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광래 감독 (C) 경남FC 공식 홈페이지]

허정무 감독에 이어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어갈 차기 대표팀 사령탑으로 조광래 경남 감독이 내정됐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21일 오전 9시 30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를 통해 대표팀 감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동안 대표팀 감독이 되고 싶은 의지와 사명감, 열정을 표출하며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달렸던 조광래 감독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 이었습니다.

조광래 감독의 선임은 단순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축구계의 재야 인사였던 조광래 감독이 대한축구협회(KFA)에 의해 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면서 축구계가 화합을 이루는 결정타로 작용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허정무 전 감독의 바톤을 받은 지도자가 국내 감독 중에서 선수 발굴 및 육성, 전술 능력이 가장 우수한 조광래 감독으로 이어진 것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1992년 전임 감독제 채택 이후 국내파 감독끼리 좋은 분위기 속에서 사령탑을 물려주고 이어받았으며, 인맥이 아닌 철저한 실력에 의해 감독을 선임했습니다.

특히 조광래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장기적인 안목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세대들이 중심을 잡았지만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퇴장하거나 어쩌면 한 명도 스쿼드에 없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새판짜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며 적극적이고 끊임없는 세대교체와 무한경쟁을 통해 스쿼드의 내실을 키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그 적격이 바로 조광래 감독 이었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수원삼성 수석코치 및 안양LG와 FC서울 감독 시절, 그리고 경남 감독으로서 젊고 우수한 재능을 지닌 유망주들을 대거 발굴했습니다. 수원 시절에 고종수-이병근을 키웠고 안양 감독 이후에는 유망주 영입 폭을 넓히면서 이영표-김동진-최원권-정조국-김치곤을 비롯 이청용-한동원-고명진-김동석 같은 중학교 중퇴 선수들 까지 받아 들였습니다. 공격수였던 이정수를 수비수로 전환한 것도 조광래 감독 작품 입니다. 지금의 경남에서는 김동찬-김주영-윤빛가람-김영우-이훈-이용래-서상민 같은 무명 또는 프로 1~2년차 선수들을 올 시즌 K리그 상위권 돌풍의 주역으로 키운끝에 '조광래 유치원'을 만들었습니다.

그런 조광래 감독이 젊은 선수들에게 눈을 돌리는 이유는 성인 무렵에 접어드는 영건들의 기술 습득 능력이 우수하기 때문입니다. 조광래 감독은 평소 "체격보다는 기술, 머리 좋은 선수를 선호한다"고 말할 정도로 기술 축구를 중요시하며 자신의 축구 철학을 따라줄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을 원했습니다. 미드필더진에서의 유기적인 패싱 게임과 넓은 시야를 활용한 빠른 볼 배급,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문전으로 쇄도하는 스타일을 선호했고 안양과 경남에서 높은 효율성을 자랑했습니다.

이러한 조광래 감독의 스타일은 기존의 국내파 감독과 다릅니다. 국내파 감독들은 측면 옵션의 빠른 발 및 크로스에 의존하거나 후방에서 전방으로 롱볼을 띄우는 선굵은 축구를 선호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K리그 감독들이 세계 축구 흐름을 연구하고 받아들이면서 기술을 중요시하는 빠른 축구를 통해 역동적인 컬러로 변모했습니다. 이러한 K리그의 전술적 개선에는 조광래 감독이 중심이자 선두 주자였으며, 경남의 K리그 돌풍은 한국 축구의 트렌드가 힘에서 기술로 옮겨가고 있음을 상징했습니다.

물론 조광래 감독은 안양 시절 수비 축구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특히 2000년 K리그 우승 당시의 안양은 점유율을 포기하는 철저한 수비 축구를 통해 한 골 싸움을 펼치면서 최용수에게 한 번에 골 기회를 찔러주는 선 굵은 축구를 했습니다. 하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공격 축구에 눈을 뜨면서 젊은 선수들에 대한 실험을 끊임없이 거듭한 끝에 기술 축구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경남에서 꽃을 피우면서 마침내 대표팀 감독에 올라섰습니다.

