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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2 첼시 MF 칼루, '히딩크 마법의 핵심' (8)
  2. 2009.02.22 히딩크의 데뷔전 승리, '배짱 빛났다' (10)

 

´히딩크 마법´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돌풍의 주역이었던 아스톤 빌라의 아성을 무너뜨렸습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첼시는 21일 오후 9시 45분(이하 한국시간)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08-09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아스톤 빌라와의 원정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습니다. 전반 19분 니콜라스 아넬카가 문전 정면에서 프랑크 람파드의 절묘한 전진패스를 받아 오른발 결승골을 꽂아 넣었죠. 히딩크 감독은 자신의 '마법'으로 9년 동안 이어진 첼시의 아스톤 빌라 원정 징크스(3무6패)를 깨뜨렸습니다.

히딩크 감독은 첼시 사령탑으로 부임한 데뷔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며 리그 역전 우승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그것도 리그 3위로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던 아스톤 빌라를 원정에서 꺾은 것이어서 값진 승점 3점을 따냈네습니다.

첼시가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은 4-3-1-2 포메이션에 4선을 두는 변칙적인 전술을 구사했던 것입니다. 프리미어리그 팀들 거의 대부분이 3선 전술에 익숙하기 때문에 마틴 오닐 감독의 허를 찌르게 했죠. 물론 포메이션은 숫자 놀음일 뿐이지만 특히 1에 해당하는 선수가 프리롤 역할을 수행한 것은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보기 드문일입니다. 더욱이 그 선수가 팀 승리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것이어서 사실상 ´히딩크 마법의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바로 살로몬 칼루(24)입니다.

칼루, 첼시판 히딩크호 황태자?!

이번 경기가 열리기 이전까지, 칼루의 포지션 변경 및 첼시의 4-3-1-2 전환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칼루는 좌우 윙어 자리를 오가는 첼시의 스쿼드 플레이어였고 첼시는 무리뉴-그랜트-스콜라리 체제에서 4-3-3과 4-4-2를 병행했던 팀이었습니다. 심지어 히딩크 감독이 러시아 대표팀을 이끌던 유로 2008에서도 4-4-2를 구사했으니, 어느 누구도 그가 아스톤 빌라전에서 변칙 전술을 꺼내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이번 아스톤 빌라전이 첼시의 역전 우승과 직결되는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팀 승리를 위한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상대팀이 예측하기 힘든 전술을 구사하여 새로운 작전을 구사하겠다는 것이 그것이었습니다. 더욱이 '드록바-아넬카' 투톱 체제 전환, 데쿠의 홀딩맨 변신이 주중 공개 훈련을 통해 알려졌던 터라 또 다른 전술적 변화가 불가피 했습니다.

히딩크 감독은 그 카드로 칼루를 낙점 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 감독 시절 라이벌 페예노르트에서 디르크 카윗(리버풀)과 함께 투톱 공격수로 맹위를 떨친 칼루의 공격 본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이죠. 다른 선수들은 몰라도 칼루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에 검증 되었기 때문에(센터백 알렉스와 더불어) 그를 아스톤 빌라전 승리를 위한 변칙 카드로 활용 했습니다. 좌우 측면을 오가던 기존의 역할에서 중앙에서 프리롤 공격을 전개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긴 것이죠.

칼루는 2004/05시즌 38경기에서 24골, 2005/06시즌 38경기에서 15골을 넣으며 페예노르트의 중심 공격수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다만 2006년 여름 첼시로 둥지를 틀은 이후 부터는 측면 미드필더 혹은 윙 포워드로 활약했을 뿐이었죠. 첼시에서의 칼루는 무리뉴-그랜트-스콜라리 체제에서 줄곧 측면 옵션으로 기용됐습니다. 중앙에는 디디에 드록바와 니콜라스 아넬카, 그리고 지난해 여름 AC밀란으로 임대된 안드리 셉첸코까지 있었으니 무게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게다가 2006/07시즌 초반 이렇다할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으니, 그가 팀에서 기댈 것은 자신의 주무기였던 빠른 순발력과 폭발적인 기동력이었습니다. 그래서 측면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하지만 칼루는 중요한 고비에서 골을 넣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팀의 중심 선수로 거듭나지 못했습니다. 무리뉴-그랜트 체제에는 숀 라이트-필립스(맨체스터 시티)와 오른쪽 윙어를 놓고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쳤고 스콜라리 체제에서는 프랭크 램퍼드와 데쿠가 왼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고 조 콜이 오른쪽 측면을 맡으면서 확실히 자리잡을 곳이 없었죠. 팀의 스쿼드 플레이어로서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했을 뿐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기에는 무게감이 약했던 것입니다.

