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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세계 축구팬들을 열광시킬 빅 매치 12경기

 

월드컵의 묘미는 세계 축구팬들의 흥행을 주도하는 빅 매치입니다. 세계적인 축구 강호끼리 맞붙는, 그리고 다크호스와 강팀이 대결하는 경기는 지구촌의 많은 축구팬들을 설레이게 합니다. 또한 우리는 빅 매치를 통해 수준 높은 경기력을 두 눈으로 지켜보며 환호하고 탄성을 지릅니다. 그래서 남아공 월드컵에서 축구팬들이 열광할 '빅 매치 12경기'를 소개 하겠습니다. 과연 어떤 흐름으로 경기가 전개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1. 남아공vs프랑스(A조, 남아공의 이변?)

객관적인 전력상 프랑스가 우세지만, 이날 경기는 프랑스가 무척 불리합니다. 멕시코와의 본선 2차전과 남아공과의 본선 3차전을 고지대에서 치르는데다 몇몇 주축 선수들이 올 시즌 부상 및 부진으로 컨디션이 완전치 않습니다. 앙리-리베리-지냑-갈라스-아비달의 올 시즌 폼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고 중원의 핵심 역할을 했던 라사나 디아라가 복통으로 월드컵 본선 출전이 무산 됐습니다. 그래서 체력적인 어려움 속에 '개최국' 남아공과 본선 3차전을 치르는데 현지 관중들의 거센 야유에 시달려야 합니다. 지금까지 월드컵 개최국이 2라운드 이상 진출했음을 감안하면, 남아공이 프랑스를 상대로 이변을 연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한국vs아르헨티나(B조, 박지성vs메시 맞대결)

박지성과 리오넬 메시가 3년 연속 맞대결을 벌이게 됐습니다. 2008년, 2009년 UEFA 챔피언스리그에 이어 올해 남아공 월드컵에서 만나게 됐습니다. 2008년 챔피언스리그 4강 1~2차전에서는 박지성이 메시를 봉쇄하는 수비형 윙어 역할을 맡았는데, 맨유 선수 중에서 메시의 공을 가장 많이 빼앗고 악착같은 압박을 가한 끝에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200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두 선수 모두 오른쪽 윙 포워드로 뛰었으나 헤딩골 한 방으로 바르사의 우승을 이끈 메시의 완승 이었습니다. 그리고 월드컵에서는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에이스로서 맞붙게 됐습니다. 박지성이 한국의 이변을 일으킬지, 메시가 명불허전의 실력을 과시할지 주목됩니다.

3. 잉글랜드vs미국(C조, 잉글랜드의 우세? 미국의 저항 만만찮을 것!)

잉글랜드의 본선 조 편성은 다른 강팀들에 비해 무난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미국-슬로베니아-알제리 같은 한 수 아래의 팀들과 대결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저항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4강에서 세계랭킹 스페인을 꺾고 결승에 올랐던 경험을 다시 재현하려는 의지를 보일 것입니다. 탄탄한 수비 조직력과 날카로운 역습, 미드필더진의 그물 같은 압박을 통해 잉글랜드의 막강 화력을 봉쇄할 역량이 있습니다. 여기에 알티도어-홀든-스펙터-브래들리 같은 세대교체의 주역들을 선발 출전시킬 예정이어서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4. 독일vs세르비아(D조, 조 1위는 어느 팀?)

독일은 팀 전력의 구심점이었던 발라크가 부상으로 불참하면서 전력 약화가 불가피합니다. 공수 양면에 걸쳐 탄탄한 전력을 뽐내는 세르비아의 1위 여부가 힘을 얻게 됐습니다. D조 2위는 16강에서 C조 1위와 맞붙기 때문에 잉글랜드와 8강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독일과 세르비아는 D조 1위 진입을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합니다. 관건은 허리입니다. 독일은 발라크 공백을 메울 슈바인슈타이거 또는 외질이 중앙에서 팀 공격에 힘을 실어줘야 하며, 세르비아는 요바노비치-크라시치로 짜인 좌우 윙어들의 폭 넓은 움직임을 통해 상대 미드필더들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쪽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감독의 지략과 선수들의 경기 당일 컨디션에서 희비가 엇갈릴 것입니다.

5. 네덜란드vs덴마크(E조, 판 페르시와 벤트너가 적으로 만나다)

아스날의 공격 듀오인 판 페르시와 벤트너가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원톱으로 활약하게 됐습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수비 조직력이 유럽에서 가장 안정된 모습을 보였던 만큼, 판 페르시와 벤트너의 활약이 두 나라의 E조 행보를 좌우 할 것입니다. 판 페르시는 부상 이후 평소의 폼을 되찾는 것이 관건이며 벤트너는 고질적인 골 결정력 약점을 줄여야 합니다. 무엇보다 판 페르시는 미드필더진의 막강한 화력과 높은 점유율에 힘입어 많은 골 기회를 잡을 것이고, 벤트너는 덴마크 특유의 빠른 역습을 이어받아 강력한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과연 어느 선수가 팀 승리를 이끄는 골을 터뜨릴지 궁금합니다.

6. 이탈리아vs슬로바키아(F조, 이탈리아가 패할 수 있다?)

