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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EPL 3위 토트넘, 빅4 재진입 성공할까?

 

토트넘 3위 질주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2011/1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박싱데이 매치가 끝난 가운데 12승2무3패(승점 38)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8일 노리치 시티전에서 2-0 승리를 거두면서 4위 첼시를 승점 4점 차이로 따돌렸습니다. 아직 1경기 덜 치른 상황에서 당분간 3위를 계속 지킬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중상위권 내지는 중위권 이미지가 짙었지만 2009/10시즌 빅4 진입에 성공했으며, 지난 시즌에는 5위로 밀렸지만, 올 시즌 박싱데이 매치까지 3위를 달렸습니다.

그런 토트넘은 시즌 초반까지 빅6 중에서 가장 고전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8월 2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원정에서 0-3으로 패했고, 8월 28일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홈 경기에서는 1-5 대패를 당했습니다. 맨체스터 두 팀에게 제대로 힘을 못쓰면서 빅4 재진입 전망이 어두웠습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맨시티로부터 엠마뉘엘 아데바요르를 임대했지만 막판에 피터 크라우치를 스토크 시티에 내줬습니다.

[사진=노리치 시티전 2-0 승리를 발표한 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C) tottenhamhotspur.com]

하지만 여름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웨스트햄 미드필더였던 스콧 파커를 영입했고, 첼시의 끈질긴 구애를 받았던 루카 모드리치 잔류에 성공하면서 팀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습니다. 모드리치-파커 중원 조합의 완성으로 공수 밸런스가 잡히면서 9월 이후 15경기에서 12승2무1패(승점 38)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맨유-맨시티가 올렸던 11승3무1패(승점 36)보다 근소하게 앞선 수치입니다. 모든 팀들의 8월 전적을 제외하면 토트넘이 가장 높은 성적을 올렸습니다.

빅4 재진입 성공의 관건은 앞날의 일정이 만만치 않습니다. 내년 3월까지 일정은 이렇습니다.

1월 : 1일 스완지(원정)-4일 웨스트 브로미치(홈)-12일 에버턴(홈)-15일 울버햄턴(홈)-22일 맨시티(원정)
2월 : 1일 위건(홈)-7일 리버풀(원정)-12일 뉴캐슬(홈)-26일 아스널(원정)
3월 : 4일 맨유(홈)-11일 에버턴(원정)-18일 스토크 시티(홈)-25일 첼시(원정)-31일 스완지(원정)

토트넘은 맨시티 원정 이전까지 일정이 무난합니다. 그 중에는 홈 경기 3연전이 포함 됐으며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으려고 할 것입니다. 맨시티전부터 3월 25일 첼시 원정까지 올 시즌 최대의 고비를 맞이할 전망입니다. 빅6팀들을 모두 상대하기 때문이죠. 맨유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원정에서 싸워야 하는 불리함을 안고 있습니다. 특히 맨시티는 올 시즌 리그 홈 경기 9전 9승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리버풀전과 아스널전 사이에는 '한때 3위였던' 7위 뉴캐슬전이 편성 됐습니다. 험난한 일정을 이겨내지 못하면 빅4 재진입이 위태롭습니다.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는 모드리치 잔류에 다시 한 번 안간힘을 다해야 합니다. 지난 여름에 모드리치를 지키는데 성공했지만 토트넘에서 오랫동안 뛸지는 의문입니다. 첼시의 막강한 공세가 예상됩니다. 모드리치를 영입하려는 첼시는 후안 마타를 제외하면 경기를 풀어줄 적임자가 없습니다. 허리쪽에서 프랭크 램퍼드의 팀 내 입지가 좁아진데다 경기력 기복이 심해졌습니다. 첼시가 빅4를 지키려면 플레이메이커가 필요합니다. 만약 모드리치를 영입할 의사가 있다면 토트넘에게 지불할 이적료, 그리고 모드리치의 마음이 향후 거취를 결정지을 것입니다.

효율적인 승점 관리를 위해서는 득점력 강화가 필요합니다. 17경기 19실점의 튼튼한 수비 조직력과 달리, 리그 최다 득점 4위(34골)의 기록 향상이 요구됩니다. 3위 첼시(36골)에게 2골 밀렸습니다. 표면적으로 문제 없는 수치지만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면 많은 골이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4-2-3-1로 전환하면서 모드리치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렸지만, 모드리치는 올 시즌 1골에 그친데다 전형적인 미들라이커가 아닙니다. 원톱 아데바요르, 좌우 날개를 맡는 베일-판 데르 파르트 같은 공격 옵션들의 꾸준한 득점력이 중요하게 됐죠.

토트넘의 시즌 후반기 강점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차출 손해가 없습니다. 아데바요르(토고) 스티븐 피에나르(남아공) 베누아 아수-에코토, 세바스티앙 바쏭(이상 카메룬)이 속한 국가들이 네이션스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앞으로 험난한 일정에 직면할 토트넘에게 행운입니다. 맨시티처럼 야야 투레-콜로 투레(이상 코트디부아르) 공백을 고민할 필요가 없죠. 또 유로파리그에서 조기 탈락하면서 시즌 후반기 일정이 타이트하지 않습니다. FA컵에 올인하지 않으면 주력 선수들의 피로 누적과 체력 저하 부담을 조금 덜을 수 있죠. 물론 주력 선수들의 부상은 조심해야 합니다.

또 다른 변수는 리그 4~6위를 기록중인 첼시-아스널-리버풀의 향후 행보 입니다. 특히 첼시와 아스널은 시즌 후반기 UEFA 챔피언스리그 일정까지 병행합니다. FA컵 우승까지 목표로 할지 모르죠. 토트넘과 달리 프리미어리그에 전념할 여유가 없습니다. 리버풀은 루이스 수아레스가 2차례 출전 정지 징계(총 9경기. 그러나 항소 남았음) 공백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토트넘이 시즌 후반기에 주춤해도 첼시-아스널-리버풀이 동시에 미끄러지면 4위권 이내의 성적을 올릴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