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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전북, K리그 챔피언결정전이 남아있다

 

많은 축구팬들이 바랬던 전북의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경기 내용에서 알사드를 압도했고, 후반 종료 직전에는 상대팀의 고의적인 시간 끌기에 개의치 않고 이승현이 동점골이 터뜨렸으며, 연장전을 포함한 120분 혈투를 펼치면서 아시아 챔피언을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끝내 승부차기 불운에 빠지면서 우승에 실패했지만, 알사드보다 더 많은 공격 기회를 얻었고 상대팀 선수들보다 더 많이 뛰었죠.

[사진=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 메인에 등장했던 전북 선수들 (C) fifa.com]

하지만 전북은 알사드 골문을 흔드는 임펙트가 부족했습니다. 특히 골 결정력이 불안했습니다. 평소처럼 공격 위주의 경기를 펼쳤지만 승리의 정점을 찍어줄 골운이 따르지 못했습니다. 결승전 같은 단판 승부에서는 1골의 값어치가 큽니다. 이동국 부상 공백이 아쉬웠던 이유입니다. 원톱으로 선발 출전했던 정성훈은 4강 알 이티하드전에서 맹활약 펼쳤던 기세를 알사드전에서 이어갈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알사드전에서는 주변 선수와의 연계 플레이가 미흡했고 골 결정력까지 좋지 않았습니다. 또한 서정진의 경험 부족이 아쉬웠습니다. 동료 선수와 끊임없이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원톱과 공존해야 하는데 상대 수비에게 읽히는 무리한 돌파 때문에 팀 공격이 끊어졌죠.

이 같은 문제점은 11월 30일, 12월 4일에 진행되는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수정해야 합니다. 아시아 챔피언 도전이 실패로 끝났지만 2011시즌은 종료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알사드전 후유증이 K리그 챔피언결정전까지 영향을 끼치면 올 시즌 무관에 빠질지 모릅니다. 올해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는 공격 지향적인 축구로 여론의 인기를 모았고, 불과 하루 전까지 K리그와 아시아 무대를 동시에 제패할 포스를 발휘했고, 세계 무대에 결코 뒤지지 않을 전북만의 축구를 2011년 내내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마저 인연이 없다면 올해 열심히했던 노력을 화려한 성과로 보상받기 어려워집니다.

전북은 의심의 여지 없는 K리그 우승 후보 No.1 입니다. 지난 시즌까지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를 했던 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했습니다. 그 이전이었던 2007년에는 정규리그 5위 포항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당시 1위 성남을 제압하고 K리그를 우승했지만, K리그 챔피언십이 2008년부터 3~4일에 1경기 간격으로 치러지면서 정규리그 1위팀이 체력적으로 유리하게 됐습니다. 전북이 챔피언스리그 우승 실패의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날 시간은 충분하며, K리그 2~6위 팀들의 체력 부담이 앞으로 커질 것입니다.

그러나 이동국의 몸이 좋지 않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동국은 알사드전에서 왼쪽 종아리 근육 부상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50분 뛰었습니다. 노장 선수가 영건에 비해 컨디션 회복 속도가 늦다는 점을 고려하면 챔피언결정전에서 평소의 활약을 유감없이 발휘할지 의문입니다. 정성훈-로브렉-김동찬 같은 백업 공격수들이 공백을 메울 수 있지만, 이동국이 없는 전북의 공격은 앙꼬 없는 찐빵과 같습니다. 올 시즌 K리그 최다 공격 포인트(16골 15도움)을 달성했던 전북 20번 선수의 빈 자리를 메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전북 선수들은 K리그 우승을 위해 모든 선수들이 서로 힘을 모아야 합니다. 알사드전에서는 몇몇 상황에서 팀 플레이가 부족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단합하려는 노력이 요구됩니다. 아시아 챔피언의 꿈은 날아갔지만 우승 트로피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것보다는 마지막 남은 성과를 달성하려는 의욕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조급할 것은 없습니다. 4만 관중이 지켜봤던 챔피언결정전 결승전을 치렀던 경험이라면 K리그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는 마음이 무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닥공을 위해서 K리그 우승이 필요합니다. 2011년 전북은 K리그 정상 고지에 올랐던 2009년 전북보다 더 강합니다. 우승 트로피 없이 시즌을 마치면 닥공의 우수함을 뒷받침할 결과물이 부족합니다. 닥공은 축구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경기 스타일입니다. 전북이 우승하면 경기장에서 열렬히 응원했던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게 됩니다. 또 다른 팀들은 전북의 닥공에 자극받으며 경기력 향상을 고민하고 보완하며 실행하겠죠. 모든 팀들이 공격 축구를 할 수 없지만 전북처럼 매력적인 경기를 펼치는 팀들이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북은 올 시즌 정규리그 1위에 걸맞는 최상의 경기력을 거듭하며 우승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닥공'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K리그 으뜸의 경기력을 발휘했습니다. 알사드전 패배가 쉽게 잊혀지지 않겠지만 이제는 또 하나의 거대한 목표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전북의 닥공은 현재 진행형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