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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첼시-맨유-아스날, EPL 1위 향방은?

 

이번 주말에 펼쳐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의 관전 포인트는 선두 싸움 입니다. 1위 첼시가 시즌 초반 독주를 달렸으나 최근 리그 4경기에서 1승3패로 고전하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아스날의 추격을 허용했습니다. 그런 첼시는 9승1무4패(승점 28)로서 맨유(7승7무)와 승점이 같으며, 아스날(8승2무4패, 승점 26)에게 2점 차이로 쫓기고 있습니다. 만약 15라운드 경기에서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하면 맨유 또는 아스날이 프리미어리그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프리미어리그 선두 싸움을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세 팀의 올 시즌 행보가 강팀의 명성을 흡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보다 경기력이 눈에 띄게 저하되었죠. 그래서 세 팀은 본래의 클래스를 내뿜기 위해 이번 라운드에서 승점 3점을 따내야 하는 숙명을 안게 됐습니다. 공교롭게도 지난 14라운드에서 패했거나(첼시, 아스날) 맥 빠진 공격력 속에서 찝찝한 승리(맨유)를 거두었기 때문에 15라운드 선전을 꿈꾸고 있을 것입니다. 과연 15라운드는 첼시의 1위 수성으로 끝날지, 맨유 또는 아스날의 1위 진입이 성공적으로 끝날지 그 결과가 궁금합니다.

애스턴 빌라vs아스날(27일 저녁 9시 45분, 빌라 파크)

통계적 관점에서는 아스날이 패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애스턴 빌라 홈구장' 빌라 파크에서 지난 1998년 12월 13일에 2-3으로 패했던 이후 11경기 연속 무패(5승6무)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일 토트넘전에서 17년 만에 홈 경기에서 패했기 때문에 빌라 파크 무패 기록이 계속 이어질지 의문입니다. 또한 애스턴 빌라는 올 시즌 13위의 성적 부진을 겪었지만 원정에서 1승1무5패로 부진했을 뿐 홈에서는 3승4무로 선전했습니다. 애스턴 빌라 사령탑으로 부임한지 얼마되지 않은 울리에 감독 입장에서는 홈팬들의 확고한 신뢰를 얻기 위해 아스날전 승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원정 3연승을 기록중인 아스날의 기세가 빌라 파크에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아스날의 고민은 파브레가스의 햄스트링 부상 결장입니다. 지난 23일 UEFA 챔피언스리그 브라가 원정 경기 도중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면서 앞으로 2~3주 정도 경기에 못나옵니다. 하지만 파브레가스는 올 시즌에만 3번(9월 중순, 11월 초, 11월 말)씩이나 햄스트링을 다쳤기 때문에 아스날에게 '면역'이 되었을지 모릅니다. 올 시즌에는 나스리의 파괴력이 업그레이드 되었고 로시츠키의 패싱력에 의해 공격을 풀어가는 빈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파브레가스 결장 공백을 이겨낼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을 키웠습니다. '미완의 대기' 데니우손의 패싱력이 이전보다 깔끔하고 정확성이 높다는 것도 플러스로 작용합니다.

특히 애스턴 빌라의 오른쪽 윙어 알브라이튼의 결장은 아스날에게 호재로 작용합니다. 알브라이튼은 지난 13일 맨유전에서 1골을 넣은 것을 비롯 폭발적인 기동력을 발휘하는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지만 그 이후 맹장염에 걸리며 부상자 명단에 올랐습니다. 아스날은 왼쪽 풀백 클리시의 등이 좋지 못하면서 '수비 집중력이 약한' 깁스를 백업 멤버로 활용하는 불안 요소가 있기 때문에 알브라이튼의 결장으로 한 숨 덜게 됐습니다. 또한 애스턴 빌라 공격수 아그본라호르가 부상 복귀 후 평소보다 폼이 떨어진 것도 아스날에게 천군만마로 작용합니다. 아그본라호르는 최근 8경기 연속 무득점 부진에 빠지면서 애스턴 빌라의 성적 부진을 부추겼습니다.

