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2011/12시즌 10라운드 일정을 마쳤습니다. 날씨가 쌀쌀한 시기를 맞이하면서 시즌 초반이 끝났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지금까지의 경기를 통해서 20개 팀들의 전력적인 강점과 약점이 드러났으며, 이제는 강점을 최대화시키고 약점 최소화에 주력하는 것이 모든 팀들의 경기력 향상 방안입니다. 그러나 약한 부분을 채우기에는 기존 스쿼드가 버틸지 의문입니다. 앞으로 2개월 남은 1월 이적시장을 준비하고 계획할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선수 영입과 관련된 루머들이 현지 언론에서 끊임없이 제기 될 전망입니다.
[사진=지난 시즌 1월 이적시장에서 프리미어리그 최다 이적료(5000만 파운드, 896억원)를 기록하고 첼시에 이적했던 페르난도 토레스 (C) 첼시 공식 홈페이지(chelseafc.com)]
2010/11시즌 1월 이적시장에서는 페르난도 토레스(첼시, 5000만 파운드) 앤디 캐롤(리버풀, 3500만 파운드)에 의해서 프리미어리그 최다 이적료 1~2위가 새롭게 경신 됐습니다. 에딘 제코(맨체스터 시티. 이하 맨시티, 2700만 파운드) 다비드 루이스(첼시, 2500만 파운드)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 2250만 파운드) 대런 벤트(애스턴 빌라, 1800만 파운드) 같은 또 다른 대형 선수 이적이 성사되면서 사람들의 열렬한 주목을 받았죠. 많은 이적료를 기록하지 않았지만 장 마쿤(애스턴 빌라, 600만 파운드) 스티브 피에나르(토트넘, 250만 파운드)를 눈여겨 볼 수 있었고, 다니엘 스터리지(볼턴 임대) 카를로스 벨라(웨스트 브로미치 임대) 웨인 브릿지, 로비 킨(이상 웨스트햄 임대) 설리 문타리(선덜랜드 임대) 같은 임대 선수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첼시의 토레스-루이스 영입은 당시 부진했던 디디에 드록바를 대체하면서 수비수 인원 부족을 채웠습니다. 리버풀은 토레스 이외에는 골을 해결지을 공격수가 마땅치 않아 수아레스를 영입했으나, 토레스가 첼시로 떠나면서 캐롤을 데려왔습니다. 맨시티는 카를로스 테베스에 의존하는 득점력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제코를 영입했습니다. 지난 시즌의 사례를 놓고 보면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1월 이적시장에서 취약 포지션을 보완할 것으로 짐작됩니다. 맨시티 1위 질주와 아스널 위기를 통해 보면 '돈을 써야 성적이 향상된다'는 교훈을 떠올리게 합니다. 특히 상위권 팀들은 1월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할지 모릅니다.
선두 맨시티를 추격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첼시는 1월 이적시장 선수 영입이 불가피 합니다. 두 팀의 공통점은 플레이메이커가 절실합니다. 맨유는 폴 스콜스 대체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첼시는 프랭크 램퍼드의 장기적인 대체자를 물색하는 중이죠. 물론 맨유의 스콜스 공백은 톰 클레버리의 성장으로 해결 될 것으로 예상 됐습니다. 하지만 클레버리가 부상으로 빠진 시간이 많았고, 그가 팀 전력에 이탈하면서 안데르손이 최악의 부진을 겪은데다 플래처-캐릭까지 본래의 폼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맨시티전 1-6 참패는 다비드 실바처럼 경기를 풀어갈 미드필더가 필요함을 일깨웠습니다. 첼시의 경우 '내년 34세' 램퍼드 체력이 언제까지 버텨줄지 아무도 모릅니다.
