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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스완지 결승 진출 그리고 아자르 퇴장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이 이끄는 스완지 시티(이하 스완지)가 1912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리그 컵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시간으로 24일 오전 4시 45분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2/13시즌 캐피털 원 컵 4강 2차전 첼시전에서 0-0으로 비겼다. 1~2차전 통합 스코어에서 2-0으로 이기면서 결승 무대에 오르게 됐다. 기성용은 1차전과 2차전을 풀타임 소화하며 팀의 결승 진출을 공헌했다.

스완지는 다음달 25일 웸블리에서 4부리그 소속의 브래드포드와 우승을 다투게 된다. 첼시로서는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의 자충수와 에당 아자르 퇴장이 뼈아팠다.

[전반전] 스완지의 압박 작전 성공, 첼시가 고전했다

스완지는 1차전에서 수비 중심의 경기를 펼쳤다면 2차전 초반에는 첼시와 정면 대결을 벌였다. 공격 전환시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패스를 전개하면서 점유율을 늘리려 했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어야 할 첼시 선수들의 리듬을 빼앗겠다는 의도이자 상대팀의 공격 시간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전반 9분에는 미추가 박스 왼쪽에서 케이힐 뒷공간을 파고들면서 왼발 슈팅을 날렸다. 체흐 선방에 막혀 득점이 무산되었으나 동료와의 패스를 통해 첼시의 수비 약점을 공략했다. 그 장면 때문인지 첼시는 한동안 수비에 초점을 맞추면서 실점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초반을 넘긴 스완지는 수비에 집중했다. 미드필더들의 강력한 압박을 바탕으로 첼시 공격을 번번이 끊었다. 그 이후에는 역습을 펼치면서 첼시 공격 옵션들의 움직임을 후방으로 유도했다. 첼시에 비해 공수 전환 속도가 빠른 것도 강점. 반면 첼시는 아자르-마타-오스카로 이어지는 2선 미드필더들이 지공 상황에서 앞쪽으로 전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램파드 마저 스완지 압박에 막히면서 첼시의 패스 미스가 거듭됐다. 전반 35분까지 슈팅 6-5(유효 슈팅 3-2, 개) 점유율 57-43(%)로 앞섰으나 실질적인 경기 내용에서는 스완지에게 밀렸다.

양팀의 원톱으로 나섰던 미추와 뎀바 바는 후방으로부터 활발한 공격 지원을 받지 못했던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그 원인은 달랐다. 미추는 스완지의 무실점 전략에 의해 최전방에서 볼을 받을 기회가 적었고 뎀바 바는 첼시 미드필더들의 답답한 공격 속에서 싸워야 했다. 특히 뎀바 바는 전반 46분 스완지 박스 오른쪽에서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윗쪽으로 뜨고 말았다. 골 운까지 따르지 못한 것. 또한 첼시의 전반전 슈팅 7개 위치는 모두 박스 안쪽이었다.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반격을 펼칠 기회를 잡지 못했다. 2선 미드필더 중심의 공격 전개에 너무 치중했다는 뜻이다.

전반 37분에는 기성용이 하미레스 태클에 의해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오른쪽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당한 것으로 보였으나 통증을 참고 다시 경기에 임했다. 도저히 경기에 뛸 수 없을 정도의 부상은 아니었으나 위험한 장면이 연출됐다. 만약 기성용이 교체 아웃 되었다면 스완지의 경기력 약화는 불가피 했다. 전반전은 0-0으로 끝났다.

[후반전] 베니테즈 감독의 자충수와 아자르 퇴장, 스완지 결승 진출 성공

후반 초반에는 첼시가 총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스완지가 지공을 펼치는 시간이 제법 많았다. 끈질긴 압박으로 첼시 공격의 약화를 노린 것이 주효했다. 공격 전환시 주변에 있는 동료 선수와 여러 차례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첼시 선수들의 마음을 조급하게 했다. 후반 시작부터 15분까지 첼시에게 슈팅 1개만 허용하면서 경기 주도권을 장악했다. 기성용은 쉴새없이 정확한 패스를 연결하며 팀 공격을 조율했다. 후반 19분에는 첼시 진영 중앙에서 라우틀리지와 원투 패스를 주고 받기도 했다.

첼시는 후반 20분 이바노비치를 빼고 루이스를 투입하는 첫번째 교체 작전을 펼쳤다. 루이스는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센터백으로 복귀하게 됐다. 하지만 첼시의 교체 타이밍과 대상자가 적절하지 못했다. 후반 초반에 토레스-마린-버틀랜드 중에 한 명을 교체 투입시키는 공격적인 승부수를 띄웠다면 1~2차전 통합 스코어 0-2 열세를 역전시킬 기회가 조금 넉넉했을 것이다. 루이스를 센터백으로 투입한 것도 석연치 못했다. 이바노비치가 갑자기 부상당했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루이스는 램파드 대신에 투입되었어야 할 카드였다. 베니테즈 감독의 자충수였다.

후반 32분에는 돌발 상황이 연출됐다. 아자르가 그라운드 바깥에서 볼보이가 소유했던 볼을 가져오려고 했을 때의 행동이 적절치 못했다. 자신의 오른발로 볼보이의 복부쪽을 가격했다. 경기가 잠시 중단된 뒤 후반 35분 포이 주심에게 레드 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다. 볼보이가 고의적으로 시간을 끌었는지 안끌었는지 여부를 떠나 폭력을 행사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 첼시는 남은 시간 10명의 선수로 싸우게 됐다. 후반 36분 토레스, 41분 버틀랜드를 교체 투입했으나 경기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스완지가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스완지는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 무실점 전략에 성공했다. 미드필더들의 강력한 압박이 첼시 2선 미드필더들의 공격력를 떨어뜨리는 결정타가 됐다. 아자르-마타-오스카는 시즌 전반기부터 상대팀 압박에 막혀 고전하는 경우가 빈번했으며 이것을 스완지가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이 때문에 뎀바 바는 2선의 공격 지원을 활발히 받지 못하면서 스완지 수비 축구를 이겨내지 못했다. 첼시로서는 이바노비치의 실책 2개(1차전) 베니테즈 감독의 잘못된 교체 작전과 아자르 퇴장(2차전)이 아쉬웠을 것이다.

-스완지vs첼시, 출전 선수 명단-

스완지(4-2-3-1) : 트렘멜/데이비스-윌리암스-치코-랑헬/기성용-브리튼/라우틀리지(후반 20분 다이어)-데 구즈만-파블로/미추
첼시(4-2-3-1) : 체흐/애슐리 콜(후반 41분 버틀랜드)-케이힐-이바노비치(후반 22분 루이스)-아스필리쿠에타/램파드-하미레스/아자르-마타-오스카(후반 36분 토레스)/뎀바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