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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바르사vs레알, 눈길을 끄는 5가지 맞대결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이 맞붙는 '엘 클라시코 더비'는 세계 최고의 라이벌전으로 손꼽힙니다. 지역 감정 및 스페인 내전, 카탈루냐 독립 문제가 얽힌 상징적 존재를 띄고 있으며 스페인 축구의 양대 산맥으로서 오랫동안 치열한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유럽 축구의 대표적인 빅 클럽으로서 최정상급의 선수층 및 경기력을 자랑하며 지구촌 축구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주목을 받았습니다. 두 팀의 흥미진진한 슈퍼매치가 드디어 내일 새벽에 펼쳐집니다.

바르사와 레알은 오는 30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캄프 누에서 열릴 2010/1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3라운드에서 맞붙습니다. 레알은 10승2무(승점 32)로 1위, 바르사는 10승1무1패(승점 31)로 2위를 기록중이며 승점이 1점 차이에 불과합니다. 이 경기의 승리팀은 프리메라리가 1위를 지키거나, 새롭게 1위로 뛰어오르기 때문에 양팀 선수들이 서로 물러서지 않는 접전을 펼칠 것입니다. 프리메라리가 역대 전적에서는 레알이 160전 68승30무62패의 우세를 점했지만 바르사는 레알전 4연승을 내달렸으며 이번 경기에서 5연승에 도전합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두 팀 축구스타들의 맞대결입니다. 세계적인 축구스타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시선이 모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이적시장에서는 엄청난 이적료를 들여 대형 선수 영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두 팀 선수들의 맞대결이 따라 승패가 엇갈릴 것입니다. 또한 두 팀이 자랑하는 스타감독들의 맞대결까지 포함하면, 축구팬들이 구경하고 관찰할 관전 포인트가 즐비합니다.

1. 메시vs호날두, 세계 최고의 선수는 누구?

세계 최고의 라이벌 경기 답게, 바르사와 레알은 세계 최고의 선수로 손꼽히는 메시-호날두를 보유했습니다. 호날두가 2008년 발롱도르-FIFA(국제축구연맹)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었다면 메시는 이듬해에 두 개의 상을 거머쥐었습니다. 두 선수는 비록 남아공 월드컵에서 조국(호날두는 포르투갈, 메시는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지 못했지만 여전히 명불허전의 실력을 자랑합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두 선수의 파괴력이 범상치 않습니다. 메시가 최근 10경기 연속 골(각종 대회 포함 17골, A매치 제외)을 넣었다면 호날두는 프리메라리가 득점 선두(14골)를 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리그 득점 1위가 메시였음을 상기하면 호날두의 선두 질주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메시와 호날두는 지금까지 네 번의 맞대결을 펼쳤으며(호날두의 맨유 시절 포함), 메시가 2승1무1패의 우세를 점했습니다. 자신이 속한 팀과의 대결에 의해 승패가 가려졌지만 에이스의 숙명이 팀 성적과 비례함을 상기하면 결코 어색하지 않은 통계입니다. 공교롭게도 메시는 지난해 5월 27일 맨유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지난 4월 10일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호날두를 상대로 골을 넣으며 바르사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메시는 '레알 사령탑' 무리뉴 감독이 속한 상대팀(첼시, 인터 밀란)과의 7차례 대결에서 무득점에 그쳤습니다. 호날두는 지금까지 바르사를 상대로 골을 넣은 경험이 없습니다. 이번 대결에서는 그 징크스를 극복하고 팀의 승리를 이끌 해결사로 거듭날지 주목됩니다. 분명한 것은, 세계 최고의 선수는 두 명이 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2. 사비-이니에스타vs외질-디 마리아, 또 다른 축구 지존들의 대결

메시와 호날두의 맞대결만 빛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과 함께 공존하는 미드필더들의 경기력이 승부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메시가 세계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사비-이니에스타 같은 정확성-창의력-유연한 경기 운영까지 더해진 패스 마스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비-이니에스타는 바르사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쉴새없이 패스를 연결하며 공격 기회를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바르사 특유의 점유율 축구를 강화시켜 메시 같은 공격수들에게 결정적인 골 기회를 밀어줍니다. 메시가 바르사 공격의 화룡정점을 찍었다면 사비-이니에스타는 바르사 공격 축구를 만들어가는 플레이메이커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레알은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사비-이니에스타 라인에 도전할 새로운 공격 콤비를 형성했습니다. 외질-디 마리아를 영입하여 호날두와 함께 2선 미드필더에 배치시켰죠. 외질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독일의 3위를 이끄는 에이스 기질을 발휘하며 축구팬들의 깊은 인상을 남겼고, 디 마리아는 포르투갈 무대(당시 벤피카 소속)에서 예측 불허의 드리블 돌파와 정교한 볼 배급을 자랑했던 선수들입니다. 이들의 등장은 레알이 호날두에 의지하지 않고 다채롭게 공격을 풀어가는 발판으로 작용했습니다. 호날두와 더불어 팀 공격에 파괴력을 더할 새로운 공격 옵션들이 등장했죠. 다만, 외질-디 마리아는 호날두보다 더 이타적인 선수들입니다. 호날두가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득점 1위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도 외질-디 마리아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3. 부스케츠vs라스, 팀 승리 이끌 살림꾼은?