그런 칼루에게 히딩크 감독의 존재는 천군만마와 같았습니다. 자신이 페예노르트에서 맹위를 떨치던 중앙으로 보직을 변경했으니 무언가의 보답이 필요했죠. 바로 '최상의 경기력'이었습니다. 그는 아스톤 빌라전에서 4-3-1-2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아 사실상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드록바-아넬카' 투톱이 측면쪽으로 돌아가는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고 '램파드-미켈-발라크'로 짜인 중앙 미드필더진의 활발한 공격 지원을 받으며 특유의 빠른 공격을 앞세워 팀 공격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동안 측면에서 동료 선수들의 골을 위해 이타적인 활약에 중점을 두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역할이었던 셈이죠.

그 효과는 전반 초반부터 빛났습니다. 공격진과 미드필더진 공간에서 쉴세없이 팀 공격을 주도하면서 상대 수비진을 여러차례 가볍게 공략했던 것이죠. 수비시에는 오른쪽 측면에 머물다 공격 전환시 재빨리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이리저리 공격 활로를 찾았고, 미드필더진에서 스루패스를 주고 받으면 가까이 다가가 패스를 받으며 전방으로 과감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전형적인 프리롤 형태의 공격을 펼쳤죠. 이러한 칼루의 빠른 공격에 얇은 선수층과 주중 UEFA컵 참가로 인한 체력 저하에 허덕이던 상대팀들은 속수무책 이었습니다. 그보다 더 타격이 컸던 인물은 칼루의 공격형 미드필더 전환을 예상치 못했던 마틴 오닐 아스톤 빌라 감독이었죠.

데이터에서도 칼루의 활약상은 대단했습니다. 첼시가 전반전에 공격 점유율 64-36, 슈팅 횟수 11-6(유효슛 4-1)의 우세를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전반전을 주도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전반전에 팀 공격을 이끌었던 칼루의 활약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죠. 첼시가 후반전에 이르러 수비 위주의 경기를 풀어간 시점 또한 다름 아닌 칼루의 후반 9분 교체 이후부터 였습니다. 이는 칼루가 팀 승리의 주역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칼루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장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드록바-아넬카' 투톱의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히딩크 감독의 의도 였습니다. 두 명의 공격수 모두 최전방에서 미드필더진의 절묘한 패스를 받아 골을 넣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이들의 활동 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무한 기동력'의 소유자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램퍼드-발라크-데쿠는 미드필더진에서 팀 공격을 조율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그것과는 거리가 멀었죠. 히딩크 감독은 칼루를 적격자로 판단한 것입니다.

이번 아스톤 빌라전에 임하는 칼루의 마음속에는 단단한 각오가 있었습니다. 칼루는 지난 19일 첼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 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었던 나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히딩크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첼시의 핵심 선수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결국 그의 의도는 성공을 거두었으며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팀의 중심적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기폭제를 마련했습니다. '드록바-아넬카' 투톱 체제가 그대로 유지 되면, 그의 공격형 미드필더 선발 출장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동안 첼시에서 붙박이 주전과는 거리감이 있었던 칼루는 아스톤 빌라전에서 '히딩크 마법의 핵심'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습니다. 칼루의 비상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첼시 공격에 꼭 필요한 대들보로 성장할 수 있을지 앞날이 흥미롭게 기다려집니다.

[Bonus] 칼루는 2005년 1월까지 페예노르트에서 활약하던 송종국(수원)의 동료 선수였습니다. 당시에는 20세의 앳된 어린 선수였죠. 그의 친형은 보나방튀르 칼루(파리 생제르망)로서 2003년까지 페예노르트에서 뛰었던 공격형 미드필더 입니다. 보나방튀르 칼루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코트디부아르의 대표팀 선수로 활약했던 선수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어느 스포츠 종목이든 감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팀의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선수들을 다독거리며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존재가 바로 감독입니다.