조광래 감독의 기술 축구는 대표팀에서 무르익을 가능성이 큽니다. 경남은 김병지-김동찬 이외에는 억대 연봉자가 없었고 선수층이 엷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장기 레이스에 취약합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국내 최정상급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때문에 최상의 자원을 앞세워 기술 축구를 전파하고 젊은 선수들을 육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항상 끊임없이 노력하고 공부하는 지도자로 꼽혔던 조광래 감독의 지도력이 대표팀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또한 조광래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은 한국 축구가 세계 축구의 흐름을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페인은 선수들의 정교한 패싱게임과 조직된 움직임, 공간을 장악하는 강력한 압박으로 유로 2008 및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미드필더진의 패싱력은 세계에서 가장 독보적입니다. 스페인을 비롯해서 기술 축구를 펼치는 팀들은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거나 축구의 변화된 흐름을 받아들였고 한국도 그 대열에 포함됐습니다.

그래서 조광래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서 젊은 선수들을 중요시하는 세대교체를 통해 스페인식 축구를 접목시킬 것입니다. 한국의 기술력은 지난해 U-20 월드컵, U-17 월드컵 8강 진출을 통해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이청용-기성용-박주영 같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중심을 잡아줄 세대들도 기술을 강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축구협회가 조광래 감독에게 선수 선발 및 육성 등과 같은 전권을 부여하고 임기까지 확실하게 보장하면 한국 축구의 긍정적 변화는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조광래 감독의 기술 축구가 한국 대표팀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 축구를 뒤흔들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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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비드 비야의 목표, 축구 황제 등극
2. 조광래의 기술 축구, 세계를 뒤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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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난 5월 5일 FC서울-성남의 경기에서는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최다 관중 기록(60,747명)이 수립됐습니다. K리그가 많은 사람들의 지속적인 인기를 얻으려면 언론이 도와줘야 합니다. (C) 효리사랑]

K리그가 남아공 월드컵 휴식기 이후 한달만에 재개되었지만 우리들이 기대했던 '월드컵 특수'는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이전까지의 평균 관중은 12,029명 이었으나(총 926,210명/77경기) 그 이후 13경기에서의 평균 관중은 7,949명(총 103,334명)으로서 4,080명이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시즌 평균 관중이었던 11,220명보다 더 적은 수치 입니다.

그 이유는 세 가지로 종합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지난 14일 수요일에 열렸던 포스코컵 8강전이 축구팬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대회가 아니었던 점, 둘째는 월드컵 이후 첫번째 정규리그 공식 경기였던 지난 주말 13라운드가 지난주 금요일 부터 계속되었던 폭우 때문에 관중 동원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 세번째는 월드컵 이후 K리그 경기에 대한 홍보 및 마케팅이 부족했던 점이 의심되며 방송사와의 생중계 협조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특히 지난주 수요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던 전북-울산의 포스코컵 8강전은 축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언론 보도가 문제였습니다. 한 언론사에서 빈 관중석을 사진 촬영하며 '월드컵 응원 열기는 어디가고...'라는 기사를 올리자 여론의 거센 비판과 비난에 직면했습니다. 많은 축구팬들이 몰려들지 않는 N석 서포터즈 옆 관중석 구석쪽을 사진 촬영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더욱이 N석 2층은 K리그의 인기 구단인 수원과 서울도 평소에 많은 관중수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K리그에서는 E석쪽에 관중이 몰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빈 관중석만 찾으면 얼마든지 관중 약점을 집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전북-울산의 경기만으로 K리그의 월드컵 관중을 논하는 것은 매우 무리가 큽니다. 포스코컵은 정규리그에 비해 중요성이 떨어지는데다 '굳이 대회를 치러야 하냐?'는 비판 또한 적지 않았습니다. 우승 이외에는 아무런 매리트가 없기 때문이죠. 우승팀은 다음해 초에 홍콩 구정컵에 출전할 수 있지만 그 대회는 실질적으로 친선 경기입니다. FA컵 우승팀이 다음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하는 동기부여와 정반대 입니다. 그래서 K리그 팀들은 포스코컵에 주전 선수들을 풀 가동 시키지 않고 백업 멤버의 출전 빈도를 늘립니다. 축구팬 입장에서 흥미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평일 경기는 관중 숫자가 당연히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K리그 관중들은 젊은 축구팬과 가족팬들이 중심인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평일에 생업 및 학업에 종사합니다. 직장인들은 야근 및 업무 피로, 학생들은 야간 자율학습 및 학원, 대학생들은 취업 준비 때문에 평일 저녁에 축구장을 찾는게 쉬운일이 아닙니다.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도 평일에 관중석 텅 빈 곳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그러면서 축구는 '관중이 없다'는 이상한 편견에 시달리는 현실입니다. 그 편견을 조장한 것은 언론 이었습니다.

