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드래곤' 이청용(22, 볼턴)이 마침내 시즌 첫 골을 넣으며 볼턴 에이스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그 골은 볼턴이 잦은 무승부 속에서 값진 승리를 거두는 쾌거로 이어졌습니다.

이청용은 16일 저녁 11시(이하 한국시간) 리복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스토크 시티와의 홈 경기에 86분 동안 출전하여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전반 22분 박스 바깥 중앙에서 케빈 데이비스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상대 수비수 압둘라예 파예가 넘어진 것을 틈타, 오른발로 재빨리 공을 갇다대며 상대 골대 오른쪽 윗 구석을 가르며 골을 기록했습니다. 이청용의 선제골로 앞서갔던 볼턴은 후반 2분 로리 델랍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후반 46분 이반 클라스니치가 결승골을 성공시켜 2-1로 승리했습니다.

이로써, 볼턴은 시즌 2승5무1패를 기록하며 리그 12위에서 7위로 올라섰습니다. 스토크 시티전 이전까지 시즌 7경기에서 5번의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3점 획득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 경기에서 이청용의 골을 발판으로 시즌 2승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이청용은 경기 종료 후 잉글랜드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훌륭한 피니쉬(Great finish)'라는 평가와 함께 평점 7점을 기록했습니다. 볼턴에서는 스튜어트 홀든(8점)에 이어 팀 내에서 두번째로 많은 평점입니다.

이청용의 훌륭한 피니쉬, 매우 각별한 이유

이청용에게는 스토크 시티전 선제골이 각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1월 26일 번리전 결승골 이후 소속팀에서 9개월 만에 골을 넣었기 때문입니다. 번리전 이후 빠듯한 경기 일정에 따른 체력 저하에 시달리며 골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고, 올 시즌 스토크 시티전 이전까지는 7경기에서 슈팅이 5개에 불과했습니다. 측면에서 최전방으로 볼을 공급하는데 집중하다보니 골을 넣기가 쉽지 않았죠. 하지만 공격 성향의 윙어로서 골이 없는 것은 아쉬움에 남았습니다. 골에 대한 욕심이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하죠. 볼턴의 득점 패턴이 데이비스-엘만더 투톱에게 쏠렸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사실, 볼턴의 스토크 시티전 경기 내용은 평소보다 좋지 못했습니다. 스토크 시티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고 포백과 미드필더의 폭을 좁히면서, 데이비스-엘만더를 밀착 견제하는데 집중했죠. 물론 두 선수는 최전방-2선-측면을 골고루 번갈아가며 상대 수비를 흔드는데 집중했지만 너무 많은 인원들과 상대하다보니 골 넣는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또한 공격이 시작되는 타이밍에 상대의 타이트한 전방 압박에 시달리면서 경기 내용을 유리하게 이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전반전 점유율에서 45-55(%)로 밀렸습니다.

하지만 볼턴은 전반전을 1-0으로 마쳤습니다. 이청용의 '에이스 본능'에 의해 값진 골을 수확하게 됐죠. 이청용은 전반 22분 박스 중앙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데이비스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작렬했습니다. 스토크 시티가 경기 흐름을 주도하는 상황속에서 상대 수비의 집중력이 떨어졌을거라 판단하여, 쇄도-패스-슈팅을 골고루 겸비한 과감함을 발휘했죠. 오직 개인의 힘으로 골을 넣으려는 집념이 강한데다 창의성까지 더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떠한 실수가 없었다는 것은, 이청용의 축구 센스가 얼마만큼 뛰어난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선제골만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이청용의 전반 26분과 전반 41분 패스는 상대 수비 밸런스를 와해시키는 장면으로 이어졌습니다. 전반 26분에 하프라인 오른쪽 부근에서 페트로프에게 얼리 크로스를 띄웠고, 41분에는 2선 중앙에서 데이비스에게 로빙 패스를 이어줬는데 그 타이밍이 빨랐고 세기가 제법 날카로웠습니다. 상대 수비진이 이청용의 패스를 걷어내기에는 이미 늦은 상태였으며 한 순간에 위치가 흐트러지게 됐습니다. 아쉬운 것은, 페트로프는 퍼스트 터치가 길었던 바람에 상대 수비수에게 저지당했고 데이비스가 볼을 잡은 이후에는 더 이상의 2차-3차 공격이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물론 이청용은 동료 선수들에게 많은 패스를 받지 못했습니다. 지난 시즌에는 자신의 공격력이 얼마만큼 특출난지를 보여줘야했지만(게리 멕슨 전 감독 체제) 그 이후에는 상대팀의 집중 견제를 받은데다 팀 플레이에 녹아들고 수비 가담이 많아지면서 볼 터치가 적어졌죠. 스토크 시티전 같은 경우에도, 이청용의 패스 횟수는 볼턴의 선발 미드필더 중에서 가장 적었습니다.(홀든 33개, 페트로프 27개, 무암바 23개, 이청용 20개) 그럼에도 이청용은 올 시즌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지 않고 지난 시즌보다 공격력이 더 좋아졌습니다. 실력이 향상되었음을 의미하죠.

