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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2위 추락 첼시, 실망스러운 뉴캐슬전 무승부

 

'푸른 사자 군단' 첼시의 위기가 걷잡을 수 없습니다. 시즌 초반 5경기 전승 및 21골 1실점의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지만, 최근 리그 5경기에서는 1승1무3패 및 2골 7실점 부진에 빠졌습니다. 한때 독주를 달리며 프리미어리그 2연패 가능성을 높였지만 이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추락했습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답지 않은 실망스러운 경기력 이었습니다.

첼시는 28일 저녁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세임트 제인스 파크에서 열린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뉴캐슬 원정에서 1-1로 비겼습니다. 전반 5분 앤디 캐롤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고, 전반 45분 살로몬 칼루가 동점골을 넣었으나 후반전에 추가골 획득에 실패하여 무승부에 그쳤습니다. 이로써, 첼시는 9승2무4패(승점 29)를 기록했고 지난 27일 블랙번전 7-1 대승을 거둔 맨유(8승7무, 승점 31)에 의해 2위로 내려 앉았습니다. 홈팀 뉴캐슬은 9위(5승4무6패, 승점 19)를 기록하며 중위권을 지켰습니다.

첼시의 뉴캐슬전 무승부 원인, 비효율적인 공격력

첼시는 뉴캐슬전에서 기존의 4-3-3을 포기하고 4-4-2 포메이션으로 변경했습니다. 램퍼드-에시엔 같은 미드필더들의 부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격진을 넓게 활용 했습니다. 체흐가 골키퍼, 애슐리 콜-알렉스-이바노비치-보싱와가 수비수, 말루다-하미레스-미켈-칼루가 미드필더, 드록바-아넬카가 투톱을 맡았습니다. 첼시의 상대팀이었던 뉴캐슬도 4-4-2로 맞섰습니다. 크롤이 골키퍼, 엔리케-캠벨-테일러-심슨이 수비수, 구티에레스-티오테-거스리-라우틀리지가 미드필더, 아메오비-캐롤이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경기 내용을 놓고 보면, 첼시가 확고한 우세를 점했습니다. 슈팅 13-3(유효 슈팅 4-2, 개) 점유율 57-43(%) 패스 시도 314-218(패스 성공 254-150, 개)를 기록했으며, 후반 26분 점유율에서 70-30(%)로 앞설 정도로 상대를 몰아 붙인 시점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뉴캐슬을 압도했던 흐름 속에서도 골이 잘 터지지 못했습니다. 지난 21일 버밍엄 원정에서는 무려 32개의 슈팅을 날렸음에도 무득점에 그쳤고, 3개의 슈팅을 시도했던 버밍임에게 골을 허용하면서 0-1로 패했습니다. 첼시의 공격 축구가 '비효율' 문제에 직면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상당히 많은 시간을 공부하면서도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학생처럼, 무수한 공격 시도에 비해 피니시가 약합니다.

특히 전반 5분 실점이 첼시에게 불운으로 작용했습니다. 알렉스가 첼시 박스 안에서 골키퍼 체흐에게 백패스를 연결한 것이 뉴캐슬 공격수 캐롤의 인터셉트에 이은 선제골로 이어졌습니다. 두 선수 사이의 호흡이 맞지 못하면서 어처구니 없는 실점을 허용했죠. 알렉스가 백패스를 연결하지 않고 볼을 지켜내면서 전방 패스 루트를 확보했다면 첼시의 수비 불안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른 시간에 실점한 것이 뼈아팠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공격력에 있었습니다. 뉴캐슬이 1-0으로 앞서면서 탄탄한 수비에 무게감을 두는 경기 운영을 펼치며 첼시의 공격 전개가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단순히 실점을 허용한 것 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경기 흐름까지 영향을 끼친 것이죠.

첼시는 전반전에서 뉴캐슬에게 허리 싸움에서 밀렸습니다. 뉴캐슬의 롱볼 축구가 첼시 진영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면서 하미레스-미켈의 뒷 공간이 뚫렸습니다.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는 뉴캐슬의 롱볼을 걷어내거나 아메오비-캐롤쪽으로 향하는 뉴캐슬 공격 루트를 차단하는데 분주했지만 공격에서 이렇다할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첼시는 말루다-칼루 측면 라인의 기동력에 의존했지만 공격의 단조로움을 키우면서 드록바-아넬카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기 어려운 환경에 있었죠. 전반 25분이 넘은 뒤에는 롱볼을 시도하거나 아넬카를 2선으로 내리며 공격을 변화했지만 패스미스가 잦아지면서 뉴캐슬 수비진의 단단한 조직력을 뚫지 못했습니다. 특히 아넬카는 여러차례 볼을 끌며 첼시의 공격 템포를 늦추고 말았습니다.

