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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첼시vs맨유, 관전 포인트 7가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박지성 결승골에 힘입어 아스날을 1-0으로 제압했던 여운은 여전히 축구팬들의 머릿속에 생생히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는 매 라운드마다 식지 않는 뜨거운 열기를 자랑합니다. 이번 라운드에도 상위권 판도를 뒤흔들 라이벌전이 치러질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각각 파란색과 빨간색을 상징하는 첼시(Blues), 맨유(Red Devils)가 드디어 격돌합니다.

첼시와 맨유는 20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진행 될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경기에서 맞대결합니다. 박싱데이를 앞두고 펼쳐지는 라이벌전이기 때문에 소속팀의 승리를 위해 사력을 다할 것입니다. 그런 첼시는 리그 4위로 추락하면서 맨유전 승리가 절실해졌고, 1위 맨유는 아스날을 물리쳤던 기세를 첼시전에서 이어가겠다는 각오입니다. 또한 박지성은 첼시전에서 시즌 7호골 및 최근 3경기 연속골에 도전하여 맨유의 승리를 이끌지 주목됩니다.

1. 통계상으로는 첼시의 우세, BUT 최근 7경기 1승3무3패

첼시는 '홈 구장' 스탬포드 브릿지에 강합니다. 불과 2년 전까지 86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이어갈 정도로 홈 경기에서 천하무적의 위용을 과시했습니다. 지난 시즌 리그 홈 경기에서는 17승1무1패의 경이적인 성적을 올리며 우승을 달성하는 초석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스탬포드 브릿지에서는 유독 맨유에 강했습니다. 각종 대회까지 포함하면, 최근 맨유전 10경기 연속 무패(6승4무)를 자랑하며 2002년 4월 0-3 완패 이후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시즌 맨유와의 홈, 원정 경기에서는 모두 승리했죠. 또한 안첼로티 첼시 감독은 퍼거슨 맨유 감독과의 역대 전적에서 8전 5승1무2패(두 번의 커뮤니티 실드 포함. 승부차기는 무승부 처리)로 앞섰습니다. 통계상으로는 첼시의 우세가 두드러집니다.

하지만 첼시는 최근 리그 7경기에서 1승3무3패의 부진에 빠졌습니다. 최근 5경기 연속 승리가 없었으며 7경기 동안 4골에 그치는 빈약한 득점력에 시달렸습니다. 시즌 초반 5경기 전승 및 21골을 몰아넣었던 행보와 전혀 다르죠. 지난달 15일 선덜랜드와의 홈 경기에서는 0-3으로 완패하면서 스탬포드 브릿지에서의 패배를 허용했습니다. 반면 맨유는 올 시즌 강팀에 강한 면모를 나타냈습니다. 빅6에 포함되는 아스날-토트넘-리버풀전에서 승리했으며 맨시티전에서는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올 시즌 리그에서는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기 때문에(9승7무) 첼시전 승리를 노려 볼 수 있습니다. 첼시가 비틀거리는 현 시점에서 맨유가 통계적인 약점을 극복할지 기대됩니다.

2. 첼시vs맨유, 나란히 4-2-3-1 구사할까?

첼시와 맨유는 라이벌전에서 서로 같은 포메이션을 구사할 여지가 있습니다. 평소에 각각 4-3-3, 4-4-2를 활용했지만 이번 라이벌전에서는 4-2-3-1로 변형 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먼저, 맨유는 지난 시즌 첼시와의 두 경기에서 4-2-3-1을 활용했습니다. 그동안 강팀과의 경기에서 4-2-3-1을 즐겨 구사했던 원인도 있지만, 첼시의 미드필더진이 두꺼운 조직력을 자랑하면서 터프한 수비를 펼치기 때문에 맨유도 미드필더를 1명 더 늘렸죠. 지난 아스날전에서는 4-3-3을 구사했지만 상대의 취약한 역습을 노리기 위해 윙어를 공격진영으로 끌어 올렸을 뿐입니다. 하지만 첼시의 수비는 엄연히 아스날과 다릅니다. 다만, 지난 시즌 첼시와의 두 경기에서 모두 패했기 때문에 4-2-3-1이 아닌 다른 포메이션을 꺼내들 수 있습니다.

