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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유소년 축구 선수들, 강한 승리욕 느껴졌다

 

어느 분야에서든 열심히 하는 사람은 다른 이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축구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과거에 야구장이나 농구장에 갔을때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감탄했던 추억이 납니다. 아마추어 축구 현장에 갈때도 그랬습니다. 경기력이 K리그에 비해 외부에 노출되는 빈도가 무척 드문 만큼, 경기를 관전하는 저의 입장에서는 경기에 몰입하며 팀을 위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저의 시야에 계속 보였습니다. 물론 TV로 볼때는 평소에 잘하거나, 공격 옵션들이 눈에 쉽게 띄지만요.

최근에 유소년 축구 현장에 갈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열의를 다해 경기에 집중하는 어린이 축구 선수들의 활약이 경기 종료 후에도 인상 깊게 남습니다. 어릴적부터 근면하고 성실한 마인드가 습관으로 되풀이되면 반드시 성공한 삶을 보내리라 생각합니다. 훌륭한 축구 선수로 성장하거나 또는 사회에서 타인에게 호감을 얻으며 각자의 분야에 착실히 매진하는 사람이 되겠죠.

유소년 축구에서는 축구 선수를 목표로 하는 꿈나무들이 많지만, 취미 삼아 운동하는 어린이들도 많습니다. 축구를 통해 체력과 운동 신경을 향상시키면서 부지런함, 팀워크, 대인관계 등 훗날 사회 생활에 도움이 되는 많은 것을 배워가게 됩니다. 공부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유소년 축구 현장에서 매번 느꼈습니다.


저는 지난 19일 은평구립 축구장에서 '현대자동차 KFA 2011 유소년 클럽리그(이하 유소년 클럽리그)' 서울 북서리그 경기를 관전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주로 월요일 저녁에 경기가 진행하기 때문에 주말에 K리그-유럽축구를 즐겨보는 저로서는 부담 없이 현장을 찾을 수 있습니다. 10월에 권역예선과 결선을 앞두면서 현장 분위기가 평소와 달리 긴장감이 넘쳤습니다.

제가 현장을 찾아갈 당시에는 신북FC, 마포 조쌍제 축구 교실이 공동 1위였으며, 리틀 FC서울이 3위, 은평FC가 4위였습니다. 신북FC와 마포 조쌍제 축구 교실이 권역예선 진출을 다투는 상황 속에서 리틀 FC서울의 추격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날은 마포 조쌍제 축구 교실의 경기가 없었지만 '과연 신북FC가 1위를 지킬까?' 여부를 주목하며 은평구립 축구장에서 유소년 클럽리그의 열기를 즐겼습니다.


하프라인 왼쪽에서는 '신북FCvs용산구' 경기가 벌어졌고, 오른쪽에서는 다음 경기를 대기했던 리틀 FC서울 선수들이 연습했습니다. 이전에도 소개를 했지만 은평구립 축구장은 성인 규격으로 맞춰졌습니다. 유소년 축구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유소년 클럽리그가 있을때는 그라운드를 세로로 놓고 경기를 합니다.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 입장에서는 미리 잔디에 적응하며 볼을 다룰 수 있는 이점이 있죠.


제가 6월 27일 은평구립 축구장을 찾았을때는 신북FC가 삼광FC를 9:2로 제압하는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했습니다. 골을 몰아치는 유소년 선수들의 응집력이 대단했습니다. 특히 후반전에는 발재간과 스피드가 뛰어난 두 명의 윙어가 측면을 휘저으며 여러차례 골 기회를 연출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3개월 뒤의 신북FC는 용산구와 상대하면서 힘겨운 경기를 했습니다. 선수들이 3개월전처럼 공격 지향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용산구의 수비 응집력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마치 FC 바르셀로나가 상대팀 밀집수비를 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사진에서는 하얀색+검정색 상의 유니폼이 신북FC, 남색 유니폼이 용산구)
 


[동영상] 신북FC의 프리킥 장면. 용산구 선수들이 소리를 지르며 벽을 쌓습니다. 신북FC의 매서운 공격력을 알고 있었는지 상대 프리킥이 통과할 수 있는 위치에 포진했습니다. 신북FC의 프리킥은 높게 뜨고 말았지만, 그만큼 용산구가 무실점 경기를 펼치기 위해 노력했던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영상] 용산구 선제골 장면. 미드필더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한 번에 전방 패스를 밀어준 것을 공격수가 재빨리 볼을 받아 골을 기록했습니다. 용산구가 먼저 골을 넣으면서 제가 생각했던 경기 분위기와 정반대의 흐름으로 전개됐습니다.


[동영상] 신북FC의 페널티킥 동점골 장면. 용산구가 1-0으로 앞선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신북FC가 놓치지 않았죠.


용산구는 동점골을 내줬지만 끝까지 수비 지향적인 경기를 펼쳤습니다. 신북FC 선수가 소유한 볼을 차단하는데 많은 힘을 다했죠. 한 번 공격이 뚫렸다고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뒷쪽에서 다시 마크하며 동료 선수와 협력 수비 자세를 취합니다.

결국 신북FC 선수들이 볼을 침착하게 다루지 못하면서 경기 흐름이 용산구 우세로 굳어졌습니다. 아직 어린 선수들로서 성인 선수 못지 않은 볼 관리를 기대할 수 없지만, 이날 용산구 선수들의 승리욕이 강했습니다. 신북FC에 비하면 공격 기회가 적었으나 상대 선수와의 볼 다툼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는 '남에게 지고 싶지 않은' 본능을 느끼게 되는데, 용산구 선수들이 그런 느낌 이었습니다.


