한다)"고 첼시 이적을 선언했습니다.

첼시가 아자르 영입을 완료하면 두 명의 공격 옵션을 보강합니다. 그와 동시에 플로랑 말루다, 살로몬 칼루 같은 그동안 기대에 못미쳤던 윙어들이 팀을 떠날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이적시장에서는 팀을 떠나게 된 디디에 드록바 대체자를 영입하거나, 올해 34세에 접어든 프랭크 램퍼드 대체자를 보강하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첼시가 보싱와 기량에 의문을 품을 경우에는 오른쪽 풀백을 추가 영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브리니슬라프 이바노비치가 오른쪽 풀백으로서 맹활약 펼쳤다는 점에서 대형 선수를 데려올지는 의문입니다.

[사진=페르난도 토레스 (C)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지금까지는 램퍼드 대체자가 절실했습니다. 적어도 지난 시즌까지는 램퍼드 이외에는 미드필더진에서 안정된 볼 배급을 자랑하면서 많은 골을 터뜨릴 선수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여름에 루카 모드리치(토트넘) 영입에 이적료 4000만 파운드(약 736억원)를 책정했으나 토트넘 반대로 무산되었죠. 이적시장 마감 종료 직전에 영입한 하울 메이렐레스는 램퍼드와 달리 박스 투 박스에 가깝습니다. 램퍼드 역량이 내림세에 접어들지 모를(과연 체력이 버텨줄지!) 다음 시즌에는 그를 대체할 선수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첼시는 올해 초부터 4-3-3에서 4-2-3-1로 전환했습니다. 후안 마타 또는 메이렐레스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하면서 램퍼드에 비중을 두었던 중앙 공격의 체계가 바뀌었습니다. 다음 시즌에도 4-2-3-1을 구사할 경우에는 마타를 중심으로 중앙 공격을 풀어갈 것이며, 램퍼드-미켈-에시엔-메이렐레스-로메우 같은 다양한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4-3-3 전환시에는 하미레스가 오른쪽 인사이드 미드필더로 뛰게 됩니다. 중앙쪽에서 뛰는 미드필더 선수층이 두껍기 때문에 굳이 램퍼드 대체자를 보강할 필요 없습니다.

첼시는 드록바 대체자이자 토레스 경쟁자를 영입해야 합니다. 토레스의 다음 시즌 부진을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시즌 반 동안 이적료 5000만 파운드(약 919억원) 가치를 충분히 실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다음 시즌 부활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또한 첼시가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4위권을 회복하려면 많은 득점이 필요합니다. 올 시즌 리그 득점 5위(38경기 65골)에 머물렀으며 토레스는 32경기 6골, 드록바는 24경기 5골에 그쳤습니다.

현재까지는 헐크(FC 포르투) 영입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부터 헐크에 영입 관심을 나타냈었죠. 지난 25일 잉글랜드 공영 방송 <BBC>에서는 "헐크가 첼시 이적을 위해 협상에 들어갔다"고 보도했습니다. 물론 헐크 영입이 능사는 아닙니다. 헐크를 데려오기 위해서 천문학적인 이적료 지출이 불가피한 특정도 있지만, 헐크는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전 첼시 감독이 포르투 지휘봉을 잡았던 시절에 최전방 공격수에서 오른쪽 윙 포워드로 전환하면서 기량이 만개했습니다. 첼시의 중앙 공격을 맡으면 오른쪽에서 뛰었을때 처럼 특유의 화력을 과시할지 지켜봐야 합니다.

만약 헐크 영입에 부담을 느끼면 에딘손 카바니(나폴리)로 눈을 돌릴 수 있습니다. 카바니는 2010/11시즌 세리에A 득점 2위(35경기 26골) 2011/12시즌 세리에A 득점 3위(36경기 23골)로 선전했습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첼시전에서는 1골 2도움 기록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끄는 강렬한 임펙트를 과시했습니다.

물론 토레스 경쟁자로서 대형 공격수 영입에 엄청난 이적료를 지출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은 한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 유형의 선수를 보강하면서 오히려 토레스 사기를 떨어뜨릴지 모를 약간의 염려가 있습니다. 토레스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팀 내 입지를 놓고 불만을 토로한 것을 보면(사실 여부 불투명) 붙박이 주전에 욕심이 없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프로 세계에서는 과거에 잘했던 선수라도 현재 못하면 소용없습니다. 첼시로서는 다음 시즌 드록바를 완벽히 대체하면서 팀에 많은 득점을 기여해줄 공격수가 필요합니다. 그 선수가 토레스일지 아니면 다른 선수인지는 앞으로 두고봐야 할 것입니다. FFP(파이낸셜 페어 플레이)룰에 의해서 최전방 공격수 영입에 많은 돈을 지출하기 곤란할 경우에는 다니엘 스터리지 최전방 공격수 전환으로 수습 될 여지가 있습니다. 적어도 토레스 경쟁자가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