반면 첼시는 4-3-3의 한계를 실감했습니다. 기존의 4-3-3에서는 선수들이 커버해야 할 공간이 많기 때문에 체력 저하가 두드러졌고, 첼시가 그동안 스쿼드의 노령화에 시달리며 힘에 부치는 문제점에 시달렸습니다. 최근 경기력 저하에 시달렸던 것도 체력 저하와 맥락이 같죠. 그 중심에는 4-3-3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13일 토트넘과의 전반전에서는 4-3-3에 따른 맥이 빠진 경기력을 일관했지만, 후반전에 4-2-3-1로 전환하면서 수비 안정-점유율 회복-여러차례 슈팅이라는 성과를 얻으면서 4-3-3에 대한 집착을 버렸습니다. 비록 드록바가 페널티킥을 실축하여 역전에 실패했지만(1-1 무승부) 4-2-3-1 전환은 성공적입니다. 맨유전에서는 다시 4-3-3으로 회귀할 수 있지만, 선수들의 경기력 부담을 덜게 될 4-2-3-1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3. 램퍼드 복귀, 첼시의 맨유전 승리 돌파구

첼시가 부진에 시달렸던 원인 중에 하나는 램퍼드의 부상 공백 입니다. 램퍼드가 자리를 비웠던 약 100일 동안 창의적인 미드필더 부재에 시달리며 공격 옵션들의 부담이 많아지는 상황에 직면했죠. 그 과정에서는 하미레스의 부진까지 이어지면서 첼시의 공격 전개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또한 램퍼드는 다득점을 자랑하는 미들라이커 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공백을 메웠던 하미레스는 출중한 득점력을 내뿜는 선수가 아닙니다. 램퍼드와 유사한 패턴의 공격을 펼칠 수 있는 베나윤의 장기간 부상 공백이 첼시 입장에서 아쉬웠습니다.

어쨌든, 램퍼드는 지난 토트넘전에 복귀했습니다. 토트넘전이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데 의의를 두었다면, 맨유전에서는 그동안의 공백을 만회하기 위해 맹활약을 잔뜩 벼르고 있을 것입니다. 팀이 위기에 빠지면 스타 선수의 해결사적 기질이 요구되는 것 처럼, 첼시는 램퍼드가 맨유전 승리의 돌파구 역할을 하기를 바랄 것입니다. 만약 첼시가 맨유전에서 4-3-3을 구사하면 램퍼드는 왼쪽 인사이드 미드필더로 출전하여 '집중력이 약해진' 캐릭의 뒷 공간을 두드리는데 주력 할 것입니다. 4-2-3-1시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으며 팀 공격을 능수능란하게 조율하면서 절호의 상황에 골을 터뜨리는 반격을 취할 수 있습니다.

4. 베르바토프, 아스날전 이어 첼시전에서 선발 제외?

맨유의 고민은 베르바토프의 첼시전 선발 출전 여부 입니다. 베르바토프가 그동안 '강팀에 약한' 면모를 보였기 때문에 첼시전 선발 출전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난 4월 3일 첼시전 부진으로 팀의 1-2 패배를 초래했고, 상대의 강한 압박을 받으면 여지없이 부진하는 심약한 기질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지난 8월 8일 첼시와의 커뮤니티 실드에서는 후반 47분 감각적인 로빙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지만 그 경기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 된 경기였습니다. 맨유가 2-1로 앞섰던 상황에서 골을 넣었기 때문에 영양가가 떨어집니다. 지난 아스날전에서 결장했다면 첼시전에서는 어떤 형태로 출전 기회를 잡을지, 아니면 이번에도 결장일지 주목됩니다.

베르바토프는 리그 득점 1위(11골) 입니다. 하지만 약팀과의 경기에서 골을 몰아넣었고, 지난 9월 19일 리버풀전에서는 해트트릭을 달성했으나 당시 상대팀은 강등 위협에 허덕였습니다. 그런 베르바토프에게 첼시전이 중요한 이유는 '강팀에 약하지 않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토트넘 시절을 포함하면 역대 첼시전에서 5골(맨유 이적 후 2골)을 터뜨렸습니다. 다른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골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첼시전 몇몇 경기는 예외였습니다. 다만, 첼시를 상대로 기록했던 2골 모두 맨유가 리드했던 후반 막판에 터뜨린 것이 옥에 티 입니다. 어쨌듯, 베르바토프가 출전 기회를 잡으면 골을 의식할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5. 매치업 대결 (1) '첼시전 앞둔' 박지성, 하미레스를 경계하라

