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언 하그리브스(30, 맨체스터 시티. 이하 맨시티) 요시 베나윤(31, 아스널)은 빅 클럽에서 두각을 떨쳤던 경험과 실력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부침이 심했습니다. 하그리브스는 2008년 9월 첼시전 이후 3년 동안 부상 악령에 시달린 끝에 '유리몸의 대명사'로 전락했고, 베나윤도 지난 두 시즌 동안 부상이 잦았습니다.

하그리브스-베나윤은 먹튀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맨유가 2007년 여름 하그리브스 영입에 1800만 파운드(약 310억원)를 투자했지만, 하그리브스가 풀타임을 뛰었던 시즌은 2007/08시즌에 불과하며 프리미어리그에서 23경기 뛰었을 뿐입니다. 그 이후 3시즌에는 모든 대회를 합해서 5경기 출전에 그쳤죠. 베나윤은 지난해 여름 첼시로 떠나면서 600만 파운드(약 103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 장기간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올 시즌 초반까지 모든 대회를 합해 11경기 출전에 그쳤으며 그 중에 3경기가 선발 출전입니다. 두 선수는 이전 소속팀 공헌도가 미흡했죠.

[사진=첼시에서 아스널로 임대된 요시 베나윤 (C)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arsenal.com)]

그랬던 두 선수는 올해 여름 이적시장 마지막 날에 이적 오피셜이 떴습니다. 하그리브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계약 종료후 무적 신세였던 끝에 지역 라이벌 맨시티에 입단했습니다. 국내 맨유팬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프리미어리그 복귀가 절박했습니다. 베나윤은 지난해 여름 리버풀에서 첼시, 올해 여름에는 첼시에서 아스널로 임대됐습니다. 한때 빅 클럽에서 괄목할 기량을 과시했던, 이제는 30대가 되면서 축구 선수로 활동할 시간이 얼마 안남았기 때문에 올 시즌에는 분발해야 합니다.

공교롭게도 하그리브스-베나윤의 포지션은 맨시티-아스널의 취약 포지션 입니다. 맨시티의 경우, 배리-데 용이라는 막강한 더블 볼란치 조합이 있지만 두 선수의 백업 역할을 해줄 선수가 마땅치 않습니다. 비에라는 은퇴했고, 밀너는 지난 시즌 먹튀로 전락하면서 자기만의 뚜렷한 개성을 찾지 못했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가능한 야야 투레는 내년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차출됩니다. 공격수-공격형(측면) 미드필더-수비수들이 즐비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가 부족합니다. 하그리브스가 한때 세계 정상급 홀딩맨으로 각광받았던 폼을 되찾으면 맨시티가 꾸준한 경기력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관건은 기동력입니다. 하그리브스는 공간을 넓게 움직이며 상대팀 선수가 소유한 볼을 차단하거나 스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잉글랜드 대표팀과 맨유 시절에 측면 미드필더와 풀백을 맡았을 정도로 주력과 활동량이 검증됐죠. 하지만 지난 세 시즌 동안 부상으로 실전 감각이 떨어지면서 과거만큼의 움직임을 발휘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올해 30세가 되면서 신체 활동 능력이 떨어질 시점을 맞이한 것도 불안 요소죠. 결국 수비력에서 승부수를 띄워야 합니다. 대인마크로 상대 공격을 저지하거나, 중원에서의 적절한 위치선정으로 상대의 패스를 끊거나, 동료 선수의 수비 빈 공간을 커버하는 살림꾼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베나윤은 또 다시 부상이 찾자오지 않는 전제라면 아스널의 주전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왼쪽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죠. 만약 아스널이 4-4-2로 전환하면 측면이 유력합니다. 아스널의 단점 중 하나는 아르샤빈이 지쳤습니다. 지난 시즌 슬럼프에 빠졌더니 올 시즌 초반에는 몸이 무겁습니다. 또 다른 왼쪽 윙어 제르비뉴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차출됩니다. 또한 아스널은 파브레가스 이탈-램지 부진으로 플레이메이커 부재에 빠졌습니다. 그 자리에 아르테타를 보강했지만 베나윤도 플레이메이커 활용이 가능합니다. 리버풀 시절에 빠르고, 정확하면서, 창의적인 패스로 팀의 공격 효율을 높였던 베나윤이라면 패스 게임을 추구하는 아스널 색깔에 어울립니다.