이청용은 한 번의 공격 기회를 결정적인 골 상황으로 연출할 수 있는 임펙트가 부쩍 좋아졌습니다. 동료 선수와 횡패스 및 백패스 같은 볼 배급을 주고받으며 패스 게임을 노리기보다는, 팀에 확실한 골 장면을 선사하려는 경제적인 볼 배급에 눈을 떴습니다. 지난 8월 21일 웨스트햄전에서 경기 내용상으로는 부진했으나 한 번의 날카로운 얼리 크로스로 도움을 기록했고, 지난달 11일 아스날전에서는 상대 수비수 코시엘니의 공중볼 처리 실수를 틈타 크로스로 도움을 올렸습니다. 스토크 시티전 선제골은 본인이 직접 해결하면서 데이비스와 2대1 패스까지 주고받았고,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않은 경기에서도 확실한 골 기회를 노리면서 상대 수비에 혼란을 가중 시켰습니다.

그런 이청용의 공격력은 지난 시즌보다 두드러지게 향상됐습니다. 지난 시즌이 자신의 존재감을 볼턴에서 심어주기 위한 시기였다면, 올 시즌은 볼턴의 팀 플레이에 녹아들며 그 속에서 임펙트를 키웠습니다. 물론 볼턴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하기에는 팀의 레벨이 부응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볼턴이라는 팀이 아직 롱볼 축구의 잔재가 남아있고, 몇몇 선수들이 아기자기한 공격 패턴과 거리감이 있고, 최전방에는 데이비스-엘만더 같은 빅맨들이 선 굵은 플레이에 강합니다. 이청용은 기술 중심의 테크니션이지만, 볼턴의 컨셉과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면서 팀의 공격력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자신의 영향력을 키우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청용이 팀 플레이에 익숙해졌다는 점은, 앞으로 볼턴에서 보여줄 것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이청용은 호날두-로번-리베리-월컷 같은 엄청난 스피드를 주무기로 상대 측면을 파고드는 성향의 윙어가 아닙니다. 잰걸음으로 돌파를 시도하고 상대 배후 공간을 파고들면서 기교에 승부수를 띄우는 윙어입니다. 그런 특징이 볼턴과 프리미어리그에서 빛을 발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예측 불가능한 공격 상황을 연출하는 힘을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빠른 발의 윙어는 상대의 집중 견제에 무기력하거나 평소 만큼의 공격력을 쏟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청용 같은 잰걸음 성향의 윙어는 견제를 받더라도 차분해지면서 한 번의 결정적인 골 기회를 노리는 힘이 있습니다. 경기 흐름을 읽는 판단력 및 직선과 곡선을 골고루 활용한 공격 패턴의 다양함이 임펙트를 키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후반전에 접어들면서 페이스가 점점 떨어졌습니다. 스토크 시티와 경기를 치르기 4일전에 국내에서 일본과 숙명의 라이벌전을 펼치면서 많은 체력을 소모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두 팀이 1-1로 팽팽히 맞섰던 후반 41분에 교체되었죠.

그럼에도 이청용은 자기 몫을 충분히 해냈습니다. 경기 내내 부지런히 뛰면서 오버 페이스하기 보다는 완급 조절을 펼치며 효율적인 볼 배급을 노리는데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상대가 공격쪽에 시선이 집중되는 시점에서 과감한 공격력을 발휘하며 직접 골을 성공시킨 축구 본능은 매우 강렬했습니다. 이청용의 시즌 첫 골은 '공격력 발전'의 결과이자, 힘든 일정을 치른 선수 본인에게 매우 각별한 일입니다. 최선을 다한 이청용에게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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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탱크'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는 역시 3월의 사나이, 그리고 풀럼의 킬러 다웠습니다. 3월들어 최상의 공격력을 발휘한데다 풀럼전에서 시즌 첫 어시스트를 기록해 팀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박지성은 14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09/1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풀럼전에서 후반 27분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교체 투입 됐습니다. 맨유의 첫 교체 선수로 출전했던 박지성은 루이스 나니와 함께 좌우 측면을 스위칭하며 상대 미드필더들을 흔들었습니다. 부지런한 움직임과 넓은 활동폭의 강점을 맘껏 발휘했던 박지성은 슈퍼 조커로서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소화했습니다.

