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가상의 그리스'로 설정했던 벨라루스에게 패하면서 공수 양면에 걸친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통해 그리스전 대비책을 세우며 남아공 월드컵 본선을 대비하게 됐습니다.

한국은 30일 저녁 10시(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 스타디움에서 열린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했습니다. 후반 7분 수비 조직력 불안으로 키슬약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면서 경기를 뒤집지 못했습니다. 패스 위주의 공격 패턴을 통해 상대 수비 뒷 공간을 공략하려 했으나 그 과정이 꾸준하지 못했고, 상대의 탄탄한 수비에 막혀 무기력한 공격을 펼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 16강에 진출하기 위해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것을 벨라루스전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벨라루스의 거친 플레이에 시달렸던 전반전...곽태휘, 부상으로 교체

한국은 벨라루스전에서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이운재가 골키퍼, 김동진-조용형-곽태휘-차두리가 포백, 박지성-신형민-기성용-이청용이 미드필더, 박주영-이근호가 투톱을 형성했습니다. 에콰도르-일본전에서 골키퍼 정성룡을 실험하면서 이운재에게 출전 기회를 제공했고, 조용형-곽태휘 조합의 수비 호흡 점검 및 신형민-이근호의 최종 엔트리 합류 여부를 결정짓기 위한 의도가 보였습니다. 또한 박지성-박주영-기성용-이청용 같은 '양박쌍용'으로 불리는 대표팀 핵심 자원이 그대로 출전한 것은 벨라루스를 이기겠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미드필더진의 압박 강도를 높이고 박주영-이근호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서 경기 흐름 장악을 노렸습니다. 특히 이근호는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공격을 저지하며 공을 따내려는 적극성을 발휘하며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벨라루스가 전반 13분까지 2개의 경고를 받을 만큼, 경기 초반부터 거친 몸싸움으로 밀어 붙이면서 신형민-김동진-박주영이 그라운드에 나뒹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비가 오는 날씨 속에서 부상에 대한 걱정을 안고 경기를 치러야 했습니다.

물론 한국은 전반 15분 볼 점유율에서 벨라루스에 45-55(%)로 밀렸습니다. 슈팅에서 3-1(개)로 앞섰으나 벨라루스가 자기 진영에서 공을 돌리며 경기 흐름을 장악하려는 의도를 나타냈고, 미드필더진의 두꺼운 압박을 통해 한국의 종패스를 끊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드필더진이 수비에 중심을 두다보니 세밀한 공격 연결이 부족했으며 전방패스의 간격이 길었던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이 지역방어를 통해 벨라루스의 공세를 가볍게 끊었지만 그 이후 클리어링 부족으로 공의 소유권을 오랫동안 지키는 모습이 부족했습니다.

한국은 전반 20분 이후 김동진-차두리가 하프라인으로 넘어오고 이근호가 2선으로 내려가면서 좌우 측면을 넓게 벌리며 스루패스를 여러 차례 주고 받았습니다. 수비쪽에 집중된 상대 선수들을 공쪽으로 시선을 유도하면서, 빠른 볼 배급을 통해 뒷 공간을 파고들려는 것이 한국의 전략 이었습니다. 기성용의 볼 키핑 불안이 아쉬웠던 반면에 이근호가 상대 밀집수비를 뚫기 위해 공간을 넓게 벌리며 후방 옵션의 공격 활로를 개척하는 경기력이 좋았습니다. 전반 19분과 27분에는 박지성이 중앙에서 공을 잡아 패스를 연결하면서 팀 공격의 다양함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전반 28분까지 벨라루스에게 4개의 슈팅을 내리 허용했던 경기 흐름이 아쉽습니다. 이근호가 침투 공간을 열어줬음에도 그 지점으로 과감히 돌파하는 한국의 공격 전술이 아쉬웠고, 패스 위주의 경기를 펼치던 미드필더들이 상대의 빠른 공수 전환에 흔들려 연이은 슈팅 기회를 제공하고 말았습니다. 전반 28분 키슬약이 왼쪽 프리킥을 날리는 상황에서 이운재의 선방이 인상적이었지만, 세컨볼에 대비하는 수비수들이 집중력 부족으로 머뭇거리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전반 31분에는 곽태휘가 왼쪽 무릎 부상으로 교체되고, 3분 뒤 김동진이 상대팀 선수에게 오른쪽 발목을 가격당하면서 상대팀의 거친 플레이를 견뎌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했습니다.

