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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박지성vs지동원, 코리안 더비 '빅뱅'

 

이번 주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의 최대 관심사는 코리안 더비 성사 여부 입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 지동원(선덜랜드)이 동시간대에 올드 트래포드에서 한국인 선수끼리 맞대결 펼칠지 기대됩니다. 두 선수 모두 시즌 2호골에 도전하며 팀 승리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을 것입니다. 11라운드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아스널의 리그 4연승,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독주, 첼시의 연패 탈출 여부 입니다. 이번 라운드 10경기 중에서 주목할 만한 4경기를 꼽았습니다.

[사진=박지성vs지동원 (C) 유럽축구연맹, 선덜랜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uefa.com / safc.com)]

1. 박지성vs지동원 맞대결 가능성은?(6일 오전 0시, 맨유vs선덜랜드)

맨유와 선덜랜드에게 매우 중요한 경기 입니다. 퍼거슨 감독의 맨유 사령탑 취임 25주년 경기지만 선덜랜드는 14위 부진(2승4무4패)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만약 선덜랜드가 승리하지 못하면 브루스 감독이 경질 압박을 받을 수 있으며, 맨유가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하면 퍼거슨 감독의 입장이 난처할지 모릅니다. 통계상으로는 맨유가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선덜랜드를 상대로 프리미어리그 18경기 연속 무패(13승5무)를 달성했으며 올드 트래포드에서 패한 전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루니-박지성의 포지션 전환을 시도할 정도로 중앙 미드필더가 취약하며, 1주일에 2경기씩 뛰었던 체력적인 어려움은 선덜랜드에게 기회입니다.

박지성과 지동원은 후반전에 맞대결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선덜랜드는 맨유 원정에서 수비 위주의 경기를 할 것이며, 만약 맨유와 대등한 접전을 펼치면 후반 중반에 지동원을 투입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맨유에게 일방적으로 밀리거나, 세세뇽-벤트너 같은 공격수들이 분전하면 지동원 투입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맨유는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출격이 예상됩니다. 안데르손이 3일 오텔룰 갈리티전에서 79분 뛰었고, 캐릭-클레버리-플래처 같은 부상자 또는 경기력이 떨어진 선수의 선발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박지성이 경기에 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8일 동안 3경기 뛰면서 선덜랜드전에 풀타임으로 나설지 의문입니다. 그럼에도 맨유 미드필더진에서는 박지성의 활기찬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2. 박주영, EPL 첫 출전 기회올까?(6일 오전 0시, 아스널vs웨스트 브로미치)

아스널은 지난 주말 첼시 원정에서 5-3으로 승리하면서 시즌 초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습니다. 11라운드에서는 웨스트 브로미치를 상대로 홈에서 리그 4연승에 도전합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웨스트 브로미치에게 리그 첫 패배를 당했습니다.(2-3) 후반 30분 이전까지 0-3으로 끌려다닐 정도로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죠. 나스리(현 맨시티)가 후반 30분과 45분에 골을 추가하면서 영패를 모면했지만 슈팅 28개, 유효 슈팅 6개의 불안한 골 결정력이 아쉬움에 남았습니다. 웨스트 브로미치가 올 시즌 13위(3승2무5패)를 기록중이지만 3승 중에 2승이 원정 전적이라서 아스널에게 찜찜합니다. 아스날이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이번 경기는 힘들다고 봐야 합니다.

특히 판 페르시에게 의존하는 득점력은 아스널의 고민이자 웨스트 브로미치의 공략 대상입니다. 웨스트 브로미치는 판 페르시에게 향하는 볼을 차단하면서 아스널 수비 불안을 유도하는 역습을 노릴 것입니다. 만약 아스널에게 골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면 박주영 교체 출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직 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않았지만 칼링컵-챔피언스리그 포함해서 총 3경기 출전하면서 조만간 리그 경기에 출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중 마르세유전에서는 부진했지만 팀에 적응하기 위해 더 많은 출전 시간이 필요함을 벵거 감독이 인지했을 것입니다. 아스널 공격이 판 페르시에게 쏠리지 않으려면 박주영이 분발해야 합니다.

3. '4위 추락' 첼시, 연패 탈출할까?(6일 오전 0시, 블랙번vs첼시)

첼시는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아스널 같은 런던 라이벌에게 패하면서 4위로 추락했습니다. 빌라스-보아스 감독의 전방위적인 공격 전술이 정착하기에는 선수들의 스타일과 괴리감이 있습니다. 전술적으로 과도기에 빠졌지만 블랙번 원정 만큼은 승점 3점 획득이 요구됩니다. 1위 맨시티와의 승점 차이가 9점으로 벌어지면서 다시 한 번 우승 시동을 걸어야 합니다. 지난 3시즌 동안 블랙번전 7경기에서 5승2무를 기록했지만, 블랙번의 올 시즌 유일한 1승 상대는 아스널 이었습니다.(9월 17일 4-3) 그 경기를 이기면서 2무3패 부진에 빠진 것이 블랙번 원정을 앞둔 첼시의 위안거리 입니다.

특히 토레스-스터리지 같은 아스널전에서 부진했던 공격수들의 달라진 모습이 기대됩니다. 토레스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서 4골 넣었지만 그것으로는 먹튀 탈출을 단정지을 수 없으며, 스터리지는 실수가 잦은 것이 흠입니다. 블랙번은 리그 최다 실점 2위(10경기 23실점)로서 두 명의 공격수에게 명예회복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토레스는 '블랙번 킬러' 입니다. 2007년 여름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4시즌 동안 블랙번전 5경기 5골로 선전했으며, 리버풀 소속이었던 지난해 10월 24일 블랙번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스터리지는 맨시티 소속이었던 2008년 12월 28일 블랙번전에서 골을 터뜨렸지만 그 이후 4번의 블랙번전에서는 골이 없었습니다.

4. 맨시티, 독주 체제 굳힐까?(6일 오전 2시 20분, QPRvs맨시티)

맨시티는 QPR 원정에서 시즌 10승에 도전합니다. 만약 승리하면 리그 11경기 10승1무를 기록하며 지역 라이벌 맨유와의 승점 격차를 최소 5점으로 벌릴 수 있습니다.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히는 셈입니다. 올 시즌에는 '골 넣는 공격축구'가 무르 익었습니다. 10경기에서 36골을 퍼부었습니다. 홈 5경기에서는 16골, 원정 5경기에서는 20골을 터뜨렸는데 QPR전에서 대량 득점을 달성할 역량이 충분합니다. 하지만 맨시티의 방심 가능성, QPR이 2주전 홈에서 첼시를 1-0으로 제압한 전적을 놓고 보면 맨시티의 일방적인 승리까지는 확신하기 힘듭니다.

맨시티가 걱정할 문제는 수비 입니다. 콤파니가 지난 주말 울버햄턴전에서 퇴장당하면서 QPR전에 출전하지 못합니다. 레스콧의 센터백 파트너로서 장기간 실전 감각 저하로 폼이 떨어진 콜로 투레보다는 주중 비야레알전에서 선전했던 사비치의 선발 출전이 유력합니다. 하지만 콤파니가 맨시티 수비력 향상에 적잖은 공헌을 세웠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불안거리는 미드필더진에서 데 용이 해결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데 용은 올 시즌 맨시티가 4-4-2로 전환하면서 배리-야야 투레와의 주전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하지만 맨시티 주력 선수들이 그동안 많은 경기를 뛰면서 QPR전에 로테이션을 가동할지 모릅니다. 주중 비야레알전에서 맹활약 펼쳤던 데 용의 선발 출전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