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네덜란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11.17 일본은 네덜란드를 이길 수도 있었다 (2)
  2. 2013.11.14 일본, 네덜란드-벨기에전 부러운 이유 (10)

 

어쩌면 이변이 벌어질 뻔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 대표팀이 네덜란드와의 공방전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 시간으로 16일 오후 9시 15분 벨기에 겡크에 소재한 크리스탈 아레나에서 네덜란드와 평가전을 치렀으며 2-2로 비겼다. 전반 12분 라파엘 판 데르 파르트, 전반 38분 아로연 로번에게 실점을 허용했으나 전반 44분 유야 오사코, 후반 15분 혼다 케이스케가 골을 넣으며 패배를 모면했다. 특히 혼다 동점골 이후에는 경기 흐름이 일본의 우세로 전환됐다. 역전골을 넣는데 실패했으나 골운이 따랐다면 이길 수도 있었다.

 

 

[사진=네덜란드와 벨기에전을 알리는 일본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메인 (C) 일본 축구협회 홈페이지(jfa.or.jp)]

 

사실, 일본과 상대했던 네덜란드는 정상적인 전력이 아니었다.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 최다골(11골)의 주인공이었던 로빈 판 페르시가 부상으로 결장했다. 디르크 카위트도 빠지면서 공격진의 무게감이 약했다. 이들의 공백을 메웠던 선수가 심 데 용, 저메인 렌스였다. 그럼에도 전반 12분 판 데르 파르트가 선제골을 넣으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우치다 아쓰토의 헤딩 클리어링 실수를 틈타 일본 수비 뒷 공간으로 침투한 뒤 문전쪽으로 굴절되었던 볼을 밀어 넣었다. 전반 38분에는 로번이 왼발 감아차기 골로 2-0을 만들어 놓았다. 이때까지는 네덜란드 승리가 유력해보였다.

 

하지만 6분 뒤 오사코의 추격골이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페널티 박스 중앙 안쪽에서 하세베 마코토의 대각선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받아내며 네덜란드 골망을 흔들어 놓았다. 이 과정에서는 하세베의 넓은 시야와 오사코의 위치선정이 절묘했다. 오사코는 상대 수비수 2명 사이를 파고들 공간을 확보했었다. 자신을 견제했던 스테판 데 브리의 어정쩡한 마크를 틈타 득점을 올렸던 것. 이날 일본의 수비력이 좋지 않았으나 네덜란드도 마찬가지였다. 후반 15분 혼다 동점골 상황에서는 제트로 윌렘스가 일찌감치 혼다를 놓쳤다.

 

무엇보다 일본이 네덜란드보다 슈팅이 2배 더 많았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슈팅 숫자에서 15-7(유효 슈팅 4-4, 개)로 앞섰다. 점유율에서 45-55(%)로 밀렸으나 오히려 골 기회는 일본에게 더 많이 찾아왔다. 전력의 무게감을 놓고 볼 때 일본이 네덜란드 공격을 막아내는데 많은 시간을 소모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오히려 정반대였다. 점유율도 중요하지 않았다. 일본에게 공격 기회가 많이 주어지면서 경기 흐름까지 주도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카가와 신지, 엔도 야스히토 같은 핵심 선수들을 교체 투입하면서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일본이 단순히 많은 슈팅을 날렸던 것은 아니다. 네덜란드 선수 뒷 공간을 노리는 패스를 많이 시도했으며 공격 옵션들은 경기 종료까지 전방 압박에 충실했다. 상대 팀 진영에서 부지런히 뛰면서, 과감한 패스를 줄기차게 시도하면서, 상대 팀의 빌드업을 방해한 끝에 2골을 얻었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패싱력과 기술이 뒷받침하면서 '수비가 허약했던' 네덜란드의 약점을 집요하게 노렸던 것이 경기 막판까지 여러 차례 골 기회가 주어졌던 배경이 됐다.

 

혼다 동점골 이후에는 네덜란드가 수비쪽에 많은 인원을 배치하면서 안전하게 경기를 펼쳤다. 일본에게 이변의 희생양이 되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네덜란드가 앞섰으나 실속에서는 네덜란드가 스스로 일본에게 밀리는 꼴이 됐다. 후반 34분에는 일본의 카키타니 요이치로가 상대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연출하며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엉뚱하게도 골대 바깥으로 향했다. 운이 따랐으면 역전골로 이어졌을 것이다. 일본이 네덜란드를 3-2로 이기는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

 

자케로니 감독의 교체 투입 작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커로 투입했던 5명 중에 3명이 측면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카가와, 사카이 고토쿠, 사카이 히로키가 후반 시작 또는 승부처에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측면의 기동력을 높이면서 경기 분위기를 끌어 올리겠다는 심산이자 오는 20일 A매치 벨기에 원정을 대비한 체력 안배였다. 수비형 미드필더 야마구치 호타루의 풀타임 출전도 엔도와 하세베의 체력을 아끼는 의도가 짙다. 내년이면 34세가 되는 엔도의 노쇠화 우려가 일본의 잠재적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야마구치의 출전 시간이 늘어났다.