벨라루스가 깊은 태클과 거친 몸싸움으로 한국 선수들을 밀어붙이는 장면이 잦은 것은 허정무호 전력에 이롭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곽태휘가 부상으로 교체되고 그 외 다른 선수들이 상대 선수와 직접적으로 몸을 부딪히면서 평소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경기를 통해 그리스전에 대한 면역력을 키운것은 분명합니다. 벨라루스의 거친 플레이가 그리스와 유사점이 있기 때문에, 그리스의 탄탄한 수비를 극복하면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략을 모색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공수 양면에서 약점이 드러난 후반전...결국 0-1 패배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박지성-기성용-이청용-이근호를 빼고 김재성-김남일-염기훈-안정환을 교체 투입했습니다. 염기훈-신형민-김남일-김재성이 허리를 구성하고 박주영-안정환이 투톱 공격수로서 호흡을 맞추게 됐습니다. 한국은 염기훈이 왼쪽 측면에서 최전방으로 이동하고 박주영이 2선으로 내려가는 스위칭, 안정환이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는 움직임이 두드러졌습니다. 후반전에 골을 넣으며 승리하겠다는 허정무 감독과 선수들의 의지가 보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7분 키슬약에게 기습적인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7명의 선수가 박스 안에 있었음에도 수비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며 골을 내주고 말았죠. 차두리와 신형민이 푸틸로의 왼쪽 측면 돌파를 느슨하게 대처했고, 박스 중앙에 위치했던 다른 선수들이 푸틸로-키슬약으로 향하는 패스를 끊지 못해 키슬약에게 슈팅 타이밍을 허용했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후반 13분 키슬약에게 오른쪽에서 슈팅을 허용한 장면도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상대가 슈팅을 날릴 때 한국의 수비가 전열을 갖추지 못해 조직력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박주영을 활용하지 못하는 공격이 아쉽습니다. 박주영은 경기 내내 마르티노비치의 끈질긴 수비에 막히고 말았는데, 동료 선수들의 2차 공격 작업이 매끄럽지 못하다보니 박주영의 고립을 부추기고 말았습니다. 후반 16분 신형민-김남일로 이어진 패스가 박주영의 슈팅으로 이어진 장면 처럼, 박주영을 통한 많은 볼 투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아쉬웠습니다. 후반 18분에는 조용형-이정수가 라디오노프의 위치를 놓쳐 결정적인 골 기회를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상대의 슈팅이 골대 바깥으로 향하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지만 월드컵 본선에서는 노출하지 말아야 할 장면입니다.

한국은 후반 20분 이후 하프라인을 중심으로 패스를 주고 받으며 점유율을 늘렸습니다. 패스를 활발히 주고 받는 유리한 경기 흐름으로 골을 노리고 상대의 추가골 의지를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후반 초반에 비해 움직임이 적극적 이었습니다. 하지만 후반 25분 신형민이 한국 진영에서 공을 빼앗겨 벨라루스에게 공격 기회를 허용하는 볼 키핑력 불안을 노출하고 말았습니다. 3분 뒤에는 박주영을 빼고 이승렬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미드필더진이 상대의 탄탄한 압박 수비에 밀려 전방쪽으로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후반 30분 이승렬이 연출했던 역습 상황이 인상적 이었습니다. 이승렬이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달고 박스 안으로 침투하면서 뒷쪽에 있던 김남일에게 힐패스를 밀어줬고, 김남일이 오른쪽으로 크로스를 올린 것이 안정환의 발리슛으로 이어졌으나 슈팅이 골대 바깥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상대 수비 뒷 공간을 공략하는 장면이 그 이후에 꾸준하게 이어지지 못한 경기 운영이 아쉬웠습니다. 한국은 짧은 패스 위주의 공격을 펼치면서 주도권을 잡으려 했으나 오히려 상대 수비의 압박 타이밍을 벌어주면서 박스 안으로 접근하는 작업이 어려웠습니다. 역습으로 맞불을 놓거나 이승렬의 과감한 드리블 돌파를 통해 공격의 활로를 개척하는 것이 바람직 했습니다.

