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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김진수, 분데스리가 성공 꿈꾸는 포스트 이영표

김진수 경기력을 놓고 보면 유럽에서 성공할 것 같은 믿음이 간다. 지난 1년 동안 한국 축구 대표팀 주전 왼쪽 풀백으로서 맹활약 펼쳤으며 지난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 입단을 통해 유럽 빅 리그에 진출했다. 비록 김진수는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부상으로 대표팀 일정을 소화할 수 없었던 아쉬움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호펜하임 프리시즌에서 좋은 경기력을 과시하며 부상에서 충분히 회복했음을 경기력으로 보여줬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2010년대 이후부터 아시아 선수들의 성공 사례가 잦아졌다. 한국과 일본의 현 유럽파 중에서 가장 많이 진출한 리그로 꼽힌다. 한국 국적이자 일본 J리그 알비렉스 니가타 출신이었던 김진수의 분데스리가 성공이 기대된다.

 

[사진=김진수 (C) 호펜하임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 사진(achtzehn99.de)]

 

무엇보다 김진수가 호펜하임에 입단했던 타이밍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의 이적이 발표된 것은 6월 13일이며 브라질 월드컵 개막 전후였다. 다시 말하면 한국이 브라질 월드컵 본선 첫 경기를 치르기 이전이자 김진수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빠졌던 이후였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한국 대표팀 및 당시 소속팀 니가타에서의 경기력을 바탕으로 호펜하임의 눈도장을 받았다. 대표팀의 메이저 대회에서 검증된 경기력을 발휘하지 않았음에도 유럽 빅 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그보다는 메이저 대회 출전 경력이 없었다.

 

이는 김진수 경기력이 분데스리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호펜하임측의 확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분데스리가에서 두각을 떨치는 동양인 선수들이 늘어난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더욱이 한국 또는 일본에서 활약중인 영건은 이적료와 연봉이 결코 비싸지 않다고 봐야 한다. 올해 22세 김진수 이적료는 100만 유로(약 13억 5000만 원)로 알려져있으며 호펜하임이 재정적 부담 없이 영입했다고 판단된다. 만약 김진수가 독일 무대에서 거듭된 맹활약을 펼치며 언젠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 호펜하임에게 적잖은 이적료를 안겨줄 수 있다.

 

 

김진수가 호펜하임의 선택을 받은 것은 팀의 고질적 단점인 왼쪽 풀백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팀의 단점을 장점으로 채워주는 것이 김진수의 과제다. 호펜하임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11승 11무 12패로 9위를 기록했는데 팀 득점은 72골로서 리그 3위였다. 그러나 잦은 실점을 허용한 것이 9위에 머물러야만 했던 치명적 단점으로 작용했다. 팀 최다 실점 공동 2위(70실점)의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것. 많은 골을 넣으면서 많은 실점을 내주는 독특한(?) 팀 컬러가 팀의 수비 불안과 동시에 승점 관리에 안좋은 영향을 끼쳤다.

 

그 원인 중에 하나가 제대로된 왼쪽 풀백이 없었다. 올 시즌에는 그 단점을 해소하고자 김진수를 영입했다. 공격과 수비에 걸쳐 빼어난 경기력을 과시하면서 수비수에게 기본적으로 중요한 안정감을 자랑하는 김진수의 장점은 호펜하임의 단점을 극복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호펜하임의 올 시즌 전술이 지난 시즌과 큰 틀에서 차이점이 없다면 김진수의 수비력이 호펜하임 및 분데스리가 성공의 기준이 될 수도 있다.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팀의 공격적인 전술 특성상 그가 커버해야 할 수비 뒷 공간이 넓다는 점인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알 수 없다. 분데스리가는 다른 유럽 빅 리그에 비해서 풀백의 오버래핑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공격을 전개하는 특징이 두드러진다. 그런데 호펜하임은 팀 전술이 너무 공격쪽으로 쏠렸다. 수비수들이 후방에서 넓은 지역을 담당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그 단점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면서 많은 실점을 허용했다. 김진수가 호펜하임에서 좋은 경기력을 과시하는데 있어서 수비력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김진수의 분데스리가 성공이 기대되는 것은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포스트 이영표에 걸맞은 경기력을 과시했다는 점이다.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수준급 경기력을 과시했던 박주호를 제치고 주전 왼쪽 풀백으로서 우수한 경기력을 나타낸 것은 그의 재능이 독일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다준다. 만약 호펜하임에서 팀 분위기와 언어 등에 충분히 적응하면서 자신의 장점을 지속적으로 과시하면 분데스리가에서 성공할 것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