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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한국 축구, 일본을 이겨야 하는 10가지 이유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0년 마지막 A매치에서 국민들에게 기분 좋은 승리와 함께 짜릿한 명승부 명장면을 선사할 계획입니다. 그 상대가 라이벌 일본이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 대한 비중이 큽니다.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일본전 승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한국은 오는 12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일본과 격돌합니다. 한일 정기전의 성격으로 평가전을 치르며 지난 5월 일본 원정에서는 2-0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그 이전인 지난 2월 동아시아축구 선수권대회 일본전에서는 3-1로 이겼고,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 같은 해에 일본전에서 A매치 3연승을 달성하는 쾌거를 달성하며 한국 축구 사상 최초입니다. 하지만 일본이 지난 8일 아르헨티나를 1-0으로 제압했기 때문에 한국의 일본전 승리가 만만치 않은 것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일본전은 한국에게 항상 승리가 필요했습니다. 이번 경기는 한국이 일본을 이겨야 하는 10가지의 이유가 있습니다.

1. 아시안컵 우승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중요한 기회

한국의 목표는 내년 1월 아시안컵 우승입니다. 1960년 이후 반 세기 동안 아시아를 제패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아시안컵에 임하는 마음이 비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이번 일본과의 평가전은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자신감을 키우면서 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일본이 2000-2004년 아시안컵 우승을 달성했고 이번 대회의 유력한 우승 후보라는 점에서, 한국에게 이번 일본전 승리가 필요합니다. 엄연히 일본전은 단순한 평가전 입니다. 하지만 일본도 최근 한국전 2연패를 복수하기 위해 이번 경기 승리에 만전을 기할것이기 때문에, 두 팀 모두 승리에 대한 의지가 굳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쨌든, 한국에게 승리가 필요합니다.
 
2. 일본전 A매치 3연승 도전

앞서 언급했듯, 한국이 일본을 제압하면 일본전 3연승을 기록하게 됩니다. 단순한 3연승이 아닌,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같은 해에 A매치에서 라이벌 일본을 세 번 연속 이긴다는 것입니다. 물론 한국은 일본과 72번 겨루면서 40승20무12패의 압도적인 전적을 자랑하며 이미 많은 경기에서 승리했습니다. 1985년 10월 2일부터 1991년 7월 27일까지 일본전 7연승을 거둔적이 있었고, 그 외 5연승 1번, 4연승 1번, 3연승 4번을 기록했으며 현재 2연승에서 3연승에 도전합니다. 하지만 같은 해에 일본전 3연승을 거둔 전적은 없었습니다. 그 기록이 이번 경기에서 성사되면 '한국은 일본에 강하다'는 것을 또 다시 입증하게 됩니다. 일본 축구가 그동안 양적 물적으로 눈부신 팽창을 했음을 상기하면, 일본전 A매치 3연승은 의미있는 기록입니다.

3. 조광래 감독에게 일본전 승리가 절실하다

많은 사람들은 한국의 일본전 승리를 바라고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절실한 사람은 조광래 감독입니다. 대표팀은 최근 두 번의 일본전에서 승리했고, 이번 일본전이 홈에서 열리기 때문에 '일본을 상대로 승리할 것이다'는 여론의 분위기는 고조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일본전 승리를 당연하게 바라보는 눈치입니다. 하지만 한국이 비기거나 패하면 조광래 감독에게 이로울 것이 없습니다.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지 얼마되지 않았음을 감안하더라도 여론의 부정적인 반응에 직면할 것이 분명합니다. 지난달 이란전에서 0-1로 패한 상황에서 일본전을 치르기 때문에, 조광래호가 출범 초기부터 흔들리는 것은 곤란한 일입니다.

4. 7년 전 조병국의 한을 풀어주자

한국이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일본과 대결했던 것은 단 한 번 이었으며 그 경기에서 패했습니다. 2003년 4월 16일에 0-1로 지고 말았죠. 경기 내내 우세한 흐름을 유지했지만 일본의 골망을 가르는데 실패했고, 오히려 경기 막판에 한 순간의 불운으로 씁쓸한 패배를 당했습니다. 센터백 조병국이 후반 45분 슬라이딩 태클로 걷어냈던 공이 일본 공격수 나가이 유이치로의 정강이에 맞고 결승골로 이어지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당시에는 나이 어린 선수가 굳게 성장하기 위한 보약으로 생각하자는 분위기였으나, 3개월 뒤 일본 올림픽 대표팀 평가전에서 자책골을 기록하면서 여론의 엄청난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과연 조광래호가 7년 전 조병국의 한을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되갚을지 주목됩니다.