때로는 따뜻한 마음으로 선수들을 격려하고(덕장) 때로는 야단치고(용장) 때로는 상대를 꺾기 위해 자신의 머리를 짜내며 온갖 전술들을 구사합니다.(지장) 여기까지는 명장들의 3대 조건이지만 명장을 뛰어 넘는 또 하나의 존재가 경기에서 늘 이긴다고 하여 '복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주로 마법사 같은 기질을 내뿜는 감독들이 전형적인 복장 스타일이죠. 그 대표 주자가 바로 거스 히딩크 첼시 감독입니다.

히딩크 감독은 불과 10여일 전, 계속된 성적 부진에 허덕여 리그 4위로 추락한 첼시의 사령탑을 맡았습니다. 최근 1년 6개월 동안 무리뉴-그랜트-스콜라리가 경질되었던 첼시의 '독이 든 성배'를 받으며 '3개월 임시 대타'로 나선 것이죠. 자신을 감독으로 앉힌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우승을 원했던 만큼, 첼시의 시즌 후반 대도약을 이끌어야 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문제는 히딩크 감독에게 주어진 여건이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21일 아스톤 빌라전 이전까지, 선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 10점 차이로 뒤져, 앞으로 13경기 남은 상황에서 맨유를 잡기 위해 4경기를 따라 잡아야 하는 절박함에 직면했습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지난 19일 <유나이티드 리뷰>를 통해 "히딩크 감독이 오더라도 첼시의 우승은 힘들 것이다"고 전망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었습니다. 더욱이 선수들이 잦은 감독 교체로 전술적인 흐름에서 완전히 길을 잃은데다 스티브 클라크 수석코치의 웨스트햄 이적으로 체력이 약해진 것, 스콜라리 체제에서 불거진 기강 문제 등등 성적 향상을 위해 많은 것을 잡아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감독이라면, 여러가지 난관에 놓인 첼시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선수들의 항명설까지 끊이지 않았으니 감독 권위마저 지키기가 버겁겠죠. 불과 지난 유로 2008까지 포르투갈 대표팀의 명장으로 명성을 떨쳤던 스콜라리 전 감독이 실패한 두 가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전술 부재에서 터진 선수단 장악 실패였지요.(두번째 이유는 첼시 구단의 호비뉴 영입 실패) 시즌 초반 선두였다가 4위로 떨어져 선두 맨유와 승점 10점 차이로 떨어졌으니, 감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만족하지 않았으니(그랜트 전 감독의 경질 사유) 우승 아니면 경질이죠.

결국 히딩크 감독이 아스톤 빌라와의 데뷔전에서 꺼내든 카드는 바로 '배짱'이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2004/05시즌 챔피언스리그, 2006년 독일 월드컵, 유로 2008에서 발휘한 특유의 배짱으로 첼시에게 닥친 위기를 정면으로 극복하고자 했죠. 한 경기라도 비기거나 패하면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안에 과감한 결정을 내리며 두둑한 배짱을 밀고가는 뱃심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오랜 감독 경험으로 끊임없이 노력한 끝에 승승장구했던 히딩크 감독의 배짱은 그동안 무기력하던 첼시의 분위기를 바꾸었습니다. 그것도 1-0 승리였기에 단순 이상의 값진 업적을 거둔 것이죠.