그런 베나윤이 첼시를 떠난 것은 25인 로스터 때문입니다. 첼시에서 홈 그로운(Home Grown, 21세 이전에 잉글랜드 또는 웨일스 축구협회와 관계를 맺은 클럽에서 3년 이상 활약한 선수)에 속하는 선수는 6명이며, 25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는 23명 입니다. 홈 그로운이 아닌 선수는 팀당 17명까지 포함되는데, 첼시는 이적시장 마지막 날에 베나윤을 아스널로 임대보내면서 논 홈 그로운(Non Home Grown) 17명을 모두 채웠습니다. 윙 포워드 자원은 꽉찼고,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램퍼드의 잠재적 대체자' 맥키크란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베나윤이 어쩔 수 없이 임대됐죠. 벨라미(현 리버풀)가 지난 시즌 맨시티에서 2부리그 카디프 시티로 임대된 배경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베나윤의 아스널 이적은 한 가지 찝찝함이 있습니다. 아스널 선수들의 부상이 유독 잦습니다. 과거에 비해 스쿼드가 두꺼워졌지만 여전히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올 시즌 초반에도 몇몇 주력 선수들이 다쳤습니다. 로시츠키-판 페르시가 대표적인 유리몸이며 월컷-디아비도 위험합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부상으로 힘겨웠던 베나윤에게 걱정되는 부분이죠. 앞으로 부상을 당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지난 시즌 오랫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재기에 성공하겠다는 마음이 충만하면 리버풀 시절의 포스를 되찾을 선수임에 분명합니다. 어쩌면 아스널 이적이 그에게는 또 다른 기회 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무수한 이적 및 임대 소식이 쏟아졌습니다. 리버풀이 크레이그 벨라미를 영입했으나 하울 메이렐레스(첼시)와 작별했고, 조 콜-크리스티안 폴센을 프랑스리그로 임대 보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오언 하그리브스, 볼턴은 다비드 은고그-가엘 카쿠타(임대), 토트넘은 스콧 파커, 뉴캐슬은 다비데 산톤, 위건은 션 말로니, 퀸스파크 레인저스는 션 라이트-필립스와 안톤 퍼니단드, 스토크 시티는 피터 크라우치-윌슨 팔라시오스를 영입했습니다. 그 외에도 또 다른 선수 이동이 있었습니다.

[사진=아스널로 임대된 요시 베나윤 (C)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arsenal.com)]

특히 주목할 팀은 아스널입니다. 이적시장 마감 당일에 페어 메르테자커(27) 안드레 산투스(28, 이상 DF) 요시 베나윤(31, 첼시 임대) 미켈 아르테타(29, 이상 MF) 영입을 완료했습니다. 다수의 한국 축구팬들이 취침했던 사이에 지구 반대편 북런던에서는 선수 보강에 분주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달 30일 저녁에 오피셜이 뜬 박주영(26, FW)까지 포함하면 이적시장 마감 48시간 전에 5명의 선수를 영입하는 대대적인 선수 보강을 단행했습니다. 여기에 니클라스 벤트너를 선덜랜드로 1년 임대를 보내면서 프리미어리그 클럽 중에서 이적시장 막판에 가장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아스널이 막판에 영입한 5명의 평균 나이가 28.2세이며 박주영이 가장 어립니다. 지난 시즌 아스널 주전 평균 나이(24.9세) 지난달 29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전 주전 평균 나이(24세)보다 더 많습니다. 특히 안드레 산투스-베르마엘렌-메르테자커-사냐로 구성 될 포백의 평균 나이는 27.25세 입니다.(베르마엘렌은 부상이지만 코시엘니와 동갑) 팀의 약점이었던 수비진에 경험이 쌓이게 됐습니다. 메르테자커의 순발력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지만 빼어난 위치선정으로 이겨낼 수 있는 선수이며, 키어런 깁스-아르망 트라오레 같은 기량이 여물지 못한 왼쪽 풀백 보다는 '경험 있는' 안드레 산투스가 적절하다는 판단입니다.

