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탈환을 위해 올해 여름 분주히 움직일 것입니다. 지난해 여름 호날두-테베즈의 전력 이탈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시 우승의 인연을 맺으려면 대형 선수 영입을 통한 전력 강화가 불가피합니다.
물론 맨유는 구단주의 재정 악화 때문에 올 시즌 대형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퍼거슨 감독도 시즌 후반에 대형 선수 영입에 난색을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맨유는 지난 1월 이적시장부터 지금까지 크리스 스몰링, 마메 비량 디우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영입에만 2000만 파운드(약 345억원)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첼시에서 우승컵을 내주면서 대형 선수의 존재감을 실감했기 때문에 분명 누군가는 올해 여름 올드 트레포드에 데려올 것입니다. 그 선수가 누구인지 최근 맨유 이적설로 주목받았던 대형 선수들을 정리했습니다.
1. 니콜라 아넬카(1979년 3월 14일생, 포지션 : 공격수-윙 포워드, 소속 : 첼시)
아넬카는 그동안 첼시와의 계약 연장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기까지 팀 플레이에 충실했으나 골 생산에 기복이 심했습니다. 30대 초반에 접어든데다 첼시가 체질 개선을 위해 대형 공격수(토레스-아구에로-파투) 영입 및 영건 공격수 육성 의지를 보이면서 앞날 입지가 불투명합니다. 그 과정에서 맨유 이적설이 불거졌는데, 과연 퍼거슨 감독이 루니의 짝으로 아넬카를 세울지 주목됩니다. 하지만 첼시가 아넬카에게 1년 계약 연장을 검토하고 있어 맨유 이적이 실현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넬카가 있어야 드록바-램퍼드-말루다의 골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2. 조 콜(1981년 11월 8일생, 포지션 : 공격형 MF-윙어, 소속 : 첼시)
조 콜도 아넬카와 더불어 첼시와의 계약 연장이 불투명합니다. 그런데 아넬카는 계약 연장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에 조 콜은 첼시가 잔류시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재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한데다 주급 삭감 제의까지 받았기 때문입니다. 부상 복귀 이후 붙박이 주전 확보에 실패했고 말루다-칼루가 완전히 자리를 잡으면서 붙박이 주전을 확보할 수 있는 팀을 찾아야 하는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올해 여름 계약 만료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적 가능성이 큽니다. 긱스의 대체자를 고민하는 맨유가 지난해 여름 오언에 이어 조 콜을 이적료 없이 영입할지 주목됩니다.
3. 카림 벤제마(1987년 12월 19일생, 포지션 : 공격수, 소속 : 레알 마드리드)
벤제마는 리옹 시절 맨유로부터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았음에도 지난해 여름 레알 이적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레알에서 이과인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린 것을 비롯 리옹 시절의 포스를 발휘하지 못하고 다시 맨유 이적설이 불거졌습니다. 맨유가 박스 안에서 골을 해결지을 수 있는 선수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은 벤제마의 영입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로 작용합니다. 리옹 시절 타겟맨을 맡아 상대 수비를 끌어내고 빈 공간을 파고들어 골 넣는 스타일을 즐겼다는 점에서 루니와의 척척 맞는 호흡이 기대됩니다. 최근 베르바토프, 비디치와의 트레이드설로 주목받고 있어 맨유 이적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상황입니다.
4. 곤살로 이과인(1987년 12월 10일생, 포지션 : 공격수, 소속 : 레알 마드리드)
이과인은 프리메라리가에서 많은 골을 생산했지만 역대 UEFA 챔피언스리그 21경기에서 2골에 그쳐 레알의 깊은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유럽 대항전에 약해 '갈락티코'라는 스타성을 의심받은데다 최근 호날두와의 갈등까지 겹쳐 올 시즌을 끝으로 다른 팀에 이적할 수 있다는 스페인 언론들의 기사가 보도되고 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부진하거나 레알이 대형 공격수를 영입하면 이적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그 중에서 맨유 이적설에 직면했는데, 루니처럼 박스 안에서 골을 해결지을 수 있어 맨유 전력에서 줄기차게 쓰일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예상 이적료가 엄청날 것으로 보여 맨유가 견녀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5. 라사나 디아라(라스)(1985년 3월 10일생, 포지션 : 수비형 MF, 소속 : 레알 마드리드)
라스는 마켈렐레의 뒤를 잇는 레알의 특급 살림꾼으로서 맹활약을 펼쳤지만 올 시즌에는 부상 후유증 및 알론소와의 공존 문제로 폼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첼시에서 오른쪽 풀백, 아스날-포츠머스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경험이 있어 프리미어리그 적응에 문제되지 않으며 2008년 12월 레알 이적 이전까지 맨유의 러브콜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맨유 이적설이 다시 거론되는 상황인데, 맨유가 캐릭-하그리브스의 방출 대안으로 라스를 점찍은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의 로이 킨 처럼 박스 투 박스의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 양면에 걸친 맹활약을 펼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며 라스가 비슷한 유형입니다. 문제는 라스의 몸값도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6. 루카 모드리치(1985년 9월 9일생, 포지션 : 공격형 MF-윙어, 소속 : 토트넘)
모드리치는 토트넘의 에이스로서 날카로운 패싱력과 활발한 움직임을 앞세워 팀 공격의 활력소 역할을 담당하는 선수입니다. 왼발 능력이 뛰어나고 프리미어리그 적응에 성공했기 때문에 맨유 입장에서 긱스 대체자로 염두할 수 있는 자원입니다. 모드리치-캐릭 트레이드설이 끊이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죠. 하지만 모드리치의 맨유 이적 가능성은 낮습니다. 토트넘이 2006년 캐릭, 2008년 베르바토프를 맨유에 내주면서 핵심 자원을 잃었던 경험이 있는데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기 때문에 모드리치의 존재감이 필요합니다. 프리미어리그의 새로운 빅4로 자리잡은 만큼, 맨유에게 더 이상 주력 선수를 내줄 명분이 실리지 않습니다.