그러더니 빠른 타이밍의 크로스와 정확한 짧은 패스를 연결하며 팀 공격의 활력소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후반 44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헤딩골을 엮으며 어시스트를 기록해 팀의 3-0 승리와 프리미어리그 선두 탈환을 주도했습니다. 박지성을 교체 투입해 공격력을 끌어올린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교체 작전이 적중했고, 퍼거슨 감독의 신뢰속에 그라운드에서 산소탱크 역할을 했던 박지성의 활약은 맨유 공격의 자극제가 됐습니다.

사실, 박지성 투입 이전까지의 맨유는 1-0으로 앞섰음에도 공격력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풀럼이 경기 초반부터 공격수부터 전방 압박을 가한것을 비롯 허리라인이 안정된 수비 밸런스를 바탕으로 맨유 미드필더들의 침투 공간 길목을 막으면서 맨유의 공격력이 잘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죠. 캐릭-플래처로 짜인 중앙 미드필더 조합이 전반 10분까지 띄웠던 전진패스가 세 번씩이나 상대 미드필더의 몸에 걸렸을 만큼 상대의 압박이 두꺼웠습니다. 그래서 맨유는 전진패스를 띄울 공간이 확보되지 못해 후방에서 전방으로 롱볼을 날리는 빈도가 평소보다 많았습니다.

풀럼은 이날 맨유의 미드필더 습성을 철저하게 연구한 듯한 느낌 이었습니다. 발렌시아에게 두 명의 마크맨이 달라 붙고, 캐릭-플래처의 전진패스 및 문전 침투 공간 길목을 차단하고, 나니는 측면 깊숙한곳으로 움직임을 유도하여 맨유의 페너트레이션을 붕괴하기 위한 압박 작업을 벌였습니다. 후반 시작 후 30초만에 루니에게 기습 선제골을 내주는 허점이 있었지만, 후반 27분 박지성 투입 이전까지는 맨유 미드필더 봉쇄에 성공했을 만큼 풀럼의 압박 작전은 견고하고 강했습니다.

그래서 맨유의 공격은 풀럼의 압박을 극복하지 못해 골을 넣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전반전에 15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유효 슈팅이 3개에 그친것을 비롯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는 것은 결정력 문제도 있지만, 상대의 허를 찌르며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단순한 공격 패턴이 문제 였습니다. 나니-발렌시아가 측면에서 공격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루니-베르바토프 투톱이 최전방에서 골을 노리는 획일적인 형태의 공격 패턴을 반복했던것이 상대의 압박 타이밍을 벌어주는 문제점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발렌시아는 이날 경기에서 상대의 공격에 철저하게 막혔습니다. 공격 패턴이 단조롭고 왼발을 쓰지 못하는 기존의 약점이 풀럼 미드필더들에게 읽히고 말았기 때문이죠. 특히 시즌 초반과 중반에 활발했던 과감한 문전 침투가 최근들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맨유를 상대하는 팀들이 발렌시아의 습성을 읽었음을 의미합니다. 왼발 구사 능력이 약하다보니 왼쪽 윙어와의 스위칭을 할 수 없는 한계는 맨유의 공격 루트가 다채롭게 변화하는 걸림돌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맨유는 발렌시아가 풀럼의 압박에 막히면서 제한적인 공격 패턴을 나타냈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맨유의 첫번째 교체 대상으로 발렌시아를 지목한 것은 당연했습니다. 발렌시아의 경기력이 맨유의 공격에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오른쪽 윙어로 박지성을 투입한 것입니다. 그런 박지성은 감독의 의중을 이해한 듯, 나니와 함께 좌우 측면을 번갈아가며 상대 미드필더들의 압박에 혼란을 가중시켰습니다. 상대 미드필더 및 풀백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과감한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며 상대를 흔들었고, 공간 확보에 성공하면 그 즉시 패스 및 크로스를 띄우며 맨유에 결정적인 공격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결국, 맨유의 박지성 교체 투입은 성공 했습니다. 풀럼의 압박에 쩔쩔메던 맨유는 박지성의 공간 창출을 앞세워 베르바토프의 폼까지 살아나면서 상대 문전에서 유기적인 공격 패턴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후반 38분과 44분에 루니, 베르바토프가 골을 넣으며 3-0 승리를 확정지었죠. 무엇보다 박지성을 후반 27분에 교체 투입한 퍼거슨 감독의 교체 타이밍이 적절했습니다. 발렌시아를 좀 더 이른시간에 뺄 수 있었겠지만, 압박 작전을 펼치는 상대의 집중력이 떨어질 타이밍을 계산하고 있었죠. 그래서 후반 25분이 넘어서는 그 시점에 박지성을 투입했고, 박지성은 짧은 시간 동안 왕성한 움직임을 발휘하며 상대의 기세를 무너뜨렸습니다.

