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에게 '연말에 글이 뜸해졌어요'라고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평소에는 하루에 1~2개 글을 올렸지만 12월에는 줄었죠. 어제는 글을 발행하지 않았습니다. 이번달에는 휴식을 취하는 방향으로 결정했습니다. 2011년은 시행착오의 연속이라서 쉬는 타이밍이 필요했습니다. 2012년에는 2011년보다 더 바쁠 가능성이 충분해서(블로그라기 보다는 저의 일상 자체가), 지금 재충전하지 않으면 앞으로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연말에는 실컷 게임하고, 독서하면서, 시사 이슈에 빠지면서 저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이하게도 매년 연말에는 유독 글을 쓰고 싶지 않더군요.
2. 2011년에는 2010년보다 블로그를 하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효리사랑은 몰락한 블로거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죠. 올해 하반기에는 글 작성 횟수를 늘리면서 오히려 건강이 안좋아지고 말았습니다. 구체적인 건강 문제는 밝힐 수 없지만 한때 엠뷸런스에 실려갈 정도로 안좋았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전업 블로거로 활동하면서 오랫동안 의자에 앉아있고 운동을 안했으니, 그 습관이 건강 악화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한달전보다 체중 5kg 감소하면서 운동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헬스보다는 걷는 운동으로 말입니다.
3. 스트레스도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 같아요.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포스팅을 했다면 건강 문제는 없었을지 모릅니다. 블로그에 임하는 마음이 가벼웠다면 더 좋았을거에요. 흥미를 통해서 블로그 재미를 익히는 것도 좋지만, 블로그 스트레스에 연연하지 않는게 좋다는 것을 2011년에 깨달았네요. 제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블로그에 많은 것을 기대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블로그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었는데 말이죠.
[사진=제가 쓴 글씨는 아니지만...]
4. 2011년에는 안좋았던 일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가장 크게 실망한 것은 사람들이 파워블로거를 비난하는 현실이죠. 불과 2~3년전까지는 저의 꿈이 파워블로거 였습니다. 그동안 No.1 파워블로거가 되기 위해(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다했으나, 오히려 사람들이 파워블로거를 욕하는 충격은 특히 여름에 심했습니다.
2010년까지는 블로거들이 많은 인정을 받았잖아요. 그런데 그게 무너지니까 꿈이 무너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와 가까운 사람도 '이제는 블로그 그만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걱정하시더군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파워블로거가 꿈이자 3년 동안 전업 블로거였던 저에게는 슬럼프가 찾아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동기부여가 사라졌으니.
5. 2012년에는 제가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효리사랑 블로그가 아닌 저의 활동 범위를 놓고 보면 아마도 축구 글이 줄어들고 타분야 글이 늘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확신할 수 없지만요. 이제는 블로그 그 이상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움직여야 할 것 같습니다. 저의 인생에 변화가 있어야 함을 느꼈습니다. 10년 뒤, 20년 뒤 활발하게 블로그 활동한다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저의 인생에서 블로그가 첫번째 성공이었다면, 이제는 두번째 성공을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6. 그런데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습니다. 취업을 하기에는 조금 늦은 나이가 되어버린 것.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29세 입니다. 직장에서 인턴 생활을 하기에는 나이가 걸림돌 입니다. 군대를 1년 늦게 입대하면서 나이 때문에 힘들었던 시절이 기억납니다. 그렇다고 스펙이 좋은 것도 아니고요.(언론에서 활동하기가 힘들다는. 반면 블로그 경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습니다.) 아마도 취업을 하고 싶다면 경력을 인정받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편으로는 20대라는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갔습니다. 저 스스로 29세라는게 매우 믿겨지지 않아요. 20대 초반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7. 저에게는 10년전에 이러한 꿈이 있었습니다. '28세가 되면 사업가로서 성공하면서, 결혼하는, 아름다운 인생'. 올해 나이는 28세지만, 만으로는 올해 27세이며, 내년이면 만28세 입니다.(한국식 나이는 29세).
아직까지는 세 가지 꿈을 이루지 못했네요. 사업 경력이 없고, 아직 여자 친구가 없으며(또는 누나), 아름다운 인생이라고 하기에는 건강이 좀 아쉽죠. 2012년에는 1~2개라도 이루고 싶어요. 만약 사업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업이 힘들다면 누군가와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이제는 새출발 해야 할 것 같아요. 저의 인생에서 변화가 필요함을 느낍니다. 저는 지금의 삶에 만족하지 않으니까요. 아프니까 청춘입니다.
