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5시즌 프랑스 리게 앙에서는 김신 이라는 새로운 유럽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19세 김신은 올림피크 리옹에서 두 시즌 동안 임대 선수로 활동할 예정이다. 2014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1경기 뛰었으나 리옹에서 15일 동안 입단 테스트를 받은 끝에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그동안 공격수로 알려져 있으나 윙어 및 공격형 미드필더도 맡을 수 있다. 아직 어린 나이 때문에 현재는 유럽 적응에 초점을 맞출 필요 있으나 반드시 리옹에서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 축구에서 유럽파가 늘어나는 현상은 긍정적이다. 많은 축구 선수들이 유럽에서 진가를 인정 받아야 현지에서 한국 축구 선수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게 된다. 더 나아가 한국 축구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사진=김신 영입을 공식 발표한 리옹 홈페이지 (C) olweb.fr]

 

아마도 리옹은 김신을 즉시 전력감으로 영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단기간의 성적 향상보다는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를 팀의 대형 선수로 성장시키기 위해 계약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신은 프로 경험이 적은 19세 유망주이자 낯선 유럽 무대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내 여론에서는 박주영의 AS모나코 시절을 떠올리며 그의 성공을 기대하는 분위기이나 김신의 경우는 다르다. 리옹의 주축 선수로 성장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독일 레버쿠젠에서 활약중인 손흥민의 함부르크 유망주 시절에도 그랬다. 함부르크의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하기 전이었던 2010/11, 2011/12시즌에는 주로 교체 멤버로 활동했으며 결장 횟수가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기량 향상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고 2012/13시즌에 기량이 만개했다.

 

 

 

 

리옹은 프랑스 리게 앙에서 잘 알려진 명문 구단이다. 비록 지난 시즌 리게 앙 5위에 그쳐 한때 7연패를 달성했던 저력이 점점 약화되는 추세이나 쟁쟁한 선수들이 여럿 있다. 불의의 부상으로 브라질 월드컵 본선 출전이 좌절되었으나 당초 프랑스 23인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었던 미드필더 클레망 그르니에, 지난 시즌 리게 앙 득점 순위 7위(15골)였던 알렉산드레 라카제테, 한때 프랑스 대표팀 주축 선수였던 공격형 미드필더 요안 그루퀴프가 리옹 소속이다. 기존에 주전 공격수로 뛰었던 바페팀비 고미스는 최근 스완지 시티로 이적했다. 김신은 수준급 기량을 과시하는 선수들과 팀 내 입지를 다투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그럼에도 김신의 전망이 긍정적인 이유는 리옹 같은 다수의 프랑스 리게 앙 클럽들이 선수를 키우는데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리게 앙은 유럽 축구의 빅 리그가 아니다. 우수한 선수를 빅 리그에 넘기면서 이적료를 얻는 팀들이 여럿 있다. 그러면서 클럽이 수익을 확보하며 재정 안정을 노리거나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데 자금을 투자한다. 리게 앙은 비유럽권에 속하는 선수의 성공 사례가 많았으며 2008/09시즌부터 2010/11시즌까지는 박주영이 AS모나코에서 두각을 떨치며 잉글랜드 명문 클럽 아스널로 이적했다.

 

리옹이 김신을 영입한 것은 그가 유럽에서 성공할 수 있는 유망주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신이 멀티 플레이어이자 국내 고교무대에서 득점왕을 달성했던 경험을 미루어보면 리옹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나날이 성장을 거듭할수록 팀 내 입지를 넓히면서 언젠가는 리옹의 주축 선수로 뛰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에서 좋은 활약 펼치는 한국인 유럽파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프랑스 리게 앙에서는 여러 명의 한국인 선수가 진출했으나 성공 케이스는 박주영 뿐이었다. 하지만 다수의 한국인 선수가 두각을 떨치지 못했다고 추후 프랑스 무대에서 활동하게 될 한국인 선수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김신이 리옹에서 성공해야 '한국인 선수가 프랑스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 될 것이고 앞으로 프랑스에서 뛰게 될 한국인 선수가 늘어날지 모를 일이다. 그래야 유럽파가 늘어난다. 김신의 리옹 성공을 기원한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조세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 스페인)가 후반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하고 '리옹 징크스' 극복에 실패했습니다. 지난해 여름 무리뉴 감독을 영입하면서 유럽 제패를 향한 의지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리옹(프랑스)에게 고전했습니다. 그나마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 위안이었지만 '무리뉴 효과'는 없었습니다.

