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구는 지난 4년 동안 유럽과 세계 축구의 패권을 장악했습니다. 하지만 유로 2012 우승 전망이 어둡습니다. 지금까지 유로 대회 2연패 팀이 없었던 이유도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다비드 비야(FC 바르셀로나)가 부상으로 대회에 불참하면서 최전방 공격 자원이 불안합니다. 그의 전술적 단짝이었던 페르난도 토레스(첼시)가 여전히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스페인의 대표적 단점입니다. 페르난도 요렌테(빌바오) 알바로 네그레도(세비야)는 토레스를 대체하기에는 메이저 대회 경험이 부족합니다.
토레스는 지난달 31일 A매치 한국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자신을 향한 외부의 우려를 어느 정도 극복했습니다. 한국전에 선발 출전한 것은 자신을 유로 2012에서 주전 원톱으로 활용하겠다는 스페인 대표팀 코칭스태프 견해가 없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여전히 토레스가 스페인 대표팀에 필요함을 뜻하죠. 그러나 토레스가 유로 2012에서 부진하면 스페인의 우승 전망은 멀어집니다.
물론 토레스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부진했습니다. 스페인 우승 속에서도 월드컵 본선 7경기 무득점에 그쳤으며 4강 독일전, 결승 네덜란드전에서는 비야와의 원톱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비야는 8강까지 왼쪽 윙어로서 5골을 터뜨렸지만 토레스 대신에 원톱을 맡았던 4강-결승전에서는 골망을 가르지 못했습니다. 당시 스페인의 우승 원동력은 토너먼트 4경기 무실점에 빛나는 단단한 수비 조직력 이었습니다. 흔히 스페인하면 공격축구지만 당시 대회 7경기에서는 8골에 그쳤습니다. 유로 2012에서 우승하려면 2년 전 수비력을 유지하면서 득점력 강화가 절실합니다. 그 중심에 토레스가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토레스 슬럼프는 남아공 월드컵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졌습니다. 월드컵 종료 후 2011년 1월까지 리버풀 공격수로 뛰었을때는 프리미어리그 23경기 9골 2도움 기록했지만 전체적인 경기 내용에 있어서 예년에 비해 폼이 떨어졌습니다. 상대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드는 패턴이 리버풀과 맞대결 펼치는 팀들에게 읽혔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을 소화하면서 비시즌 휴식이 부족했던 이유도 있지만요. 그 이후 첼시에서의 활약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익숙해서 굳이 설명을 안해도 됩니다.
토레스가 유로 2012에서 필요한 것은 터닝 포인트 입니다. 남아공 월드컵부터 시작된 2년 동안의 슬럼프에서 벗어날 때가 됐습니다. 자신의 불운한 행보는 스페인 대표팀에서 시작되었고, 스페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는 또 다른 메이저 대회에서 해소해야 합니다. 유로 2012 맹활약이 자신감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다음 시즌 첼시에서의 경기력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지 모릅니다. 첼시가 중앙과 오른쪽 측면 공격을 담당하는 헐크(FC 포르투) 영입을 앞둔 상황속에서 다음 시즌에 얼마나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지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길고 길었던 부진이 유로 2012에서 계속되면 스페인 대표팀 향후 입지가 어려워질 것이 분명합니다. 똑같은 사례는 아니지만 라울 곤잘레스(알 사드)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스페인 대표팀에서 자취를 감췄죠. 만약 토레스가 유로 2012에서 못할 경우 스페인은 그 이후의 대표팀 경기에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빛낼 새로운 원톱을 키울지 모릅니다. 요렌테와 네그레도, 제3의 인물이 원톱 경쟁을 펼치겠죠.
토레스는 유로 2012에서 엄청난 열의를 보여줘야 합니다. 기나긴 경기력 저하에서 벗어나려면 열심히 뛰겠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강인한 근성이 없으면 최고의 기술력을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스페인 원톱으로서 상대팀 집중 견제를 받을 것이 분명하며 이를 극복하려면 열정적인 자세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없으면 상대 수비를 제치기 어렵습니다. 예년에 비해 대표팀 입지가 불안하다는 점에서 설렁설렁 경기에 임해서는 안됩니다. 남아공 월드컵 대회 도중 경기력 부진으로 비야와의 경쟁에서 밀린 것을 유로 2012에서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