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끄는 첼시의 숙원은 세대교체 입니다. 그동안 첼시의 영광을 주도했던 황금 세대들이 세월의 물리적인 힘 앞에 직면한 상황입니다. 이미 몇몇 선수들은 기량 쇠퇴로 지난해 여름에 방출되었고 기존 주역들의 페이스도 더 이상 정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주전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29세였을 정도로 스쿼드 노령화 현상이 두드러졌죠. 25인 로스터에 포함된 21세 이상 선수는 19명이며 당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위건과 더불어 가장 최소 규모였습니다. 스쿼드가 엷었다는 뜻이죠.

첼시가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페르난도 토레스, 다비드 루이스 영입에 7500만 파운드(1335억원)를 투자한 것은 세대교체를 이루겠다는 의지였습니다. '27세' 토레스는 당시 첼시의 스리톱이었던 말루다-드록바-아넬카 같은 30대 공격수들을 대체하는 카드였으며, '24세' 루이스는 첼시 수비진의 현재와 미래를 빛낼 선수로 낙점했죠. 비슷한 시기에는 6명의 영건들을 임대보내면서 꾸준한 실전 감각을 쌓으며 기량 업그레이드에 성공하기를 바랬습니다. 그런 첼시의 세대교체 작업은 브라질 국적 선수들을 계기로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루이스-하미레스의 오름세, 그리고 네이마르의 영입?

첼시는 지난 21일 맨시티전 2-0 승리에 힘입어 리그 3위에 진입했습니다. 시즌 중반에 걷잡을 수 없는 성적 부진에 빠졌지만 최근들어 안정을 되찾았죠. 당시 맨시티전에서 골을 넣었던 '브라질 듀오' 루이스-하미레스의 오름세는 첼시가 포효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루이스는 파이팅 넘치는 수비력으로 첼시 후방의 끈끈한 승리욕을 주입했으며, 리그 상위권에 포함된 맨유-맨시티를 상대로 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하미레스는 박싱 데이 이전까지 먹튀 논란에 빠졌지만 그 이후 절치부심끝에 첼시의 기동력을 끌어올리며 팀의 답답했던 공격력을 풀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물론 루이스-하미레스는 포지션 특성상 첼시의 에이스가 아닙니다. 하지만 에이스가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밑거름 역할을 하거나 때로는 자신이 직접 승리를 해결짓는 임펙트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세대교체를 진행중인 첼시에게 필요했던 선수들이죠. 루이스는 테리와 함께 센터백을 형성하지만, 점차 잉글랜드 무대의 경험이 많아지면 첼시 수비진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아우라를 풍길 잠재력이 있습니다. 하미레스는 AC밀란의 소나무 같은 존재인 시도르프처럼 부지런하고 이타적인 움직임으로 미드필더진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기질이 충만합니다. 지금의 맹활약은 앞날의 기량 발전에 적잖은 자신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네이마르가 첼시 이적을 희망하면서 올해 여름 부터 루이스-하미레스와 한솥밥을 먹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네이마르는 지난 29일 잉글랜드 스포츠 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첼시는 훌륭한 클럽이다. 첼시에서 뛰는 것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그 순간이 이루어지면 나는 행복할 것이다"라고 밝히며 첼시로 떠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첼시의 러브콜을 거절했지만, 이번에는 본인이 직접 런던행에 긍정적인 발언을 내비치면서 이적 가능성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첼시와의 이해 관계가 맞으면 올해 여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그의 자취를 보게 될 지 모릅니다.

네이마르는 브라질 산토스 소속의 19세 공격수로서, 지난 27일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A매치 스코틀랜드전에서 2골을 넣으며 브라질의 2-0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당시 스코틀랜드 팬들이 자신에게 바나나를 투척하면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세계에 널리 알리면서 브라질 축구의 미래를 빛낼 영건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줬습니다. 10대 후반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브라질 리그에서 많은 골을 터뜨린 활약상에 힘입어 자국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로 도약하는 두드러진 행보를 나타냈죠. 자신의 A매치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8월 미국전에서 골을 터뜨렸고 같은 시기에 첼시의 영입 제안을 받으며 축구팬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네이마르는 감각적인 개인기와 빠른 순발력으로 상대 수비를 농락하며 골을 터뜨리는 테크니션 입니다. 수많은 브라질 공격수들이 개인기 및 순발력에 능하지만, 네이마르의 경우에는 양발의 간격을 좁히면서 가볍게 툭 밀어치는 드리블의 완성도가 높습니다. 볼을 끄는 단점이 있지만 상대 수비에게 쉽게 볼을 빼앗기지 않는 키핑 및 컨트롤에 능합니다. 자신의 마크맨이 수비에 가담하는 속도보다 더 빠른 움직임 및 방향 전환이 가능하죠. 최전방에서 활동하는 공격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측면 공간이 넓게 벌어지는 특성 때문에 첼시에서 윙 포워드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4-3-3 상황이라면 말루다-아넬카를 대체할 수 있죠.