언론 모두가 K리그를 삐딱하게 바라보는 것은 아닙니다. K리그에 호의적인 언론 및 기자들은 엄연히 존재합니다. 문제는 TV 뉴스를 중심으로 K리그의 관중 문제 및 안좋은 점을 부각시키는 보도가 지속적 이었습니다. 얼마전 어느 모 방송국의 9시 뉴스에서는 '고사 상태에 빠진 K리그'라고 지칭 했습니다. 아무리 오프라인 및 인터넷 신문사에서 K리그 흥행을 좋게 보도하더라도 TV 뉴스가 관중수 및 그 외 문제점을 트집 잡으면 대중 입장에서는 K리그의 안좋은 점을 믿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K리그=텅 빈 관중', 'K리그는 재미없다'는 그릇된 편견이 생겼습니다.

더욱 씁쓸한 것은, 방송 3사가 남아공 월드컵 이전까지 독점 중계 여부를 놓고 뜨거운 논쟁을 벌였지만 K리그를 적극적으로 중계하는 경향이 부족했습니다. 월드컵을 위해 서로 이익만 챙길 뿐, 한국 축구 발전의 근간인 K리그는 소홀하게 대했습니다. 어느 모 방송국은 타 방송사의 월드컵 독점 중계를 비판하면서 평소 K리그 관중이 부족하다는 늬앙스의 보도로 축구팬들의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월드컵 이후에는 K리그를 단 한 번도 90분 풀타임 생중계하지 않았습니다. 프로야구 때문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축구 중계에 적합한 방송사임을 상징하려면 그래도 K리그 생중계는 했어야 마땅했습니다. 그것도 힘들다면 녹화 중계라도 활발히 해줬어야죠.

K리그가 월드컵 특수를 누리면서 과거의 르네상스 시대처럼 흥행에 성공하려면 방송사의 꾸준한 중계가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중계를 통해서 'K리그는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받는 스포츠', 'K리그는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인식을 대중들에게 심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K리그를 좋아하는 축구팬들이 늘어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4년 뒤 브라질 월드컵은 남아공 월드컵을 중계했던 어느 모 방송국이 독점 중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나머지 방송사들이 독점 중계 반대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려면 활발한 K리그 중계를 통해 '축구 방송국'이라는 대중들의 평가를 얻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힘들지 모르지만, 앞으로 이런 모습을 기대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느 언론사든지, 더 이상 K리그 관중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K리그 경기장이 한국 축구가 소유한 파이에 맞지 않게 너무 큰 것은 사실입니다. 6만 6천명을 수용하는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 3만 명의 관중이 찾아와도 절반 규모가 빈 관중석이기 때문에 관중이 많지 않은 것처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만명은 잠실-문학-사직 야구장을 꽉 채울 수 있는 규모입니다. 빈 관중석만 있으면 얼마든지 '관중 없다'고 무시당하는 것이 K리그입니다. 특히 W석-N석 2층 및 원정 서포터들이 자리잡는 S석은 대표적인 취약지점으로 꼽힙니다. 'K리그는 관중 없다'고 욕하기전에 K리그를 제대로 이해했으면 좋겠습니다. K리그가 남아공 월드컵 이후에도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희생당하면 정말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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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1, 2010 - South Africa - Football - Holland v Spain FIFA World Cup Final - South Africa 2010 - Soccer City Stadium, Johannesburg, South Africa - 11/7/10..Spain's David Villa celebrates winning the World Cup and kisses his medal.

