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3시즌이 끝난 뒤에는 유럽 축구 빅 클럽 감독 중에 일부가 감독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첼시는 임시 사령탑을 맡고 있는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과의 계약 기간이 올 시즌 종료 후 만료된다.(조기 경질 할 수도 있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조세 무리뉴 감독은 끊임없는 경질설에 시달리는 상황.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팀이 빅4에서 탈락할 경우 북런던을 떠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베니테즈 감독이 2009/10시즌 리버풀의 빅4 탈락으로 경질된 전례를 떠올리면 벵거 감독의 장기 집권이 끝날 여지가 있다.

다수의 팀들은 새로운 감독을 영입할 때 현직에서 물러난 야인들을 물색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현장 감각을 중시하는 팀이라면 코치 중에 한 명을 감독으로 내부 승격 하거나 다른 팀 감독 영입을 노린다. 빅 클럽 입장에서는 다른 대규모 클럽의 감독과 계약하기에는 높은 위약금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자신들보다 규모가 작은 클럽의 감독 영입에 눈을 돌리게 된다. 이 대목에서 한 명의 인물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스완지 시티(이하 스완지)의 돌풍을 지휘중인 '기성용 스승'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이다.

라우드럽, 과연 스완지 떠날까?

라우드럽 감독은 지난해 6월 중순 스완지의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스완지는 하부리그 시절부터 패스와 점유율을 중시하는 스페인식 축구를 펼쳤던 팀이며,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었던 로저스 감독이 리버풀로 떠나면서 라우드럽 감독이 대체자가 됐다. 현역 선수 시절 '스페인 축구의 양대산맥'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주축 선수로 활동했던 경험, 스페인의 헤타페와 마요르카 감독을 맡은 것이 스완지 수뇌부의 눈길을 끌게 했다. 그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11위였던 스완지를 8위로 도약시킨 것과 동시에 캐피털 원 컵 결승 진출을 이끌며 자신의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이러한 라우드럽 감독의 성공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오히려 스완지를 떠날 타이밍이 빨라졌다. 현실적으로 스완지의 빅4 도약은 단기간에 이루기 힘든 성과다. 기존 프리미어리그 강팀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기에는 자금력이 부족하다. 클럽 최고액 이적료도 700만 파운드(약 119억 원, 2012년 여름 파블로)에 불과하다. 거대한 자본의 힘을 받지 않는 이상 상위권 진입은 어렵다.

스완지가 올 시즌 캐피털 원 컵에서 우승할 경우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에 진출한다. 그러나 중소 클럽이 프리미어리그와 유로파리그를 함께 병행하기에는 빅 클럽에 비해 체력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자칫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올 시즌 종료 후 또는 그 이후에는 일부 주축 선수 이탈에 따른 전략 약화에 직면할 우려가 따른다. 얼마전 미추의 계약 기간을 연장한 것도 바이아웃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라우드럽 감독이 다음 시즌 스완지의 선전을 이어갈지 확신하기 어렵다.

라우드럽 감독이 올 시즌을 마치고 다른 팀으로 떠나는 시나리오는 시기상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새로운 동기부여를 얻기 위해 빅 클럽 감독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충만할 경우 팀을 떠나기를 희망할지 모른다.(라우드럽 감독 또는 그를 영입한 팀이 스완지에 적잖은 위약금을 지불해야겠지만) 그보다는 라우드럽 감독을 향한 일부 빅 클럽들의 영입 관심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그 타이밍은 스완지가 캐피털 원 컵에서 우승하거나 시즌을 마무리하는 시점이 될 것이다. 참고로 전임 사령탑이었던 로저스 감독은 지난 시즌 스완지 돌풍을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리버풀에 입성했다.

또한 라우드럽 감독은 2007년 헤타페 감독을 맡은 이후부터 몇몇 팀을 지휘하면서 재임 기간이 짧았던 특징이 있다. 헤타페에서 1년,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에서 7개월, 마요르카에서 1년 3개월 동안 팀을 맡았다. 특히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에서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었으며 마요르카에서는 구단주와의 불화로 팀을 떠났다. 스완지에서는 재기에 성공했으나 현 시점이 아니면 빅 클럽 감독에 도전할 기회가 다가올지 알 수 없다.

빅 클럽이 라우드럽을 원할 수 있는 이유

스완지 선전을 이끈 라우드럽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스페인식 패스 축구로 재미를 봤다. 과거의 프리미어리그는 킥 앤 러시가 유행했으나 최근에는 스페인 축구처럼 아기자기한 패스를 활용한 공격 전개를 중시하는 팀들이 늘었다. 스페인 국적 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출신 선수들이 많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프리메라리가 스타일에 어울리는 선수도 마찬가지.