레알은 23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스타드 드 제를랑에서 진행된 2010/1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리옹 원정에서 1-1로 비겼습니다. 후반 19분 카림 벤제마가 교체 투입과 동시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리옹 징크스를 극복하는 듯 했으나, 후반 38분 바페팀비 고미스에게 동점골을 내주면서 끝내 승리를 챙기지 못했습니다. 리옹과의 역대 전적에서 7전 4무3패를 기록했으며 다음달 17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치러질 16강 2차전에서 무득점 무승부를 기록하거나 승리해야만 8강 진출이 가능합니다.

'공격 축구' 레알, 리옹 압박에 고전

레알은 리옹 원정에서 4-2-3-1로 나섰습니다. 카시야스가 골키퍼, 아르벨로아-카르발류-페페-라모스가 수비수, 케디라-알론소가 더블 볼란치, 호날두-외질-디 마리아가 2선 미드필더, 아데바요르를 타겟맨으로 기용했습니다. UEFA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레알의 포메이션을 4-3-2-1로 표기했지만 실제로는 디 마리아가 오른쪽 윙어를 맡았기 때문에 4-2-3-1이 맞습니다. 32강 본선에서 주로 활용했던 포메이션이었죠. 홈팀 리옹은 4-3-3으로 맞섰습니다. 요리스가 골키퍼, 시소코-로브렌-크리스-레베예르가 수비수, 툴라랑이 수비형 미드필더, 칼스트롬-구르퀴프가 공격형 미드필더, 델가도-고미스-바스토스가 스리톱에 포진했습니다.

사실, 레알의 경기 초반은 불안했습니다. 미드필더진의 수비 가담이 많았지만 서로의 위치가 중복되거나(더블 볼란치 및 센터백) 적절한 지점에서 위치를 잡지 못하는(디 마리아) 문제점이 나타났죠. 여기에 리옹의 빠른 볼 터치에 의한 속공에 시달리면서 마킹이 느슨한 약점이 부각 됐습니다. 또한 레알 미드필더들은 하프라인 부근에서 리옹의 강력한 압박을 받으면서 패스가 끊기고 아데바요르가 최전방에서 고립되는 현상에 직면했습니다. 레알이 볼을 잡으면 리옹 선수들이 본능적으로 압박했습니다. 전반 8분에는 호날두가 외질쪽으로 힐패스를 띄웠던 것이 상대 수비에게 차단당했는데, 리옹의 압박에 시달리면서 공격 옵션끼리의 간격이 벌어졌던 흐름을 대변했습니다.

레알은 전반 10분까지 볼 점유율에서 62-38(%)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흐름에서는 리옹에게 밀렸습니다. 리옹이 레알전 승리를 위해 선 수비-후 역습을 펼쳤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레알이 월드 클래스급 선수들을 앞세워 공격 축구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수비적인 전략이 불가피했죠. 특히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던 칼스트롬-구르퀴프는 종방향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면서 적극적으로 수비 가담에 임하고 쉴새없이 전방 패스를 띄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레알 미드필더들의 패스가 끊기도록 예상 침투 공간 길목을 선점했습니다. 하지만 리옹은 전반 15분까지의 패스 정확도에서 63-72(%)로 밀렸습니다. 압박에서 레알에 우세를 점했으나 공격의 효율성이 떨어졌죠.


[사진=리옹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레알 마드리드 (C) 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메인(realmadrid.com)]

레알-리옹, 서로에게 아쉬웠던 전반전

레알의 전반전 문제점은 두 가지 입니다. 첫째는 호날두의 과잉 압박을 풀어낼 공격 옵션이 없었고 둘째는 아데바요르-외질을 활용한 중앙 공격이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디 마리아는 오른쪽 윙어로서 전반 23분까지 패스 정확도 82%(9/11개)를 기록하며 무난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디 마리아는 조력자 역할에 충실하는 선수입니다. 결국에는 호날두-아데바요르-외질 같은 선수들이 팀 공격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리옹 압박에 막혀 부진했죠. 호날두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음을 상기하면 외질의 '존재감 제로'가 아쉽습니다. 상대 중원 뒷 공간을 파고드는 침투패스 또는 드리블 돌파가 연출되지 못하는 과감함 부족이 팀 공격의 마이너스를 초래했죠.

4-2-3-1의 약점은 원톱의 고립입니다. 한 명의 최전방 공격수가 두 명의 상대 센터백과 매치업을 치르는 수적 열세에 시달리기 쉽죠. 그래서 2선 미드필더들이 원톱과 유기적으로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상대 수비 밸런스를 흔들어야 합니다. 레알 같은 경우에는 미드필더들이 아데바요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패턴이었죠. 하지만 아데바요르의 움직임은 문제 있었습니다. 최전방에서 고정된 형태에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리옹 수비수들에게 둘러 쌓일 수 밖에 없었죠. 2선으로 내려가면서 동료 선수들과 간격을 좁히고 패스 플레이를 유도할 수 있는 움직임에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상대에게 심리적 부담을 안기면서 '탈압박'에 성공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죠. 그러나 아데바요르는 2선에서의 움직임이 소극적이었죠.