결국, 한국은 벨라루스에게 0-1로 패했습니다. 고지대 적응 및 체력 훈련 병행으로 평소보다 움직임이 무뎌졌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유기적인 콤비플레이와 적극적인 압박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오토 레하겔 그리스 대표팀 감독이 경기를 관전했던 특이사항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벨라루스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그동안 허정무호의 불안 요소로 줄기차게 지적된 것입니다. 그래서 벨라루스전을 통해 그리스전을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을 키우며 한국이 원하는 경기 결과를 거둘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언젠가부터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1등은 되고 2등은 안된다'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문구죠. 지금은 세상이 좋아지면서 무조건 1등해야 한다는 논리가 완화되었지만, 2등보다 1등을 좋아하거나 약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는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합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2등과 약자에 대한 관심이 없거나 그들을 바라보는 싸늘한 시선이 우리들 가슴속에 깊게 존재합니다.

인생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축구판도 마찬가지 입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같은 또 다른 리그들은 '2인자'라는 꼬리표가 달라 붙었습니다. 프리미어리그가 세계 최고의 리그이기 때문에 나머지 리그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반응이 생긴 것이죠. 며칠전 박지성이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에 직면했을때는, '뮌헨은 듣보잡'이라는 반응을 인터넷 기사 댓글에서 접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뮌헨은 박지성이 소속된 맨유를 8강에서 제압한 것을 발판삼아 결승까지 진출했습니다. 엄연히 독일 최고의 명문 클럽인데 국내에서는 프리미어리그 열풍 때문에 소위 '듣보잡' 취급 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리에A는 한때 세계 최고의 리그였으나 이제는 독일 분데스리가에게 유럽 빅3리그 자리를 내줘야 하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수원은 2년 전 K리그 독주 체제를 달렸으나 지금은 꼴찌로 주저 앉아 타팀들의 '승점 자판기'로 전락했습니다. 그 대신, 전북-경남-전남 같은 한때 중위권 레벨의 팀들이 급성장하면서 K리그의 신선한 이슈를 제공했습니다. '영원한 1등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축구가 입증한 셈입니다. 2등과 약자에 대한 시선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그들이 1등에 올라서기까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면 훈훈한 감동의 쓰나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월드컵, '강자들의 전쟁'보다 이변이 더 기대된다

지구촌 축구 대제전으로 꼽히는 남아공 월드컵도 마찬가지 입니다. '1등을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을 월드컵의 기호에 맞게 적용하면 '강팀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됩니다. 32개 본선 진출국 중에서 몇몇 국가들이 우승 후보로 꼽히기 때문에 강팀들만 여럿 존재합니다. 세계 최강 브라질과 천하무적 스페인의 강력한 우승 구도, 이탈리아의 월드컵 2연패 도전, '우승 청부사' 파비오 카펠로 감독을 영입한 잉글랜드의 우승 도전, '전차군단' 독일의 저력,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아르헨티나의 막강 화력은 축구팬들의 열렬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이 소위 '강자들의 전쟁'으로 주목을 받는 것입니다.

하지만 약팀들에 대한 관심은 강팀들에 비해 저조합니다. 맹목적인 관심을 강요하는것은 아니지만, '저 팀은 전력이 약해서 강팀에게 질게 뻔하지...', '뭐 저런 팀이 다 있어?'. '어짜피 16강 못갈텐데 관심 따위 가져야겠어?', '그래봤자 너넨 듣보잡' 같은 생각은 씁쓸합니다. 시험에서 항상 1등하는 학생을 극진하게 챙기는 선생님이 1등을 위해 노력하는 2등 학생을 업신 여기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마인드입니다. 2등의 노력이 누군가의 부정적 시각에 짓눌려 헛수고로 돌아가는 것은 반갑지 않으며 시스템 생태계의 퀄리티 약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약팀이 강팀을 제압하는 이변의 짜릿함이 '강자들의 전쟁'보다 즐거운 경우가 많습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1등이 항상 최고를 지키는 것은 지루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약팀의 이변이 반가울 때가 있는 것이죠.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8강 진출로 검은 돌풍을 일으킨 카메룬, 1994년 미국 월드컵 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르기까지 강팀을 제압하는 이변 끝에 4강 신화를 이룩했던 불가리아-크로아티아-한국은 우승국 못지않은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월드컵에 첫 출전하여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그리고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지구촌 축구팬들을 깜짝 놀래킬 이변이 분명히 벌어질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월드컵에서 항상 이변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유로 대회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리스는 유로 2004에서 철저한 약팀으로 주목받았으나 강팀을 모조리 제압한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유로 2008에서는 터키와 러시아가 4강에 진출해 강팀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습니다. 축구는 의외성이 많은 종목으로서, 개인의 힘이 안되면 팀원끼리의 단결된 힘으로 강팀을 제압할 수 있는 특성이 있어 이변이 잦을 수 밖에 없습니다. 90분 단판승부로 치러지는 월드컵에서 이변이 속출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북한의 이변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북한은 199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44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은 팀으로서 우리들이 약팀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브라질-포르투갈-코트디부아르 같은 막강 화력을 과시하는 팀들과 같은 G조에 속했기 때문에 대량 실점 패배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박두익의 골로 이탈리아를 제압하며 8강 돌풍을 일으켰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들이 44년 만에 지구촌 축구계에 충격을 던져줄 이변을 연출하면 남아공 월드컵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질 것은 분명합니다.

