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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차범근 감독을 '무릎팍 도사'에서 보고 싶다

 

MBC 예능 프로그램인 <무릎팍 도사>는 많은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는 예능 관련 토크쇼입니다. 스타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무릎팍 도사인 강호동이 해결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입니다. 신변잡기에 급급한 기존의 예능 토크쇼를 넘어서 다양한 분야의 유명 게스트들을 출연해 그들의 가치관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그동안 시청자들의 높은 호감을 얻었습니다.

특히 무릎팍 도사는 스포츠 스타들의 출연이 적지 않았습니다. 각 종목의 스포츠 스타들이 무릎팍 도사를 통해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았고 지금까지 12명의 스포츠 스타들이 출연했습니다. 2007년의 양준혁(프로야구)를 시작으로 2008년에는 이만기 해설위원(씨름) 박세리(골프) 추성훈(격투기) 장미란(역도) 최민호(유도) 이원희-김미현 부부(유도-골프)가 무릎팍 도사를 찾았습니다. 올해는 신지애(골프) 허구연 해설위원(야구) 허재 감독(농구) 최근에는 이종범(야구)이 출연하면서 대중들의 관심과 이슈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축구팬 입장에서 무릎팍 도사에 대한 한 가지 아쉬움이 있습니다. 축구 스타의 출연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죠. 축구가 야구와 더불어 한국 스포츠 인기 종목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는 스포츠임을 상기하면 무릎팍 도사에서 축구 스타를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얼마전 강호동과 고교 시절 패싸움 붙었다고 밝혔던 김병지가 출연을 희망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습니다. 축구팬들은 고종수, 이천수 같은 사연많은 선수들의 출연을 원하지만 그저 희망에 그쳤을 뿐입니다. 안정환은 지난해 무릎팍 도사의 출연 섭외를 받았지만 본인이 축구 전념을 위해 반대했죠.

그리고 무릎팍 도사에 출연할 자격이 충분한 또 한 명의 축구 스타가 있습니다. 충분하다는 표현 보다는 시청자 입장에서 꼭 보고 싶은 게스트 입니다. 바로 차범근(56) 수원 감독입니다. 한국 축구 최고의 레전드이자 아시아의 축구 영웅, 그리고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에 '갈색 폭격기'로 활약하면서 선수와 감독 시절에 겪었던 에피소드와 그동안의 우여 곡절을 알고 싶습니다. 축구 경기가 열리지 않는 비시즌인 지금은 차범근 감독이 출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그래서 효리사랑은 차범근 감독을 무릎팍 도사에서 보고 싶은 10가지 이유들을 언급했습니다. 차범근 감독의 무릎팍 도사 출연으로 대중들과 축구의 관계가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 남아공 월드컵 열기 고조시킬 때

차범근 감독은 90년대 중반 MBC에서 이윤철 아나운서와 함께 축구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2000년대에는 MBC 축구해설 위원으로서 2002-2006년 월드컵 해설을 맡았고 시청률에서 다른 방송사를 앞지르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것은 차범근 감독이 방송에서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방송사 입장에서 대중들의 시선을 남아공 월드컵의 열기로 고조시키려면 차범근 감독에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차범근 감독의 남아공 월드컵 해설 여부를 떠나 무릎팍 도사 출연은 월드컵 열기가 뜨거워지는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2. 수원의 2009년 부진을 듣고 싶다

차범근 감독이 사령탑을 맡는 수원은 올 시즌 성적 부진으로 고전 했습니다.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 및 K리그 10위의 성적으로 팬들의 기대에 못미쳤죠. 얼마전 FA컵 우승으로 10위 부진의 면죄부를 얻었지만 수원이라는 명성 치고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시즌입니다.

차범근 감독이 수원의 부진 원인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성적 부진으로 겪게 되는 일들과 건강 상태, 선수들의 반응을 자세하게 설명하면 팬들도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을 인지합니다. 또한 수원의 10위는 유세윤의 개그 소재로 쓰일 수 있습니다. 유세윤이 건방진 프로필에서 '수원 성적 10위'라고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죠. 허구연 해설위원의 청보 핀토스 감독 시절 성적(15승2무40패)을 강조했듯이 말입니다.

3. 시련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듣고파

무릎팍 도사는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힘들만큼 크나큰 시련과 역경으로 좌절했으나 끝내 웃었던 게스트들의 출연이 많았습니다. 차범근 감독도 마찬가지 입니다.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겔스토프에게 심한 부상을 당하여 선수 생명의 중대한 기로에 있었습니다. 차 감독이 속했던 프랑크푸르트 팬들이 겔스토프에게 살해위협을 가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감독으로서의 인생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90년대 초반 현대 감독 시절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고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본선 도중에 경질되었고 2000년대 중반에는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로부터 퇴진 압력에 시달렸습니다. 선수와 감독으로서 겪었던 시련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4. 차범근 감독은 한국 축구 최고의 레전드

무릎팍 도사는 한국에서 최고 분야에 속한 분들이 자신의 성공 스토리와 인간 내면의 모습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토크쇼입니다. 산악인 엄홍길, 첼로리스트 장한나, 만화가 허영만, 프로야구 이종범, 한국 벤처 기업계의 대부 안철수 같은 다양한 분들이 자리를 빛냈습니다.