바르사와 레알의 라이벌전은 두 팀의 화려한 공격에 주목을 끌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시야를 넓히면서 살림꾼들의 맞대결을 지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살림꾼이 상대 공격을 얼마만큼 끊어내고 궂은 역할을 척척 도맞느냐에 따라 팀의 경기 흐름이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바르사는 부스케츠, 레알은 라스(=라사냐 디아라)가 그 역할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바르사는 마스체라노라는 또 한 명의 걸출한 살림꾼이 있지만 그동안 중요한 경기에서 부스케츠 카드로 재미를 봤던 경험이 많은 특성이 있습니다. 라스는 케디라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카드입니다. 물론 케디라는 바르사전 소집 명단에 포함되었지만, 실전 감각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라스의 선발 출전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부스케츠는 마스체라노보다 정확하고 세밀한 공격 전개를 자랑하기 때문에 과르디올라 감독에 의해 선발로 선택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바르사의 점유율 축구가 매끄럽게 전개되려면 패싱력이 뛰어난 살림꾼의 존재감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레알전에서는 외질의 중앙 공간 침투를 봉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4강전에서 외질을 꽁꽁 막으며 스페인의 승리를 이끈 감각을 그대로 이어갈지 주목됩니다. 반면 라스는 중원에서의 공격적인 역할은 알론소가 담당하기 때문에 자신은 수비적인 역할에 전념할 것입니다. '제2의 마케렐레'로 불리며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천부적인 능력을 자랑하기 때문에 사비-이니에스타의 공격을 막아낼 카드로 적합합니다.

4. 바르사 4백vs레알 4백, 스페인 최고의 수비 라인은?

두 팀의 4백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프리메라리가에서 철벽수비를 자랑하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레알과 바르사는 12경기에서 각각 6실점, 8실점만 허용했습니다. 프리메라리가 20개 팀들 중에서 한자릿수 실점을 기록중인 팀들은 레알-바르사 밖에 없습니다. 특히 바르사는 지난해 6관왕 달성의 토대를 마련했던 아비달-피케-푸욜-알베스로 짜인 포백의 조직력이 올 시즌에 이르러 무르익었다는 평가입니다. 발을 맞춘 기간이 많아지면서 공간 커버 및 상대 공격을 압박하는 협력 플레이에 강한 이점을 발휘하게 됐죠. 팀의 승승장구 때문에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었지만 오히려 튼튼한 수비력을 유지하며 상대 공격을 틀어 막았습니다. 레알과의 지난 시즌 두 번의 대결에서는 무실점을 엮으며 팀 승리를 공헌했습니다.

반면 레알의 4백은 바르사에 도전하는 입장입니다. 2008/09시즌 38경기 52실점(바르사 35실점), 2009/10시즌 38경기 35실점(바르사 24실점)을 기록하며 바르사보다 더 높은 실점을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여름에는 무리뉴 감독을 영입하면서 마르셀루-페페-카르발류-라모스 조합을 완성하며 수비력 안정에 주력하면서 바르사보다 실점이 더 적게 됐습니다. 1경기당 0.5실점만 허용하는 짠물수비를 앞세워 프리메라리가 1위 질주에 이바지 했죠. 레알은 갈락티코 정책을 통해 공격 옵션들의 화려한 네임벨류를 자랑했지만 이제는 수비도 으뜸입니다. 이제는 바르사의 파상 공세에 맞서며 스페인 최고의 4백으로 거듭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에 다가섰습니다. 최근 바르사전 4연패를 당했기 때문에 4백의 역량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5. 과르디올라vs무리뉴, 펩간지와 무간지의 충돌

바르사와 레알은 축구팬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받는 스타 감독들을 보유했습니다. '펩간지' 과르디올라 바르사 감독, '무간지' 무리뉴 레알 감독이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 정면 충돌하게 됐습니다. 두 감독은 한때 바르사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막연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무리뉴 감독은 90년대 바르사에서 통역관 및 수석코치를 맡았는데 당시 팀의 주축 선수 중에 한 명이 과르디올라 감독 이었습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무리뉴 감독을 세계 최고의 사령탑 중에 한 명이라고 칭찬하고, 무리뉴 감독은 지금까지 과르디올라 감독을 독설로 공격한 적이 없을 정도로 서로를 아낍니다. 하지만 이제는 바르사와 레알의 수장으로서 서로를 넘어 팀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숙명을 안게 됐습니다

두 감독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맞붙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무리뉴 감독이 인터 밀란의 사령탑으로서 과르디올라 감독과 대결하게 됐죠. 1차전은 인터 밀란의 3-1, 2차전은 바르사의 1-0 승리로 끝났지만, 다득점에 의해 인터 밀란이 결승에 진출하여 무리뉴 감독이 승리했습니다. 바르사의 공세를 끈끈히 막아내는 강력한 수비 축구로 재미를 봤죠.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레알 사령탑 부임 이후 자신의 축구 스타일을 공격적으로 변화했습니다. 레알이 공격 축구를 선호하기 때문에 자신이 그 흐름에 맞추기로 했죠. 그럼에도 레알은 프리메라리가 최소 실점을 기록하는 탄탄한 공수 밸런스를 자랑합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난 시즌 무리뉴 감독의 수비 축구에 고전했다면 이제는 '무간지 공격 축구'를 이겨내야 하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