[사진=스페인의 남아공 월드컵 우승을 이끈 다비드 비야 (C) 티스토리 PicApp]

2010 남아공 월드컵 골든 볼(=MVP, 최우수 선수)는 우루과이의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올해부터 첫 선을 보이는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는 유로피언 트레블 및 네덜란드의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 밀란)가 받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기량만을 놓고 보면 지난해 발롱도르의 주인공 이었던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이하 바르사)의 명불허전은 여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아공 월드컵 이후 가장 기대해야 할 첫 손가락에 포함 될 선수는 다비드 비야(29, 바르사)라는 생각입니다. 스페인의 월드컵 첫 우승을 이끌었음에도 4강 독일전 및 결승 네덜란드전에서 골 침묵에 빠졌던 아쉬움이 있지만 바르사 이적 그 자체만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화려하게 수놓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동안 발렌시아에서 활약했지만 한때 침체된 팀 성적 때문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바르사에서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시즌 발렌시아의 프리메라리가 3위를 이끈 것 또한 과소평가 되지 말아야 할 요소입니다.

비야는 카카-호날두-메시와 더불어 세계 축구의 한 시대를 풍미하는 '축구 황제'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은 선수였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이전까지는 챔피언스리그에서의 꾸준한 맹활약과 인연이 없었던 커리어의 한계 때문에 축구 황제를 비롯 세계 최고의 선수로 떠오를 틈이 비좁았습니다. 하지만 남아공 월드컵에서 5골을 넣으며 스페인의 우승을 이끌면서 포를란-스네이더르가 해내지 못한 세계 제패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월드컵 커리어 중심의 관점에서는 카카-호날두-메시보다는 비야가 축구 황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앞으로의 미래를 놓고 보면 포를란-스네이더르 보다는 비야에게 기대할 것이 더 많습니다. 포를란은 올해 나이 31세로서 전성기의 최절정 단계에 있는데다 전반적인 운동 신경이 떨어지기 시작할 나이 입니다. 스네이더르는 역대 챔피언스리그 2연패 클럽이 없었다는 점에서(유로피언십 제외) 올 시즌 유럽 제패 과정이 지난 시즌보다 험난할 것입니다. 한 번 막히면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는 단점은 경기를 지배하는 힘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활동량, 돌파보다 중원 장악에 초점을 모으는 성향이 월드컵 4강 우루과이와의 전반전, 결승 스페인전에서 독이 되고 말았습니다.

반면 비야는 바르사의 주축 선수로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동기 부여가 작용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지닌 선수라도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 축구입니다. 바르사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인터 밀란의 아성에 무너졌지만 그동안의 저력을 놓고 보면 '세계 최고의 팀'으로 불러도 무방합니다.(더욱이 인터 밀란의 유로피언 트레블을 이끈 '스페셜 원' 무리뉴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습니다.) 스페인의 남아공 월드컵 우승을 이끈 주축 선수들 중에 절반이 바르사 선수였던 것 처럼, 바르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축구의 중심을 지키고 있습니다.

비야의 강점은 공격수로서 갖춰야 할 모든 능력을 소유했습니다. 골 결정력, 패싱력, 연계 플레이, 스피드, 문전 침투, 개인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를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몸의 민첩한 신경과 골 냄새를 자랑합니다. 팀이 부진한 상황에서 자신의 혼자 힘으로 경기를 지배하거나 이길 수 있는 개인 능력까지 소유했습니다. 이미 발렌시아에서 그것을 증명했고 스페인의 월드컵 우승 과정에서도 천부적인 개인의 역량을 발휘했습니다. 그럼에도 카카-호날두-메시에 비해 과소평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챔피언스리그에서의 꾸준한 성적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발렌시아에 깊은 충성심을 나타냈지만, 발렌시아에 계속 머물기에는 물 그릇이 작았습니다.