 

자케로니 재팬의 다음 A매치 상대는 벨기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를 기록중이며 8위에 속한 네덜란드보다 더 높다. 일본과 벨기에가 맞붙는 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20일 오전 5시다. 이 경기에 관심을 가지는 한국 축구팬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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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틱톡 2013.11.17 16: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치다의 실수로 첫골을 먹었을때, 네덜란드가 쉽게 이기겠구나 생각했는데
    후반전에는 거의 일본이 반코트 하는 정도의 수준이더군요,,
    네덜란드가 1.5군이었다고해도 일본의 조직력이 많이 올라온 것 같아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더군요! 물론 우리 국대도 스위스를 꺾으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요^^

  2. 김삿갓 2013.11.17 17: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는 진작에 94년 월드컵에서부터 스페인이나 독일을 이길 수 있었다.

 

한국과 일본 축구 대표팀은 11월 A매치 2경기에서 유럽의 강호들과 경기를 펼치는 공통점이 있다. 홍명보호는 스위스와 러시아, 자케로니 재팬은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유럽 4팀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유럽 예선 각 조에서 1위를 기록하며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돌풍을 꿈꾸는 한국과 일본에게 이번 A매치 2경기에서 유럽의 강팀들과 평가전을 가지는 것은 의미가 크다.

 

그럼에도 일본 대표팀에게 부러운 이유가 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전을 유럽에서 치른다. 오는 16일 벨기에 겡크에서 네덜란드와 맞대결을 펼친 뒤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홈팀 벨기에와 평가전을 가진다. 네덜란드전은 중립 지역에서 진행되나 실질적으로는 원정 경기를 치르는 분위기가 더 강할 수도 있다. 벨기에는 네덜란드와의 거리가 가까운 나라이기 때문. 현지 네덜란드팬들이 A매치 일본전을 보러오기 위해 겡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토요일에 경기가 열리는 만큼 일본 팬들이 의외로 경기장에 많이 운집할 수도 있다.

 

 

[사진=네덜란드전, 벨기에전 일정을 알리는 일본 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메인 (C) 일본 축구협회 홈페이지(jfa.or.jp)]

 

하지만 자국 팀을 응원하는 관중 숫자보다는 일본이 유럽에서 그것도 유럽의 강호를 상대로 A매치를 치르는 것을 더 주목해야 한다. 이는 월드컵 같은 중요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경험을 기르겠다는 뜻이다. 원정이라는 불리한 조건에서 소위 말하는 '쎈팀'과 맞붙으며 국제 경쟁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심산이 드러난다. 비록 평가전 결과가 좋지 않아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팀의 내공이 2013년보다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거스 히딩크 전 감독 시절의 한국 대표팀처럼 말이다.

 

자케로니 재팬은 그동안 A매치에서 빅 매치 경험을 키우는데 주력했다. 지난해 10월 A매치 2경기에서는 프랑스전과 브라질전을 유럽에서 치렀다. 그 중에 프랑스 원정에서는 카가와 신지 결승골에 의해 1-0으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며칠 뒤 브라질전에서 1-4로 패했으나 프랑스 원정 승리를 통해 유럽 강팀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일본 대표팀은 2013년을 통해 두 가지의 값진 성과를 거두었다. 하나는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이며 또 하나는 컨페더레이션스컵 출전이다. 비록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3전 전패를 당했으나 평가전이 아닌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브라질, 이탈리아, 멕시코와 실력을 겨룬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이다. 브라질 현지에서 내년 월드컵 본선에 대한 적응력까지 키웠던 이점도 있다. 일본의 3전 전패를 비웃는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한국은 2011년 아시안컵 4강에서 일본에게 승부차기로 패했다. 컨페더레이션스컵 출전 자격이 없었음을 기억하자.

