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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첼시의 토트넘전, 승점 1점에 만족하다

 

첼시가 23일 토트넘 원정에서 1:1로 비겼습니다. 전반 8분 엠마뉘엘 아데바요르에게 선제골을 허용했고 전반 23분 다니엘 스터리지가 동점골을 넣었지만 역전에 실패했습니다. 스터리지의 동점골 과정도 운이 좋았죠. 애슐리 콜이 왼쪽 측면에서 디디에 드록바에게 패스를 받았을 때 볼이 오른손에 맞았습니다. 하워드 웹 주심은 핸드볼 파울의 고의성이 없었다고 판단하며 휘슬을 불지 않았지만 주심 성향에 따라 오심으로 바라봤겠죠.(굳이 오심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님) 토트넘에게는 아쉬웠던, 첼시에게는 최악의 결과를 면했던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첼시의 무승부는 비교적 선방했습니다. 전반 32분 브리니슬라프 이바노비치가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 전반 47분 존 오비 미켈이 사타구니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전반전에만 2명의 조커(파울로 페레이라, 오리올 로메우)를 쓰고 말았습니다. 특히 이바노비치가 교체되면서 페레이라가 오른쪽 풀백을 맡았고, 조세 보싱와가 센터백으로 이동하면서 존 테리의 수비 부담이 가중됐습니다. 테리는 최근 인종차별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자 이날 경기에서 토트넘팬들의 거센 야유를 받았습니다. 힘든 악조건 속에서도 빈틈없는 수비력을 과시하며 주장 노릇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사진=토트넘전 1-1 무승부를 발표한 첼시 공식 홈페이지 (C) chelseafc.com]

하지만 첼시는 뒷심이 부족했습니다. 후반 31분 드록바를 빼고 페르난도 토레스를 교체 투입했지만 오히려 토트넘에게 경기 주도권을 빼앗겼습니다. 첼시 선수들이 수비 지역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죠. 토레스 투입이 결코 나빴던 것은 아닙니다. 홈팀 토트넘 입장에서는 1:1 상황에서 공격적인 승부수를 띄우면서 첼시 진영을 공략하는데 집중할 것입니다.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은 토트넘 선수들이 앞선으로 올라오는 틈을 노리기 위해, 문전 침투 능력이 있는 토레스 카드를 꺼냈죠. 그러나 첼시는 드록바처럼 최전방에서 연계 플레이와 몸싸움에 적극적이었던 공격 옵션을 포기하면서 오히려 팀 공격 밸런스가 깨졌습니다.

첼시는 골 결정력까지 불안했습니다. 슈팅 22개 중에 단 1개의 골이 들어갔을 뿐입니다. 그 1개도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애슐리 콜 오른손이 볼에 맞은 뒤에 스터리지에게 볼이 향했죠. 유효 슈팅도 7개 였습니다. 특히 하미레스는 슈팅 5개를 날렸으나 유효 슈팅 1개를 빼고 정확도가 불안했습니다. 두 시즌째 첼시의 주전으로 활약중이지만 슈팅의 날카로움을 키우지 못하면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롱런할지 의문입니다. 토트넘 골키퍼 브레드 프리델의 슈퍼 세이브 6개를 무시하지 않을 수 없지만, 첼시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에서 번번이 기회를 놓쳤습니다.

만약 프랭크 램퍼드 나이가 젊었다면 첼시에게 유리한 경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울 메이렐레스(첼시, 46/54개, 패스 정확도 : 85.2%) 루카 모드리치(토트넘, 55/64개, 패스 정확도 : 85.9%)의 패스 정확도는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하미레스는 패스 23개에 그쳤죠.(패스 미스 4개) 메이렐레스에 비하면 궂은 일이 많았지만 공격을 풀어가는 기질이 부족했습니다. 메이렐레스를 오른쪽 인사이드 미드필더에 배치하고 '젊은 램퍼드'가 왼쪽 인사이드 미드필더로 활약했다면 더 좋았을 경기였죠. 현실은 램퍼드가 결장했습니다. 박싱데이에 따른 로테이션임을 감안해도 빌라스-보아스 감독 부임 이후 빅 경기에서 출전 시간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미켈의 부상도 불운했습니다. 최근 로메우와의 주전 경쟁에서 사실상 밀리면서 토트넘전을 통해 명예회복을 노렸습니다. 부상 당하기 이전까지는 잘했습니다. 모드리치 봉쇄에 성공하면서(모드리치의 폼은 미켈이 없었던 후반전에 더 좋았죠.) 첼시 포백을 보호하는 활약을 펼치면서 수비 안정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볼 배급도 전체적으로 나빴던 편은 아니었죠. 그러나 부상으로 빛이 바랬습니다.

첼시의 토트넘전 무승부가 뼈아팠던 이유는 2011/12시즌 같은 런던 연고 팀들에게 단 1승도 얻지 못했습니다. 10월 23일 퀸스 파크 레인저스전 0-1 패배, 10월 29일 아스널전 3-5 패배를 당했으며 이번에는 토트넘 원정에서 1-1로 비겼습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보장받으려면 '승점 관리'를 잘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오는 26일 저녁 10시(이하 한국시간)에는 '또 다른 런던 클럽' 풀럼과 격돌합니다. 이바노비치-미켈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하미레스의 경고가 누적되었고, 주력 선수들이 잦은 경기 출전으로 지친 상황에서 풀럼전 승리를 장담 못합니다. 그나마 경기 장소가 스탬포드 브릿지라서 다행입니다.

이로써, 첼시는 토트넘에게 비기면서 승점 1점 획득에 그쳤습니다. 10승3무4패로 승점 33점을 기록하면서 3위 토트넘(11승2무3패, 승점 35)을 4위로 밀어내는데 실패했습니다. 1위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 차이가 11점으로 벌어지면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전망이 어둡게 됐습니다. 토트넘을 이기지 못한 것이 아쉬웠죠. 두 팀의 무승부로 웃는쪽은 맨체스터 두 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