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주말 K리그 9라운드는 많은 축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5일 목요일이 어린이날, 10일 월요일이 석가탄신일 입니다. 6일과 9일은 주말 사이에 끼면서 최대 6일 동안 징검다리 연휴를 보냅니다. 그래서 야외 활동을 즐기는 분들이 많을 것이며 K리그가 흥행 특수를 누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화창한 봄 날씨와 신록의 향기가 공존하는 5월의 K리그는 축구팬들이 달콤한 추억을 만끽하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K리그 9라운드 8경기 중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빅 매치가 있습니다. 수원 블루윙즈는 7일 오후 6시 빅버드(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진행되는 전남과 대결합니다. 두 팀은 갈길이 바쁩니다. 수원은 4위(4승1무3패) 전남은 9위(3승1무4패)를 기록중이며 각각 선두권-6위권 진입을 위해 이번 경기를 이겨야 하는 입장입니다. 특히 '미스터 블루'였던 이운재가 친정팀 수원 빅버드에 귀환합니다. 지난해까지 수원에서 15년 몸담았던 레전드로서, 수원은 전남전에서 이운재를 환영하는 행사를 가질 예정입니다. 두 팀의 경기가 주목을 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가수 아이유가 빅버드를 방문합니다.
[사진=5월 7일 오후 6시, 수원 빅버드를 방문하는 아이유. 수원이 원하는 '승리의 여신'으로 거듭날지 주목됩니다. (C) 수원 블루윙즈 공식 홈페이지(fcbluewings.com)]
아이유, '푸른 날개' 달고 빅버드에서 노래한다
수원은 지난해 3월부터 빅버드에서 '블루랄라' 캠페인을 선보였습니다. 축구팬들이 빅버드에서 즐거움을 공유하면서 축구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죠. 어린이들이 간이 놀이기구를 즐기도록 키즈존을 설치했고 E석에 치어리더 응원을 도입했습니다. 여성 축구팬들을 위한 '레이디스 데이'를 개최하면서 지난해 8월 28일 '슈퍼매치' 서울전에서는 바나나 4만개를 관중들에게 무료로 나누는 여러가지 형태의 마케팅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수근, 한효주, 카라, 한가인-연정훈 부부, 이승기, 김태우, 유이, 모태범-이상화-이승훈, 김연아-곽민정 등 연예인 및 유명인사를 초청하여 시축 및 공연하는 행사를 했습니다.
올해는 블루랄라가 시즌2를 맞이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수원 모기업' 삼성전자 모델이자 '국민 여동생' 아이유가 수원의 초청을 받아 빅버드에 등장합니다. 7일 전남전에서 수원 유니폼을 입고 시축을 하며, 하프타임에는 수원의 상징인 '푸른 날개(수원 블루윙즈의 애칭)'를 달고 자신의 히트곡 <좋은 날><마쉬멜로우>를 부를 예정입니다. 수원팬들은 푸른 전사들의 경기를 보면서 아이유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안티가 거의 없는 연예인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많은 수원팬들이 호감을 나타낼 것입니다.
또한 수원팬들은 '승리의 여신'이라는 키워드에 익숙합니다. 카라가 시축 및 하프타임 공연을 했던 지난해 8월 28일 서울전에서 4-2로 승리했습니다. 그런 인연 때문인지, 카라가 다시 빅버드를 방문했던 지난해 9일 전남전에서는 수원이 1-0으로 승리했습니다. 카라는 수원에게 '승리의 여신'으로 거듭났죠. 올해는 아이유가 '승리의 여신'이 될 차례 입니다. 카라가 서울전, 전남전을 찾았을 때 수원이 승리했던 법칙을 2011년에 아이유가 이어갈지 주목됩니다. 아이유는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의 서포팅곡인 '옐로우 서브마린'을 부르며 수원의 승리를 기원할 예정입니다. 수원 선수들이 아이유 효과에 힘을 얻으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 분명합니다.