[동영상] 후반전에도 용산구, 신북FC의 치열한 볼 다툼은 계속 됐습니다. 어린이 선수들이 경기에 몰입하면서 예측 불허의 경기 흐름이 거듭됐습니다. 용산구 입장에서는 수비에 탄력이 붙으면서 전방으로 접근하는 움직임에 자신감을 얻었지만 이번에는 신북FC의 수비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용산구에게 지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려고 긴장한 흔적이 역력했죠.


[동영상] 18초부터는 용산구 선수들의 수비 장면이 나옵니다. 상대팀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분위기 였습니다.


[동영상] 경기 종료 직전에는 신북FC에게 결정적인 골 기회가 주어졌지만 1-1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신북FC에게 안타까운, 용산구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래도 양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렀습니다. 신북FC는 무승부를 통해서 다음에 더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는 마음을 느낄 것이며, 용산구는 강팀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것입니다. 일주일 뒤에는 은평구립 축구장에서 유소년 클럽리그가 진행 되었는데, 신북 FC가 마포 조쌍제 축구 교실을 1-0으로 물리치면서 단독 1위로 올랐습니다. 용산구전 무승부가 선수들에게 분발의 계기가 되면서 선두권을 지키는데 성공했습니다.


다음 경기는 리틀 FC서울(빨간색+검은색 상의) 은평FC(파란색 상의)의 경기가 열렸습니다.


디카로 경기 장면을 찍기에는 어두웠습니다. 사진이 잘 나오지 못했죠. 그래서 자리를 바꾸면서 사진 촬영을 시도하던 사이에 리틀 FC서울이 전반 초반에 2골 몰아치면서 은평FC가 1골 맞받아 쳤습니다. 특히 은평FC 선수는 팀이 한 골을 넣자 "FC서울 약하다"라고 외치며 환호했습니다. 리틀 FC서울이 K리그 디펜딩 챔피언 FC서울이 운영하는 유스팀이라서 그런지 상대팀 선수들도 의식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승리욕이 있었다는 뜻이죠. 그 이후에는 디카가 어두운 날씨에 취약한 관계로,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촬영했습니다.


[동영상] 리틀 FC서울과 은평구의 전반전 경기 장면 중에 일부 입니다.
 


[동영상] 후반전이 되자 관중석과 가까운 곳으로 갔더니 리틀 FC서울 선수들을 응원하는 부모님들의 목소리가 매우 생생했습니다. 때로는 박수를 치면서 리틀 FC서울이 승리하기를 바랬습니다.


[동영상] 리틀 FC서울이 협력 수비로 상대 공격을 끊는 멋진 장면(15초 부터). 후반전에 공격이 풀리지 않으면서 경기력이 소강 상태였지만 수비에서 집중력을 잃지는 않았습니다. 상대 공격을 끊어야 반격의 기회를 노리는 입장이었기 때문이죠.


[동영상] 리틀 FC서울의 후반전 첫번째 위기 상황. 은평FC에게 여러차례 공격을 허용하면서 끝내 수비 집중력이 떨어졌습니다. 상대팀 전방패스에 의해 두번이나 역습을 내줬죠. 특히 동영상 48초 이후부터는 골키퍼가 볼을 걷으려던 것이 오히려 상대팀 선수의 몸을 맞고 단독 득점 기회를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리틀 FC서울 선수가 상대팀 선수쪽으로 달려들면서 볼을 그라운드 바깥으로 걷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리틀 FC서울을 응원하는 부모님들은 실점 위기를 모면하자 박수를 쳤습니다.


[동영상] 리틀 FC서울의 후반전 두번째 위기 상황. 선수들이 은평구 프리킥 상황에서 벽을 쌓으며 볼을 걷은 상황까지는 좋았으나, 오히려 골키퍼와의 1:1 득점 기회를 허용했습니다. 리틀 FC서울 골키퍼가 왼쪽으로 몸을 날려 다이빙 선방하면서 실점을 막았습니다. 리틀 FC서울의 부모님들이 이번에도 좋아했습니다.


[동영상] 리틀 FC서울의 후반전 세번째 위기 상황. 필드 플레이어가 골키퍼를 대신해서 골킥을 날렸던 볼이 오히려 상대팀 공격수에게 향했으나, 다른 동료 선수들이 협력 수비로 볼을 걷으면서 또 다시 실점 위기를 넘겼습니다.


[동영상] 결국 리틀 FC서울은 후반 막판에 프리킥으로 실점을 허용했습니다. 프리킥 벽을 세울때 '어리버리를 탔던' 장면도 있었지만, 은평FC 선수의 프리킥이 골문쪽으로 제법 날카롭게 향했습니다. 볼이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밑으로 한 번 바운드 된 것을 은평FC 선수가 리바운드 슈팅하면서 동점골을 넣었습니다. 여러차례 골 기회를 맞이했던 은평FC가 끈질기게 동점골을 노렸던 결실이 맺어졌습니다.


[동영상] 리틀 FC서울은 2-2가 되자 막판 반격을 노렸습니다. 동영상 48초에서는 리틀 FC서울이 골을 터뜨렸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 됐습니다. 그 장면을 끝으로 경기는 무승부로 종료 됐습니다. 오프사이드가 아니었으면 리틀 FC서울이 3-2로 승리했을지 모르죠.


[동영상] 리틀 FC서울 선수들이 경기 종료후 부모님에게 인사를 하는 멋진 모습입니다. 팀은 승리하지 못했지만 어린이 선수들은 열의를 다하며 경기에 임했습니다. 부모님들은 자녀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시겠죠. 제가 은평구립 축구장에서 봤던 두 경기는 어린이들의 강한 승리욕이 느껴졌네요. 유소년 축구에서 성적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들 특유의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축구를 더욱 흥미롭게 했습니다. 그래서 경기 수준이 높았던 것 같습니다. 권역에선과 결선의 기대감을 느끼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