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에버턴과의 홈 경기에서 4:4로 비겼습니다. 지난해 10월 23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전 1-6 대패 이후 올드 트래포드에서 6개월 만에 대량 실점을 범했습니다. 후반 24분 웨인 루니의 골로 4:2로 앞서면서 승리에 근접했지만 후반 38분 니키카 옐라비치, 후반 40분 스티븐 피에나르에게 골을 허용하면서 승점 1점 획득에 그쳤습니다. 에버턴전 무승부보다도 4실점이 의외입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 7경기 1실점의 짠물 수비를 과시했지만 에버턴전에서 총체적인 수비 불안에 시달렸습니다.

[사진=에버턴전 4-4 무승부를 발표한 맨유 공식 홈페이지 (C) manutd.com]

맨유 4실점 살펴보기

1. 전반 33분 : 히버트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가 옐라비치 헤딩골로 이어졌습니다. 이때 나니가 히버트를 느슨하게 마크했으며 그 이전에는 에브라가 깁슨을 따라붙었으나 볼을 차단하지 못했습니다. 에브라가 나니보다 약간 안쪽에서 자리를 잡았죠. 위치선정이 잘못됐습니다. 히버트 크로스는 반대편으로 향했는데 하파엘이 옐라비치와의 공중볼 경합에서 밀렸습니다. 173cm 하파엘이 187cm 옐라비치를 높이에서 이기는 것이 무리였음을 감안하면, 왼쪽에서 히버트에게 크로스를 내주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2. 후반 22분 : 이번에도 히버트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가 에버턴 골로 이어졌습니다. 나니가 또 히버트를 놓쳤지만 에브라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나니보다 안쪽에서 자리 잡았죠. 볼을 잡았던 맥파든을 따라가봤지만 상대 선수는 오른쪽에서 오버래핑을 시도했던 히버트에게 패스를 연결하면서 크로스로 이어졌습니다. 박스 중앙으로 날아간 볼은 피에나르 오른발 골로 마무리 됐습니다. 에반스가 피에나르를 끈질기게 막지 못한 것이 실점의 또 다른 화근입니다.

3. 후반 37분 : 네빌의 롱패스가 문전에서 펠라이니와 맨유 수비수의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볼이 굴절됐습니다. 가까이에 있던 옐라비치가 오른발 골을 터뜨렸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나니가 네빌을 악착같이 막을 생각을 안했습니다. 맨유가 4:2로 앞서면서 승리가 굳어진 듯한 분위기 때문인지 압박이 약했습니다. 한마디로 방심했죠. 하파엘은 옐라비치까지 놓쳤습니다.

4. 후반 40분 : 네빌의 왼쪽 측면 스루패스가 펠라이니의 횡패스, 피에나르의 문전 침투에 이은 오른발 동점골로 이어졌습니다. 맨유 선수들의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에버턴의 유기적인 패스 워크에 당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하파엘은 피에나르 마크에 실패했습니다. 박스 바깥에서 피에나르를 따라붙기 시작했지만, 펠라이니가 볼을 터치했던 상황에서 피에나르 움직임을 놓쳤습니다. 볼을 잡았던 펠라이니에게 시선이 빼앗겼죠.

맨유 4실점, 측면 수비에서 허점 나타냈다

맨유의 4실점을 돌아보면 측면 수비에서 허점이 나타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좌우 풀백을 맡았던 에브라-하파엘 수비력이 안좋았습니다. 에브라는 평소와 달리 수비시의 위치선정이 좋지 못했고 하파엘은 측면 수비수로서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불안한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왼쪽 윙어 나니는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1골 2도움의 공격력과 대조된 수비력이며 여전히 수비에 약한 단점을 나타냈습니다. 출전이 불발된 애슐리 영도 나니와 더불어 수비적인 역량이 발달된 선수는 아니지만요.