그런 비야는 바르사에서 최전방 공격수 또는 왼쪽 윙 포워드로 활약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왼쪽 측면에서의 활약에 눈길을 끕니다. 비야가 월드컵에서 5골을 넣었던 경기는 공교롭게도 4-2-3-1의 왼쪽 윙어로 활약했습니다. 본선 1차전 스위스전, 4강 독일전, 결승 네덜란드전에서 골 침묵에 빠졌을때는 원톱의 위치에 있었고 특히 스위스-독일전 부진 여파가 컸습니다. 월드컵 이전까지는 원톱으로서 맹활약을 펼쳤지만 스페인이 본선 무대에서 상대팀들의 거센 견제를 받았고, 팀 전술이 중앙 위주에 쏠리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원톱의 비중이 축소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비야의 경쟁자였던 페르난도 토레스가 무득점으로 부진했던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비야는 다른 골잡이들 처럼 오로지 골을 노리는 공격수가 아닙니다. 동료 공격 옵션이 결정적인 골 기회를 노릴 수 있도록 문전 침투를 도와주거나 박스 안에서의 연계 플레이를 노리는 이타적인 성향을 겸비한 공격수입니다. 스페인의 유로 2008 우승 당시에는 타겟맨 토레스를 뒷받침하는 쉐도우로 활약하며 스페인 공격의 방점을 찍었습니다. 사비가 중원에서 패스에 초점을 맞추고 토레스가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흔들고 다녔다면 비야는 두 선수 사이의 공간에서 활발한 움직임과 척척 맞는 볼 배급을 자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는 4골을 넣으며 대회 득점왕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비야는 웬만한 공격수들 보다 도움 능력이 뛰어납니다. 2006/07시즌 프리메라리가 17도움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에는 10도움을 올리며 발렌시아 공격을 짊어졌습니다. 발렌시아보다 바르사의 전력이 강하고, 바르사에 막강한 공격 옵션들이 즐비함을 상기하면 올 시즌 독보적인 공격 포인트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즐라탄-페드로-메시의 골 과정 또한 비야의 힘이 묻어나올 것이 분명합니다.

만약 비야가 바르사의 왼쪽 윙 포워드로 활약하면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쉬운 이점이 있습니다.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의 집중적인 압박을 받기보다는 측면이나 2선에서 활동적으로 움직이면서 동료 선수와의 연계 플레이에 의한 골을 노릴 수 있습니다. 중앙보다는 측면이 상대 수비의 압박을 덜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 후반 메시에 의존했던 바르사의 공격 패턴도 비야가 왼쪽 측면에서 두드리면서 어느 한쪽에 치중하지 않아도 되는 공격 전개 효과를 얻게 됐습니다. 만약 최전방 공격수로 뛰더라도 2선으로 이동하여 페드로-메시의 문전 침투를 역을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어느 위치에서든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칠 것임엔 분명합니다.

또한 비야는 앞으로 A매치에서 2골을 넣으면 곤잘레스 라울이 보유한 스페인 선수 A매치 최다 골(44골) 기록을 새로 경신하게 됩니다. 스페인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우승을 경험했고 스페인 역대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남기게 되면 훗날 한 시대를 풍미한 축구 스타로 기억 될 것입니다. 이미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승을 경험한 만큼, 바르사에서 메시와 쌍벽을 이루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면 세계 최고의 선수는 물론 축구 황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갔던 기세를 놓고 보면 그 꿈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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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엠블럼 (C) 대한축구협회(KFA) 공식 홈페이지 메인]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차기 감독 선임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었던 정해성 전 수석코치,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난색을 표시했고, 최강희-김호곤 감독을 비롯한 현역 K리그 감독들도 거부하면서 아직까지 차기 감독을 뽑지 못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7일 "국내파 감독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윤곽을 짓지 못하고 감독 선임 시기를 거듭 연기하는 상황입니다.

난항에 빠진 감독 선임 문제는 대한축구협회의 책임이 큽니다. 대표팀 감독을 국내파로 한정지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차기 감독 유력 후보로 거론된 국내파 지도자들 중에 대부분은 현직 지도자 였으며 정새성 전 수석코치도 포함 되었습니다. K리그 감독 같은 경우에는 시즌 중인데다 소속팀과 계약을 맺고 있는 신분이라는 한계가 작용합니다. 더욱이 대표팀 감독은 여론의 많은 관심을 받지만 수장으로서의 부담과 중압감이 크기 때문에 누구나 선망하는 사령탑이 아니며 '독이 든 성배'라는 안좋은 수식어를 듣는 실정입니다. 정해성 전 수석코치가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준비 부족으로 고사한 것이 그 예죠.

