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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한국 축구, 아르헨 공격수 4인방 경계하라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꿈꾸는 한국에게 있어 아르헨티나는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입니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과 함께 남미 축구의 양대 산맥이자 월드컵 우승 단골 후보로 꼽히는 팀입니다. 남아공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는 부진한 행보를 걸었지만 본선 무대에서 원래의 저력을 되찾으면 강호의 저력을 내뿜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한국은 아르헨티나전에 대한 대비가 철저해야 합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한국이 남아공 월드컵에서 상대할 아르헨티나 공격수들의 최근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입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큰 아르헨티나 공격수들이 최근 유럽축구에서 가파른 오름세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죠. 이들의 맹활약은 아르헨티나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어 한국 축구가 철저한 분석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에이스는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22, FC 바르셀로나)입니다. 메시는 올해 바르셀로나의 6관왕을 이끈 발롱도르의 주인공으로서 한국 수비수들이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메시만 조심해선 안 됩니다. '박지성 절친' 카를로스 테베즈(25, 맨체스터 시티. 이하 맨시티)를 비롯해 곤살로 이과인(22, 레알 마드리드. 이하 레알) 세르히오 아구에로(21,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하 아틀레티코)의 최근 오름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4명의 아르헨티나 공격수는 최근 유럽 축구에서 물 오른 활약을 펼쳐 남아공 월드컵을 빛낼 존재로 거듭났습니다.

테베즈-아구에로-이과인-메시, 오름세 돋보인다

우선, 테베즈의 오름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테베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었던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29경기에서 5골에 그친것을 비롯 완전이적에 실패해 지난 여름 맨시티로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러더니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8경기에서 9골을 넣었고 지난 29일 울버햄튼전을 비롯 최근 8경기에서 8골을 넣는 오름세를 달리며 맨시티의 에이스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래서 맨시티는 아데바요르-호비뉴의 부진과 휴즈 체제에서의 성적 부진으로 신음했으나 만치니 체제 등장과 테베즈의 맹활약을 앞세워 최근 3연승을 달렸고 빅4 진입을 위한 시동을 걸었습니다.

테베즈의 골이 지난 시즌보다 늘어난 원인은 맨시티의 공격 중심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입니다. 테베즈가 골을 넣고 벨라미-페트로프-아일랜드가 후방에서 지원사격하는 '테베즈 시프트'는 맨시티 공격의 화룡정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맨유 시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골을 도우며 전방 압박에 비중을 두었던 테베즈는 맨시티에서 골을 넣는 저격수 역할에 치중하면서 자신의 공격력을 꽃피울 수 있게 됐습니다. 맨유 시절에는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에 밀려 벤치를 지켰으나 맨시티에서는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은 자신감 성취에 힘입어 최근 경기에서 물 오른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테베즈가 잉글랜드에서 선전하고 있다면 스페인에서는 아구에로-이과인-메시의 오름세가 돋보입니다. 그중에서도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의 사위로 유명한 아구에로는 리그 15위(3승5무7패)로 추락한 팀의 성적 부진속에서도 꿋꿋이 골을 넣고 있습니다. 지난달 3일 첼시전에서 후반 8분에 교체 투입되어 2골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5일 세레즈전까지 6경기에서 7골을 기록했습니다. 시즌 초반 골 부진에 시달려 팀의 성적 침체 장본인으로 지목되었으나 최근 예전의 골 감각을 되찾으며 이름값을 해냈습니다.

아구에로는 유망주 시절부터 메시와 함게 아르헨티나 축구를 이끌어갈 기대주로 꼽혔습니다. 특히 2007년 U-20 월드컵에서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독식했고 이듬해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주전 공격수로서 조국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하여 엘리트 코스를 밟았습니다. 올해는 아르헨티나의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고 내년 본선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화려하게 꽃 피울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올 시즌 초반 부진했으나 최근의 골 폭풍이 예사롭지 않으며 뛰어난 볼 키핑력을 활용한 공격 전개와 가공할 킥 능력은 여전히 매섭습니다.

그리고 이과인은 최근 1~2시즌 동안 레알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유망주의 꼬리표를 떼는데 성공했습니다. 이과인은 그동안 골 결정력 부족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았으나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 34경기에서 22골 기록했고 올 시즌 12경기에서는 10골 넣었습니다. 특히 지난 12일 발렌시아전과 19일 사라고사전에서 연이어 2골 넣은 것을 비롯 최근 11경기에서 11골 넣으며 갈락티코 2기의 진정한 골잡이로 자리잡았습니다. 레알의 상징인 곤잘레스 라울을 벤치로 밀어내고 주전 자리를 굳혔다는 점은 이과인의 아우라가 어떤지를 짐작케 합니다.

이과인의 오름세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도 두드러집니다. 그동안 마라도나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으나 아르헨티나가 본선 진출 좌절 위기에 몰리면서 대표팀에 합류했습니다. 그러더니 지난 10월 10일 페루전 선제골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고 그 활약에 힘입어 지난달 14일 스페인과의 A매치에서 선발 출전했습니다. 이러한 이과인의 끝없는 성장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빛을 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레알 갈락티코 2기의 특급 골잡이로 거듭나면서 경쟁력을 입증했기에 앞으로의 활약이 매서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과인의 동갑내기이자 세계 최고의 선수인 메시는 여론으로부터 '지난 시즌보다 파괴력이 약해졌다', '상대 수비의 거센 압박을 받아 고전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유럽 축구에서 가장 무서운 파괴력을 발휘하면서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으며  많은 경기를 소화했던 과부하가 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메시는 역시 메시입니다. 올 시즌 17경기에서 12골을 기록했고 최근 10경기에서 8골 넣으며 기량을 회복했습니다. 얼마전에는 바르셀로나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을 이끌며 또 다시 우승과의 인연을 맺었습니다.

메시로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에이스라는 사명감으로 남아공 월드컵에 대한 각오가 비장할 것입니다. 자신이 남아공 월드컵에서 이름값을 해야 아르헨티나가 우승할 수 있는 명분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라도나가 1986년 월드컵 우승을 이끌며 '축구황제'로 떠올랐듯, 메시는 남아공 월드컵 우승으로 지금의 '축구천재'에서 축구황제로 도약하기 위한 욕심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남아공 월드컵에서 물 오른 괴력을 과시하는데 초점을 모을 것이며 그를 상대하는 한국이 조심해야 합니다.

테베즈-아구에로-이과인-메시의 최근 오름세는 아르헨티나의 남아공 월드컵 우승을 향한 자신감이 될 것입니다. 마라도나 감독의 전술 문제를 논외하면 아르헨티나의 개개인 실력은 세계 정상급이며 특히 공격수 4인방이 돋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요한 국제 대회에서 출중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골잡이에게 무너져 실점을 허용했던 한국 축구로서는 4명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남아공 월드컵에서 이들의 공격력을 봉쇄하지 못하면 아르헨티나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