다른 관점에서는, 첼시가 네이마르를 영입하면 토레스 장기 부진을 대비하는 이점을 얻을 것입니다. 토레스는 그동안 리버풀의 간판 공격수로 이름을 떨쳤지만 첼시 이적 이후에는 무득점으로 고개를 숙이면서 프리미어리그 최다 이적료(5000만 파운드, 890억원)의 가치를 실현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토레스가 거듭된 부진으로 완전히 의욕을 잃게 되면 첼시의 세대교체에 짙은 먹구름이 끼게 됩니다. 토레스가 본래의 실력을 되찾으려면 네이마르 같은 적절한 경쟁자가 필요할 수 있죠. 또한 첼시가 네이마르를 영입하면 그동안 관심을 들였던 파투(AC밀란)를 데려 올 이유가 없습니다. 파투의 지난 두 시즌 활약상은 전반적으로 기복이 심했습니다.

그리고 네이마르의 가세는 첼시의 '브라질 커넥션' 형성을 말합니다. 루이스-하미레스에 이어 네이마르까지 가세하는 세 명의 젊은 브라질 선수들이 첼시의 주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죠. 공교롭게도 세 명은 브라질 대표팀에 속한 선수들입니다. 네이마르는 아직 어린 선수지만, 첼시로 이적하면 루이스-하미레스의 조언을 얻으며 팀 적응이 수월해지는 이점을 얻게 되죠. 공교롭게도, 안첼로티 감독은 AC밀란 사령탑 재임 시절이었던 2007/08시즌 후반기에 호나우두-파투-카카-호나우지뉴 같은 브라질 공격 옵션들을 보유하며 '브라질 커넥션'을 경험한 지도자입니다. 브라질 공격수들의 특징을 잘 알고 있죠.

그렇다고 네이마르의 첼시 이적이 성사된 것은 아니지만, 첼시가 브라질 선수들의 등장에 힘입어 또 하나의 시대를 맞이하는 것은 기정 사실처럼 여겨집니다. 언제까지 드록바-램퍼드-에시엔-테리-애슐리 콜로 버틸수는 없습니다. 첼시가 강팀의 지위를 오랫동안 지키려면 젊고 유망한 선수들을 수혈하여 팀의 미래로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루이스-하미레스가 첼시에 없어선 안 될 존재임을 실력으로 말했다면 네이마르는 브라질 대표팀 및 산토스에서의 활약상을 통해 자신의 천재적 재능을 사람들에게 알렸습니다. 그런 첼시에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일은 산토스를 만족시킬 이적료를 충당하고 협상하는 것입니다. 네이마르에게 파란색 유니폼을 입힐 수 있도록 말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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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2011.03.30 0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후 행보가 기대됩니다^^

  2. 하늘을달려라 2011.03.30 09: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루이스 ㅎㄷㄷ 이던데...
    하미레스 기대도 큽니다용 ㅋ

  3. 리우군 2011.03.30 09: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이마르 참 매력적이죠. 지켜봐야겠어요^^

  4. 안다 2011.03.30 1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네이마르...정말 많은 팀에서 군침 흘리더군요~!
    정말 첼시의 유니폼을 입을지 관심 팍~!입니다~

  5. NaRkiS2os.* 2011.03.30 10: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브라질에 유망주 아닌 애가 어디있겠느냐만은;; 벌써 빅팀들이 관심가지기 시작했나봅니다.
    기대가 되네요. 효리님도 기대해봅니다(?) ^^

    그리고 그 바나나는 먹고 힘내라고 던져줬다에 한표. ㅋㅋㅋㅋ

  6. 콤군 2011.03.30 1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현실 축구는 FM이 아니잖아요 ㅎㅎ
    세대교체가 시급해 보입니다... 첼시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네요.