5백으로 짜인 북한의 밀집수비가 호비뉴-호날두-드록바 같은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들의 힘을 빼놓는 것, 안영학이 카카 봉쇄에 성공해 북한판 김남일로 조명받는 것, 정대세가 남미판 빗장수비로 꼽히는 브라질의 골망을 흔들며 인민 루니의 저력을 과시하는 장면은 북한이 브라질-포르투갈-코트디부아르에게 일방적으로 패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G조는 북한의 이변으로 서로 물고 늘리는 16강 진출 경쟁을 펼쳐 지구촌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파브레가스가 이청용에게 머리를 스다듬기 이전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사진이 국내 축구팬들에게 큰 화제를 몰고왔듯, 호날두가 정대세에게 다가가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실력을 인정하면 경기를 보는 우리들의 마음이 흐뭇하지 않을까요.

북한의 이변만 기대되는 것이 아닙니다. 개최국 남아공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할 클래스가 아니라는 사실은 웬만한 축구팬들도 알고 있습니다. 볶음 머리로 유명한 스티븐 피에나르(에버턴)을 모르는 축구팬들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런 남아공은 월드컵 우승 후보 프랑스, 최근 4회 연속 월드컵 16강에 올랐던 멕시코, 남미의 전통강호 우루과이와 같은 A조에 속해 험난한 행보를 치러야 합니다. 역대 개최국이 월드컵에서 2라운드 진출의 성적을 올렸는데, 개최국 징크스가 이번 월드컵에서 적용되면 남아공은 16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킵니다. 프랑스-멕시코-우루과이 중에서 누군가는 남아공의 희생양이 될 것입니다.

C조에는 그동안 월드컵과 인연이 적었던 알제리-슬로베니아가 속했습니다. 잉글랜드-미국에 밀려 16강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여론의 반응이 팽배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알제리의 전력은 월드컵 최하위권이지만 선수들의 투쟁심이 강한데다 이번 대회가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특성까지 감안하면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슬로베니아는 약팀 답지 않게 패스 게임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볼 점유율 확보에 주력하는 팀 컬러를 지녔습니다. 월드컵 본선에서 강팀보다 더 많이 움직이고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잉글랜드-미국전에서 선전할지 모릅니다.
 