이탈리아는 2002년 한일 월드컵 32강에서 크로아티아에게 1-2로 패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크로아티아와 같은 동유럽 국가인 슬로바키아와 상대하는데, 역대 전적에서 10승9무8패(과거 체코슬로바키아 시절 포함)로 이탈리아가 근소하게 우세지만 실질적으로는 대등합니다. 슬로바키아가 세리에A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름을 떨친 함식의 공격력을 중심으로 이탈리아 격파에 나서고, 이 경기가 본선 3차전이기 때문에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이탈리아를 이겨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일 것입니다. 반면 이탈리아는 파라과이-뉴질랜드 같은 약팀에게 2승을 거둔 느긋한 상태에서 3차전을 맞이하기 때문에 슬로바키아에게 패하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7. 브라질vs포르투갈(G조, 남아공 월드컵 최고의 빅뱅)

남아공 월드컵 G조는 '죽음의 조'로서 모든 경기가 빅 매치지만 그 중에서도 브라질과 포르투갈의 매치 업이 '빅뱅'입니다. 세계적인 축구 천재이자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 2기 일원인 카카(브라질)-호날두(포르투갈)의 맞대결을 비롯, 지략가로 유명한 둥가와 케이로스의 사령탑 대결, 브라질의 빠른 역습과 포르투갈의 정교한 패스 게임이 서로 맞물리며 지구촌 축구팬들에게 수준 높은 경기를 선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브라질이 왼쪽 풀백 자원이 취약하고 포르투갈이 호날두에 의존하는 공격 패턴을 나타내는 불안 요소가 있지만, 이 경기가 본선 3차전이기 때문에 서로 물고 늘리는 접전을 펼칠 가능성이 큽니다.

8. 포르투갈vs북한(G조, 북한의 이변 주목된다)

북한의 3전 전패 가능성을 예상하는 분위기가 대세지만 포르투갈 전에서는 밀집 수비로 재미를 볼 가능성이 큽니다. 포르투갈이 케이로스 감독 부임 이후 끈끈한 수비 조직력을 자랑하는 팀들에게 고전하는 원인은 호날두에 대한 지나친 의존, 데쿠의 기량 저하, 고질적인 원톱 부재의 약점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수한 공격 기회를 놓치는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반면 북한은 남성철-차정혁으로 짜인 좌우 윙백들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5백을 형성하며 압박 과정에서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정대세-홍영조를 통한 빠른 역습이 상대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면 이변을 연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9. 스페인vs칠레(H조, 유럽vs남미...공격축구의 대결)

그야말로 유럽과 남미의 공격 축구 향연입니다. 스페인의 화력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이며 유로 2008 우승을 통해 극강의 공격력을 과시했습니다. 칠레는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18경기 32골을 기록해 브라질(33골)에 이어 최다득점 2위를 기록한데다 공격적인 팀 컬러를 자랑합니다. 역대 전적에서는 스페인이 6승1무로 단연 우세지만, 이날 경기는 치고받는 공방전을 펼칠 가능성이 큽니다. 스페인은 '영혼의 투톱' 비야-토레스가 최전방을 두드리며 이니에스타-사비-실바가 지원 사격할 것이며, 칠레는 남미 예선 10골로 득점 1위에 오른 수아소의 천부적인 골 결정력을 통해 상대 골망을 흔들 것입니다. 무엇보다 칠레가 스페인보다 수비력이 좋지 않은 것이 최대 변수입니다.

10. 브라질vs스페인(16강 대결?)

어쩌면 16강에서 '미리보는 결승전'이 펼쳐질지 모릅니다. G조 1위와 H조 2위, G조 2위와 H조 1위가 16강에서 대결하는데 브라질과 스페인이 만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브라질이 포르투갈-코트디부아르-북한과 함께 '죽음의 조'에 속했고 스페인의 조 편성이 무난하다는 점에서, 서로 8강을 다투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경기는 전형적인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것입니다. 브라질이 선 수비-후 역습을 기반으로 하는 '방패', 스페인은 막강한 공격력을 뽐내는 '창'을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두 팀 모두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하는 만큼, 어느 팀의 수비력이 막강하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입니다.

11. 잉글랜드vs독일(16강 대결?)

잉글랜드는 C조 1위가 유력하며 세르비아 아니면 독일이 D조 2위가 될 텐데, 어쩌면 잉글랜드와 독일이 라이벌전을 치를 수 있습니다. 두 팀은 역사적으로, 국가적인 라이벌 대립 관계를 형성했고 축구에서는 서로의 발목을 잡고 또 잡으며 물고 늘어졌습니다. 그래서 이 경기는 전형적인 라이벌전으로서 어느 팀의 승리 집념이 강하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입니다. 잉글랜드는 루니의 부상 회복이 관건이며 독일은 발라크의 부상 공백을 얼마만큼 메울지 관건입니다. 무엇보다 독일은 2001년 홈에서 열렸던 잉글랜드 전에서 1-5로 대패했고 마이클 오언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했던 악몽의 추억이 생생합니다. 과연 잉글랜드를 상대로 그때의 아픔을 극복할지 주목됩니다.

12. 브라질 또는 스페인vs네덜란드(8강 대결?)

네덜란드가 8강에 진출하면 브라질 또는 스페인과 4강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큽니다. 네덜란드는 1994년 미국 월드컵 8강, 1998년 프랑스 월드컵 4강에서 브라질에게 탈락의 아픔을 겪었습니다. 월드컵 유럽 예선 10경기에서 단 2실점만 허용했던 네덜란드의 탄탄한 4백이 카카-호비뉴-파비아누를 앞세운 브라질의 공격을 봉쇄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만약 스페인과의 8강 대결이라면 남아공 월드컵 최고의 빅 매치로 관심을 끌 것입니다. 네덜란드는 토탈사커, 스페인은 아름다운 축구를 컨셉으로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기 때문에 서로 치고 받는 접전을 펼칠 것입니다. 어느 팀의 창이 날카로울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