  7. BARCA 2011.03.30 1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헌데..저번에 맨유에서 네이마르를 영입하려다 퇴짜 맞았다죠.
    맨유가 네이마르를 경기출장용이아니라 리저브군으로 영입하려다 그쪽 회장한테 퇴짜를 맞았다는..
    그이후로 네이마르 소속팀에서 엄청난 바이아웃을 걸었단것으로 아는데..
    뭐..로만이나 만수르에게는 해당되지는 않겠지만.타구단의 경우 엄청난 부담일듯..

  8. 더공 2011.03.30 1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몇일전에 TV에서 골 넣는 장면을 보면서 처음 알게 된 선수인데..
    역시 골 넣는 선수는 타고 나는가 봅니다.

  9. 파란연필 2011.03.30 1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구 갑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

  10. Boan 2011.03.30 13: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효리사랑님 즐거운 오후되세요. 전 너무 졸리네요..ㅎㅎ

  11. 2011.03.30 1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12. 주미사랑 2011.03.30 14: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첼시팬분들은 토레스가 왔기 때문에 네이마르를 영입하는 게 맞다고 하시더군요.

    토레스와의 콤비네이션 때문인지 드록바의 잠재적 대체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첼시엔 젊은 재능도 많다는데 리그와 유럽 정상에 도전할 즉시 전력으로 보지는 않는가 봅니다.

    • 나이스블루 2011.03.30 16: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문제는 토레스가 기대와 달리 부진하고 있어서,
      만약 네이마르가 첼시에 입성하면...
      둘은 공존할 수도...또는 경쟁 관계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13. 찰리 2011.03.30 23: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첼시는 착실하게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군요~ㅎㅎ

    하미레스와 루이스가 첼시에서 자리잡은 상태이기 때문에
    첼시로 이적한다면 네이마르의 적응도 타팀보다 유리할것 같구요~
    여러모로 첼시가 노려볼만한 선수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뭐 중간에 맨시티가 천문학적인 돈을 제시한다면 모를까
    선수가 첼시행에 긍정적이라 첼시행의 무게도 기울고 있으니..
    기대해 볼만 하겠네요~ㅎㅎ)

  14. hideal 2011.03.31 0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영문 기사의 첫 줄 오타가 거슬린다.. has has...

  15. aaa 2011.04.01 2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첼시팬으로 잘 읽었습니다. 피아존도 잊지 말아주세요 ㅋ

 

'블루스' 첼시에게 값진 승리였습니다. 상대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견고한 밀집 수비를 뚫는데 힘겨웠지만, 그 고비에서 주저앉지 않고 승점 3점을 획득하기 위해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흐름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죠. 두 팀의 승패를 가른 것은 경기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집념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첼시는 21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진행된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맨시티전에서 2-0으로 승리했습니다. 후반 33분 다비드 루이스가 디디에 드록바의 왼쪽 프리킥을 헤딩 슈팅으로 결승골을 넣었습니다. 후반 46분에는 하미레스가 박스 바깥 중앙에서 마이클 에시엔의 스루패스를 받아 문전으로 쇄도한 뒤, 레스콧-콜라로프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을 날리며 첼시의 승리를 굳혔습니다. 그래서 첼시는 맨시티를 4위로 밀어내고 리그 3위(16승6무7패, 승점 54)로 도약했으며, 최근 맨시티전 3연패 수렁에서 벗어났습니다.

루이스-하미레스, 첼시 승리 이끈 브라질리언

첼시는 맨시티전에서 4-4-2로 나섰습니다. 체흐가 골키퍼, 애슐리 콜-테리-루이스-이바노비치가 수비수, 말루다-램퍼드-에시엔-하미레스가 미드필더, 칼루-토레스가 공격수로 출전했습니다. 토레스가 2선으로 내려오면서 패스를 내주는 형태의 공격을 취했다면 칼루는 최전방에서 횡방향으로 움직임을 벌리는데 주력했습니다. 기존의 첼시 공격 색깔과 달랐죠. 그리고 맨시티는 4-2-3-1을 활용했습니다. 하트가 골키퍼, 콜라로프-레스콧-콤파니-리차즈가 수비수, 배리-데 용이 더블 볼란치, 밀너-야야 투레-실바가 2선 미드필더, 제코가 공격수를 맡았습니다. '첼시 킬러' 테베스는 정확한 사유가 전해지지 않았지만(체력 저하 또는 부상) 결장했습니다. 첼시에게 운으로 작용했죠.