기존의 아스널하면 젊은 선수들이 즐비하면서, 영건들을 집중적으로 영입하고 육성하는 이미지가 뚜렷했습니다. 하지만 맨유전에서 2:8로 대패하면서 아르센 벵거 감독의 영입 정책이 한 순간에 바뀌었습니다. 경험 있는 선수들을 대거 보강하며 올 시즌에 어떻게든 빅4를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맨유전을 앞둔 지난 주말 "3명의 선수를 영입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임대 선수를 포함해서 총 5명을 수혈한 끝에 분노의 영입'을 단행했습니다.

아스널은 뉴캐슬-리버풀-맨유전에서 2골 10실점을 허용한 끝에 1무2패를 기록했습니다. 토트넘(2경기 2패)과 더불어 빅6 중에서 승리가 없으며, 리그 17위로 추락하면서 빅4 탈락 위기에 몰렸습니다. 아직 리그 35경기 남았지만 지금까지의 경기력이라면 상위권에 포함될지 미지수입니다. 북런던을 떠난 파브레가스-나스리 공백을 이겨내지 못한 어려움을 비롯해서, 영건들의 성장이 주춤하며, 그나마 팀의 희망이었던 잭 윌셔는 부상으로 결장중입니다. 몇몇 선수들이 몸을 다치면서 경기에 뛸 수 없으며 3경기 연속 퇴장 선수가 속출하는 최악의 상황을 거듭중입니다. 특히 맨유전 2:8 패배는 아스널 입장에서 '이대로는 안된다'라는 자극을 받은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래서 5명을 영입했죠.

그런 아스널의 이적시장이 탄력을 받았던 또 하나의 이유는 파브레가스-나스리-클리시-에부에가 떠나면서 충당했던 수익이 6950만 파운드(약 1203억원) 입니다. 파브레가스(3500만 파운드, 약 606억원) 나스리(2400만 파운드, 약 415억원) 몸값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그래서 박주영을 비롯한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탄력을 얻었죠. 불과 며칠전까지는 빅 사이닝이 제르비뉴에 그치면서 취약한 전력에 비해 선수 영입이 인색했다는 시각이 있었지만 이제는 현실을 인정하며 자금을 투자했습니다.

특히 베나윤-아르테타를 영입은 파브레가스-나스리 공백을 메우면서 팀의 새로운 문제점으로 지적된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강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베나윤은 측면-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으며 리버풀 시절이었던 2008/09시즌에는 제라드-토레스의 공격력을 헌신적으로 보조하는 깊은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지난 시즌 장기간 부상을 당하면서 실전 감각이 떨어진 것이 문제지만 원 소속팀 첼시보다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으며 재기를 다짐하게 됐습니다. 아르테타는 공격형-수비형 미드필더 배치가 가능합니다. 윌셔의 부상 공백을 메우면서 90분을 뛰는데 어려움이 있는 로시츠키의 과부하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베나윤-아르테타의 등장은 박주영 골 생산에 적잖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두 선수는 창의적이면서 정확한 패싱력으로 공격수 득점력을 높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베나윤은 재기 의지가 충만하면 2008/09시즌 포스를 되찾을 수 있고, 아르테타의 대표적인 장점은 경기 내내 공격을 풀어가는 꾸준함 입니다. 파브레가스-나스리와 비교하면 부족함이 있겠지만, 로시츠키 이외에는 아무도 제 구실을 못하는 아스널 미드필더진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들입니다. 활발한 패스워크를 공격의 주무기로 삼았던 아스널이라면 박주영에게 많은 공격 지원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나코 시절의 알론소처럼, 아스널에서도 자신의 골을 도와주는 조력자가 등장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됩니다.

아스널의 9월 일정은 무난합니다. 스완지 시티(10일) 블랙번(17일) 볼턴(24일) 같은 약체들과 경기합니다. 지난달 뉴캐슬-리버풀-맨유 같은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경기하면서(지난 시즌 뉴캐슬 원정에서 4골 넣은 뒤 후반 23분부터 4실점 허용) 잃었던 승점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UEFA 챔피언스리그-칼링컵을 병행하는 체력적 부담이 있지만 이적시장 막판에 5명을 보강하면서 로테이션 활용이 가능합니다. 시즌 초반 3경기에서는 최악의 졸전을 펼치며 빅4 잔류가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지만, 이적시장 막판 분노의 영입을 실현하면서 강팀의 위용을 되찾을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박주영 활약상과 더불어 아스널의 향후 행보가 주목됩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