 

그런 일본은 지난달에도 유럽에서 A매치 2연전을 펼쳤다. 세르비아와 벨라루스에서 원정을 치렀던 것. 두 경기에서는 각각 0-2, 0-1로 패했고 이탈리아 출신의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의 경질설이 일본 여론에서 불거졌다. 하지만 이번달에도 또 다시 유럽에서 A매치 2경기를 펼치게 됐다. 세르비아와 벨라루스보다 경기력이 더 강한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상대로 말이다. 네덜란드는 FIFA 랭킹 8위이자 2010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팀이며 벨기에는 FIFA 랭킹 5위이자 브라질 월드컵 다크호스로 기대되는 팀이다. 반면 세르비아와 벨라루스는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이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둘지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 또한 브라질 월드컵 본선 행보가 어떨지 아직까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유럽 현지에서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상대로 A매치를 치르는 것은 일본 선수들에게 뜻깊은 경험이 될 것이다. 많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활동한 만큼 네덜란드와 벨기에에게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경기 흐름이 어떨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한국도 일본처럼 유럽 강호를 상대로 11월 A매치 2경기를 치른다. 스위스전은 한국, 러시아전은  UAE에서 펼쳐진다. 하지만 홍명보호 출범 이후 5개월 연속 한국에서 A매치를 치르는 것은 유럽 원정이 활발한 일본에 비해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전 대표팀 체제까지 포함하면 6개월 연속 국내에서 A매치가 성사됐다.

 

지금까지 한국은 전통적으로 안방 무대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월드컵과 아시안컵은 주로 외국에서 펼쳐진다. 국제 무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본처럼 유럽 원정 횟수를 늘렸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2013년에 브라질과 크로아티아, 스위스, 러시아 같은 강팀들과 A매치를 펼쳤거나 예정된 것은 대한축구협회가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 노력이 끊임없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본 대표팀 명단 (2013년 11월)

 

골키퍼 : 가와시마 에이지(스탕다르 리에주) 니시카와 슈사쿠(산프레체 히로시마) 곤다 슈이치(FC 도쿄)
수비수 : 콘노 야스유키(감바 오사카) 이노하 마사히코(주빌로 이와타) 나가토모 유토(인터 밀란) 모리시게 마사토(FC 도쿄) 우치다 아쓰토(샬케04) 요시다 마야(사우스햄프턴) 사카이 히로키(하노버) 사카이 고토쿠(슈투트가르트)
미드필더 : 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 하세베 마코토(뉘른베르크) 호소가이 하지메(헤르타 베를린) 혼다 케이스케(CSKA 모스크바) 다카하시 히데토(FC 도쿄) 야마구치 호타루(세레소 오사카)
공격수 : 오카자키 신지(마인츠) 카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기요타케 히로시(뉘른베르크) 카키타니 요이치로(세레소 오사카) 사이토 마나부(요코하나 마리노스) 오사코 유야(가시마 앤틀러스)
감독 : 알베르토 자케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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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2013.11.14 1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 스포츠 협회는 유독 선진국의 수준을 못따라가는거
    같아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잘 보고갑니다.

  2. 신기한별 2013.11.14 17: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3. 와코루 2013.11.15 1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뷰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4. 신수갑산 2013.11.15 1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론 홈이 아닌 원정에서 치른다는 것이 걸리기는 하지만 현재 우리 협회도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바꿔 생각해보면 어차피 월드컵은 브라질에서 합니다. 결국 평가전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우리팀의 조직력을 완성시키고 강팀과의 경기를 통하여 자신감을 가지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을 수있을 것입니다. 사실 평가전 상대로 최근에 브라질, 스위스, 크로아티아, 러시아 같은 강팀과 대결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어차피 남미로 원정가서 찰 것 아니면 차라리 홈에서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과 자신감을 가진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유럽원정에 가서 강팀의 홈에서 경기를 하는 것도 얻는 것이 있겠지만 말입니다. 결국은 생각하기 나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나이스블루 2013.11.15 13: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한축구협회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거듭된 홈 A매치가 아쉽긴 하지만
      (대표팀 경기력 향상에 있어서 좋은 현상은 아니죠. 원정에서도 잘해야 합니다. 브라질이나 유럽이나 한국 입장에서는 원정 경기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한국 대표팀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홈과 원정의 경기력 편차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죠.)
      독일 월드컵 이전을 떠올리면
      현재 강팀과 계속 붙고 있는 것은 긍정적 현상입니다.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이제는 지금 열심히 하는 것을 꾸준히 유지하는게 중요합니다.

  5. 김귀진 2013.11.16 0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브라질월드컵 대비인데 유럽에서 어짜피 별이득도없는삽질임 그냥강국이랑하고싶어 일정편의 맞춰주는거밖엔안됨

    • 나이스블루 2013.11.16 1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일본의 유럽파들이 많은데 거듭된 유럽 원정이 X질은 아니죠. 심지어 브라질 같은 남미팀들도 유럽에서 원정 치를 때가 종종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쪽 팀들도 유럽파가 많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