사실, 첼시의 공격력은 시원스럽지 못했습니다. 맨시티의 밀집 수비를 깨는데 많은 시간을 소모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여러 경기를 치르면서 피로가 누적되었고, 앞으로의 중요한 일정을 고려하면 공격쪽에서 오버페이스를 범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평소의 첼시였다면 점유율을 늘리면서 전방쪽으로 뻗는 패스 루트를 확보한 뒤 적절한 지점에서 슈팅을 날렸을지 모르죠. 하지만 상대는 맨시티 였습니다. 배리-데 용으로 짜인 더블 볼란치의 터프한 수비력을 기반으로, 팀 전체가 스피드-커버링-피지컬로 상대 공격 옵션을 밀어 붙이면서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안정 지향적인 팀 입니다. 아무리 첼시라도 견고한 수비 조직력을 자랑하는 맨시티를 농락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첼시가 그동안 맨시티에게 3연패를 허용했던 원인은 상대팀의 선 수비-후 역습에 말려들었기 때문입니다. 선수들이 맨시티 진영으로 넘어오면서 줄기차게 공격을 펼치다가 볼이 차단되면 상대팀에게 반격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그래서 첼시는 이번 맨시티전에서 전략을 바꿨습니다. 전반 20분 파울 숫자에서 7-0(개)로 앞섰죠. 맨시티 역습을 파울로 끊으며 상대 공격 템포를 끊겠다는 의도였습니다. 그때까지는 맨시티가 야야 투레-실바의 스루패스를 바탕으로 첼시 수비 배후 공간을 노리는 볼 배급이 즐비했죠. 이에 첼시는 램퍼드-에시엔을 포백 앞쪽으로 내리면서 존 디펜스를 유지했습니다. 맨시티 역습 차단을 위해 수적 우세로 맞섰으며 그 결과는 기선 제압 성공으로 이어졌습니다.

[사진=맨시티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다비드 루이스 (C) 첼시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chelseafc.com)]

첼시의 공격력이 맨시티 밀집 수비 앞에 답답했던 원인은 두 가지 였습니다. 첫째는 칼루-토레스 투톱의 달라진 공격 패턴이 지속적이지 못했습니다.(패턴은 앞에서 언급) 몇몇 장면에서는 상대 수비가 예측하지 못했던 공격 장면을 연출했지만 그 빈도가 띄엄띄엄했던 문제점을 남겼죠. 맨시티의 두꺼운 수비를 뚫으려면 좀 더 과감하게 움직이면서 많은 볼 터치를 기록했어야 합니다. 냉정히 말해, 칼루-토레스 투톱은 실패작입니다. 둘째는 말루다 부진입니다. 전반 초반에 활동 폭을 넓히는데 주력했지만 그때 뿐이었습니다. 하미레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부지런히 뛰었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애슐리 콜의 왕성한 기동력으로 왼쪽에 대한 불안함을 견뎌낸 것이 첼시에게 위안이었죠.

그래서 첼시는 후반 24분 토레스-말루다를 빼고 드록바-아넬카를 교체 투입하여 4-3-3으로 전환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공격 옵션들의 부조화로 횡패스 연결이 잦아지면서 맨시티의 수비 위주 경기에 말려들었죠. 교체 작전 이후에는 아넬카가 오른쪽 측면 뒷 공간 및 2선쪽을 흔들어주는 움직임을 취하면서 배리-콜라로프 사이의 공간을 파고들었고, 드록바는 레스콧-콤파니 사이에서 빈 틈을 찾는데 주력했죠. 후반 31분에는 말루다 대신에 지르코프가 마지막 조커로 나오면서 기동력을 강화했습니다. 이러한 첼시의 공격 변화는 선수들에게 '골을 넣어야 한다'는 마음속 인식을 자극하며 집념을 일깨웠죠.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맨시티는 그 시간까지 교체 카드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특히 루이스의 공격 가담이 후반전에 눈에 띄었습니다. 엄연히 센터백이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첼시의 패스 작업에 참여하며 미드필더들의 공격 부담을 덜었습니다. 맨시티 선수들이 공격쪽에 많이 올라오지 않았던 것이 기회로 작용했죠. 그런 루이스는 후반 33분 드록바의 왼쪽 프리킥을 문전에서 헤딩으로 결승골을 넣었습니다. 그 프리킥을 마련한 선수도 루이스 였습니다. 왼쪽 측면 깊숙한 곳에서 리차즈와 볼 경합을 펼치면서 파울을 얻어냈습니다. 결승골 장면도 멋졌지만, 맨시티 진영을 파고들며 공격 기회를 연출하는 '과감함'은 첼시의 공격 무기를 다채롭게 키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테리와 더불어 제코의 발을 묶었던 수비력까지 포함하면, 맨시티전 최고의 수훈갑이 아닐까 싶습니다.