라우드럽 감독은 스페인과 연관된 선수 발굴에 능했다. 미추, 치코, 데 구즈만과 같은 스페인 축구와 연관된 이적생과 임대생의 프리미어리그 성공을 이끌어냈다. 특히 미추를 220만 파운드(약 37억 원)의 헐값에 영입한 것은 라우드럽 감독의 수완이 빛났다. 파블로는 더 지켜 볼 필요가 있으나 경기력이 나쁘지는 않다. 라우드럽 감독의 또 다른 성공적 영입으로 꼽히는 기성용은 평소 스페인식 축구를 동경하기로 잘 알려졌으며 정확한 패싱력을 주무기로 삼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라우드럽 감독을 원하는 빅 클럽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감독 교체가 예상되는 첼시는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스페인식 축구를 선호한다. 아자르-오스카-마타 같은 테크니션들을 영입한 것도 이 때문. 과거에는 레이카르트 당시 FC 바르셀로나 감독과 호나우지뉴 영입을 원했으며 불과 얼마전까지는 과르디올라 전 FC 바르셀로나 감독 영입을 추진했던 전례가 있다. 현재 지휘봉을 잡고 있는 베니테즈 감독은 스페인 출신이다. 아스널은 벵거 체제에서 오랫동안 패스 축구로 단련된 팀이나 벵거 감독의 경질설이 줄기차게 이어졌다. 두 클럽이 감독을 교체할 경우 팀의 연속성을 위해 라우드럽 감독을 원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하지만 라우드럽 감독의 첼시행 또는 아스널행은 단점이 있다. 첼시는 감독 교체가 잦은 클럽이다. 감독의 계약 기간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으며 자신이 구현하려는 축구를 펼치기에는 구단주에 비해 권한이 약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첼시를 원하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스널은 다른 빅 클럽에 비해 이적시장에서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는 환경 속에서 무관의 악연을 끊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라우드럽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의 무리뉴 감독 대체자 후보군으로 떠오를 수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첼시처럼 우승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기 쉽다.

라우드럽 감독이 스완지에 잔류할 수도 있다. 지난 몇년간 감독으로서 순탄치 못한 시간을 보냈던 만큼 스완지에서 안정적인 지도자 생활을 원할지 모를 일이다. 스완지에서 여러 업적들을 이루면서 빅 클럽 감독에 도전하거나 또는 에버턴의 모예스 감독처럼 중소 클럽에서 장기 집권할 가능성이 있다. 라우드럽 감독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이 이끄는 스완지 시티(이하 스완지)가 1912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리그 컵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시간으로 24일 오전 4시 45분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캐피털 원 컵 4강 2차전 첼시전에서 0-0으로 비겼다. 1~2차전 통합 스코어에서 2-0으로 이기면서 결승 무대에 오르게 됐다. 기성용은 1차전과 2차전을 풀타임 소화하며 팀의 결승 진출을 공헌했다.

스완지는 다음달 25일 웸블리에서 4부리그 소속의 브래드포드와 우승을 다투게 된다. 첼시로서는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의 자충수와 에당 아자르 퇴장이 뼈아팠다.

[전반전] 스완지의 압박 작전 성공, 첼시가 고전했다

스완지는 1차전에서 수비 중심의 경기를 펼쳤다면 2차전 초반에는 첼시와 정면 대결을 벌였다. 공격 전환시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패스를 전개하면서 점유율을 늘리려 했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어야 할 첼시 선수들의 리듬을 빼앗겠다는 의도이자 상대팀의 공격 시간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전반 9분에는 미추가 박스 왼쪽에서 케이힐 뒷공간을 파고들면서 왼발 슈팅을 날렸다. 체흐 선방에 막혀 득점이 무산되었으나 동료와의 패스를 통해 첼시의 수비 약점을 공략했다. 그 장면 때문인지 첼시는 한동안 수비에 초점을 맞추면서 실점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초반을 넘긴 스완지는 수비에 집중했다. 미드필더들의 강력한 압박을 바탕으로 첼시 공격을 번번이 끊었다. 그 이후에는 역습을 펼치면서 첼시 공격 옵션들의 움직임을 후방으로 유도했다. 첼시에 비해 공수 전환 속도가 빠른 것도 강점. 반면 첼시는 아자르-마타-오스카로 이어지는 2선 미드필더들이 지공 상황에서 앞쪽으로 전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램파드 마저 스완지 압박에 막히면서 첼시의 패스 미스가 거듭됐다. 전반 35분까지 슈팅 6-5(유효 슈팅 3-2, 개) 점유율 57-43(%)로 앞섰으나 실질적인 경기 내용에서는 스완지에게 밀렸다.