레알이 전반 33분 리옹에게 실점성 역습을 허용한 장면도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세트 피스 상황에서 바스토스의 드리블 돌파에 의해 후방이 뚫리면서 실점 위기에 직면했죠. 델가도의 슈팅이 골문 윗쪽으로 뜨면서 선제 실점을 모면했지만 리옹 역습에 대처하는 경기 운영이 아쉬웠습니다. 세트 피스라도 후방을 의식해서 커버 플레이를 준비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선수들이 너무 공격에 몰두했습니다. 그래서 후방쪽에서 라인 컨트롤을 잡을 기미가 없었죠. 이것은 레알이 골 갈증을 의식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또한 레알은 전반 41분 아데바요르, 42분 외질이 오프사이드를 범했습니다. 리옹의 강력한 압박에 시달리면서 불안정한 경기 운영을 나타냈습니다.

리옹의 전반전도 아쉬웠습니다. 전반전 경기 흐름에서 우세를 점했다면 선제골을 넣었어야 했습니다. 레알이 공격적인 팀 컬러가 뚜렷하기 때문에 후반전에 골을 터뜨릴 여지가 있었죠. 그렇다면 리옹은 전반전에 선제골로 기선 제압을 하면서 후반전에 1-0 리드를 지키거나 추가골을 터뜨릴 여유를 부리는 실리적 경기 운영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로페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했던 공백을 메우지 못했죠. 전반전 패스 정확도에서 52-72(%)로 밀린 것도 아쉬웠지만, 박스 안에서 골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골잡이의 존재감이 없었던 것이 리옹의 한계였습니다. 압박에 충실하면서 '지지않는 축구'에 주력했지만, 골 갈증을 풀지 못하면서 '이기는 축구'에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벤제마 선제골에 웃었던 레알, 고미스 동점골에 울었다

레알은 후반 초반에 두 번이나 '골대 불운'에 시달렸습니다. 후반 3분 호날두가 왼쪽 박스 바깥에서 프리킥을 띄웠던 것을 라모스가 중앙에서 헤딩 슈팅을 날렸으나 골 포스트를 강타했습니다. 1분 뒤에는 라모스의 헤딩 슈팅이 또 다시 크로스바에 걸리고 말았죠. 두 장면 중에 하나라도 골이 되었으면 1-0으로 앞서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합니다. 경기에서 1-1로 비기더라도 원정 다득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라모스의 헤딩 슈팅은 매우 불운했습니다. 그런 레알은 후반 초반에 디 마리아를 중앙, 아데바요르를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하는 스위칭을 시도하며 반격 기회를 노렸습니다. 하지만 공격 과정에서의 세밀함 부족은 여전했죠.

그나마 후반 초반에는 호날두가 리옹의 압박에서 풀어지는 이점을 얻었습니다. 디 마리아가 중앙과 오른쪽 측면을 오가며 상대 수비를 교란하면서 호날두에게 빈 공간이 열리는 현상이 나타났죠. 후반 10분에는 호날두가 하프라인 중앙에서 밀착 마크를 받지 않고 디 마리아쪽에 대각선 패스를 띄우는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문제는 외질 이었습니다. 연계 플레이에서 이렇다할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아데바요르가 박스 안에서 골 기회를 노리는 흐름을 만들어주지 못했죠. 기복이 심한 약점이 리옹 원정에서 발목잡히고 말았습니다. 무리뉴 감독 입장에서 카카 조커 카드를 만지작 거릴 타이밍이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레알이 리옹의 압박에 고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빌드업 속도가 느립니다. 후방에서 전방쪽으로 빠르게 패스 연결을 하면서 리옹의 압박 속도를 이겨야 하는데 지공에 의존합니다. 그러면서 미드필더들의 횡패스가 잦아집니다. 케디라-알론소로 짜인 더블 볼란치의 공격 전개가 미흡했다는 뜻입니다. 리옹 원정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 올 시즌 주전급 선수로 거의 매 경기를 치렀던 체력적 부담이 가중되고 말았습니다. 지난해 여름에 무리뉴 감독을 영입한 것을 미루어보면,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점유율 축구에 치중하면서 체력 문제 극복을 시도했지만 상대의 압박이 강했습니다.