H조의 온두라스는 월드컵 본선 출전 경력이 1982년 스페인 월드컵(18위)에 불과하며 28년 만에 본선에 올랐습니다. 스페인-칠레-스위스 같은 강호 및 다크호스와 같은 조에 속했기 때문에 이들의 승점 자판기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온두라스는 윌슨 팔라시오스(토트넘) 마이노르 피게로아(위건) 카를로스 파본(레알 에스파냐) 다비드 수아조(제노아) 같은 유럽 빅 리그에서 검증된 자원들이 속한 팀입니다. 빠른 공수 전환과 탄탄한 조직력을 강점으로 삼고 있어 만만히 바라볼 팀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번 대회 최약체로 꼽히는 뉴질랜드의 이변은 월드컵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지 모릅니다. 정식 프로리그가 아닌 세미 프로리그가 출범한지 6년 밖에 되지 않은데다 모든 선수들이 월드컵 경험이 없으며 특출난 스타 플레이어도 없습니다. 그래서 공격력, 수비력, 개인 능력, 조직력, 국제경기 경험에 이르기까지 F조에 속한 이탈리아-파라과이-슬로바키아보다 나은것이 없습니다. 이탈리아가 월드컵 2연패를 꿈꾸고, 파라과이는 남미 예선 3위 팀, 슬로바키아는 세리에A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마렉 함식(나폴리)이 속한 팀이기 때문에 뉴질랜드의 일방적인 열세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뉴질랜드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제압한 북한의 이변을 44년 만에 재현하고, 파라과이-슬로바키아와의 대등한 접전 끝에 16강 진출에 성공하면 그 자체만으로 세계를 깜짝 놀래킬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강팀들의 선전 여부를 주목하겠지만, 뉴질랜드를 비롯한 약팀들은 강팀 제압에 만전을 기울일 것이며 철저한 준비를 하고 본선에 나설 것입니다. 강자들의 전쟁도 좋지만 약팀의 이변까지 어우러지면 남아공 월드컵을 향한 지구촌의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워질 것입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강팀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무너지기를 바라는 이유입니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이 팀의 ´간판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3)가 맨유에 잔류할 것이라고 밝혀 그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맨유의 남아프리카 공화국 투어에 참가 중인 퍼거슨 감독은 18일(이하 현지시간)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주 포르투갈에서 호날두와 만났으며 그와 함께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말한 뒤 "맨유는 호날두를 레알 마드리드로 보내지 않을 것이다"며 그가 이번 시즌에도 올드 트래포드의 그라운드를 누빌 것이라고 말했다.

퍼거슨 감독은 "둘 다 서로의 시각을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우리팀의 위치와 선수가 놓여 있는 위치 말이다"며 호날두를 잡으려는 맨유와 구단을 떠나고 싶은 호날두의 입장이 전혀 다른것이 사실임을 시인한 뒤 "호날두는 이번 시즌에도 맨유의 선수로 뛰게 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절대 호날두를 팔지 않을 것이다"고 그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동안 일부 언론에서는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추진하면서 퍼거슨 감독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추측이 잇다랐다.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위해 ´현대판 노예´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그의 모습이 ´팀 잔류를 원했던´ 퍼거슨 감독과 맨유측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져다 줄 수 있었기 때문.

이에 대해 퍼거슨 감독은 호날두의 이적과 관련된 입장이 늦어진 것에 대해 "이적설은 휴가 중에 터진 것이었다. 무엇보다 나의 휴가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고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자신의 입장이 늦어진 것을 설명했으며 "아직 호날두의 계약 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우리는 선수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며 2012년까지 맨유와 계약 맺은 호날두가 그 기간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퍼거슨 감독은 "그동안 호날두의 이적과 관련되어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잘됐다. 그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비밀을 유지했다"고 자신의 언론 플레이가 성공적임을 주장한 뒤 "지난 주 호날두와 만났을 때 무슨 말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겠다. 분위기는 아주 좋았으며 별 다른 문제도 없었다"며 자신과 호날두의 관계가 벌어졌다고 제기했던 현지 언론의 보도가 그저 단순한 추측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호날두는 유로 2008에서 입은 발목 부상으로 수술 후 회복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에 퍼거슨 감독은 "그는 이미 발목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3개월 동안 훈련을 소화할 수 없다. 회복 계획 역시 3개월로 잡고 있으며 하루 빨리 경기에 내보낼 생각은 없다"며 선수 보호 차원에서 그를 무리하게 출장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퍼거슨 감독은 "우리는 부상 이후 수술을 받은 선수가 제 컨디션을 회복한 뒤에 경기에 내보낼 책임이 있다. 호날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고 부상 선수를 배려하겠다는 인자함을 발휘했다.

그러나 호날두가 맨유 잔류와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놓고 확실한 발언을 하지 않고 있어 그 이전까지는 그의 이적설이 현지 언론에서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스페인 일간지 <아스>가 "라몬 칼데론 레알 마드리드 회장이 호날두가 팀에 합류하는 시기가 빠를 것이다고 답했다"고 보도하는 등 그의 이적설과 관련된 추측이 계속 제기 될 예정이다.


Posted by 나이스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