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이 감독 교체 이후 좋은 행보를 나타내면서 체질 개선에 성공했으나 예전과 달라지지 않은 한 가지가 있었다. 아시안컵 우승 실패와 연관있는 김진수 힐킥 실수에 대한 일부 누리꾼들의 악플이었다. 당시 김진수 힐패스 장면은 호주에게 두 번째 골을 내줬던 빌미가 됐다. 한국이 호주에게 1-2로 패하자 일부 누리꾼들은 김진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이른바 '냄비현상'이 발동했다.

 

우리나라 축구 여론은 오래전부터 안좋은 습관이 있었다. 특정 선수가 잘하면 칭찬하는데 못하면 무조건 비난하는 것에 익숙하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런 성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풍토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냄비가 펄펄 끊은 뒤에 식는 것을 가리켜 냄비현상 용어가 한국 축구의 또 다른 문제점을 상징하게 됐다.

 

[사진 = 김진수 (C) 호펜하임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chtzehn99.de)]

 

그렇다고 축구 선수를 무조건 옹호할 수는 없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잘못된 것을 했던 사람은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비판과 비난은 다르다. 비판은 잘못된 것을 지적하면서 앞날의 긍정적인 무언가를 위한 건설적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반면 비난은 무조건 욕하거나 비방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비판과 비난을 구분 못하는 사람들이 알고보면 적지 않다. 김진수 힐킥 실수 비난하는 것은 비판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그의 실수에 대하여 비방했던 악플러들이 더 잘못했다.

 

김진수 힐킥 때문에 한국이 아시안컵 우승 실패했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을 것이다. 아무리 김진수가 호주전에서 투지 넘치는 움직임을 과시하며 한국 공격의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나 결과적으로 호주전 좋은 활약상이 묻히고 말았다. 사람들은 특정 인물에 대하여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에 익숙하며 그것을 공격하려는 못된 심리가 있다. 김진수 힐킥 장면은 향후 악플러들의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진수 기사가 포털 중요한 부분에 배치되면 댓글에 악플을 적으려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풍경이다. 초등학교 운동회 이어달리기에서 누군가가 갑자기 느려지거나 바톤을 놓치면서 실수한 끝에 패하자 '쟤 때문에 졌다'며 따돌림 하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현재의 초등학생들이 이러한 심리에 익숙한지는 알 수 없으나 초등학교 운동회 이어달리기에 대한 사례는 누군가의 잘못을 무조건 비난하려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그 문제점이 한국 축구에서는 냄비현상이 만연한 풍토로 이어졌다. 대회 내내 잘했던 선수에게 결승전에서 실점 빌미와 연관되었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2015년에도 냄비현상이 여전함을 알 수 있다. 물론 그 선수는 김진수다. 그가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결승 진출에 크게 기여했던 인물이자 이번 호주전에서 경기 전체적인 활약상이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던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이를 공감하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김진수 힐킥 실수만 봐도 아시안컵에서 못했는데 왜 위로 받아야 하느냐'며 어이없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 때문에 한국 축구에서 냄비현상이 사라지지 않았다. 냄비현상이 더욱 만연할수록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심리적 중압감이 커진다. 경기에서 못하면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다. 나중에는 실전에서 위축된 모습을 보이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그 여파는 팀의 경기력 약화로 이어진다. 따라서 냄비현상은 한국 축구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할 존재다.

 

'잘한 선수에게는 칭찬을 못한 선수에게는 비난해야 한다'는 논리는 틀렸다. 축구는 실수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스포츠다. 모든 슈팅이 골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패스 성공률 100% 기록하는 선수도 흔치 않다. 아무리 수비를 잘하는 팀이라도 어느 시점에서는 수비 실수가 나온다. 한국 사회의 문제점은 남의 잘못을 무조건 비난하려는 안좋은 심리가 만연하다. 실수 많은 스포츠로 꼽히는 축구에서 냄비현상이 만연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 문제점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공수래공수거 2015.02.02 11: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점의 빌미가 되서 아쉽긴 하지만
    그것도 경기의 일부입니다

김진수 경기력을 놓고 보면 유럽에서 성공할 것 같은 믿음이 간다. 지난 1년 동안 한국 축구 대표팀 주전 왼쪽 풀백으로서 맹활약 펼쳤으며 지난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 입단을 통해 유럽 빅 리그에 진출했다. 비록 김진수는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부상으로 대표팀 일정을 소화할 수 없었던 아쉬움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호펜하임 프리시즌에서 좋은 경기력을 과시하며 부상에서 충분히 회복했음을 경기력으로 보여줬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2010년대 이후부터 아시아 선수들의 성공 사례가 잦아졌다. 한국과 일본의 현 유럽파 중에서 가장 많이 진출한 리그로 꼽힌다. 한국 국적이자 일본 J리그 알비렉스 니가타 출신이었던 김진수의 분데스리가 성공이 기대된다.

