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조추첨이 오는 17일 저녁 8시(한국시간)에 거행됩니다. 시즌 전반기에 32강 본선에서 8개조로 나뉘어서 팀당 6경기씩 소화했다면, 후반기에는 우승팀을 가려야 하기 때문에 16강 부터 조추첨을 통해 토너먼트를 치르게 됩니다. 유럽 제패에 도전하는 팀들이라면 16강 조추첨이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리턴 매치의 성사 여부가 주목됩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무대에서 격전을 펼쳤던 팀들이 올 시즌 토너먼트에서 또 다시 맞대결을 펼칠지 궁금해집니다. 어떤 팀은 자신들에게 챔피언스리그 탈락의 악몽을 선사한 팀을 상대로 복수를 원하고, 또 다른 팀은 유럽 제패의 탄력을 얻기 위해 지난 시즌 상대했던 팀과 다시 겨루기를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과연 올 시즌 16강에서는 리턴 매치가 성사될 지, 만약 이루어지면 몇 개의 리턴 매치가 지구촌 축구팬들의 이목을 끌지 기대됩니다.
1. 첼시의 복수vs인테르의 기사회생
첼시는 2003년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인수 이후 '유럽 제패'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거침없는 대형 선수 영입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지난 시즌 인터 밀란(이하 인테르)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2차전 모두 패하면서 기본적으로 내제된 약점이 드러났습니다. 팀의 전성기를 주도했던 스쿼드가 노령화에 시달리며 체력이 저하되었기 때문입니다. 올 시즌 초반 독주를 달렸으나 현재 4위로 추락한 원인 또한 같은 맥락입니다. 현실적으로 올 시즌 아니면 언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룰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인테르와 또 다시 16강에서 맞붙을지 주목됩니다. 만약 첼시가 복수에 성공하면 챔스 우승을 위한 의욕을 키우는 계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인테르의 목표 또한 챔피언스리그 우승 입니다. 지난 시즌 우승에 성공했기 때문에 올 시즌 목표가 '자동적으로' 2연패가 됐죠. 하지만 1992년 챔피언스리그 개편 이후 2연패에 성공한 팀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또한 베니테즈 감독은 올 시즌 성적 부진으로 경질 위기에 시달렸습니다. 올 시즌 끝까지 임기를 보장 받을 경우 챔피언스리그 우승 성과가 필요 합니다. 특히 베니테즈 감독은 리버풀 사령탑 시절에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첼시를 두 번 씩이나(2004/05, 2006/07시즌) 탈락시켰던 지도자입니다. 인테르 선수들이 지난 시즌 16강에서 첼시를 제압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올 시즌 기사회생을 위한 돌파구로 첼시전을 원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2. 맨유vsAC밀란, 새로운 징크스 탄생하나?
축구에서는 한 번 징크스가 깨지면 새로운 징크스가 탄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K리그의 대전과 전북은 불과 몇년 전까지 수원의 '승점 자판기'였으나, 지금은 수원이 대전 원정 및 전북과의 K리그 경기에서 좀처럼 이기지 못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첼시가 토트넘을 상대로 불과 4년전까지 32경기 연속 무패를 달성했지만, 최근 토트넘 원정에서는 5경기 연속 무승(2무3패)에 그쳤습니다.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AC밀란 원정에서 2006/07시즌까지 4전 4패로 고전했지만, 지난 시즌 16강 1차전 원정에서 AC밀란을 3-2로 제압했습니다.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는 '박지성 골 포함' 4-0 대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죠.
맨유 입장에서는 챔스 16강 상대가 AC밀란으로 정해지는 것을 반갑게 여길지 모릅니다. 루니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 본선에서 무득점에 그쳤으나 16강 AC밀란전 2경기에서 총 4골을 터뜨렸기 때문입니다. 맨유 입장에서는 루니의 공격력이 폭발해야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필요합니다. AC밀란이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32강에서 수비 불안에 시달렸던 것도 맨유의 역습 세기가 날카로워지는 결정타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맨유 선수들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산 시로(2008/09시즌 인테르, 2009/10시즌 AC밀란, 인테르 팬들은 산 시로를 주세페 메아차로 부름)에서 챔피언스리그 16강을 치렀기 때문에 그 경기장이 결코 낯설지 않습니다. 맨유가 AC밀란과 다시 붙으면 산 시로 2연승을 노릴지 주목됩니다.