7. 스티븐 피에나르(1982년 2월 17일생, 포지션 : 공격형 MF, 소속 : 에버턴)
피에나르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으면서 중앙 미드필더, 윙어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자원입니다. 남아공 최고의 테크니션으로서 현란한 드리블을 앞세운 빠른 돌파력에 강점을 발휘하는 성향이며 세밀한 패스를 즐깁니다. 좁은 공간에서 공을 유연하게 지켜내고 턴 동작이 능하기 때문에 상대 압박 수비를 벗겨낼 수 있는 특성이 있어 맨유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입니다. 하지만 나니-발렌시아와 컨셉이 겹치는데다 맨유에서 아프리카 선수가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최근의 맨유 이적설은 그저 루머에 무게감이 실립니다.
8. 밀로스 크라시치(1984년 11월 1일생, 포지션 : 공격형 MF-윙어 소속 : CSKA 모스크바)
크라시치는 최근 박지성과의 트레이드설로 주목을 끌었던 세르비아 출신 오른쪽 윙어입니다. 넓은 활동폭을 앞세워 공간을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기동력 및 체력 또한 뛰어나기 때문에 박지성과 비슷한 컨셉입니다. 박지성이 공간 창출 및 종적인 패스를 즐기는 성향이라면 크라시치는 미드필더진에서 공을 잡으면 그 즉시 드리블 돌파를 통해 전방쪽을 파고들며 팀의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는 성향이며 공격형 미드필더 포진까지 가능합니다. 그런 역량이 올 시즌 모스크바의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원동력으로 작용했고 언젠가 빅 클럽으로 이적할 것으로 보입니다. 맨유가 박지성을 이적시킬 가능성은 없지만, 이번 트레이드설을 통해서 크라시치 영입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분명합니다.
9. 게리 케이힐(1985년 12월 19일생, 포지션 : 센터백, 소속 : 볼턴)
케이힐은 고질적인 수비 불안에 시달리는 볼턴의 센터백이지만 나이트가 없었다면 과소평가 되지 않았을 선수입니다. 잉글랜드 청소년 대표 및 국가대표 승선 경험이 있는 센터백으로서 퍼디난드와 비슷한 성향의 테크니션 센터백입니다. 감각적인 위치선정으로 커팅을 세밀하게 하는 선수이며 정교한 볼 배급을 앞세워 공격의 시작점 역할을 해낼 수 있습니다. 맨유가 에반스-스몰링을 키워야하는데다 브라운이라는 노련한 백업 센터백 자원이 있기 때문에 케이힐의 맨유 이적 가능성이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케이힐의 맨유 이적설이 거론되는 이유는 비디치의 입지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0. 우고 로리스(1986년 12월 26일생, 포지션 : 골키퍼, 소속 : 리옹)
로리스는 판 데르 사르의 후계자로 유력한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주전 골키퍼 입니다. 침착한 선방 능력을 자랑하는 선수로서 동물같은 반사신경을 비롯 공중볼 처리, 위치선정 등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성향입니다. 21세의 나이에 프랑스 국가대표팀에 뽑힌데다 2007/08시즌을 기점으로 프랑스 리게 앙 최고의 골키퍼로 인정받기 시작했고, 빅 클럽에서 성공하면 세계 최정상급 골키퍼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합니다. 그래서 로리스에게는 맨유 이적설이 자신의 가치 향상을 위한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면 맨유의 본격적인 영입 공세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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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2명은 일부러 묶었습니다. 그동안 맨유 이적설만 무성했을 뿐, 소속팀 잔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맨유에 입단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