5. 염기훈, 명예회복 위한 중요한 기회

염기훈에게는 이번 일본전이 중요합니다. 남아공 월드컵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명예회복의 기회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여론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자신을 향한 시선이 곱지 못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행보가 계속 이어지는 것은 곤란하며, 오히려 염기훈 입장에서는 남아공 월드컵 부진이 자신의 경기력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이후 K리그 및 AFC 챔피언스리그 8강 성남전에서 번뜩이는 파괴력을 과시하며 기량이 더욱 발전했습니다. 그 기세를 품으며 대표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이번 일본전에서 강렬한 임펙트를 뽐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6. 자케로니 재팬-카가와의 단점을 뜯어보자

이번 일본전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핵심은, 서울 월드컵 경기장 그라운드를 밟을 일본 대표팀이 지난 2월과 5월에 한국에게 패했던 그 팀과 다른 성격이라는 점입니다. 그때는 일본이 성적 부진에 시달렸을 뿐만 아니라 카가와 신지의 존재감이 약했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자케로니 재팬은 첫 출범 경기였던 아르헨티나전 1-0 승리로 의기양양한 상태입니다. 또한 남아공 월드컵 이후에는 카가와가 대표팀 및 유럽 축구 무대에서 급성장하면서 일본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입니다. 한국은 일본을 반드시 이겨야 하며 카가와를 봉쇄해야 합니다. 자케로니 재팬과 카가와의 단점을 뜯으며 그들의 특징을 파악하고, 내년 1월 아시안컵 우승을 위한 과정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7. 혼다의 맹활약은 보고 싶지 않다

'일본 축구 에이스' 혼다는 한국 축구팬들에게 '거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카메룬-덴마크전에서 골을 넣으며 일본의 16강 진출을 이끌었고, 특히 덴마크전에서 왼발 무회전 프리킥으로 국제적인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골 이외에는 어떠한 강점을 남기지 못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유럽 빅 클럽들을 상대로 밀물처럼 쏟아지는 러브콜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언론 보도에 그치면서 이적이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거품의 이미지를 키우는 꼴이 되고 말았죠. 또한 지난 5월 한일전에서는 한국의 경계대상 1호로 지목되었으나 예상과 달리 극심하게 부진했죠. 이번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로, 한국 축구팬들은 혼다의 맹활약을 보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8. 일본전, 새로운 스타 탄생 보고 싶다

큰 경기에서 팀의 승리를 이끄는 결정타 역할을 하는 것은 선수 본인에게 크나큰 영광입니다. 윤빛가람이 대표적 예 입니다. 지난 8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을 넣으며 한 순간에 국민적인 시선을 사로잡게 됐습니다. 이번 일본전은 라이벌전이라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나이지리아전보다 더 중요한 경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경기에서 마치 혜성을 보는 듯한 새로운 스타 탄생을 보고 싶습니다. 올해 제주의 K리그 선두 도약을 이끌며 대표팀 접수를 꿈꾸는 구자철, K리그 득점 1위이자 대표팀의 킬러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병수, 일본 J리그에서 두드러진 맹활약을 펼치는 조영철이 한일전을 빛낼 스타로 거듭날지 주목됩니다.

9. 박주영, 유럽 빅 리그 진출 분수령으로 작용할 듯

지난 10일 일본 스포츠지 <산케이스포츠>에 따르면, "리버풀의 강화위원이 한일전에서 박주영과 혼다의 기량을 확인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KFA)로 부터 이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박주영과 혼다는 유럽 빅 리그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한일 양국의 유력주자이자 대표팀의 주축 공격수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만약 박주영이 오는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면 병역 혜택을 받아 빅 리그에 진출할 명분을 얻게 됩니다. 하지만 그들의 확실한 관심을 얻으려면 남아공 월드컵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일본전 맹활약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이번 일본전은 유럽 빅 리그 진출의 분수령으로 작용하며, 결과적으로 한국의 일본전 승리 과정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10. 박지성의 세리머니가 기대된다

'캡틴 박' 박지성은 지난 5월 일본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지만, 이번 일본전에서는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할 예정이기 때문에 상대 골망을 흔들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골을 터뜨리면 국민들 앞에서 인상 깊은 세리머니를 선사할 것입니다. 지난 5월 일본전에서는 선제골을 넣은 뒤 일본 관중쪽을 향해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던 세리머니를 펼쳤습니다. 일본의 승리를 위해 열띤 응원을 펼쳤던 일본 관중들이 한 순간에 침묵으로 빠진 순간 이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에서 풍차 세리머니로 화제를 모았던 박지성이 일본전에서 골을 넣으면 어떤 세리머니를 펼피며 그 기쁨을 표현할지 벌써부터 두근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