후반 47분 추가골을 넣은 하미레스 공격력도 칭찬할 부분입니다. 박스 중앙에서 상대 수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골 장면이 멋졌지만, 그동안 골과 거리감이 있었던 선수여서 더욱 반가웠던 활약상 이었습니다. 사실, 맨시티전은 윙어들의 득점력이 필요했던 경기였습니다. 드록바-아넬카-토레스-칼루 같은 공격수들의 득점력은 기복이 있으며, 램퍼드-에시엔은 무리한 공격 가담 보다는 공수 밸런스 조절에 힘을 쓰며 맨시티 역습을 허용하지 않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하미레스 같은 윙어에게 골이 요구되었죠. 하미레스는 단순히 오른쪽에서 움직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중앙까지 폭을 넓혔고, 그 흐름이 후반 47분 에시엔에게 골 기회를 연결받는 발판이 됐습니다. 하미레스도 루이스 처럼 과감한 공격력을 과시했죠. 공교롭게도 둘 다 브라질리언 입니다.

이러한 첼시의 골 집념은 맨시티와 대조됩니다. 첼시의 수비 강화에 의해 역습이 원활하게 풀리지 못했던 원인도 있지만, 가장 결정적 결함은 루이스에게 골을 내주기 전까지 '수비 모드'를 일관했습니다. 전반전 점유율 41-59(%), 후반전 점유율 31-69(%)로 점차 밀렸던 것은 첼시전을 소극적으로 운영했음을 뜻합니다. 제코-밀너의 부진으로 공격쪽에 갈피를 잡지 못한 것도 문제였지만, 루이스-하미레스처럼 공격의 끈을 놓치지 않은 존재가 없었던 것이 아쉬웠죠. 특히 후반 35분 발로텔리-존슨의 교체 투입 시점은 매우 늦었으며 맨시티의 첫 조커 활용 타이밍 이었습니다. 후반 중반에 나왔어야 할 선수들이죠. 만치니 감독이 첼시와의 후반전을 안일하게 보냈음을 짐작케 합니다.

테베스 결장 공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맨시티는 야야 투레-실바가 공격에 관여하는 장면이 꾸준했지만, 역설적으로는 두 선수 이외에는 공격쪽에 내세울 무기가 없었죠. 만약 테베스가 출전했다면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 및 골 기회를 포착하는 본능을 앞세워 첼시 수비 뒷 공간을 뚫었을 명분이 작용했을지 모릅니다. 맨시티 4-2-3-1은 테베스의 장점을 최대화 시키는 전술이기 때문입니다. 3에 있는 선수들은 테베스 조력자들 입니다. 그런데 테베스가 결장하면서 제코가 그 공백을 메웠지만, 테베스 같은 에너지를 요구하기에는 성향이 달랐습니다. 맨시티의 밀집 축구가 지속된 것은 공격쪽에서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음을 뜻합니다. '집념'의 첼시가 '소극적인' 맨시티를 제압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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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지 2011.03.21 07: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집념을 가진 사람들을 그리 간단히 꺽을 수는 없지요 ^^ ㅋ
    즐거운 한 주의 시작되시기를!

  2. 안다 2011.03.21 08: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래저래 맨시티의 수난의 요즘이군요~!
    그리고...역시~!라는 말이 나온 첼시의 플레이였습니다~!

  3. 원래버핏 2011.03.21 1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4. 파란연필 2011.03.21 1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첼시가 승리를 거두었네요.....
    즐거운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

  5. vvhen 2011.03.21 1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첼시로서는 다비드 루이즈가 대박 영입이었네요;; 안감독이 추진했다고 하는데 선수 보는 눈이 뛰어나신듯..