여론에서는 조광래 경남 감독 또는 김학범 전 성남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바라는 눈치입니다. 두 감독은 K리그에서 철저한 지략과 과감한 결단력을 앞세운 용병술을 자랑하는 지략가 입니다. 조광래 감독이 어린 선수들을 집중 육성하여 대표급 선수로 키우는 세대교체 역량이 우수하다면 김학범 전 감독은 선수들의 철저한 체력 관리를 우선시합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가 지금까지 두 감독에게 뚜렷한 눈길을 주지 않았던 것은, 두 감독을 뽑을 의지가 없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조광래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의 재야 인사이고 김학범 전 감독은 2008년 11월 성남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후 현장 경험이 없었습니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마땅한 국내파 감독이 나타나지 않자 지난 15일 월드컵 대표팀 초청 만찬회에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표팀 감독 후보자를 찾겠다"며 외국인 감독을 영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표팀을 이끌어갈 국내파 감독을 더 이상 영입하지 못하면 외국인 감독에게 눈을 돌리겠다고 밝혔으니 '국내파 감독으로 뽑겠다'는 원칙이 깨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3년 전과 다를 바 없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2007년 11월 베어벡 전 감독의 뒤를 이을 차기 사령탑으로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를 유럽으로 보내며 믹 맥카시 울버햄프턴 감독, 제라르 울리에 전 리버풀 감독과 영입 협상을 했지만 끝내 거절 당했습니다. 그래서 대한축구협회는 국내파 감독을 영입하겠다며 당초의 계획을 수정했고 그 다음날 허정무 당시 전남 감독이 독이 든 성배를 마셨습니다. 허정무 전 감독이 떠난 지금은 주객이 전도되어 국내파 감독을 찾지 못하고 외국인 감독을 물색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문제는 외국인 감독이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원하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한국이 아시아의 축구 강국이자 남아공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팀이라는 매리트가 있겠지만 그들에게는 오히려 한국이 낯설수도 있습니다. 특히 유럽 감독이라면 다른 대륙보다는 유럽쪽에서 지휘봉을 잡는 것을 선호할지 모릅니다. 2003년 부터 4년 7개월 동안 쿠엘류-본프레레-아드보카트-베어벡 감독이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성공하지 못했던 행보를 다른 외국인 감독이 알고 있다면 대한축구협회의 제의를 꺼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대한축구협회는 외국인 감독 영입을 유혹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 대표팀 감독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결정적 키워드는 바로 돈이죠. 하지만 단순한 연봉 뿐만 아니라 기사가 달린 고급 자동차, 특급 호텔 제공을 비롯 상해 보험 가입, 통역 및 성과금 등에 이르기까지 돈을 쏟아부을 곳이 많습니다. 히딩크 감독 같은 경우에는 연봉이 12~15억원 선으로 알려졌지만 각종 옵션까지 포함하면서 30억원을 지출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허정무 감독의 연봉이 7억원임을 상기하면 규모가 크죠.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참가했던 지도자들 중에 10명은 20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습니다. 만약 대한축구협회가 세계적인 명장을 뽑을 의지가 있다면 엄청난 돈을 지출해야 하는 부담감에 놓이게 됩니다.