특히 하미레스-미켈은 뉴캐슬 중앙 미드필더 티오테와의 경합에서 일방적으로 밀렸습니다. 미켈은 자기 진영에 안주하는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고 하미레스는 열심히 뛰는 것에 비해 의미없는 패스를 날리는데 급급했죠. 그 과정에서 두 선수 끼리의 호흡 불안이 불가피했고, 티오테가 그 틈을 노려 첼시 중원을 상대로 부지런히 압박을 가하며 하미레스-미켈의 부진을 키웠습니다. 첼시 공격이 측면쪽으로 쏠렸던 것도 이 때문이죠. 또한 애슐리 콜-보싱와가 상대 측면 수비 뒷 공간까지 오버래핑을 펼치며 볼 배급하는 활발한 플레이가 속출되지 않았습니다. 첼시 지공 상황때 하프라인 앞쪽에서 여러차례 볼을 돌렸을 뿐이죠. 그래서 말루다-칼루의 기동력 부담을 키웠고 첼시 공격이 정체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공격력 불안에 빠졌던 첼시는 전반 45분 칼루의 동점골로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뉴캐슬 진영 중앙에서 미켈의 전진패스-말루다의 힐패스에 이어, 칼루가 문전 쇄도 과정에서 상대 수비수 2명을 제끼고 오른발 슛으로 골을 기록했죠. 뉴캐슬의 수비 집중력이 전반 막판에 저하된 틈을 노렸던 값진 골 장면 이었습니다. 이 골이 없었다면 첼시는 0-1로 패했을 것입니다. 후반 초반에는 양팀이 공격과 수비를 계속 주고받는 양상이었고 그 흐름이 점점 가열 됐습니다. 후반 16분에는 라우틀리지가 박스 오른쪽엣 골문 안으로 향하는 논스톱 슈팅을 애슐리 콜이 골문 앞에서 헤딩으로 걷어내면서 실점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첼시가 맹공을 펼쳤습니다. 첼시와 함께 공격쪽에서 치고 받았던 뉴캐슬의 경기 집중력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루다-칼루의 폼이 올라왔고 아넬카-드록바의 몸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뉴캐슬 미드필더들을 상대로 빠른 볼 터치에 의한 2대1, 대각선, 종-횡패스 등을 골고루 구사하며 결정적인 골 기회들을 연출했습니다. 그런 흐름이 쉴새없이 계속 되었기 때문에 골 획득은 시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첼시는 골문을 두드리는데 실패했습니다. 상대 수비를 벗겨내는 볼 배급까지는 좋았지만 그 패스의 물줄기가 박스 안쪽까지 세밀하게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박스 안쪽으로 향하는 침투 패스가 여의치 못했고, 슈팅 각도가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골을 의식하는 비효율적인 공격을 펼쳤습니다.

오히려 첼시는 뉴캐슬이 후반 32분 아메오비를 빼고 레인저가 교체 투입하면서 상대팀에게 점유율을 빼앗기는 불안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꾸준하 파상공세를 펼쳐 뉴캐슬 미드필더진을 흔들었던 흐름이 헛수고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35분에 미켈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스터리지를 교체 투입하여 4-3-3으로 전환했으나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이 떨어진 역효과도 간과할 수 없죠. 칼루와 스터리지가 각각 36분과 40분에 상대 골문 바깥을 스치는 슈팅을 날렸지만 결과적으로 골이 되지 못했습니다. 칼루의 슈팅은 골문 안쪽으로 향하는 궤적을 놓친 상황에서 시도 된 것이고, 스터리지의 슈팅은 왼발 발등이 볼에 완전히 닿지 못하면서 바깥쪽으로 향하고 말았죠. 결국, 첼시는 뉴캐슬전을 1-1로 마무리하며 맨유에게 리그 1위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첼시에게 더욱 걱정되는 것은 향후 리그 5경기 일정입니다. 다음달 5일 에버턴(홈)-12일 토트넘(원정)-20일 맨유(홈)-28일 아스날(원정)-30일 볼턴(홈)과 경기를 치릅니다. 에버턴을 제외하면 까다로운 팀들과 대결하는 버거움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토트넘-맨유-아스날은 빅6에 포함되는 팀들이고 올 시즌에는 볼턴의 오름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에시엔-램퍼드-테리가 에버턴전에서 돌아올 예정이지만 지금의 경기력으로는 5경기에서의 선전을 통해 리그 1위를 되찾을지 의문입니다. 반드시 이겼어야 할 뉴캐슬전에서 무승부에 그쳤던 것이 첼시의 앞날 일정을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