양팀의 원톱으로 나섰던 미추와 뎀바 바는 후방으로부터 활발한 공격 지원을 받지 못했던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그 원인은 달랐다. 미추는 스완지의 무실점 전략에 의해 최전방에서 볼을 받을 기회가 적었고 뎀바 바는 첼시 미드필더들의 답답한 공격 속에서 싸워야 했다. 특히 뎀바 바는 전반 46분 스완지 박스 오른쪽에서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윗쪽으로 뜨고 말았다. 골 운까지 따르지 못한 것. 또한 첼시의 전반전 슈팅 7개 위치는 모두 박스 안쪽이었다.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반격을 펼칠 기회를 잡지 못했다. 2선 미드필더 중심의 공격 전개에 너무 치중했다는 뜻이다.

전반 37분에는 기성용이 하미레스 태클에 의해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오른쪽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당한 것으로 보였으나 통증을 참고 다시 경기에 임했다. 도저히 경기에 뛸 수 없을 정도의 부상은 아니었으나 위험한 장면이 연출됐다. 만약 기성용이 교체 아웃 되었다면 스완지의 경기력 약화는 불가피 했다. 전반전은 0-0으로 끝났다.

[후반전] 베니테즈 감독의 자충수와 아자르 퇴장, 스완지 결승 진출 성공

후반 초반에는 첼시가 총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스완지가 지공을 펼치는 시간이 제법 많았다. 끈질긴 압박으로 첼시 공격의 약화를 노린 것이 주효했다. 공격 전환시 주변에 있는 동료 선수와 여러 차례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첼시 선수들의 마음을 조급하게 했다. 후반 시작부터 15분까지 첼시에게 슈팅 1개만 허용하면서 경기 주도권을 장악했다. 기성용은 쉴새없이 정확한 패스를 연결하며 팀 공격을 조율했다. 후반 19분에는 첼시 진영 중앙에서 라우틀리지와 원투 패스를 주고 받기도 했다.

첼시는 후반 20분 이바노비치를 빼고 루이스를 투입하는 첫번째 교체 작전을 펼쳤다. 루이스는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센터백으로 복귀하게 됐다. 하지만 첼시의 교체 타이밍과 대상자가 적절하지 못했다. 후반 초반에 토레스-마린-버틀랜드 중에 한 명을 교체 투입시키는 공격적인 승부수를 띄웠다면 1~2차전 통합 스코어 0-2 열세를 역전시킬 기회가 조금 넉넉했을 것이다. 루이스를 센터백으로 투입한 것도 석연치 못했다. 이바노비치가 갑자기 부상당했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루이스는 램파드 대신에 투입되었어야 할 카드였다. 베니테즈 감독의 자충수였다.

후반 32분에는 돌발 상황이 연출됐다. 아자르가 그라운드 바깥에서 볼보이가 소유했던 볼을 가져오려고 했을 때의 행동이 적절치 못했다. 자신의 오른발로 볼보이의 복부쪽을 가격했다. 경기가 잠시 중단된 뒤 후반 35분 포이 주심에게 레드 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다. 볼보이가 고의적으로 시간을 끌었는지 안끌었는지 여부를 떠나 폭력을 행사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 첼시는 남은 시간 10명의 선수로 싸우게 됐다. 후반 36분 토레스, 41분 버틀랜드를 교체 투입했으나 경기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스완지가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스완지는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 무실점 전략에 성공했다. 미드필더들의 강력한 압박이 첼시 2선 미드필더들의 공격력를 떨어뜨리는 결정타가 됐다. 아자르-마타-오스카는 시즌 전반기부터 상대팀 압박에 막혀 고전하는 경우가 빈번했으며 이것을 스완지가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이 때문에 뎀바 바는 2선의 공격 지원을 활발히 받지 못하면서 스완지 수비 축구를 이겨내지 못했다. 첼시로서는 이바노비치의 실책 2개(1차전) 베니테즈 감독의 잘못된 교체 작전과 아자르 퇴장(2차전)이 아쉬웠을 것이다.

-스완지vs첼시, 출전 선수 명단-

스완지(4-2-3-1) : 트렘멜/데이비스-윌리암스-치코-랑헬/기성용-브리튼/라우틀리지(후반 20분 다이어)-데 구즈만-파블로/미추
첼시(4-2-3-1) : 체흐/애슐리 콜(후반 41분 버틀랜드)-케이힐-이바노비치(후반 22분 루이스)-아스필리쿠에타/램파드-하미레스/아자르-마타-오스카(후반 36분 토레스)/뎀바 바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