 

[사진=김진수 (C) 호펜하임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chtzehn99.de)]

 

무엇보다 김진수가 호펜하임에 입단했던 타이밍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의 이적이 발표된 것은 6월 13일이며 브라질 월드컵 개막 전후였다. 다시 말하면 한국이 브라질 월드컵 본선 첫 경기를 치르기 이전이자 김진수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빠졌던 이후였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한국 대표팀 및 당시 소속팀 니가타에서의 경기력을 바탕으로 호펜하임의 눈도장을 받았다. 대표팀의 메이저 대회에서 검증된 경기력을 발휘하지 않았음에도 유럽 빅 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그보다는 메이저 대회 출전 경력이 없었다.

 

이는 김진수 경기력이 분데스리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호펜하임측의 확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분데스리가에서 두각을 떨치는 동양인 선수들이 늘어난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더욱이 한국 또는 일본에서 활약중인 영건은 이적료와 연봉이 결코 비싸지 않다고 봐야 한다. 올해 22세 김진수 이적료는 100만 유로(약 13억 5000만 원)로 알려져있으며 호펜하임이 재정적 부담 없이 영입했다고 판단된다. 만약 김진수가 독일 무대에서 거듭된 맹활약을 펼치며 언젠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 호펜하임에게 적잖은 이적료를 안겨줄 수 있다.

 

 

김진수가 호펜하임의 선택을 받은 것은 팀의 고질적 단점인 왼쪽 풀백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팀의 단점을 장점으로 채워주는 것이 김진수의 과제다. 호펜하임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1승 11무 12패로 9위를 기록했는데 팀 득점은 72골로서 리그 3위였다. 그러나 잦은 실점을 허용한 것이 9위에 머물러야만 했던 치명적 단점으로 작용했다. 팀 최다 실점 공동 2위(70실점)의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것. 많은 골을 넣으면서 많은 실점을 내주는 독특한(?) 팀 컬러가 팀의 수비 불안과 동시에 승점 관리에 안좋은 영향을 끼쳤다.

 

그 원인 중에 하나가 제대로된 왼쪽 풀백이 없었다. 올 시즌에는 그 단점을 해소하고자 김진수를 영입했다. 공격과 수비에 걸쳐 빼어난 경기력을 과시하면서 수비수에게 기본적으로 중요한 안정감을 자랑하는 김진수의 장점은 호펜하임의 단점을 극복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호펜하임의 올 시즌 전술이 지난 시즌과 큰 틀에서 차이점이 없다면 김진수의 수비력이 호펜하임 및 분데스리가 성공의 기준이 될 수도 있다.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팀의 공격적인 전술 특성상 그가 커버해야 할 수비 뒷 공간이 넓다는 점인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알 수 없다. 분데스리가는 다른 유럽 빅 리그에 비해서 풀백의 오버래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공격을 전개하는 특징이 두드러진다. 그런데 호펜하임은 팀 전술이 너무 공격쪽으로 쏠렸다. 수비수들이 후방에서 넓은 지역을 담당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그 단점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면서 많은 실점을 허용했다. 김진수가 호펜하임에서 좋은 경기력을 과시하는데 있어서 수비력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김진수의 분데스리가 성공이 기대되는 것은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포스트 이영표에 걸맞은 경기력을 과시했다는 점이다.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수준급 경기력을 과시했던 박주호를 제치고 주전 왼쪽 풀백으로서 우수한 경기력을 나타낸 것은 그의 재능이 독일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다준다. 만약 호펜하임에서 팀 분위기와 언어 등에 충분히 적응하면서 자신의 장점을 지속적으로 과시하면 분데스리가에서 성공할 것임에 틀림없다.

 

 

 

Posted by 나이스블루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