맨유와 첼시는 수비에서 많은 역할을 해줄 살림꾼까지 마땅치 못합니다. 맨유는 맨시티전에서 실바를 비롯한 상대팀 파상공세를 중원에서 차단할 적임자가 없었고, 첼시의 지난달 29일 아스널전 3-5 패배는 거너스의 송 빌롱처럼 공격을 끊어줄 수비형 미드필더의 존재감을 채우지 못했죠. 살림꾼에 대해서는 선수 영입이 아닌 자체적인 보강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맨유는 박지성의 중앙 미드필더 기용 빈도를 늘리거나 첼시는 오리올 로메우를 본격적으로 키울 수 있겠죠. 하지만 박지성은 측면에서 필요한 선수이며, 로메우는 프리미어리그 2경기 교체 출전에 그치면서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이 그를 키울 의지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래서 맨유와 첼시는 1월 이적시장에서 중앙 미드필더 영입을 눈여겨 볼 것입니다. 맨시티의 승승장구가 박싱데이까지 이어지면 맨유와 첼시가 1위 진입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취약 포지션 보강입니다. 앞으로 현지 언론에서는 맨유의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 첼시의 루카 모드리치(토트넘) 영입설을 줄기차게 제기할지 모릅니다. 물론 스네이더르는 잠재적인 첼시의 영입 대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첼시는 빌라스-보아스 감독이 선호하는 측면 공격의 파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헐크(포르투)와 비슷한 유형의 윙 포워드를 데려올지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또는 헐크의 거취가 주목됩니다.
시즌 초반 성적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리버풀(6위) 아스널(7위)도 빅 사이닝을 성사할지 모릅니다. 지난 여름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리버풀은 스티븐 제라드가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빅6중에서 가장 낮은 득점력(10경기 14골) 보완이 불가피합니다. 기존 선수가 답이 아니라면 새로운 선수에 눈을 뜰지 모릅니다. 아스널도 마찬가지 입니다. 최근에는 수비력이 부쩍 좋아졌지만 빅4 수성을 위해서는 공격력에서 임펙트가 요구됩니다. '전 아스널 캡틴' 세스크 파브레가스(FC 바르셀로나)처럼 많은 공격 포인트를 생산할 플레이메이커가 필요하죠. 하지만 1월 이적시장 최대의 과제는 '득점 1위' 로빈 판 페르시를 지키는 것입니다. 현 아스널 에이스를 맨시티가 노리고 있습니다.
맨시티는 지난 3년 동안 이적시장이 개장하면 항상 대형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올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1위(9승1무)에 오른데다 선수층까지 두껍습니다. 다가오는 1월 이적시장에서 빅 사이닝이 성사될지 알 수 없지만 테베스 문제를 매듭짓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현실적으로 테베스는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뛰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비롯한 구단과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틀어지면서 이제는 다른 팀에서 뛰기를 바래야겠죠. 맨시티가 이적을 받아들일지는 의문이지만 어떤 형태로든 테베스 거취를 두고 말이 많아질지 모릅니다. 만약 맨시티가 테베스 대체자를 보강할 경우 판 페르시가 유력한 인물입니다. 다만, 판 페르시가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싶다면 제코-아궤로-발로텔리와의 주전 경쟁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토트넘은 첼시의 모드리치 구애를 이겨내야 합니다. 지난 여름에는 첼시의 4000만 파운드 제안을 뿌리치며 모드리치 잔류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1월 이적시장에서 첼시에게 더 높은 수준의 이적료 제안을 받으면 고민에 빠질지 모릅니다. 또 다른 고민은 가레스 베일의 거취 입니다. 아직까지는 베일과 관련된 구체적인 이적설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베일을 바라보는 유럽 빅 클럽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베일 또는 모드리치와 작별하는 어떤 선수를 대체자로 보강할지 궁금합니다.
1월 이적시장이 주목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기성용 입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리버풀-토트넘-블랙번-애스턴 빌라 이적설로 관심을 끌었으며 지금도 리버풀과 관련된 루머로 주목받고 있죠. 어느 팀으로 정착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셀틱을 떠나도 됩니다. 만약 잉글랜드에 진출하면 한국인 선수 5명이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할 예정입니다. 이청용이 내년 2월 복귀를 목표로 재활에 열중하면서 시즌 하반기 출전이 예상됩니다. 박지성-박주영-지동원 출전 시간이 앞으로 더 많을 것임을 기대하면, 시즌 하반기 한국인 선수 맞대결이 몇 차례 성사되지 않을까 짐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