3. 바르사vs아스날, 아름다운 축구의 대제전 시즌2(Feat. 파브레가스)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아스날은 아기자기한 패스 게임을 발판으로 공격 축구를 펼치는 대표적인 구단들 입니다. 그래서 두 팀의 스타일은 '아름다운 축구'라는 컨셉으로 요약되죠. 지난 시즌 8강에서는 서로 공격 맞불 작전을 펼치는 육탄전을 펼쳤습니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1차전에서는 아스날이 후반전에 0-2의 열세를 극복하고 2-2 동점에 성공했습니다. 캄프 누에서 열린 2차전은 아스날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축구 천재' 메시가 혼자서 4골을 몰아치며 바르사가 4-1 대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습니다. 올 시즌에는 16강에서 격돌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연 아름다운 축구의 대제전 시즌2 성사 여부가 관심입니다.
바르사와 아스날의 맞대결이 주목을 끄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파브레가스' 입니다. 파브레가스는 1997년 바르사 유스팀에 입단하여 2003년 아스날로 이적하면서 팀의 에이스이자 주장으로 활약했습니다. 그런데 아스날의 주축 선수로 성장하면서 바르사의 끊이지 않는 영입 공세에 시달렸고 급기야 지난 5월 벵거 감독에게 이적을 요청했습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의 대표적인 화두가 파브레가스의 바르사 이적 여부였죠. 이에 아스날은 파브레가스를 간신히 잔류시켰지만, 언젠가는 파브레가스가 떠날 것이 분명하며 그 팀은 바르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하지만 아스날이 챔스 16강에서 바르사와 리턴 매치를 펼치면 파브레가스 이적설을 놓고 또 다시 홍역을 앓을 것입니다. 반면 바르사는 파브레가스 영입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4. 레알의 16강 징크스 극복 의지, 하지만 리옹과 또 겨루면?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은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 횟수(9회)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2004/05시즌 부터 지난 시즌까지 6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하면서 '16강 징크스' 악연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인테르의 2009/10시즌 챔스 우승을 이끈 무리뉴 감독을 영입하면서 유럽 제패를 향한 의지를 만천하에 과시했습니다. 또한 외질-케디라-디 마리아-카르발류 같은 대형 선수들을 영입하여 스쿼드 보강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만약 올 시즌에도 우승에 실패하거나 16강에서 또 좌절하면 레알의 유럽 제패 의욕은 또 실패하며, 무리뉴 감독이 경질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잦은 감독 교체를 단행했던 레알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 입니다.
그런 레알에게 부담스런 16강 상대는 리옹입니다. 지금까지 리옹과의 6경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3번의 리옹 원정에서 모두 패했으며 1골 조차 터뜨리지 못했던 악몽에 시달렸습니다. 지난 시즌 16강 1차전 리옹 원정에서는 마쿤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면서 0-1로 패했고, 2차전 홈 경기에서는 호날두가 선제골을 넣었으나 피아니치에게 동점골을 내주면서 1-1로 비겼고 8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그 결과는 페예그리니 전 감독이 경질 위기를 맞는 결정타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레알에게는 무리뉴 감독이 있습니다.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부여하며 우승에 대한 야망을 키울 것이 분명한 만큼, 리옹과의 리턴 매치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임에 분명합니다.
5. 인테르vs뮌헨, 동병상련의 관계
인테르-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유럽 제패를 놓고 격돌했던 팀들입니다. 자국리그 및 컵대회 우승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결승전에 임하여 서로 유로피언 트레블에 도전했죠. 그 주인공은 인테르였지만 뮌헨의 성적 또한 눈부셨던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두 팀의 자국리그 성적은 좋지 않습니다. 인테르는 세리에A 7위로 추락했으며 리그 선두이자 지역 라이벌 AC밀란보다 승점이 13점 부족합니다. 뮌헨은 분데스리가 6위로 떨어지면서 1위 도르트문트보다 '무려' 17점의 열세를 나타냈습니다. 아직 시즌 중반이지만 페이스가 떨어졌기 때문에 우승 가능성을 속단할 수 없습니다.
두 팀은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경기력 유지에 적잖은 어러움을 겪었습니다. 인테르는 밀리토-사무엘-세자르-캄비아소-마이콘 등이 부상으로 신음했으며 지난 16일 성남과의 클럽 월드컵 4강전에서는 스네이더르까지 부상의 늪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뮌헨은 시즌 초반 '로베리(로번-리베리)' 콤비가 나란히 부상을 당하면서 성적 부진에 직면했습니다. 그리고 올리치-클로제-판 보멀까지 다치는 악재까지 겹쳤습니다. 지난 시즌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것이 스쿼드의 체력적인 과부하로 이어지면서 올 시즌 고전했죠. 그나마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32강 E조에서 5승1패의 높은 성적으로 1위에 올랐던 것이 위안입니다. 그런 두 팀이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리턴 매치를 펼치면 '동병상련'의 관계가 형성됩니다.