공간 창출 능력이 뛰어난 박지성의 맹활약도 대단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한 가지를 더 칭찬하고 싶습니다. 풀럼전을 비롯 최근들어 볼 터치 횟수가 늘어난 것은, 동료 선수들에게 공을 받기 위한 움직임이 능동적이고 활발해진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 이전에는 동료 선수들에게 공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 여럿 속출했지만(일부 팬들이 '박지성은 왕따가 된게 아니냐'고 걱정할 정도로) 최근의 맨유 공격 패턴에서는 박지성을 통해 거치는 패스가 많아졌습니다. 이것은 동료 선수에게 공을 받으려는 움직임이 늘었음을 의미하며, 그런 박지성은 공을 잡은 상태에서 마크맨의 뒷 공간을 노리는 돌파를 노리며 절호의 공격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박지성의 풀럼전 선발 제외가 아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맨유가 점유율에서 역습 축구로 공격 전술을 바꾼 이후부터 박지성의 폼이 오른 것을 비롯 지난 11일 AC밀란전에서 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박지성의 풀럼전 선발이 유력했습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풀럼전에서 박지성이 지치지 않도록 휴식 차원의 배려를 했습니다. 박지성은 자신의 전술 역량을 최대화 시키는 존재로써, 잦은 경기 출전으로 무리를 시키기보다는 특정 경기에 고정적으로 출전시키거나 절호의 타이밍에 교체 투입하여 선수의 역량을 끌어올려 팀 승리를 이끌기위한 기폭제 역할을 맡겼습니다. 이것은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맨유의 승리를 결정지을 키 포인트로 바라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현대 축구에서는 개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선호를 받기 쉽지만 우승을 목표로 하는 감독의 입장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걸출한 기량을 자랑하는 상대팀의 핵심 전력을 무너뜨릴 수 있는 팀 플레이어도 감독의 선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은 공간을 활용하는 움직임과 동료 선수와의 유기적인 패스 연결, 이타적인 공격력, 적극적인 압박, 세밀한 커팅 그리고 강철같은 체력을 자랑하며 90분 동안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입니다. 개인 플레이보다는 팀을 위한 희생에 강한 면모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팀 플레이어로 키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박지성은 맨유의 스쿼드 플레이어이며 얼마든지 저평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맨유의 경기를 꾸준하게 지켜보셨던 분들이라면 박지성이 왜 맨유에 필요한 선수인지를 인지할 수 있습니다. 이번 풀럼전에서 그랬던 것 처럼, 박지성은 선발과 조커를 가리지 않고 팀 공격에 역동성과 활력을 키울 수 있는 아우라가 있었습니다. 일각에서는 박지성의 공격력이 약하다고 지적하지만, 종적인 움직임과 종패스에 강한것을 비롯 전술 이해능력이 뛰어난 박지성의 공격력은 개성이 강합니다. 발렌시아의 단조로운 공격력보다는 박지성의 예측불가능한 공격력이 더 강한것이 풀럼전에서 그대로 증명됐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지난 25일 리버풀전 이전까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왼발의 마법사' 라이언 긱스(36)의 왼쪽 윙어 전환 이었습니다.

긱스는 자신의 전성기 포지션이었던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킥과 패싱력으로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었습니다. 특히 지난달 12일 토트넘전부터 30일 볼프스부르크전까지 4경기에서 2골 6도움을 기록해 맨유의 승승장구를 이끌었습니다. 이러한 긱스의 활약은 나니와 박지성의 부진으로 측면 경기력 약화에 시달리던 맨유에게 희망이 됐습니다.

하지만 긱스의 왼쪽 윙어 포진은 오래가지 않을 전망입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이미 맨유의 공식 매거진 < 인사이드 맨유 > 한국판 11월호를 통해 "시즌 초반 긱스의 체력이 굉장히 좋기 때문에 측면으로 기용했다. 하지만 시즌 진행에 따라 다시 중앙으로 옮겨갈 예정"이라며 긱스를 다시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할 것이라고 예고한적이 있었기 때문이죠.