[사진=2010년 4월 어느날. 무터킨더님에게 받았던 메시지]
8. 2011년 다음 뷰 블로거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셨던 무터킨더님을 축하합니다. 2010년 4월 어느날 무터킨더님과 만났던 생각이 납니다.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블로거분이 2011년 다음 뷰 블로거 대상을 받으셨습니다. 그동안 한국 교육에 대해서 안좋은 마음을 느꼈기 때문인지, 무터킨더님의 포스팅을 보면서 마음속의 위로를 느꼈습니다. 저는 전년도 블로거 대상 수상자라서 올해는 후보에 없었지만, 이렇게 기쁜 블로거 대상은 작년에 이어 두번째 였습니다. 이미 트위터를 통해서 전했지만, 효리사랑은 무터킨더님의 수상을 매우 축하합니다...^^
[사진=법륜스님]
9. 오늘날의 효리사랑 블로그를 있게 해주셨던 법륜 스님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12월 5일, 저에게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법륜스님의 100번째 희망세상 만들기 강연회를 듣기 위해서 안양을 찾았습니다. 법륜스님은 지난해 다음 뷰 블로거 대상에서 저를 대상으로 뽑아주셨던 분입니다. 심사위원장을 맡으셨죠.
항상 법륜스님에게 언젠가 직접가서 감사의 표현을 하고 싶었습니다. 2~3개월전부터 청춘콘서트를 알게 되면서 법륜 스님의 근황을 알게 됐습니다. 언젠가 법륜스님을 직접 만나고 싶었는데, 지난 5일 안양시청에서 강연회가 있어서 법륜스님과의 만남이 성사 됐습니다.
법륜스님은 여전히 효리사랑을 기억하고 있으셨습니다. 저를 반갑게 맞이하셨어요. 제가 불교 신자가 아니라서 합장 자세가 어설프긴 했지만(저의 목에 걸었던 DSLR 카메라가 불편했던...ㅡ.ㅡ) 법륜 스님의 환한 미소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법륜 스님 뿐만 아니라 강연회를 도와주시는 분들도 저를 알고 계셨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12월 5일, 정말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법륜스님과의 만남을 도와주셨던 희망플래너님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12월 5일. 법륜 스님 강연회를 들으면서 좋은 구절을 수첩에 적었는데 주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정치권이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모른다"
"정치를 하는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정치의 목적은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정치를 한다. 정치를 하는지를 집중하는게 필요하다. 사람들이 어떤 부분을 고민하는지 알아야 한다"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화와 통일이 중요하다"
"종교계에서 극락 가자, 천국 가자고 하지만 (문제 해결이) 잘 안된다. 사람들이 겪고 있는 고뇌를 듣고 그 문제를 우리가 이렇게 풀어주자. 종교인들이 생활에 밀착해야 한다"
"자살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마음이 여리고 불안하다. 우울증이 일어나고, 어느 순간에는 자살을 하게 된다. 연약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라도 환경이 달라지면 자살이 줄어들 것"
10. 2011년에는 개인적으로 그렇고, 한국 축구도 그랬고, 우리나라에 안좋은 일들이 많았습니다. 2012년을 비롯한 미래에는 좋은 일들이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2011년은 저의 인생에서 떠올리기 싫은 한 해 였습니다. 불과 1년전까지는 한 가지 목표를 위해서 열심히 했습니다. 물론 그 꿈은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니까 이제는 더 큰 꿈과 목표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2년은 한국 나이 기준으로 마지막 20대 입니다. 다시 도전하는 입장이 됐습니다. 사업을 할지 아니면 취업을 선택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의 틀에서 벗어날 때가 됐습니다.
너무 먼 이야기지만, 어쩌면 바쁜 일상 때문에 왕성하게 블로그 활동하기 어려운 시기가 찾아올지 모릅니다. 어떤 사람은 '옛날보다 필력이 약해졌어요', '글이 엉망이에요'라고 표현하겠죠. 축구가 아닌 다른 주제의 포스팅이 활발히 올라올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런 날이 찾아오면 효리사랑이 다른 분야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업블로거에서 벗어나면 무슨 일을 할지 저도 잘 모르니까요. 그래도 블로그는 오랫동안 운영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