그보다 더 문제는 다음달 11일 나이지리아전까지 시간이 얼마 안남았습니다. 새로운 감독이 팀을 맡으려면 선수 파악이 완료되어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합니다. 외국인 감독이라면 그 시간이 더딜 수 밖에 없으며 나이지리아전에서 선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경기에 임해야 합니다. 나이지리아전까지 얼마 안남았으니, 대한축구협회는 시간에 쫓긴 상황에서 차기 대표팀 감독을 선임해야 합니다. 애초부터 감독 후보군을 국내파로 한정지었던 것이 결국에는 예상치 못한 문제로 봉착하게 된 셈입니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놓고 보면,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대표팀 사령탑에 대한 확실한 검증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독을 뽑을 우려를 안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될 지 모르지만, 2004년 여름 본프레레 전 감독을 영입했으나 1년만에 실패에 부딪혔던 아픔이 또 재현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경험을 2003년과 2004년 상반기의 쿠엘류호를 통해 뼈저리게 느끼고 말았습니다. 본프레레 전 감독은 아프리카와 중동 같은 세계 중심이 아닌 변방이 활동 무대였으며 협회 혹은 선수들과의 마찰이 잦았던 이력을 안고 한국땅을 밟았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그런 본프레레 전 감독은 히딩크 감독과 똑같은 네덜란드 출신 지도자이지만 토털 사커를 추구하는 성향이 아닙니다. 포백 정착에 실패했고, 측면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 루트를 일관했고, 공격 및 수비 과정에서 미드필더가 생략되었고, 김동현의 윙 포워드 전환(2005년 미국 전지훈련) 이천수의 수비형 미드필더 변신(2004년 가을 베트남전)등 다소 납득이 되지 않는 포지션 변화 속에서 뚜렷한 결실을 보지 못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영광을 그대로 이어가야 할 한국 축구의 진보적인 과제와 맞지 않았던 지도자 였습니다.

그 책임은 대한축구협회에 있었습니다. 본프레레 전 감독이 한국 축구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지도자인지 아닌지를 제대로 짚어보지 못한 상태에서 영입했기 때문입니다.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나이지리아를 이끌고 금메달을 따냈던 영광이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8년전의 과거였을 뿐입니다.(감독 선임 당시가 2004년 이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도 다를 바 없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원했던 국내파 감독은 아직까지 적임자를 찾지 못했고 이제는 외국인 감독에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나이지리아전까지 시간이 얼마 안남은 현 상황에서는, 국내외 감독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여유롭지 못합니다. 어쩌면 제2의 본프레레가 허정무 전 감독의 후임이 될 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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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 Annan of Ghana..FIFA World Cup 2010 Quarter Finals..Uruguay v Ghana..2nd July, 2010.

[사진=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가나 대표팀의 8강 진출을 이끈 앤소니 아난. 투쟁적인 홀딩맨이 없는 맨유로서는 아난의 존재감이 필요합니다. 아난 영입을 놓고 첼시와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어 앞으로의 이적시장 행보가 주목됩니다. (C) 티스토리 PicApp]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유의 취약 포지션은 공격수입니다. 웨인 루니 이외에는 박스 안에서 골을 해결지을 수 있는 공격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 막판 루니가 발목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첼시에게 역전 우승을 허용했던 것은 골 넣는 공격수의 부재가 아쉬웠던 대목입니다.

하지만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면 중앙 미드필더 또한 공격수와 더불어 취약 포지션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가용할 수 있는 중앙 미드필더 자원은 많지만 시즌 내내 기량을 믿고 기용할 수 있는 선수는 '냉정히 말해' 대런 플래쳐 한 명에 불과한 현실입니다. 플래쳐 또한 얼마전 현지 인터뷰에서 긱스-스콜스를 배우고 싶다고 했을 만큼, 시즌 내내 수많은 경기에서 맨유의 중원을 짊어지기에는 부담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맨유 1군의 중원 옵션은 7명입니다. 플래쳐를 비롯해서 캐릭-스콜스-긱스-깁슨-안데르손-하그리브스 입니다. 하지만 캐릭은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선덜랜드 이적설이 대두되고 있으며, 스콜스-긱스는 은퇴 시점이 얼마 안남은데다 후반전이 되면 체력이 떨어지고 활동 폭이 좁아지면서 수비력에 문제점을 드러냅니다. 깁슨은 중거리슛 이외에는 공수 양면에 걸쳐 어떠한 장점이 없으며 좀 더 발전이 요구되는 영건입니다. 안데르손은 2008/09시즌 부터 슬럼프에 빠진데다 십자인대 부상까지 겹쳤고, 하그리브스는 지난 5월 초까지 1년 8개월 동안 무릎 부상으로 결장했고 최근에 또 무릎을 다치면서 뉴캐슬과의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합니다.