긱스가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되는 이유는 체력 문제 때문입니다. 측면 옵션들은 부지런한 움직임과 넓은 활동폭이 요구되기 때문에 중앙에서 뛰는 것보다 체력 소모가 심합니다. 36세 긱스가 앞으로 꾸준히 측면에서 뛰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퍼거슨 감독이 지난 시즌에 자신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긱스의 올 시즌 측면 배치는 나니-박지성 부진을 커버하기 위한 '일시적 방편' 이었습니다. 나니는 비효율적인 움직임과 부정확한 패싱력으로 팀 공격력을 끌어올리지 못해 긱스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박지성은 불안한 퍼스트 터치와 볼 키핑으로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나니-박지성에게 기회를 주기보다는 적절한 타이밍에 긱스 카드를 활용했고 결과는 성공적 이었습니다.

하지만 긱스를 시즌 끝까지 왼쪽 윙어로 기용할 수는 없습니다. 긱스는 나니와 함께 1주일에 한 경기를 치르는 로테이션 형태로 선발 출전중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긱스의 중앙 배치는 맨유 왼쪽 경쟁구도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왼쪽 윙어는 나니에게 다시 기회가 돌아가면서 박지성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재배치 될 가능성이 큽니다. 나니가 여전히 기복이 심한 공격력을 일관하고 있다는 점에서 박지성의 부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긱스 중앙 배치의 최대 수혜자는 박지성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박지성은 지난 시즌 긱스가 중앙으로 전환하면서 꾸준한 출전을 거듭하며 맨유의 주전 선수 반열에 올랐고 경기력도 2007/08시즌보다 향상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나니가 기복이 심한 선수임을 상기하면 매 경기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던 박지성에게 믿음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비록 박지성이 올 시즌 초반에는 부진했지만 맨유 5년차 선수로서 충분한 저력이 있기 때문에 시즌 중반에 자신의 입지를 뒤바꿀 수 있는 능력은 충만합니다.

물론 박지성이 최근 경미한 무릎 부상을 입은 것을 비롯 연이은 결장을 거듭했던 것은 나니와의 경쟁 구도에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나니가 특출난 공격 재능을 가진 윙어라는 것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맨유 입장에서 박지성의 장기간 슬럼프는 손해입니다. 그동안 맨유의 주축 선수로서 묵묵히 제 몫을 다했기 때문에 그의 침체된 행보가 반갑지 않은것은 분명합니다. 더욱이 나니가 팀 전력에 확실한 믿음을 얻지 못했다는 점에서 박지성의 분발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이제는 긱스의 중앙 배치 공백을 메워야 하기 때문에 박지성의 폼이 반드시 올라와야하며,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노리는 맨유 입장에서도 박지성의 부활을 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박지성에게는 오른쪽보다는 왼쪽이 알맞습니다. 오른쪽에서 전방 커버능력이 낮은 존 오셰이와 호흡을 맞추는 것보다는 넓은 활동폭과 부지런한 움직임을 자랑하는 왼쪽 풀백 파트리스 에브라와 발을 맞출때 좋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올 시즌에는 오른쪽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자신의 장점을 살릴 기회가 적었지만 에브라와 호흡하는 왼쪽이라면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동안 맨유에서 왼쪽에서 활약한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오른쪽보다는 왼쪽이 더 익숙합니다.

또한 박지성은 공격력이 나빴던 선수가 아닙니다. 공격력이 좋지 않은 선수였다면 2004/05시즌 PSV 에인트호벤과 지금의 허정무호에서 팀 공격을 이끄는 에이스로 자리잡지 못했을 것입니다. 맨유에서 올 시즌 초반 공격력이 좋지 않았던 것은 지공 형태의 공격으로 점유율을 높이는 팀의 전술에 적응하지 못했을 뿐,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호날두-루니-테베즈와 더불어 역습 공격의 실마리를 풀었던 선수 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그것도 조세 무리뉴 인터 밀란 감독이 칭찬했을 정도로 말입니다. 박지성에게는 맨유의 새로운 공격 전술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박지성의 현재 행보가 부진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박지성은 어떠한 시련도 이겨낼 수 있는 내구성이 있으며 맨유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을것임에 분명합니다. 그런 박지성은 최근 부상에서 복귀하여 팀 훈련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연 긱스의 중앙 배치를 틈타 맨유의 믿음직한 공격 옵션으로 비상을 꿈꿀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모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