히딩크 감독이 맞붙은 아스톤 빌라는 그야말로 '난적'이었습니다. 마틴 오닐 아스톤 빌라 감독이 팀의 리그 3위 돌풍으로 올 시즌 우승을 자신했었기에 첼시전에서 만만치 안은 공세를 가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더욱이 첼시는 아스톤 빌라 원정에서 9경기 연속 무승(6무3패)에 시달렸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낮게 점쳐졌습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이 원하는 것은 다름 아닌 승점 3점 이었습니다. 스콜라리 감독이 추구했던 틀을 모두 폐기처분하고 자신만의 용병술을 과감히 구사하여 데뷔전에서 값진 승리를 거둔 것이죠. 게다가 아스톤 빌라 원정 징크스까지 격파했으니 그야말로 특유의 '마법'을 부린 셈입니다. 그의 데뷔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여론에서는 '히딩크 감독이 첼시에서 통할까?'라는 의문을 품었지만, 결국 첫 경기부터 긍정적 결과가 나타나면서 첼시의 역전 우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전술적인 부분에서 히딩크 감독 특유의 배짱이 빛났습니다. 첫째로, 그랜트-스콜라리 체제에서 실패했던 '드록바-아넬카' 투톱 카드를 꺼내들며 최근 팀 부진의 주범으로 꼽혔던 이들을 믿고 선발로 기용한 것이었습니다. 이름만으로도 리그 정상급 투톱으로 활약할 수 있는 자질을 지닌 조합이기 때문에 선발 출장이라는 동기 부여를 제공하며 해결사 다운 활약을 펼칠 것을 요구했습니다. 레이 윌킨스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았던 지난 21일 왓포드와의 FA컵 16강전에서는 아넬카가 해트트릭을 달성했고 주중 자체 연습 경기에서는 드록바가 1골을 넣었으니, 투톱 성공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두 선수는 히딩크 감독의 믿음 속에 아스톤 빌라전에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측면쪽으로 넓게 움직이며 2선에 포진한 선수들의 공격 침투 공간을 만들더니 첼시가 경기의 주도권을 장악하게 되었죠. 니콜라스 아넬카는 특유의 넓은 움직임으로 미드필더진과 수시로 패스를 연결하며 공격 기회를 끊임없이 창출했고 디디에 드록바는 상대 수비가 밀집된 좁은 공간에서 동료 선수들의 공격을 돕기 위해 스크린 플레이를 펼치는 궃은 역할을 소화했죠. 결국 전반 18분 아넬카가 문전 중앙에서 램파드의 감각적인 전진패스를 이어받아 오른발로 결승골을 만들었습니다. 비록 드록바는 골을 넣지 못했지만 "드록바의 몸이 올라왔다. 드리블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장지현 MBC ESPN의 평가처럼 이전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펼쳤습니다.

두번째는 살로몬 칼루의 포지션 변신 이었습니다. 그동안 조 콜의 백업이자 측면 윙어로 활약했던 그는 아스톤 빌라전에서 4-3-1-2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아 사실상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꼭 이기겠다는 히딩크 감독의 변칙 기용이었기 때문에 '이를 간파하지 못한' 아스톤 빌라가 당황할 수 밖에 없었으며 전반 초반 부터 수비벽이 와르르 무너질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칼루는 드록바와 아넬카의 공간 창출에 힘입어 빠른 순발력으로 상대 수비벽을 무너뜨리는 일등 공신 역할을 했습니다. 첼시가 전반전에 공격 점유율 64-36, 슈팅 횟수 11-6(유효슛 4-1)의 우세를 나타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칼루였고 그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던 히딩크 감독의 용병술은 성공적이었습니다.

(한 가지 첨언하자면, 히딩크 감독의 4-3-1-2 작전은 2004/05시즌 PSV 에인트호벤 시절에 쓰던 용병술입니다. 기본 전형이 4-3-3 이었지만 전술 변화가 필요한 경기에서 4-3-1-2를 구사하여 상대의 허를 찔렀죠. 1에 포진한 선수는 다름 아닌 박지성 이었습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소위 말하는 '잠그기'였습니다. 첼시는 후반 9분 칼루를 빼고 데쿠를 투입시키면서 1-0의 승리를 지키겠다는 수비 위주의 작전으로 들어갔습니다. 데쿠는 최근 히딩크 감독에게 부여받은 홀딩맨을 맡아 팀의 수비벽을 단단히 다지게 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후반 초반부터 지키기 작전에 성공한 것인데, 언제 골이 터질지 모를 프리미어리그에서 40분 동안(인저리 타임 4분 포함) 잠그기를 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마치 이러한 면모는 2004/05시즌과 2005/06시즌 수비 위주의 경기로 여러차례 1-0 승리를 거둔 무리뉴 감독 시절을 엿보이게 합니다. 히딩크 감독의 배짱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겁니다.

이번 아스톤 빌라전에서 드러난 것 처럼, 첼시 선수들은 히딩크 감독이 요구한 색깔들을 충분히 해내며 결속력을 다지고 있습니다. 스콜라리 체제에서 어수선했던 그들이 승리를 위해 단합된 호흡을 자랑하며 아스톤 빌라 원정 징크스를 깬 것이죠. 이것이 바로 '히딩크 효과'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여러 팀에서 마법같은 기질을 발휘했던 히딩크 감독이 역전 우승이라는 결과를 거두려면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승부의 키를 찾아 두둑한 배짱으로 밀고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히딩크 감독의 배짱이 6년전 자신이 한국 땅에서 히트 시켰던 '하늘 만큼 땅 만큼'이라는 유행어처럼 리그 최종전까지 빛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