축구에서는 단연 차범근 감독입니다. 차범근 감독은 역대 한국 최고의 축구 선수이자 레전드이고 다른 누구보다 지명도에서 압도적입니다.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두 번의 UEFA컵 우승과 당시 외국인 선수 최고 득점 기록이었던 98골(308경기)의 성적, 그리고 독일 축구잡지 키커지가 선정한 80년대 가장 위대한 선수에 뽑힌 것이 결정타 였습니다. 독일에서 '차붐'으로 명성을 떨친 차범근 감독의 축구 인생에 귀를 기울이고 싶습니다.

5. 차범근 감독과 강호동의 조합이 아름다워

차범근 감독과 강호동은 각각 한국 축구와 씨름 최강자로 군림했습니다. 축구 1인자와 씨름 1인자가 현역 시절 무용담을 나누며 자기가 더 잘했다고 우기는 시나리오는 무릎팍 도사의 재미를 높일 것입니다. 일례로 이종범 편에서는, 이종범이 한국 시리즈 4번 우승했다고 말하자 강호동이 씨름대회에서 5번 우승했다며 서로 자랑했죠.

또한 차범근 감독은 어느 모 CF에서 싸이에게 "싸군. 자넬세"라는 유행어를 남겼습니다. 싸이와 더불어 웃기는 캐릭터인 강호동에게 어떤 촌철살인 입담으로 대중들에게 큰웃음을 선사할지 주목됩니다. 이종범이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강호동에게 "출세 많이 했다. 옛날에는 전라도 말로 짜잘했는데 많이 컸다. 이런 얼굴로 어디다..."라고 거침없이 말했다면 차범근 감독은 어떻게 말할까요?

6. 차범근 감독하면 차두리

차범근 감독하면 떠오르는 키워드가 바로 '아들' 차두리 입니다. 국가대표 수비수인 차두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죠. '강철체력' 차두리를 어떻게 키웠는지, 차두리가 삭발 형태의 머리를 좋아하는 이유, 차두리가 2006년 독일 월드컵 엔트리에서 떨어졌을때의 심정, 독일 월드컵에서 차두리와 함께 MBC 축구 해설위원을 맡아 '국민부자'로 거듭났을때의 에피소드, 그 이후 차두리가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전환했을때의 심정을 아버지의 입장에서 듣고 싶습니다. 또한 차범근 감독의 아들과 딸의 이름은 하나-두리-세찌로 정했습니다. 숫자 1-2-3을 뜻하는 이름을 정하게 된 계기는 대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7.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에피소드 듣고 싶다

10대와 20대 축구팬들은 차범근 감독의 현역 시절 활약상을 직접 눈으로 보지 못했습니다. 차범근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얼마만큼 대단했던 선수인지 실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차범근 감독으로부터 선수 시절의 성공 스토리를 들으면서 어떻게 성공했는지, 현지 적응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는지, 유럽 선수들의 거친 몸싸움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언어 소통은 잘 했는지 등을 알고 싶습니다.

분데스리가 진출 초기에는 자신의 입맛에 맛지 않았던 스테이크를 하루에 몇 장씩 먹으며 체력을 길렀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주변인들에게는 자기 관리가 철저했다는 칭찬도 있습니다. 훈련 일정 때문에 자신을 취재하던 기자를 아우토반(고속도로)에 내려줬던 이야기까지 전해질 정도로 말입니다.(사실 여부를 알고 싶네요.) 차범근 감독의 분데스리가 시절 에피소드는 해외 진출을 꿈꾸는 축구 인재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8. 세계 축구 스타들을 알고 싶다

차범근 감독은 독일 분데스리가를 호령하면서 수많은 세계적인 축구스타들과 맞대결을 펼쳤습니다. 당시 분데스리가가 세계 최고의 리그로 이름을 날렸기 때문이죠. 기라성 같은 축구스타들과의 친분관계와 에피소드를 듣고 싶습니다. 당시의 축구스타들 중에는 젊은 축구팬들이 모르는 스타들도 있기 때문에 그들을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또한 그때는 일본인 선수였던 FC쾰른의 오쿠데라와의 맞대결이 한국 축구팬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당시에는 축구 한일전이 많은 인기를 끌었는데 선수 입장에서 오쿠데라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아마 강호동도 오쿠데라를 알지 않을까요?

9. 축구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

차범근 감독은 8년 전인 2001년 MBC 예능 프로그램 <느낌표 -길거리 특강>에 출연해 한국 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에게 자신의 축구론에 대한 강의를 했습니다. 한국 대표팀에 대한 꾸준한 성원을 보내달라는 차범근 감독의 메시지는 많은 축구팬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3년 전 어느 모 CF에서는 '너에게 축구는 무엇이냐?'는 메시지로 대중들에게 축구의 매력을 전파했습니다.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해설위원으로서, 유소년 축구클럽 이사장으로서 우리나라 축구계에서 가장 화려한 업적을 쌓았던 차범근 감독이 축구를 어떻게 생각하고 대중들이 축구를 어떻게 접근할지, 무릎팍 도사를 통해 설명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10. 차범근 감독이기 때문

차범근 감독이라는 이유 자체만으로도 무릎팍 도사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무릎팍 도사는 지금까지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과 인연을 맺었지만 축구라는 퍼즐이 없었습니다. 그 퍼즐의 완성 조각인 차범근 감독은 축구에 호기심을 가지는 어린 아이들부터 '선수 차범근'의 활약상을 좋아했던 장년층과 노인분들에 이르끼까지 엄청난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무릎팍 도사 차범근 감독 편이 진행되면 평소보다 시청률이 많이 오르지 않을까요?