결국, 무리뉴 감독은 후반 18분 선수 교체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아데바요르를 빼고 벤제마를 교체 투입했습니다. 경기 흐름에서는 카카의 존재감이 절실했지만 무리뉴 감독 입장에서는 골을 터뜨릴 적임자가 더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그 전략은 적중했습니다. 벤제마가 교체되자마자 골을 터뜨리면서 레알이 1-0으로 앞섰습니다. 외질이 왼쪽 측면에서 툴라랑이 소유한 볼을 빼앗아 중앙쪽을 파고들며 호날두에게 오픈패스를 띄웠고, 호날두가 볼을 받자마자 왼쪽에 있던 벤제마에게 침투 패스를 연결하며 드리블 돌파 기회를 유도했습니다. 이에 벤제마는 상대 수비수 가랑이 사이를 파고드는 오른발 슈팅을 날리며 레알의 골 갈증을 풀었습니다.

레알은 1-0 리드를 위해 수비를 강화하는 교체 작전을 펼쳤습니다. 후반 22분 케디라를 빼고 라스(라사나 디아라), 후반 29분 외질을 벤치로 내리고 마르셀루를 투입했습니다. 호날두-벤제마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서 4-4-2로 전환했습니다. 미드필더진에는 마르셀루-알론소-라스-디 마리아가 포진했죠. 특히 마르셀루가 수비쪽에서 움직임을 늘리면서 리옹의 역습 의지를 꺾는데 주력했습니다. 리옹이 동점골을 노릴 가능성이 다분했기 때문에 수비 강화가 불가피했죠. 그러면서 추가골 기회를 노렸습니다. 미드필더진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리옹 선수들의 활동 반경을 앞쪽으로 끌어올리면서 역습을 노리는 패턴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레알은 후반 38분 고미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습니다. 고메스는 리옹의 프리킥 때 골문 중앙에서 크리스의 헤딩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리옹이 기사회생 했다면 레알은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놓쳤습니다. 특히 왼쪽 수비가 고미스에게 슈팅 공간을 허용한 것이 실점의 화근 이었습니다. 아르벨로아가 고미스의 움직임을 포착했던 타이밍이 늦었습니다. 한 순간의 수비 집중력 저하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는 꼴이 되었죠. 그래서 레알은 1-1로 경기를 마치면서 끝내 리옹 징크스를 풀지 못했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의 최대 고비였던 리옹 원정에서 승리하지 못해 32강 본선 탈락이 가시화 되었습니다.

리버풀은 5일 오전 4시 45분(이하 한국시간) 스타드 드 제를랑에서 열린 리옹과의 2009/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본선 B조 4차전에서 1-1로 비겼습니다. 후반 38분 라이언 바벨의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승리를 굳히는 듯 했으나 7분 뒤 리산드로 로페즈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원정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는데 실패했습니다.

이로써 리버풀은 B조에서 승점 4점(1승1무2패)를 기록해 데브레체니를 5-2로 대파한 조2위 피오렌티나(승점 9)와의 승점이 5점 차이로 벌어졌습니다. 앞으로 남은 데브레체니 원정과 피오렌티나와의 홈 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피오렌티나가 2경기 중에 1경기를 이기면, 리버풀은 16강 진출이 좌절됩니다. 리옹 원정에서 이겼어야 할 리버풀의 경기력 부진 및 막판 방심이 아쉬운 이유입니다.

리버풀, 리옹전에서 왜 고전했나?

리버풀은 리옹전에서 4-4-2 포메이션을 구사했습니다. 레이나를 골키퍼로 놓고 인수아-크리지아코스-아게르-캐러거를 포백, 베나윤-루카스-마스체라노-카윗을 미드필더, 보로닌을 쉐도우, 토레스를 타겟맨에 배치했습니다. 제라드-리에라-켈리-스크르텔이 부상으로 결장하고 존슨-아우렐리우-은고그-아퀼라니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리옹전 선발 라인업이 가용할 수 있는 최정예 자원입니다. 비록 선수층은 평소보다 좋지 않지만 리옹전은 이겨야했던 경기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단결된 활약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리버풀은 경기 초반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습니다. 좌우 풀백인 인수아와 캐러거가 4-3-3을 쓰는 리옹의 좌우 윙 포워드인 고미스-바스토스에게 뒷 공간을 내주면서 상대의 측면 공격 기회를 쉽게 허용했습니다. 아게르와 크리지아코스의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면 경기 초반부터 실점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수비 불안은 중원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루카스-마스체라노 콤비가 람스트롬-마쿤-퍄니치의 공세를 이겨내지 못해 경기 초반부터 리옹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특히 수비수들의 패스미스는 리버풀이 경기 초반부터 고전했던 원인이 되었습니다. 전반 14분까지 캐러거거 7개의 패스 중에 3개, 인수아와 아게르가 7개의 패스 중에 4개, 크리지아코스가 9개의 패스 중에 6개를 정확하게 연결했습니다. 그래서 포백에서 중원으로 연결되는 패스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캐러거의 잇따른 패스미스는 카윗에게 공격이 활발히 연결되지 않는 문제점으로 이어졌고 리옹이 왼쪽 측면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이 됐습니다.