[동영상=수원을 응원하는 아이유]
아이유 시축 또한 기대됩니다. 그동안 빅버드에서는 블루랄라의 일환으로 많은 연예인 및 유명인사들이 시축했습니다. 아이유가 무대에서 발랄하고 깜찍함을 선사했던 면모를 빅버드에서 기대할 수 있죠. 연예인들이 야구장에서 시구하는 투구폼이 다르 듯 말입니다. 분명한 것은, 아이유가 시축하는 장면은 수원 선수들이 그라운드 가까이에서 바라봅니다. 수원 선수들은 아이유 시축을 보면서 경기를 앞둔 부담감에서 벗어나 즐겁게 축구할 수 있는 뜻깊은 순간을 보낼 것입니다. 수원팬들도 비슷한 입장이 되겠죠. 많은 관중들이 빅버드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남전에서, 아이유가 '승리의 여신'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이운재, 빅버드에서 정성룡과 맞대결
'수원의 레전드' 이운재 귀환은 전남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 입니다. 이운재는 1995년 12월 15일에 창단된 수원의 원년 멤버이자 지난해까지 15년 동안 푸른 날개의 일원 이었습니다. 수원이 K리그 및 아시아 무대에서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K리그의 대표적인 빅 클럽으로 거듭났던 배경에는 이운재의 거미손 선방이 뒷받침 했습니다. 지난 2008년에는 수원의 K리그 우승을 이끈 활약에 힘입어 시즌 최우수 선수(MVP)에 뽑혔죠. 박건하-김진우-이병근-고종수-서정원-김대의와 더불어 지금까지 수원의 레전드로 회자되는 선수입니다.
그런 이운재는 지난해 수원을 떠나 올해 초 전남으로 이적했습니다. 수원에게 플레잉 코치직을 제안 받았으나 현역 선수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며 정해성 감독의 품에 안았습니다.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의 레전드였던 라울 곤잘레스가 붙박이 주전 의지를 위해 지난해 여름 독일의 샬케04로 이적했던 것과 똑같은 케이스 입니다. 그래서 수원은 이운재가 빅버드에 등장하는 경기에서 '111초 기립박수'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입니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에 출전했던 데이비드 베컴(당시 AC밀란 임대, 현 LA 갤럭시)이 친정팀 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던 분위기를 빅버드에서 이운재를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운재의 매치업 상대는 '대표팀 주전 골키퍼' 정성룡입니다. 정성룡은 올해 초 수원으로 이적하여 이운재 후계자가 됐습니다. 이운재와 정성룡의 만남은 수원 및 한국 축구 대표팀 신구 대결로서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 될 것입니다. 이운재가 지난해까지 수원의 골문을 책임졌다면 지금은 정성룡이 담당했죠. 그 흐름은 대표팀에서도 마찬가가지 였습니다. 90년대 김병지, 2000년대 이운재가 대표팀 No.1 골키퍼였다면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정성룡이 새로운 적임자가 되었죠. 한국이 남아공 월드컵 16강 우루과이전에서 패했을 때, 이운재가 정성룡을 격려했던 순간은 국민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던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이번 주말 빅버드에서는 두 선수의 수문장 대결에 새로운 스토리가 형성될지 주목됩니다.
두 선수가 K리그에서 마지막으로 맞대결을 펼쳤던 때는 지난해 4월 9일 수원-성남 경기입니다. 이운재와 정성룡은 각각 수원, 성남 소속 이었습니다. 당시 수원은 성남에게 1-2로 졌지만, 이운재가 정성룡에게 패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운재 2실점은 동료 수비수 실책이 결정타가 되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언론에서는 '정성룡이 이운재를 이겼다', '두 선수의 대결은 무승부'라는 다른 시각의 기사들을 내보냈습니다. 당시 이운재가 그해 4월 4일 서울전 3실점과 맞물려 전성기가 지난 시점에서 정성룡과 맞대결을 펼쳤던 것도 감안할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운재는 이번 정성룡과의 맞대결이 중요합니다. 전남 이적 후 많은 수원팬들이 빅버드에서 지켜보는 첫번째 경기입니다. 자신의 저력이 끝나지 않았음을 친정팀에게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올 시즌 8경기에서는 7실점을 기록하며 전남의 골문을 든든히 버텨냈습니다. 문제는 팀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무실점으로 수원전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숙명에 직면했습니다. 정성룡도 비슷한 입장입니다. 수원팬들이 여전히 빅버드에서 익숙한 이운재 존재감을 '정성룡 펄펄'로 변화될 수 있도록 열심히 선방해야 합니다.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이운재와의 주전 경쟁에서 승리했지만 수원에서는 이운재 아우라와 싸우는 입장이죠. 수원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선사하고 싶은 이운재, '수원의 진정한 거미손'으로 거듭나려는 정성룡의 맞대결이 벌써 부터 설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