  6. 벨제뷰트홀릭 2011.03.21 1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승부였습니다^~^

  7. carol 2011.03.21 12: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워싱턴에서는 낮 12시에 경기를 하니..보기가 참 좋아요
    오늘도 느긋하게 첼시전을 보았어요
    토레스가 한골 넣어주길 기대 햇는데..ㅎㅎ
    그래도 이겨서 기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8. HS다비드 2011.03.21 1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에 테베스 안 나온 걸로 진 것 같다고 하시는 분들이 꽤 있더라고요^^

    역시 테베스가 잘하는데 말이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효리사랑님~^^



축구에서는 자신의 포지션 역할과 관계없이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다양한 공격을 펼치는 선수를 가리켜 '프리롤(Free-Role)'이라 부른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오른쪽 윙어라는 포지션과 관계없이 프리롤의 역할을 수행하며 리그 31골을 기록한 것 처럼 프리롤은 팀 공격의 핵심이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 K리그 1위 수원의 차범근 감독은 2004년 부임 이후 줄곧 프리롤 형태의 공격을 고수했다. 2004년 김대의를 3-4-1-2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프리롤 공격의 재미로 정규리그 우승을 거두었고 2005년 안효연, 2006~2007년 이관우를 거쳐 올해는 서동현을 4-4-2의 오른쪽 윙어로 놓으며 프리롤 공격의 효과를 봤다.

그리고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1년 임대로 이천수를 영입해 올 시즌 K리그 우승을 위한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여름까지 K리그를 대표했던 이천수의 가세는 2위 성남과의 불꽃튀는 선두 다툼에 엄청난 기름을 부은 격이어서 향후 이천수가 전력에 가세하는 수원의 모습이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분명한 것은 울산에서 프리롤 공격을 전담했던 이천수의 역할이 수원으로 옮겨질 공산이 크다. 이천수가 2005년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울산으로 복귀한 뒤 3-4-1-2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아 프리롤을 수행했던 경험 역시 참고해야 할 부분.

188cm의 장신이자 최전방 공격수인 서동현이 수원의 오른쪽 측면에서 프리롤을 맡는 것은 역설적으로 윙어들의 활약이 기대 이하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수원은 오른쪽 측면에 서동현을 고정했지만 왼쪽에 '김대의-루이스(현 전북)-이관우-남궁웅' 등을 로테이션으로 활용했음에도 뚜렷한 적임자가 없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올해 34세인 김대의의 나이와 이현진-배기종의 기나긴 슬럼프가 수원 측면에 부담거리로 굳어진 것.

최근에는 서동현의 프리롤 공격에 대한 일부 수원팬들의 불만이 하나둘씩 늘어났다. 서동현은 7월에 접어들자 오른쪽보다 중앙에 치우치는 공격으로 측면 돌파보다 골에 대한 욕심을 냈지만 자신의 슈팅이 번번이 골대 바깥을 스치면서 팀의 7월 부진(1승3패) 장본인으로 비판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서동현의 이 같은 욕심이 올림픽대표팀 제외로 이어진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제기 할 정도.

더구나 서동현이 병역 미필이란 점에서 이천수가 프리롤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충분해졌다. 프리롤 상태에서 더욱더 자신의 가치를 발산하는 스타일을 지닌데다 날카로운 킥력과 크로스, 경기 조율 능력까지 고루 갖춘 이천수의 합류는 수원의 전술적 비중을 높이 살 수 있다.

물론 '좌 천수 우 동현' 라인이 측면에 활용될 수도 있다. 이천수가 지난 시즌 페예노르트에서 왼쪽 윙 포워드로 활약했다는 점에서 그의 왼쪽 측면 기용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의 측면 뒷 공간을 보조할 양상민과 송종국의 수비 부담이 커지는 단점이 있겠지만 두 명의 프리롤 공격을 앞세워 파상적인 공세를 펼치는 장점이 있어 '골 넣는 공격축구'를 선호하는 차범근 감독이 채택할 여지가 분명 있다.

'이천수 프리롤'의 성공 여부는 이천수 본인에 달려 있다. 이천수는 지난 시즌 12경기 출전(선발 4회)에 그친데다 최근 발목 수술 재활까지 받고 있어 9~10월에 복귀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천수는 수원의 K리그 우승을 위해 데려온 선수라는 점에서 중요한 고비마다 그의 활용도와 가치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포스트 시즌을 겨냥한 비밀병기라는 것.

지난 두 시즌 동안 K리그 우승의 문턱에서 고개를 떨궈야 했던 수원. 올해는 그동안 갈망했던 우승의 한을 '이천수 프리롤'의 효과로 풀으며 K리그 명문의 자존심을 다시 세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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