전반 중반부터는 공격 연결 과정에서 실수가 속출했습니다. 미드필더진에서 공격진으로 연결되는 패스가 상대의 수비 견제에 끊기는 장면들이 여럿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리버풀은 상대의 위험지역을 통과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토레스의 볼 터치도 저조했습니다. 베나윤과 카윗의 측면 돌파도 상대의 견고한 압박에 힘을 잃으면서 공격의 활기를 띄우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보로닌은 공간을 넘나드는 움직임만 활발했을 뿐 토레스에게 공을 연결하거나 빈 공간을 창출할 수 있는 활발함. 그리고 상대 포백을 뚫기 위한 과감함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리버풀은 전반 35분 부터 베나윤의 기동력을 살리는 공격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베나윤이 중앙에서 공을 잡으면서 대각선 패스 연결에 치중했고 36분에는 다시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으며 직접 돌파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루카스-마스체라노가 공격적인 측면에서 아무런 비중을 실어주지 못했고, 보로닌이 토레스와 미드필더 사이에서 어중간한 활약을 펼치면서 리버풀의 공격 마무리가 떨어지는 문제점은 여전했습니다. 43분에는 루카스가 왼쪽 측면에 포진했던 인수아에게 롱패스를 연결한 것이 그대로 옆줄아웃되는 실수가 있었습니다.

리버풀은 전반전에 이어 후반 초반에도 공격 과정에서 실수를 거듭했습니다. 미드필더진에서 공격진으로 연결되는 패스가 상대 수비에 번번이 끊어졌고 토레스-보로닌이 침투 과정에서 상대의 거친 몸싸움에 밀리면서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후반 12분에는 아게르가 최전방에 있던 토레스에게 롱패스를 시도하면서 공격 패턴을 새롭게 바꿨지만 패스 마저 부정확하게 향했습니다. 그러더니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의 간격이 점차 벌어지면서 공격의 물꼬를 트는데 실패했습니다.

후반 13분 이후에는 미드필더진이 상대의 공세에 밀려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공격을 활발히 시도했으나 효율성 부족으로 주춤했던 것이 후반 중반에 이르러 힘이 빠지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루카스-마스체라노 조합도 중원 장악에 실패하면서 리버풀의 수비가 흔들릴 위기에 놓였습니다. 하지만 수비는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크리지아코스-아게르가 리산드로를 꽁꽁 봉쇄했고 인수아와 캐러거도 상대 측면 공격을 여러차례 끊으면서 실점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리옹에게 골을 내주면 승산 가능성이 없었던 만큼, 수비만큼은 제 몫을 다했습니다.

리버풀은 후반 22분 보로닌을 빼고 바벨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보로닌이 어중간한 활약으로 토레스를 보조하는데 실패한 것을 바벨의 기동력을 만회하겠다는 것이 베니테즈 감독의 의도였습니다. 23분에는 루카스의 왼발슛과 세컨 상황에서 터진 카윗의 오버헤드킥이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에게 막혀 노골이 되고 말았습니다. 카윗의 오버헤드킥 타점이 빗맞았다면 상대 수비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이어졌을지 모를 일입니다.

리옹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던 리버풀에게 반전이 된 시간이 바로 후반 38분 이었습니다. 바벨이 문전 바깥쪽 중앙에서 감각적인 터치로 상대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오른발로 일직선 중거리슛을 날렸던 것이 골로 연결 됐습니다. 리옹 수비수들의 견제에 맥을 못추었던 리버풀의 무기력했던 공격이 바벨의 한 방에 의해 경기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리버풀이 바벨의 골을 경기 종료까지 확실하게 지켰다면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힘을 얻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리버풀을 외면했습니다. 후반 45분 리산드로에게 문전 정면에서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던 것이죠. 크리지아코스가 리산드로를 놓치고 아게르의 커버가 늦었던 것이 리산드로와 크리스에게 노마크를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리산드로는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를 확실하게 살리며 리버풀에 비수를 꽂았습니다. 바벨의 중거리슛으로 기쁨에 흥겨워하던 리버풀의 방심이 결국 리옹전 무승부 및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좌절의 위기로 이어졌습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