그런 맨유의 중원은 그동안 부진했던 캐릭-안데르손이 원래의 기량을 되찾아야 하는 과제에 놓였습니다. 캐릭은 지난 시즌 잦은 패스미스와 상대의 빠른 역습에 의해 뒷 공간을 쉽게 뚫리는 문제점이 있었고, 안데르손은 집중력 저하에 따른 연계 플레이 부족 및 타이밍을 끄는 롱패스가 아쉬웠습니다.(그리고 두 선수가 중앙 미드필더를 함께 맡으면 유독 호흡이 잘 안맞습니다.) 두 선수의 입지가 이적설과 맞물려 단단히 좁아진 현실이기 때문에 퍼거슨 감독의 신임을 다시 얻으려면 올 시즌에 분발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더욱이 안데르손은 최소 9월 복귀가 예상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시즌 초반에는 캐릭이 중원에서 분전해야 합니다.

문제는 올 시즌에도 긱스-스콜스에게 기댈 가능성이 높습니다. 맨유는 그동안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긱스 또는 스콜스를 후반전에 교체 투입하여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하거나,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 출전 시키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어떤 경기에서는 긱스-스콜스를 후반전에 모두 교체 투입하여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체력적인 문제점이 있지만 젊은 선수들이 경기를 풀어가는 노하우가 약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중원의 실마리 역할을 해야 합니다. 긱스는 왼쪽 윙어도 겸하지만 체력 때문에 시즌 내내 측면을 담당하기 힘든 한계가 있죠.

하그리브스의 거듭된 무릎 부상은 퍼거슨 감독의 중원 운용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퍼거슨 감독이 끈끈한 인내심과 끊임없는 신뢰를 통해 하그리브스를 믿었지만 선수 본인은 여전히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그리브스는 올 시즌을 끝으로 맨유와의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지난 두 시즌 동안 팀에 공헌하지 못했던 것을 메워야 하는 과제에 놓였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플래쳐-캐릭-안데르손-긱스-스콜스-깁슨과 다른 유형의 전형적인 홀딩맨이자 부지런히 중원을 누비는 선수라는 점에서 맨유의 전력 손실이 큽니다.

그래서 맨유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해야 합니다. 하그리브스를 제외하면 홀딩맨이 없고, 이제는 하그리브스의 재기가 거의 불투명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좀 더 뚜렷한 전력 보강이 필요합니다. 라이벌 첼시가 홀딩맨 에시엔이 부상으로 복귀했고, 또 다른 홀딩맨인 발라크의 대체자로서 메이렐레스-하미레스-케디라-아난을 눈여겨 보고 있기 때문에 중원 보강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발라크는 지난 시즌 후반에 홀딩맨으로 전환했죠.) 맨유는 첼시보다 중원 자원이 두껍지만 시즌 내내 믿고 가용할 수 있는 옵션이 적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적생을 보강하려는 첼시의 행보는 맨유도 현 시점에서 필요한 부분입니다.

맨유는 첼시와 더불어 아난 영입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 24세의 아난은 노르웨이 클럽 로젠보리 소속의 홀딩맨으로서 2년 전 부터 맨유의 영입 관심을 받았던 선수입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가나 대표팀의 8강 진출을 이끌었는데, 본선 5경기 모두 풀타임 출전하여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운 세밀한 태클과 저돌적인 압박을 과시하며 에시엔의 부상 공백을 확실히 메웠습니다. '제2의 에시엔'으로 거듭난 아난의 존재감은 맨유 중원에 적지 않은 플러스 효과가 될 것입니다. 플래처가 아난의 홀딩에 힘입어 수비 부담을 느끼지 않고 지속적인 공격전개를 펼치면 공격 옵션들에게 많은 골 기회가 돌아갈지 모를 일입니다.

무엇보다 맨유는 과거의 로이 킨처럼 투쟁적인 컨셉을 자랑하는 중앙 미드필더가 없습니다. 하그리브스가 그 역할을 대신할 것으로 주목을 끌었고 안데르손이 '맨유판 다비즈'로 거듭날 것으로 보였으나 결과적으로는 실패였습니다. 그래서 아난을 데려오기 위해 첼시와의 영입 경쟁에서 승리해야 합니다. 2005년 4월 미켈을 영입했으나 계약상의 문제로 첼시로 내줬던 아쉬움을 이제는 아난 영입을 통해 완전히 해소해야 할 시점입니다. 맨유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열쇠는 아난 영입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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