하지만 아스날이 홈 팀 애스턴 빌라를 상대로 손쉽게 골을 기록할지는 의문입니다. 애스턴 빌라가 올 시즌 7번의 홈 경기에서 5실점의 짠물 수비를 펼쳤기 때문입니다. 원정 7경기 15실점과 비교하면 홈에서 단단한 수비 조직력을 자랑합니다. 그동안 강팀과 상대하면 전형적인 선 수비-후 역습 패턴을 즐겨 구사했기 때문에 아스날 공격진을 압박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스날은 상대의 강력한 견제를 받으면 평소처럼 패스 게임이 매끄럽지 못한 단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아르샤빈-나스리의 돌파와 샤막의 능수능란한 움직임으로 이겨냈는데 애스턴 빌라 원정에서 무난히 버텨낼지 주목됩니다.

-아스날의 애스턴 빌라전 예상 명단(4-3-3)-

파비안스키/깁스(클리시)-코시엘니(주루)-스킬라치-사냐/윌셔-송(데니우손)-데니우손(로시츠키)/아르샤빈(로시츠키)-샤막(판 페르시)-나스리(벤트너, 월컷)

맨유vs블랙번(28일 오전 0시, 올드 트래포드)

맨유는 블랙번전에서 유쾌하지 못한 추억이 하나 있습니다. 2009/10시즌이었던 지난 4월 11일 블랙번 원정에서 0-0으로 비겼기 때문입니다. 경기 내내 공격을 주도하며 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블랙번 밀집 수비를 완전히 제압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블랙번전이 아쉬운 이유는 첼시에게 승점 1점 차이로 밀리면서 리그 우승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블랙번전에서 1골만 넣었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입니다. 다행히 이번 블랙번전은 홈에서 열립니다. 최근 올드 트래포드에서 치러진 블랙번과의 16번의 대결에서는 단 한 번만(2005년 9월) 패했을 뿐입니다.

블랙번전에서 주목되는 선수는 루니입니다. 지난 25일 UEFA 챔피언스리그 레인저스 원정에서 후반 막판 페널티킥 골로 팀의 1-0 승리를 견인하면서 3개월 만에 골맛을 봤습니다. 그 기세를 블랙번전에서 필드 골을 넣으며 부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공교롭게도 최근 블랙번과의 3경기 모두 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맨유에게 아쉬움으로 남았던 7개월 전 블랙번 원정에서는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죠. 또한 루니의 파트너로 누가 선택될지 관심사입니다. 최근 10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리는 베르바토프 대신에 '뉴 페이스' 에르난데스가 주전으로 가세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맨유의 승리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블랙번이 원정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홈에서 3승2무2패를 기록했지만 원정에서 2승1무4패로 고전했으며 맨시티-리버풀-토트넘 같은 빅6 팀들과의 원정 성적이 1무2패입니다. 홈 7경기에서 6실점, 원정 7경기에서 12실점을 기록한 것도 맨유 원정이 불안한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맨유는 올 시즌 원정 7경기 1승6무로 불안했지만 홈 7경기에서는 6승1무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최근 홈에서 치러진 18번의 리그 경기에서 16번의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도 블랙번전 승리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물론 통계는 통계일 뿐이기 때문에 축구공이 둥글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됩니다.

블랙번전에서는 '산소탱크' 박지성의 시즌 5호골 달성 여부가 주목됩니다. 최근 맨유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했으나 지난 25일 레인저스전 결장으로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블랙번전 선발 출전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부상에서 복귀한 긱스의 레인저스전 부진 요인까지 작용하고 있죠. 지난 2007년 3월 31일 블랙번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고, 그 골이 2006/07시즌 5호골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블랙번전 골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맨유 공격진이 예전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는 미드필더의 공격 포인트가 중요합니다. 과연 박지성이 시즌 5호골을 넣으며 맨유의 승리 및 리그 선두 진입을 이끌지 그의 발끝에 시선이 모입니다.

