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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리버풀vs아스날, EPL 개막전 '최고 빅 매치'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1라운드의 최대 빅 매치는 리버풀과 아스날의 라이벌전입니다. 그동안 개막전에서 라이벌끼리 맞붙는 경우는 드문일이지만 올 시즌에는 리버풀과 아스날이 시즌 첫 경기에서 서로의 자존심을 놓고 치열한 승부를 펼쳐야 합니다.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클럽들 중에서 가장 우호적인 라이벌 관계이자 선의의 경쟁자로 두 팀의 경기가 과연 어떤 스토리를 쓰게 될지 주목됩니다.

리버풀과 아스날은 16일 오전 0시(이하 한국시간) 안필드에서 열리는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경기를 치릅니다. 대부분의 경기들이 14~15일에 몰렸고, 맨유 경기가 17일에 열리기 때문에 리버풀과 아스날의 매치업에 대한 지구촌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두 팀 모두 승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첫 경기에서의 기분 좋은 승리를 통해 올 시즌 원하는 목표를 거두는 것이 두 팀의 숙명이죠. 리버풀은 빅4 재진입, 아스날은 7시즌 만의 리그 우승을 위해 이 경기를 이겨야 합니다.

우선, 두 팀의 역대 전적에서는 리버풀이 172전 68승44무60패의 우세를 점했습니다. 하지만 리버풀은 최근 18번의 리그 경기에서 아스날을 단 3번만 이겼으며, 지난 시즌에는 1-2, 0-1로 두 번 모두 패했습니다. 아스날 같은 경우에는 최근 6번의 리그 경기에서 리버풀에게 패한 전적이 없었습니다. 최근 통계를 놓고 보면 아스날이 리버풀보다 더 우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리버풀이 전통적으로 안필드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로이 호지슨 신임 감독의 공식 데뷔전이어서 누가 승리할지 우열을 가리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아스날은 부상자들이 많습니다. 니클라스 벤트너는 사타구니 부상으로 4주 동안 결장하며 아론 램지와 요한 주루는 각각 골절 및 햄스트링 부상으로, 송 빌롱도 종아리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합니다. '아스날 차포' 파브레가스-판 페르시는 8월 1째주에 팀에 복귀했기 때문에 몸이 만들어지지 못했으며 리버풀전 출전이 불투명합니다. 특히 파브레가스는 지난 11일 스페인 대표팀의 A매치 일정때문에 멕시코로 이동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보우 디아비는 종아리 부상 때문에 몸이 완전치 않지만 아르센 벵거 감독이 리버풀전 출전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데니우손은 복부 부상 때문에 리버풀전 출전 여부를 알 수 없습니다.

반면 리버풀은 부상자가 두 명입니다. 마르틴 스크르텔은 발목 부상, 페르난도 토레스는 사타구니 부상이 낫지 않았지만 경기 출전 여부가 불투명합니다. 그동안 사타구니 부상이 잦은데다 남아공 월드컵 출전에 따른 휴식 차원에서 결장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아울러 디르크 카위트는 네덜란드 대표팀의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 멤버로 활약했기 때문에 토레스와 더불어 체력 안배 차원에서 경기에 뛰지 못할 것입니다. 토레스-카위트의 결장이 리버풀의 불안 요소가 되겠지만 아스날에 비해 스쿼드 출혈이 적은 것이 그나마 위안입니다.

무엇보다 리버풀의 아스날전 포메이션은 올 시즌 주 전술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베니테즈 체제의 4-2-3-1을 그대로 이어갈지, 아니면 호지슨 감독이 풀럼에서 줄곧 구사했던 플랫 4-4-2로 변신할지 주목됩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동안 리버풀에서 의존도가 높았던 스티븐 제라드가 이제는 루카스 레예바와 함께 중앙 미드필더 라인을 구축할 것입니다. 제라드의 공격 패턴이 상대팀들에게 완전히 읽혔고 지난 시즌 리버풀의 부진 원인이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루카스와의 공존을 통해 공수 밸런스를 조절하면서 원터치로 패스를 밀어주는 형태의 공격력이 요구됩니다.

리버풀 입장에서는 요바노비치-조 콜 같은 이적생들의 공격력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습니다. 공격진에서 두 가지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호지슨 감독의 전술 능력을 최대화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두 선수는 스피드가 빠르지 않지만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 지역을 파고드는 성향이며 제라드의 공격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올해 여름 이적료 없이 자유계약 형태로 안필드에 입성했기 때문에, 아스날전을 비롯해서 올 시즌 얼마만큼 맹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리버풀의 이적시장 승패를 좌우할 것입니다.

그런 리버풀에게 아쉬운 점은 토레스 대신에 다비드 은고그가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은고그는 그동안 토레스의 백업 역할을 했지만 기데에 비해 성장 속도가 정체됐으며 얼마전까지 웨스트 브로미치 임대설에 시달렸습니다. 리버풀이 앙드레 피에르 지냑(툴루즈) 칼튼 콜(웨스트햄) 같은 새로운 공격수 영입을 추진중이어서, 은고그가 아스날전에서 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치지 못하면 팀 내 입지가 축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아무리 좋은 미드필더들이 있어도 공격수가 골 냄새를 못맡으면 경기에서 승리하기 어려운 것 처럼, 리버풀의 아스날전 승리 여부는 은고그의 발끝에 달렸습니다.

반면 아스날은 부상 및 이적 선수 공백 메우기가 관건입니다. 특히 갈라스-캠벨-실베스트레 같은 30대 노장들이 모두 빠진 센터백의 출혈이 심합니다. 프랑스 출신의 이적생 로랑 코시엘니가 25세 동갑내기인 토마스 베르마엘렌과 센터백을 맡게 되었는데, 두 선수의 호흡이 얼마만큼 맞을지 관건입니다. 문제는 주루의 부상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아스날의 백업 센터백 자원이 취약하기 때문에 코시엘니-베르마엘렌 조합이 언제까지 버텨줄지 의문입니다. 또한 아스날 포백은 모두 20대 중반으로 채워졌기 때문에 노련한 수비수가 없다는 것이 약점 요소이며, 리버풀 원정에서 그 우려를 떨칠지 주목 됩니다.

허리에서는 아스날이 리버풀보다 무게감에서 밀립니다. '대체 불가능 옵션' 파브레가스의 출전 불투명, 중원에서 유일하게 홀딩 역할을 할 수 있는 송의 결장, 몸이 완전치 않은 데니우손-디아비가 더블 볼란치를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공수 밸런스 및 조직력에서 엉성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파브레가스 공백을 메울 나스리가 동료 선수들과 횡패스를 주고 받거나 공을 끄는 공격력에 치중하면 루카스-제라드 조합에 공략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아르샤빈-월컷으로 짜인 좌우 윙 포워드들이 2선으로 적극 가담하여 연계 플레이를 노리면서 활동량을 늘려야 합니다.

리버풀 원정을 앞둔 아스날은 아르샤빈의 골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아르샤빈은 2009년 4월 21일 리버풀 원정에서 4골을 몰아 넣으며 <스카이스포츠>로 부터 평점 10점을 부여 받았고(4-4 무승부), 그 해 12월 13일 같은 장소에서 역전골을 기록하며 아스날의 2-1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안필드에서 3경기 연속골을 노리는 아르샤빈의 존재감은 리버풀에게 부담스럽습니다. 또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아스날에 이적한 마루앙 샤막은 판 페르시를 대신하여 원톱으로 선발 출격할 예정입니다. 아스날 공식 데뷔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심어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