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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8년전 금메달' 카메룬, 만만한 상대 아니다

 

'호랑이는 토끼 한마리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한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사상 첫 메달 획득에 나서는 박성화호가 본선 첫 상대인 카메룬전을 두고 떠올려야 할 속담이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란 말 처럼 상대팀 선수과 전력을 잘 살펴야 카메룬전에서의 승리 가능성이 밝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 7일 저녁 8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릴 2008 베이징 올림픽 D조 본선 첫 경기 카메룬전을 치른다. 첫 경기가 메달 획득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카메룬은 박성화호가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임이 틀림없다.

한국의 많은 팬들은 올림픽 본선 조편성이 발표됐을 때 카메룬을 두고 '강팀이지만 그래도 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이 역대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아프리카 팀들과 만나 2승2무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본선(말리전 3-3 무)과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토고전 2-1 승)에서 승리를 거둔 경험이 있는데다 이번 카메룬 올림픽 대표팀에는 '8년 전 카메룬의 금메달 주역' 사무엘 에투가 빠졌기 때문에 잘하면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카메룬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듯이 강한 상대다. FIFA 랭킹 13위에 속했지만 이것과 무관하게 아프리카팀들 특성처럼 유독 올림픽과 청소년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발휘했다. 카메룬은 이번 올림픽 아프리카 지역 최종예선에서 모로코와 기니, 보츠나와를 물리치고 C조 1위로 본선행에 성공했으며 한국이 지난달 28일에 상대했던 코트디부아르보다 더 좋은 전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한국과 상대할 카메룬은 이번 대회에서도 메달권 진입을 노린다. 4-4-2 포메이션에서 미드필더의 역량을 중심으로 전폭적인 공격력이 두드러진 팀이다. 아프리카 특유의 빠른 순간 스피드와 힘이 넘치는 탄력, 순식간에 이뤄지는 공수전환을 앞세운 공격 전개가 위협적이며 중앙에서의 빠른 침투패스와 현란한 측면 침투가 일품이란 평가다.

박성화호가 가장 경계해야 할 카메룬 미드필더진은 '올레-음비아-바닝-만제크'로 구성될 예정이다. 그중 스테파네 음비아(렌)과 알베르트 바닝(PSG)은 카메룬 전력을 이끄는 두 '중심 축'. 지능적인 위치선정에서 비롯되는 미드필더 장악력과 동료 선수들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두 선수는 항상 공을 몰고 움직이면서 상대팀 공간에 틈이 생기는 곳으로 공을 연결하는 스타일이다. 이 과정에서 상대팀 진영을 빠르게 파고드는 미드필더와 공격수가 두 선수의 공을 받아 골을 엮어내는 장면은 위협적이다.

특히 음비아는 2008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8강 튀니지전서 두 골 넣으며 카메룬의 3-2 승리를 안긴 주역이다. 그는 최근 A매치에서 꾸준히 선발 출장하고 있으며 올해 유럽 이적시장에서 잉글랜드 에버튼이 400만 파운드에 그를 영입하겠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자신의 가치를 빛내고 있다. 한 번 분위기를 타면 무서운 상승세를 타는 아프리카 선수들의 특성상 한국 선수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경계대상 1호다.

측면을 맡는 알랑 올레(프라이부르크) 조지 만제크(슈투트가르트)의 전방 침투 역시 날카롭다. 카메룬의 빠른 역습시 두 선수를 통해 공이 거쳐가는 경우가 많으며 측면에서 대각선쪽으로 돌파하는 경향이 강하다. 화려한 발재간과 유연성을 앞세워 상대팀 선수들을 가볍게 제칠 수 있는 소유자들로서 상대팀 수비진을 스스로 허물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투톱으로는 프리롤 스타일인 프랑크 송코(셰필드 웬즈데이 임대)가 전방 공격수 크리스챤 베카멩가(FC 낭트)를 뒷받침하는 형태가 될 예정이다. 송코가 원 소속팀 포츠머스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것과 베카멩가가 낭트 리저브 팀에 있는 점이 카메룬의 취약 요소로 여겨질 법 하나 카메룬 미드필더진의 활발한 공격 지원을 받는 두 선수의 공격력은 무섭게 돌변한다. 포츠머스에서 오른쪽 윙어로 뛰었던 송코의 돌파력은 매섭다는 평가.

한국전에서 조커로 투입될 것으로 여겨지는 마크 음부아(캄부르) 역시 조심해야 할 공격수. 상대팀 선수들을 따돌릴 수 있는 발재간이 좋은데다 슈팅 능력까지 갖춰 조커로서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릴 가능성이 있다. 발이 느린 '김진규-강민수' 중앙 센터백 조합이 서로의 끈끈한 협력 수비를 앞세워 카메룬의 매서운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

간판 수비수로는 알렉산드로 송(아스날) 안드레 비케이(레딩)를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송은 아스날에서 미드필더와 풀백을 오가는 선수이며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앞세워 공격진을 향해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하는 소유자로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왼쪽 풀백 파트리스 에브라와 스타일이 유사하다. 비케이는 파워풀한 수비력을 앞세워 카메룬의 뒷공간을 든든히 책임지는 존재.

그러나 이들에게도 약점은 있다. 주전 대다수가 유럽무대에서 활약중이어서 서로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해 조직력이 떨어진다. 베이징 올림픽 직전 홍콩에서 열렸던 4개국 올림픽대표팀 친선 대호에서 네덜란드에 0-2로 패했고 미국에는 페널티킥 결승골로 1-0의 승리를 거둔 것이 그 예. 비케이가 버티는 중앙 수비진의 발이 느리다는 점도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박성화호가 베이징 올림픽 본선 첫 상대인 카메룬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공격도 중요하지만 미드필더진의 공격력을 앞세운 상대팀의 날카로운 '창'을 포백과 미드필더진의 견고한 압박 수비라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패'를 앞세워 막아야 한다. 과연 한국이 메달 획득을 위한 첫 경기에서 기분좋은 승전보를 전할지 그 결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