그런 맨유의 다음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5월 1일 새벽 4시 맨시티 원정입니다. 두 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여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경기죠. 맨유의 에버턴전 4실점은 맨시티에게 좋은 공략법이 됐습니다. 지역 라이벌을 누를 해법을 모색하게 됐죠. 어쩌면 맨시티는 맨유의 측면 수비 불안을 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스리-실바를 좌우 윙어로 배치하면서 에브라-하파엘 수비 뒷 공간을 뚫는데 주력할 것이며, 측면 옵션은 중앙쪽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띄우면서 헤딩골을 유도할 것입니다. 최전방에는 제공권이 좋은 제코를 배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측면 선수들의 공중볼을 받아내면서 맨유가 비디치 없는 약점을 노리기 위해서 말입니다.(하지만 제코보다는 아궤로 원톱 출전 가능성이 더 높은 것 같습니다.)

맨유는 6개월전 맨시티에게 1-6으로 대패했습니다. 여러가지 패배 원인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 실바 봉쇄에 실패한 것이 치욕의 화근입니다. 이번에도 실바를 막지 못하면 맨시티전 전망이 어렵습니다. 실바는 오른쪽 윙어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맨유는 왼쪽 윙어의 수비적인 역량이 중요합니다. 박지성 선발 출전이 필요하지만 최근 7경기 연속 결장으로 실전 감각이 떨어졌을지 모릅니다. 맨유의 왼쪽 측면을 누가 맡을지 주목됩니다.

또한 맨유의 에버턴전 4:4 무승부는 퍼거슨 감독의 교체 작전이 실패한 댓가입니다. 후반 중반에 4:2로 앞섰을 때 수비를 강화하는 교체 작전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후반 41분 존스(교체 아웃 : 스콜스) 후반 44분 에르난데스(교체 아웃 : 발렌시아) 투입에 그쳤으며 타이밍까지 늦었습니다. 4:2 이후에 하파엘을 대신해서 존스, 나니 대체 선수로서 박지성이 출전했어야 합니다. 스콜스는 체력적 배려 차원에서 긱스로 바꾸는게 좋았죠. 다음 경기가 맨체스터 더비라는 점에서 주력 선수의 체력 안배는 꼭 필요했습니다.

맨유vs맨시티, 이제는 승점 3점차

한때는 맨유가 맨시티를 승점 8점 차이로 따돌리고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사실상 확정되는 듯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두 팀의 승점 차이가 3점으로 좁혔습니다. 맨시티가 최근 '테베스 효과'를 누리면서 기운을 얻은 사이에 맨유는 위건전에서 0-1로 패했고 에버턴에게 4-4로 비겼습니다. 현재 맨유는 승점 83점, 맨시티는 80점입니다. 골득실에서는 맨시티가 6골 앞섰습니다.

만약 맨시티가 맨유를 이길 경우 프리미어리그 1위를 되찾습니다. 남은 2경기마저 이기면 역전 우승이 가능합니다. 맨유가 이제는 분발해야 합니다. 에버턴전 4실점만을 놓고보면 맨시티에게 덜미를 잡힐 여지가 있습니다. 맨체스터 더비에서 또 수비력 약점을 드러내면 맨시티 전망이 밝다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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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원사랑 2012.04.23 11: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맨체스터 더비가 진정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결정짓는 무대가 되겠네요..
    수성을 노리는 맨유와 변화를 노리는 맨시티의 대결이 기대됩니다.

  2. astar 2012.04.23 1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제 경기를 보았는데요, 효리사랑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4대2로 이기고 있었을 때에 수비를 강화시키는 교체가 필요했습니다. 하파엘과 나니를 빼고 존스와 박지성을 넣을 타이밍이 었는데...
    어제 무승부(분위기상으로는 패배)는 퍼거슨의 교체작전 의 실패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3. Mr.Crack 2012.04.23 1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트랙백 걸고가요 ㅋ
    확실히 맨체스터 더비는 승리의 갈림길이죠 ㅋ

  4. 현군 2012.04.23 15: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맨유 감독도 나이를 피해가지못하는 경기감각의 둔화로 느꼈습니다 나름 꼼수를 부려야할 라운드였음을 감독도 알았을텐데 전반전 경리력에 대한 헤어드라이기를 돌렸음에도 후반전 미미한 경기력,, 이젠 그 헤어드라이기도 너무 오래되어 가끔 열기가 고장이 나는듯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