박지성은 2008년 9월 19일 첼시 원정에서 전반 15분 선제골을 작렬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4개월 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첼시전 18인 엔트리 탈락의 한을 풀어내는 멋진 골 이었습니다. 그런 박지성은 이번 첼시 원정에서 시즌 7호골 및 3경기 연속골을 노릴 것입니다. 루니가 8개월 넘게 필드 골이 없고, 베르바토프가 강팀에 약한 현 시점에서는 박지성 같은 미들라이커의 득점력이 중요합니다. 특히 루니가 공격진에서 슈팅을 아끼고 이타적인 역할에 주력하면서 박지성이 거침없는 득점 행진을 펼치게 됐습니다. 그런 흐름이라면 첼시전 골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지성은 첼시의 봉쇄 작전을 견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첼시와의 커뮤니티 실드에서 페레이라의 오버래핑 길목을 사전에 차단하며 상대팀의 단조로운 공격 루트를 초래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맨유 공격 옵션 중에서 최상의 폼을 자랑하기 때문에 첼시 입장에서 경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욱이 첼시는 지난 토트넘전에서 '왼쪽 윙어' 베일을 협력 수비로 묶어놓는 전술적 이점을 얻었습니다. 특히 하미레스가 베일의 문전 침투 길목을 끊어 놓은것이 주효했죠. 그래서 페레이라는 하미레스의 존재감에 힘입어 베일을 꽁꽁 묶는데 자신감을 얻었죠.

문제는 하미레스가 박지성 봉쇄를 위해 오른쪽 인사이드 미드필더로 활용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록 램퍼드 부상 공백을 메우지 못했지만, 빠르고 왕성한 움직임을 주무기로 삼는 장점이 풍부합니다. 특히 첼시는 램퍼드가 복귀했기 때문에 하미레스가 오른쪽에 포진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토트넘전에서 페레이라와 함께 베일의 공격력을 차단했던 기세가 맨유전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박지성은 베일과는 다른 성향의 왼쪽 윙어이지만, 첼시에서 '팀 플레이어'의 컨셉을 굳혀가는 하미레스를 철저히 경계해야 합니다. 다만, 하미레스가 미켈-에시엔에 밀려 선발 출전에서 제외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박지성에게 희망적입니다.

6. 매치업 대결 (2) 안데르손, 에시엔 공략에 성공할까?

맨유는 얼마전 안데르손과 재계약을 맺었습니다.(2015년 까지) 그동안 경기력 저하에 시달리며 팀을 떠날 가능성이 다분했지만, 최근들어 경기력이 부쩍 좋아지면서 맨유에서의 장래를 보장받게 됐습니다. 특히 종방향에 의한 연계 플레이를 앞세워 상대 중원 뒷 공간을 파고들며 맨유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엮어내는 돌파구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불안했던 위치선정에 자신감을 얻으면서 많은 볼 터치를 기록할 수 있었고, 자신의 발끝에 의해 맨유 공격이 전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맨유는 스콜스 부상 속에서도 안데르손의 포텐 폭발에 의해 리그 선두로 진입하는 결정타를 맞이했습니다.

그런 안데르손에게 첼시의 에시엔은 반드시 넘어서야 하는 상대입니다. 에시엔은 세계 최정상급 홀딩 실력을 자랑하는 미드필더로서 안데르손과의 직접적인 매치업이 가능합니다. 리버풀의 에이스 제라드의 공격력을 혼자서 막아냈던 비범한 내공을 자랑하기 때문에 안데르손이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안데르손 기세를 놓고 보면 에시엔의 철벽 수비를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항상 꾸준한 폼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한 번 물이 오르면 거침없이 두드리는 성향이기 때문에 에시엔과의 대결이 결코 비관적이지 않습니다. 박지성과의 스위칭, 루니와의 연계 플레이가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에시엔을 따돌리는 결정타로 작용할 것입니다.

7. 매치업 대결 (3) 드록바vs루니, 골이 필요한 이유

드록바와 루니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골 부진에 시달리며 첼시와 맨유의 불안 요소로 떠올랐습니다. 또한 두 선수는 지난 17라운드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했던 공통점이 있습니다. 드록바는 토트넘전, 루니는 아스날전 이었습니다. 그나마 드록바는 토트넘전에서 동점골을 넣었지만, 첼시의 승리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골을 넣지 못했다는 점이 매끄럽지 못합니다. '신(드록신)에서 인간으로 내려왔다'는 우스갯 소리가 전해질 정도로 예전의 번뜩이는 공격력을 되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루니의 부진은 두말 할 필요 없습니다.

그래서 두 선수는 이번 라이벌전 골이 중요합니다. 부진 탈출을 위한 목적도 있지만, 팀의 에이스로서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숙명에 있기 때문에 서로의 골망을 겨누게 됐습니다. 특히 드록바는 역대 맨유와의 리그 9경기에서 단 1골에 그쳤습니다. 그 1골도 지난 4월 3일 맨유전 이었습니다. 맨유에 약한 이미지를 완전히 떨치려면 8개월 전 득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반면 루니는 지난 3월 31일 바이에른 뮌헨전 이후 8개월 넘게 필드 골이 없습니다. 올 시즌에는 페널티킥 2골에 그쳤죠. 지난 시즌 리그 27골을 기록했던 선수의 위용을 되찾으려면 첼시전 필드 골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맨유가 바라는 장면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