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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발로텔리 영입' 맨시티, EPL 우승할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첼시의 경합이 예상되었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의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맨유의 지역 라이벌인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슈퍼 마리오' 마리오 발로텔리(20)의 영입을 계기로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는 명분 및 가능성을 마련했습니다. 발로텔리는 2250만 파운드(약 418억원)의 이적료로 5년 계약을 통해 맨시티에 입성했습니다.

맨시티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형 선수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에 성공했습니다. 야야 투레-실바-보아텡-콜라로프-발로텔리 영입에 9550만 파운드(약 1774억원)을 투자했는데 프리미어리그 클럽 중에서 가장 많은 돈을 이적시장에 지출했습니다. 2008/09시즌 리그 10위, 2009/10시즌 리그 5위를 차지했던 맨시티의 리그 순위 오름세가 올 시즌 우승으로 귀결될지 주목됩니다. 인터 밀란 사령탑 시절 세리에A 3연패를 이끈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올 시즌 맨시티의 리그 우승을 공언한 것이 심상치 않은 이유입니다.

맨시티, 스쿼드로 따지면 EPL 우승급...수비 조직력이 관건

우선, 맨시티의 발로텔리 영입은 확실한 슈퍼 조커 자원을 얻는 계기가 됐습니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테베스-아데바요르로 짜인 투톱의 시너지를 자랑했지만 두 선수를 뒷받침하는 공격 자원이 불안했습니다. 호비뉴는 프리미어리그 적응에 실패한 끝에 지난 1월 브라질 산토스로 임대되었고 산타 크루즈는 12월에 강한 이미지를 심어주고도 만치니 체제에서 뚜렷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아데바요르마저 기복이 심한 공격력을 일관하며 아스날 시절의 포스를 맘껏 뽐내지 못하면서 테베스의 골잡이 본능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발로텔리는 킥력과 드리블 돌파, 스피드, 헤딩 같은 기교에 출중한 공격수입니다. 좁은 공간에서 발리슛이나 터닝슛을 시도하거나 어려운 슈팅을 골로 창출할 수 있는 킥력이 뛰어납니다. 빠른 스피드와 페인팅에 강한 특징은 침투 공간을 넓힐 수 있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원인이 될 것입니다. 연계 플레이에 약하기 때문에 쉐도우로 활용하는데 부족함이 있지만 슈퍼 조커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심어줄 수 있는 자원임엔 분명합니다. 다부진 체격 조건(189cm, 88kg)을 앞세운 포스트 플레이에 능하기 때문에, 아데바요르가 부진에 빠지면 타겟맨 선발 자원으로 올라올 것입니다.

맨시티의 다음 영입 타겟은 밀너 입니다. 밀너는 애스턴 빌라의 중앙 미드필더이자 좌우 측면 미드필더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으며 지난 시즌 PFA(프로축구선수협회) 올해의 영 플레이어상을 수상했던 선수입니다. 오닐 전 감독이 애스턴 빌라를 떠난 배경이 구단의 주축 선수 이적 의지에 불만을 품었는데 대표격이 밀너 였습니다. 밀너는 지금까지의 정황상 여름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날 것이 분명하며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쏟는 맨시티가 차기 행선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밀너가 맨시티로 이적하면 왼쪽 윙어를 맡을 것입니다. 벨라미가 올 시즌 새롭게 신설된 25인 로스터에 밀려 방출이 유력하기 때문에 밀너가 그 공백을 대신할 것으로 보입니다.(아일랜드도 벨라미에 이어 방출 유력) 밀너(호비뉴)-배리(비에라)-데 용(야야 투레)-실바(존슨, 션 라이트 필립스)로 짜인 미드필더진은 더블 스쿼드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맨유-첼시와 대등한 레벨을 지닌 허리 라인을 구축할 전망입니다. 백업 멤버들의 개인 역량을 놓고 보면 맨시티의 주전급으로 충분히 뛸 수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치열한 주전 경쟁이 예상됩니다.

지난 시즌 맨시티의 문제점이었던 4백은 올 시즌 개편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브릿지-레스콧-투레-리차즈로 짜인 4백에 보아텡-콜라로프까지 가세하면서 새판짜기가 불가피하게 됐죠. 지난 시즌 먹튀 논란에 빠졌던 레스콧 대신에 백업 멤버 콤파니가 콜로 투레의 파트너로 활용 될 것으로 보입니다. 콤파니는 지난 시즌 중반 레스콧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에 투레와 척척 맞는 호흡을 과시하며 맨시티에서 존재감을 키웠습니다. 올 시즌 맨시티 4백은 브릿지-콤파니-투레-리차즈로 구성 될 것으로 예상되며 콜라로프-보아텡-레스콧-사발레타가 백업 역할을 할 텐데, 빅4와 비교하면 개인 역량이 부족하지 않으며 선수층이 두껍습니다.(오누오하는 선덜랜드 임대)

맨시티의 과제는 수비 조직력 입니다. 수비라인은 개인 역량보다는 조직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동료 수비수와의 호흡이 척척 잘 맞아야 합니다. 맨시티가 지난 시즌 휴즈 체제에서 7연속 무승부 등의 영향으로 성적 부진에 시달렸던 원인은 투레-레스콧 센터백 조합의 실패, 순간적인 집중력 저하로 수비 뒷 공간을 자주 허용했던 브릿지에게 있었습니다. 콜라로프와 보아텡이 브릿지와의 주전 경쟁에서 승리할지, 콤파니가 레스콧을 제치고 확실하게 주전으로 자리잡을지가 관건입니다. 수비 전술을 놓고 보면 휴즈 전 감독 보다는 만치니 감독이 더 나았고, 수비 밸런스 강화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올 시즌 얼마만큼 실점을 줄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그런 맨시티가 더블 스쿼드를 구축하는 이유는 올 시즌 유로파리그 출전에 따른 체력 안배 때문입니다. UEFA 챔피언스리그는 현지 시간으로 화요일/수요일에 열리지만, 유로파리그는 목요일에 치르기 때문에 주말 리그 경기에 대한 체력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유로파리그는 맨시티의 최종 목표인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향한 유럽 무대 적응력을 키우는 대회이기 때문에 소홀하게 경기에 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백업 선수들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며, 만치니 감독이 로테이션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에 따라 리그 성적까지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맨시티의 스쿼드를 놓고 보면 맨유-첼시와 더불어 리그 우승을 다툴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 호비뉴-레스콧-산타 크루즈 같은 먹튀를 양산한 것이 여전한 걸림돌이지만, 올 시즌에는 유로파리그 출전으로 백업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밟을 기회가 늘어났기 때문에 선수들의 실전 감각 유지가 지난 시즌보다 여건이 더 좋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치니 감독의 지도력은 전임 사령탑인 휴즈 전 감독보다 우세하고, 세리에A에서 리그 우승을 이끈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공언이 결코 허황된 목표는 아닐것입니다. 맨시티의 오름세는 맨유-첼시에게 자극이 되어 리그 우승 경쟁의 치열함을 유도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