6. 뮌헨vs리옹, 16강에서 맞대결 펼칠까?
뮌헨과 리옹의 리턴 매치 또한 기대됩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에 이어 16강에서 맞붙을 수 있기 때문이죠. 뮌헨은 4강 1차전에서 로번의 결승골로 1-0, 2차전에서 올리치의 해트트릭으로 3-0 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던 짜릿한 경험이 있습니다. 만약 리턴 매치가 성사되면 뮌헨은 리옹전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품을 것이며, 리옹은 복수를 벼를 것입니다. 물론 리옹은 지난 시즌 4강 진출이 프랑스 클럽 최고의 성적 이었지만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야망을 품고 있기 때문에 무시못할 전력을 지닌 팀인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뮌헨은 앞으로 공격력이 강해질 것입니다. 리베리가 최근 부상에서 복귀했기 때문에 토너먼트 무대에서 경이적인 화력을 자랑할 이점을 마련했죠. 또한 1월 이적시장을 통한 대형 선수 영입을 계획하면서 전력 보강에 열을 올리게 됐습니다. 반면 리옹은 이적생 구르퀴프의 슬럼프가 걸림돌입니다. 구르퀴프는 '제2의 지단'으로 주목을 받으며 앞으로의 대성을 예감했지만, 남아공 월드컵 부진 및 리옹 이적 후 전술 적응 미숙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습니다. 최근에는 현지 언론에서 심리적인 불안감을 받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부상까지 겹쳤죠. 리옹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선전하려면 구르퀴프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시즌 초반 분데스리가 부진 속에서도 챔피언스리그 행보가 순조로웠던 뮌헨, 지난 시즌 4강 멤버가 건재한 리옹의 리턴 매치 또한 기대됩니다.
-챔스 진출 팀, 16강에서 만나게 될 팀은?-
(1) 같은 국가에 속했거나, 32강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팀은 16강에서 격돌하지 않습니다.
(2) 32강 조별 본선 각 조 1위 및 2위끼리의 대결은 16강에서 성사되지 않습니다.
(3) 챔피언스리그 16강은 내년 2월 16/17일, 23/24일(한국시간)에 각각 1차전과 2차전을 치릅니다. 1차전에서는 조 2위 팀, 2차전에서는 조 1위 팀 홈 구장에서 경기합니다.
1. 토트넘(잉글랜드, A조 1위) : 리옹, 발렌시아, 코펜하겐, AS로마, 마르세유, AC밀란
2. 인테르(이탈리아, A조 2위) : 살케04, 맨유, 바르사, 뮌헨, 첼시, 레알, 샤흐타르
3. 살케04(독일, B조 1위) : 인테르, 발렌시아, 코펜하겐, AS로마, 마르세유, AC밀란, 아스날
4. 리옹(프랑스, B조 2위) : 토트넘, 맨유, 바르사, 뮌헨, 첼시, 레알, 샤흐타르
5. 맨유(잉글랜드, C조 1위) : 인테르, 리옹, 코펜하겐, AS로마, 마르세유, AC밀란
6. 발렌시아(스페인, C조 2위) : 토트넘, 살케04, 뮌헨, 첼시, 샤흐타르
7. 바르사(스페인, D조 1위) : 인테르, 리옹, 발렌시아, 코펜하겐, 마르세유, AC밀란, 아스날
8. 코펜하겐(덴마크, D조 2위) : 토트넘, 살케04, 맨유, 뮌헨, 첼시, 레알, 샤흐타르
9. 뮌헨(독일, E조 1위) : 인테르, 리옹, 발렌시아, 코펜하겐, 마르세유, AC밀란, 아스날
10. AS로마(이탈리아, E조 2위) : 토트넘, 살케04, 맨유, 바르사, 첼시, 레알, 샤흐타르
11. 첼시(잉글랜드, F조 1위) : 인테르, 리옹, 발렌시아, 코펜하겐, AS로마, AC밀란
12. 마르세유(프랑스, F조 2위) : 토트넘, 살케04, 맨유, 바르사, 뮌헨, 레알, 샤흐타르
13. 레알(스페인, G조 1위) : 인테르, 리옹, 코펜하겐, AS로마, 마르세유, 아스날
14. AC밀란(이탈리아, G조 2위) : 토트넘, 살케04, 맨유, 바르사, 뮌헨, 첼시, 샤흐타르
15. 샤흐타르(우크라이나, H조 1위) : 인테르, 리옹, 발렌시아, 코펜하겐, AS로마, 마르세유, AC밀란
16. 아스날(잉글랜드, H조 2위) : 살케04, 바르사, 뮌헨, 레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