-맨유의 블랙번전 예상 명단(4-4-2)-

판 데르 사르/에브라-비디치-퍼디난드-하파엘(오셰이)/박지성(오베르탕)-플래쳐-스콜스(캐릭)-나니/루니-에르난데스(베르바토프)

뉴캐슬vs첼시(28일 저녁 10시 30분, 세인트 제임스 파크)

첼시는 뉴캐슬 원정에서 무조건 승점 3점을 챙겨야 합니다. 잉글랜드 북동부 원정을 치르는 거리상의 부담감이 있지만, 이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맨유 또는 아스날에게 리그 선두를 완전히 내줄지 모르기 때문에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습니다. 지난 9월 22일 홈에서 열렸던 뉴캐슬과의 칼링컵 3라운드(32강)에서 3-4로 패했지만 대회의 중요성이 떨어지고 최정예 스쿼드를 가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패배의 타격이 적었습니다. 최근 세 번의 뉴캐슬 원정에서 2승1무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세인트 제임스 파크가 결코 부담스러운 경기장은 아닙니다. 첼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원래의 경기력을 되찾는 것 뿐입니다.

그런 첼시에게 아쉬운 것은 각각 주장과 부주장을 맡는 테리-램퍼드가 뉴캐슬 원정에서도 부상으로 결장합니다. 안첼로티 감독이 뉴캐슬전을 앞둔 정례 기자회견에서 두 선수가 다음주 주말에 모습을 드러낼 것 같다고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골잡이 드록바가 말라리아 감염 이후 침체된 공격력을 일관했고, 에시엔의 퇴장 징계가 뉴캐슬전까지 유효한 현 시점에서는 팀의 위기를 끊을 마땅한 구심점이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르코프가 장딴지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말루다가 지난 21일 버밍엄 원정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려갔지만 팀의 0-1 패배 속에 빛이 바랬습니다. 이번 뉴캐슬전에서는 이러한 무거운 분위기를 어떻게든 이겨내야 합니다.

결국, 첼시는 조직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몇몇 선수들이 스쿼드에서 빠졌거나 폼이 떨어졌지만, 지난 시즌 탄탄한 조직력을 기반으로 리그 우승의 기쁨을 누렸던 감각을 뉴캐슬전에서 되살려야 합니다. 축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11명의 선수들이 똘똘 뭉쳐 승리를 위해 뛰어야 합니다. 지금의 고비를 넘으려면 무기력하거나 또는 의욕이 앞선 플레이보다는 팀을 위해 헌신하고 희하며 동료와 끊임없이 호흡하는 이타적인 플레이가 필요합니다. 최근 선수들이 서로 따로노는 경기 운영을 펼치면서 전술적 문제점을 키우고 팀의 위기를 자초하는 불안함을 노출했던 만큼, 팀으로서의 응집력을 뉴캐슬전에서 최대화 시켜야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뉴캐슬의 최근 행보가 좋지 않습니다. 최근 3경기 연속 승리가 없었고(1무2패) 지난 20일 볼턴 원정에서는 1-5 대패를 당했습니다. '살림꾼' 바튼은 지난 12일 블랙번전에서 페데르센을 폭행하여 3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첼시전까지 출전할 수 없습니다. 뉴캐슬의 강점 중 하나가 바튼-스미스로 짜인 더블 볼란치의 터프한 수비력임을 상기하면 말루다-미켈-하미레스의 공격력이 숨통을 트일 전망입니다. 과연 첼시가 뉴캐슬전을 위기를 극복하고 화려하게 비상하는 터닝 포인트의 기회로 삼을지 기대됩니다. 그 관건은 조직력 향상에 있습니다.

-첼시의 뉴캐슬전 예상 출전 명단(4-3-3)-

체흐/애슐리 콜-알렉스(페레이라)-이바노비치-보싱와(페레이라)/말루다(맥키크런)-미켈-하미레스/칼루-드록바(스터리지)-아넬카(카쿠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